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티브 몬스터’는 이렇게 만들어집니다” 더크림유니언의 ‘사람 중심’ 철학
김소정 더크림유니언 인사그룹장 인터뷰

어느 날 그만둔 회사로부터 걸려온 전화 한 통.
인사 조직을 새로 꾸릴 건데 함께 해보지 않겠나?
김소정 더크림유니언 인사그룹 그룹장은 5년이 지난 지금도 당시 상황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얼떨떨했죠. 왜 카피라이터였던 내게 인사팀장 제안을 하셨을까? 그것도 퇴사한 직원에게? 잘할 수 있을지, 광고 제작에 몸 담았던 커리어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지 고민이 많았어요.”
김소정 그룹장은 고심 끝에 제안을 승낙합니다. 믿고 기회를 준 이정훈 대표와 조태원 부사장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도전 정신으로 발전했던 것이죠.
더크림유니언의 첫 정식 인사조직은 그렇게 탄생합니다. 김소정 그룹장은 즉시 카피라이터 역량을 발휘해 기존 인재상과 회사의 가치를 명료한 언어로 정리하는 일에 착수합니다.
“더크림유니언의 인재상은 ‘크리에이티브 몬스터(Creative Monster)’예요. 이정훈 대표님이 직접 지으셨는데, 형태가 정형화돼 있지 않은 변화무쌍한 인재를 의미하죠. 그러니 사람 한 명, 한 명을 무척 소중하게 여겨요. 이 ‘사람 중심’ 가치에 맞춰 사내 언어를 통일하고 다듬는 일에 집중했어요.”


‘사람 중심’ 철학은 딱딱하던 채용 과정도 사뭇 다른 모습으로 바꾸어놨습니다. 현재 더크림유니언은 인터뷰에 참가한 모든 지원자에게 면접비와 함께 특별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꼼꼼히 읽고 한 사람, 한 사람 스토리에 부합하는 이야기를 담아낸 이 응원 메시지는 지원자가 더크림유니언을 ‘최종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요.
돌이켜 보면, 조태원 부사장의 전화 한 통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카피라이터로서 김소정 그룹장이 지녔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능력이 더크림유니언의 ‘사람 중심’ 조직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데 꼭 필요하다고 여겼던 것이죠.
그런 측면에서 김소정 그룹장은 변화와 도전에 능한 더크림유니언의 인재상을 대표하는 인물과도 같습니다. 카피라이터에서 인사그룹 담당자로 변신한 ‘크리에이티브 몬스터’ 김소정 그룹장을 만나 더크림유니언의 인사 철학을 들어봤습니다.
카피라이터 출신 인사담당자, 글로 마음을 움직이다
카피라이터에서 인사 담당자로 전환하셨어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어떠셨나요?
고민이 많았죠. 광고 일을 계속 할지, 아니면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할지 쉽게 결정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어느순간 모험심이 커졌고 까짓 거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바뀌었습니다.
커리어가 꼬일 것이란 걱정도 들었을 텐데요.
카피라이터로 쌓았던 경험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인사 담당자라는 능력치가 더해진다고 생각하니, 길이 나뉘는 게 아니라 더 넓어진다고 느꼈습니다.
더크림유니언은 왜 한번 퇴사한 그룹장님께 제안을 했을까요?
조태원 부사장님도 광고 업계 출신이에요. 광고는 사람의 마음을 잘 간파해야하는 일이고, 제가 카피라이터로 갖고 있던 능력이 인사 담당자로도 잘 발휘될 수 있다고 봐주신 것 같아요.
카피라이터로서 글을 쓰던 기존 역량이 인사 업무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채용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지금 같은 채용난 속에서 회사는 더이상 갑이 아니죠. 때문에 손수 작성한 응원 메시지를 통해 지원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움직이려고 노력해요. 실제로 이 메시지 덕에 최종 입사를 결정했다는 분들도 많고요. 연이 되지 않은 분들 또한 ‘메시지가 감동적이었다’며 회신을 주시기도 해요.
메시지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나요?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의 문구를 발췌해서 우리가 당신과 부합한다고 적기도 하고요, 책의 문구나 면접 당일의 날씨를 언급하기도 해요. 인터뷰 전날 모두 작성한 뒤 돌아갈 때 면접비와 함께 전달하죠.

