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0억 쓰고도 “스크롤 4중 중첩”… 차세대 나라장터가 보여준 공공 UX 민낯
공공 웹사이트의 UI·UX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

“도대체 왜 표는 다 잘리고 스크롤은 4개나 있는 건지… 들어갈 때마다 화가 납니다”
지난해 개편을 완료한 조달청의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 ‘차세대 나라장터’의 모바일 웹을 두고 사용자들의 원성이 극에 달하고 있다. 무려 950억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대규모 차세대 구축 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사용자 경험(UX)을 고려하지 못하고 엉망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방치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일같이 공공 입찰에 목을 매는 수많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총체적 난국’이라는 비판과 함께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한정된 인력으로 촌각을 다투며 입찰 서류를 검토해야 하는 실무자들에게, 엉성한 것을 넘어 불편하기까지 한 사용성은 극심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국가가 주도하여 만든 조달 인프라가 오히려 민간 기업들의 업무 생산성을 갉아먹는 거대한 장애물로 전락한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 조달청의 모바일 차세대 나라장터는 어떤 모습으로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일으키고 있는 걸까? 그리고 왜 공공 웹사이트의 사용성 문제가 방치되고 있는 것일까? 이번 글에선 조달청 나라장터의 사용성 문제를 들여다봤다.
사용성을 외면 중인 모바일 차세대 나라장터

차세대 나라장터의 모바일 환경에서 먼저 눈에 띄는 문제는 서비스의 첫 관문인 검색창부터 사용자 편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모바일 플랫폼 설계에선 터치 영역을 충분히 확보하고 입력 텍스트 전체가 명확히 보이도록 패딩과 마진을 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차세대 나라장터는 검색어 입력 창의 너비를 비정상적으로 좁게 설정해, ‘도서관’이라는 짧은 단어를 하나만 입력하더라도 잘려서 노출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정부가 공공 웹·앱에 적용하도록 만든 범정부 디자인 시스템인 ‘KRDS’의 지침과도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부분이다.
실제 KRDS는 사용자가 검색어의 일부만 보게 되는 문제를 피하기 위해 검색창은 항상 검색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너비로 제공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검색 결과 화면 또한 사용성을 망각한 모습이다. KRDS는 공간의 제한으로 인해 표의 데이터가 많아 표가 잘리거나 데이터 확인을 위해 가로 스크롤을 넣어야 하는 영역에는 아예 표를 사용하지 않도록 노력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차세대 나라장터는 PC에서 사용하던 거대한 데이터 테이블 표를 모바일 화면에 그대로 욱여넣었다. 이로 인해 사용자는 한 화면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정보의 파편화를 겪게 된다.
실제 입찰 공고 검색 시 사용자가 직접 가로/세로 스크롤을 여러 차례 움직여야만 ‘사업명’ ‘공고 및 계약기관’ ‘수요기관’ ‘공고일’ ‘계약 방법’ ‘계약 금액’ 등 핵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불편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용자들의 원성은 공고 확인 단계에도 자리 잡고 있다. 현재 차세대 나라장터에선 특정 공고의 상세 내용을 확인하기 위해 클릭하면, 새로운 페이지 이동 대신 화면 전체를 덮는 거대한 모달 창이 나타난다.
모달 창은 본래 사용자의 흐름을 잠시 멈추고 중요한 소량의 정보를 표시할 때 사용하는 UI 컴포넌트임에도, 차세대 나라장터는 방대한 공고 내용을 모달 창 안에 밀어 넣은 것이다. 그 결과 모달 창 안에서 다수의 스크롤이 발생해 배경 페이지, 모달 창, 내부 데이터 표 등 3~5개의 스크롤이 중첩되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아울러 모달 창 내 공지사항을 클릭하면 기존 모달 위에 새로운 모달이 중첩되며, 중첩된 모달 창을 닫기 위해 휴대폰의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면 겹겹이 쌓인 모달 창이 한꺼번에 닫혀 애써 찾은 공고 화면이 사라지는 낭패를 겪기 일쑤다.

이는 탐색 경로가 꼬여 사용자가 현재 위치를 잃어버리게 만드는 설계 결함이며, 사용자가 기본 화면의 콘텐츠에서 벗어난 상태인 모달 창에선 다중 프로세스, 복잡한 사용 플로우 전개를 피해야 한다는 KRDS의 지침과도 어긋나는 부분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방치·반복될까?

