“조기 퇴사율 30% 시대… ‘채용 실패’ 없는 환경 만들 것” 윤현준 잡코리아 대표
잡코리아가 그리는 AI 시대의 채용 시장

죄송합니다. 생각했던 업무와 다른 것 같습니다.
극심한 채용난이 이어지는 가운데, 1년 내 회사를 그만 두는 조기 퇴사자마저 늘어나면서 채용 담당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신입사원의 조기 퇴사율은 20~3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가장 큰 이유로는 ‘직무 적성 불일치’가 꼽힌다.
수많은 이력서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고 여러 번의 심층 면접을 거쳤음에도 왜 이런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 걸까. 국내 1위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는 이를 국내 채용 시장의 구조적인 한계에서 찾는다. “AI 에이전트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윤현준 잡코리아 대표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구조적 한계 지닌 국내 채용 시장의 현주소
앞서 언급했듯 조기 퇴사의 주요 원인은 업무가 당초 기대와 다르다는 점이다. 기업이 구인 공고를 거짓으로 작성한 경우가 아니라면 이는 채용 첫 단추, 즉 구직자와 기업이 연결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로 봐야 한다.
잡코리아는 몇 가지 근본적인 원인을 꼽는데, 우선 낮은 인재 매칭 정확도다. 여러 채용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인재 추천 서비스는 이력서와 구인공고 속 키워드를 단순 비교하는 식으로 작동하며, 때문에 구직자의 진짜 의도나 기업의 실질적 니즈까지는 반영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채용 프로세스가 여전히 과거 방식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문제를 심화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구인 공고를 내고, 최대한 많은 지원자를 모집한 뒤, 수작업으로 선별한다. 기술 발전으로 지원자를 손쉽게 모집할 수 있게 됐지만, 애초 낮은 정확도로 모집한 모수인 만큼 합격 전환이나 취직 후 만족도 면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어려운 구조라는 설명이다.
윤현준 대표는 “이러한 구조적인 이유 탓에 구직자는 입사 후 금세 이직을 고민하고, 기업은 채용 실패에 따른 비용을 치르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채용 실패 비용은 크다. 포춘지 조사에 따르면 일반 사무직은 연봉 대비 3~5배, 고위직은 24배의 채용 실패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서 비용은 비즈니스적인 기회 비용과 간접적인 손실을 말한다. 채용 실패가 기존 직원의 생산성을 저해하고, 이탈을 80% 촉진한다는 연구도 있다.
해결책 1. AI 기반 인재 매칭 서비스
잡코리아는 이 같은 문제를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AI에 주목했다. 잡코리아가 국내 최대 구직자·기업 데이터를 보유해서다. 지난 2022년 말 윤현준 대표가 취임식에서 “기술 중심의 AI 채용 플랫폼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고 밝힌 데에는 이런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이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조직 구조부터 의사결정 및 평가 프로세스를 재설계했고, 특히 AI 전담 인력을 대거 영입해 기술과 프로덕트 조직을 강화했다.
가장 먼저 착수한 건 AI 기반의 ‘기업-인재 매칭 서비스’ 개발이다. 윤현준 대표 취임 후 약 반년 뒤인 2023년 5월, 잡코리아는 AI 매칭 솔루션 ‘원픽(Onepick)’을 선보였다. 기업이 공고를 등록하면 합격 가능성 높은 인재를 AI가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기존 매칭 서비스와 가장 큰 차이점은 활용하는 데이터의 종류가 훨씬 다양하다는 점이다. 윤현준 대표는 원픽을 “단어 너머 맥락을 읽는 서비스”로 묘사하며 “겉으로 드러난 스펙이 아닌 ‘실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매칭’을 성사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단순히 이력서와 공고 문구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해당 기업이 과거에 어떤 이력서를 열람했는지, 어떤 지원자를 채용했는지, 직군별 선호도는 어떤지 같은 행동 데이터까지 참고해야 예측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기업에 더 ‘핏’한 인재를 찾을 수 있도록 말이죠.”

꾸준히 알고리즘을 고도화한 원픽의 성과는 올해 들어 가시화되고 있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원픽을 통한 지원자 및 합격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1%, 44% 증가하며 지원 전환율이 유의미하게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픽을 통한 합격자도 매월 약 140%씩 늘어나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채용 업계 최초로 구인구직에 특화된 생성형 AI 솔루션 ‘룹(LOOP Ai)’을 자체 개발했다. 29년간 쌓아온 2400만 건 이상의 구직자 데이터를 학습한 룹은 원픽을 비롯한 잡코리아 대부분의 서비스에 투입되고 있다.
해결책 2. 사람과 AI의 명확한 역할 분담
인재 매칭 정확도만 높인다고 국내 채용 시장의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대량 모집, 수작업 선별’로 대표되는 양적 중심의 채용 프로세스도 손을 대야 할 부분이다.
이에 윤현준 대표는 ‘성공 확률 중심의 채용’이라는 새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사람과 AI의 역할이 명확히 분담되는 채용 프로세스가 정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많은 채용 담당자가 전략적 판단이 필요한 일에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단순 반복 업무에 시간을 빼앗기는 탓이죠.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해 AI가 정량적 판단을 담당하고, 사람은 정성적 결정에 집중할 수 있는 HR 업무 구조가 자리 잡는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잡코리아가 그리는 AI 에이전트의 모습은 ‘채용 전략 컨설턴트’에 가깝다. 인재 추천뿐 아니라 구직자 풀의 변화나 직군별 전환율, 시장 트렌드를 기반으로 채용 계획과 공고 설계, 운영 시기까지 사전에 제안하는 게 목표다. 채용 담당자가 중요한 의사결정에만 집중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조직 구성원의 이직 가능성을 예상해 조직 리스크를 사전에 줄이는 것도 AI 에이전트가 할 수 있는 일이다.
직무 키워드만 입력해도 공고문을 작성하거나, 공고용 이미지 및 배너를 만들어주는 등 시간과 비용을 줄이고 채용 품질을 끌어올리는 AI 생산성 도구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채용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구직자 입장의 혁신도 필요하다. 예컨대 이력과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력서에는 드러나지 않는 새로운 포지션을 제안하는 ‘커리어 코치’ 역할이 구직자에게 필요한 AI 에이전트라는 게 잡코리아의 생각이다.
이처럼 잡코리아는 기존의 구인구직 게시판 플랫폼을 넘어, 기업과 구직자의 채용 전략 전반을 돕는 AI 에이전트를 꿈꾼다. 윤현준 대표는 “채용 실패는 사회적으로 감수해야 할 비용이기도 하다”며 “국내에 실패 비용 없는 채용 구조를 정착시킬 수만 있다면 막대한 사회적 가치가 창출될 것이다. 이게 잡코리아가 AI에 진심인 이유”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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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장준영 (zzangit@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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