이밖에 글쓰기 능력을 십분 발휘한 부분이 있을까요?
우선 공식 웹사이트 채용 페이지와 채용 공고, 사내 포스터 제작 등 글이 필요한 모든 업무에는 도움이 되고 있어요. 특히 인사 쪽은 내부 공지할 일이 많은데요. 직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여러 번 탈고를 거쳐 작성하고 있어요. 또 과거 광고 제안서 작성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복지 도입을 위한 제안서를 작성하거나, 신규 입사자들을 위한 OJT교육 자료를 만들기도 했죠.
이건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요. 과거 작성했던 카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원해요.’ 예전 회사에 한 달에 한 번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한 시간 늦게 출근하거나, 한 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는 복지가 있었어요. 복지 명칭을 정하는 사내 공모가 열려, 한 시간을 뜻하는 ‘one’과 ‘허용된 지각과 조기퇴근을 원한다’는 의미를 담은 ‘원해요’를 제안해 채택됐습니다. 그 뒤로 아침마다 단체 메신저에 ‘원해요’라는 글이 올라왔어요. 제가 쓴 카피를 통해 복지를 누리는 동료들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더크림유니언 인사 조직으로 재입사했을 때 가장 먼저 착수한 일은 무엇이었나요?
다른 조직에 흩어져 있던 관련 업무를 인사 조직으로 내재화했어요. 특히 가장 중요한 인재 확보를 위해 채용 프로세스를 재정비했죠.

인재 채용에 관한 질문으로 이어가볼게요. 더크림유니언의 인재상은 크리에이티브 몬스터죠. 이걸 좀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공식 웹사이트 메인에 크리에이티브 몬스터를 상징하는 오브제가 있어요. 형태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고 컬러도 시시각각 변해요. 저희는 이처럼 변신과 도전에 능한 사람이 빠르게 바뀌는 디지털 환경에 적합한 인재라고 생각해요.
그럼 직원을 뽑을 때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보나요?
실무 능력은 기본이고요. 두 가지를 특히 중요하게 봅니다. 하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프로젝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는지, 상대방의 요구사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지 채용 과정에서 검증하려고 노력합니다.
또 하나는 협업에 대한 마음가짐이에요. 대부분의 디지털 프로젝트는 기획, 디자이너, 퍼블리셔, 개발자가 함께 만들어가요. 맡은 역할을 수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료와 시너지를 내고자 하는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면접 자리에서 꼭 물어보는 질문이 있다면?
어떤 동료를 선호하는지, 본인은 남들에게 어떤 동료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봐요. 기존 구성원과의 합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죠. 만약 혼자 일하는 게 편하다고 답한 분들은 한번 더 검토하게 돼요.
왜인가요?
이런 분들은 실무 능력은 뛰어나지만, 때때로 협업의 속도를 못 견디곤 해요. 소통이 불필요하다고 여기거나 혼자서 치고 나가려는 경향이 있어서 저희 회사가 찾는 인재상과는 거리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지원자가 있나요?
본인이 어떤 동료인지 묻기 전에 행동으로 보여준 지원자가 있었습니다. 인터뷰 때 소속감을 갖기 위해 직접 더크림유니언 로고를 넣어 명함을 만들어온 분이 있었는데, 그 어떤 대답보다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더크림유니언에서 일을 하면 어떤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보시나요?
많은 동료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하다 보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더크림유니언이 몬스터를 키우는 법
현재 더크림유니언의 조직 문화를 한 문장으로 설명해주세요.
평소 갖고 있는 생각인데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아프리카 격언으로도 유명한 이 문장은 다양한 관점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더크림유니언의 조직 문화를 잘 설명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요.