더 큰 문제는 이번 차세대 나라장터 이외에도 많은 공공 웹사이트가 사용성이 무너진 채 출시돼 방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발사의 기술력 부족보다는 공공 웹 및 앱 시스템 구축 개선 사업 특유의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 한 웹 구축 전문 에이전시 대표는 디지털 인사이트의 취재에 “결국 업계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와 비현실적인 예산 산정 방식에 기인한 문제”라며 “큰 프로젝트가 수주되어도 기획, 디자인, 개발, 접근성 등 수많은 외주로 쪼개지는 것이 현실”이라고 답했다. 요컨대 공공 웹 구축 사업 현장에서는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노임단가가 보장되지 않아 만성적인 인력난과 품질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그는 “업체들은 수익을 맞추기 위해 인력을 줄이거나 경험이 부족한 인력을 쓰게 되며, 예산은 10년 전과 그대로인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예산은 변하지 않고 업체 및 컨소시엄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방대한 양의 과업을 무리해서 수주하다 보니 프로젝트 후반부로 갈수록 뒷단의 퀄리티나 사용성, UX 디테일까지 챙길 여력이 사라지는 악순환이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공공 발주처와 수행 업체들이 바라보는 ‘프로젝트 성공의 판단 지표’가 실제 사용자의 기준과 완전히 빗나가 있다는 점이다. 익명의 한 UX 컨설팅 기업 대표는 “수많은 공공 구축 프로젝트의 성공 이정표는 ‘사용자가 목적을 달성했는가’가 아니라 ‘단순히 기능이 작동하는가’에 맞춰져 있다”며 “버튼이 눌리고, 저장과 조회가 되고, 출력이 이뤄지면 성공적인 완료로 간주되기 때문에, 사용하기 쉬운 화면보다 개발하기 쉬운 화면을 목표로 삼는 경우가 많다”고 공공 웹의 사용성이 방치되는 이유를 꼬집었다.
나아가 그는 “사용자들은 그저 자신의 업무를 최소한의 노력으로 끝내고 싶을 뿐인데 발주처와 외주 개발사들은 이를 철저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공급자 편의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설계되고 검수되기 때문에,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경험을 고려하고 반영할 여지 자체가 차단되어 있는 구조인 셈이다.
사용성과 디자인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이 개선돼야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변화가 이뤄져야 할까? 전문가들 사이에선 근본적인 원인은 결국 사용성과 디자인에 대한 공공 부처 전반의 낮은 인식 수준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초기 시스템 기획 및 구축 단계에서부터 발주처와 개발사의 근본적인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실제 허은영 홍익대학교 연구자와 이연준 홍익대학교 교수가 2025년 발표한 연구 논문<공공서비스디자인 프로젝트 계획 수립 및 운영에 대한 개선 방안 연구>는 공공 프로젝트를 경험한 서비스·경험 디자이너 24명을 조사한 결과 발주기관의 낮은 공공서비스 역량과 사업 목적에 맞지 않는 용역 업체 선정, 불명확한 프로젝트 목적, 담당자의 수동적인 태도, 서비스 디자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예산 책정 등이 주요 문제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두 사람은 발주 담당자가 디자인의 가치와 특성을 이해하고 사용자 관점에서 사업을 기획할 수 있도록 관련 교육을 강화해 공공기관이 디자이너를 문제 정의와 해결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며, 프로젝트의 방향과 목적에 적합한 수행사를 선정할 수 있는 평가 기준과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같은 목소리는 현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제기된다. 윤성원 한국디자인진흥원 서비스디자인실장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많은 공공 디지털 웹서비스가 중복되고 분산돼 있으며, 디지털 취약 계층은 웹서비스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을 꼬집었다.
또한 그는 “성과 지표에 사용성을 포함해 전자화율, 데이터 개방률 등 공급자 중심 지표 외에 이용률, 완료율, 반복 이용률, 사용자 만족도 등 사용자 기반의 지표를 필수화해 국가 UX 성과 지표 체계화 및 대국민 공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는 명확하다. 공공 웹서비스의 고질적인 사용성 문제를 끊어내려면, 기획과 평가의 기준을 공급자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사용성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외면한 채 관행적인 발주와 기계적인 검수 구조에만 머문다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외면받는 제2, 제3의 차세대 나라장터 사태가 계속해서 되풀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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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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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공공 사이트 쓸 때마다 느끼는 건데 만드는 사람들은 실제로 이걸로 업무를 해본 적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나라장터는 그냥 가끔 들어가 보는 사이트가 아니라 입찰, 계약, 대금 청구까지 다 걸린 업무 시스템인데 접속부터 인증, 조회까지 막히면 하루가 그냥 날아가는데 그동안 일은 누가 대신해주나요.
950억 쓰고도 스크롤을 몇번씩 해야 겨우 화면 보는 수준이면 솔직히 너무한 거 아닌가요… 화면 하나 제대로 보기도 힘든데 버튼 사라지고 저장한 내용 날아가면 ㄹㅇ 멘탈 나감
950억짜리 차세대 시스템이라면 최소한 기본 기능은 안정적이어야죠. 이름만 차세대면 뭐합니까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https://www.jojaljodal.xyz/ 이런 서비스도 나왔고 공모전에 출품도 되었다고 합니다.
딱 봐도 바이브코딩으로 만든거 홍보하러 나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봐도 바이브코딩으로 만든걸 홍보하러 나왔음?
모든걸 SI로 처리하니깐 저따구로 만들고 튀잖아. 개발자 직원을 뽑아서 개발하고 관리를 하세요^^
저 아래 조잘조달인지 뭔지 딱 봐도 바이브코딩으로 만든걸 홍보하러 왔음? 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