디지털 에이전시 업계는 높은 몰입도와 빠른 속도를 요구받는 특성이 있습니다. 직원들이 번아웃 없이 지속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고민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번아웃은 예고없이 찾아오기 때문에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퇴사하는 분들과 면담을 하다 보면 문제를 미리 캐치하지 못했던 점이 항상 아쉬웠어요. 그래서 평소 직원들과 가능한 자주 스몰토크를 하려 해요. 그리고 대화나 표정, 컨디션 등을 살피며 혹 어려움을 겪는 분이 있다면 관리자분들께 전해드리죠.
인사 그룹장과의 스몰토크가 일반 직원 입장에선 부담스럽지 않을까요?
보통 그렇죠. 그래서 절대로 어려운 사람이 되지 말자, 생각해요. 평소에 먼저 다가가 대화를 걸며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죠.
시스템적인 예방책도 궁금합니다.
유연근무제를 통해 업무에 집중하는 시간을 개개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에너지 회복을 위한 리프레시 휴가도 제공하고 있어요. 커리어 측면에서는 다양한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제공해 역량 강화를 할 수 있도록 순환 근무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 중입니다. 또 기업 심리 상담 프로그램 도입도 검토 중이에요.
심리 상담 프로그램이요?
정신적 건강이 중요한 시대니까요. 직원들의 마음 건강을 살피고 직무 만족도를 확인할 수 있다면 퇴사 결심을 미리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관심과 시스템 중 번아웃을 막기 위해 무엇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음, 51대49로 관심이 조금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시스템도 필요하지만 직원 입장에서 시스템은 당연하게 여겨지는 반면, 누군가 말을 걸어주는 데서는 사람의 온기가 느껴지니까요. 시스템으로는 발견하지 못한 부분까지 알아챌 수 있다고 생각해요.
더크림유니언의 다양한 복지 제도를 소개해주세요.
우선 성장하려는 분들께는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외부 세미나 참가비와 리더십, 직무 교육을 지원하고요. 또 최근에는 AI 놀이터 개념으로 다양한 AI 서비스를 유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구독료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수요일 점심 시간이 두 시간이라는 이야기가 있던데요?
맞아요. 휴식 복지의 일환인데, 반반차 제도와 함께 만족도가 가장 높아요. 또 생일자 혜택으로 생일 축하금뿐만 아니라, 원래 퇴근 시간보다 조금 일찍 집에 갈 수 있는 조기 퇴근권을 선물하기도 하고요. 연차 외 리프레시 휴가도 시의적절하게 제공해 워라밸을 잘 유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장기근속 포상자에게 포상금과 포상휴가를 제공하는 것도 리프레시 휴가의 일환입니다.
더크림유니언 인사그룹의 올해 과제는 무엇인가요?
AI를 활용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인사 시스템을 만들고 싶어요. 1월에는 연말정산 문의 대응 챗봇 ‘크림챗’을 만들어 실무 부담을 덜 수 있었어요. 디자인팀을 거치지 않고 사내 이벤트 포스터를 만들기도 했고요. 이처럼 인사 업무 중에는 개별 대응해야 하는 단순 반복 업무가 많은데요. 이를 AI로 자동화해, 행정 업무를 넘어 전략적인 역할에 집중하는 인사그룹으로 도약하고 싶습니다.
인사그룹 담당자로 전환한 지 5년차입니다. 부임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변치 않은 핵심 가치가 궁금합니다.
사람입니다. 처음부터 ‘좋은 사람이 좋은 문화를 만나 좋은 조직을 구성하고 좋은 회사를 만든다’는 것이 모토였어요. 이 문장에서 추상적인 표현을 걷어내면 ‘사람이 회사를 만든다’ 가 됩니다. 더크림유니언의 크고 작은 조직들은 결국 ‘사람’으로 구성돼 있고, 이들의 성장과 만족이 곧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회사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사람 중심 가치를 유지해나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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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장준영 (zzangit@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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