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삶의 맥락에 반응해야” 웍스피어가 말하는 좋은 UX의 핵심
올리비아 리 익스피리언스 센터장 인터뷰

국내 대표 구인구직 플랫폼 잡코리아의 운영사였던 잡코리아가 최근 ‘웍스피어(Worxphere)’라는 새로운 기업명과 CI를 발표하며, 단순한 구직 플랫폼을 넘어 ‘HR 테크 종합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시대가 변하며 사용자들의 관점이 달라짐에 따라, 플랫폼의 역할 역시 거대한 전환점을 맞이한 것이다. 새로운 이름을 가지게 된 웍스피어는 데이터와 AI 기술을 사용자 친화적인 UI·UX로 녹여내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
그리고 이 대대적인 전환의 중심에서 사용성과 고객 경험, 브랜드의 지향점을 통합 조율하고 있는 인물이 있다. 바로 웍스피어의 서비스 경험 설계를 총괄하는 올리비아 리(Olivia Lee) 익스피리언스 센터장이다.
올리비아 센터장은 삼성, CJ, 콴다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30년 가까이 제품 디자인과 사용자 경험을 설계해 온 베테랑 디자이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복잡해지는 서비스를 사람이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경험’으로 바꾸는 것을 디자이너의 핵심 역할이라 믿는 그는, 현재 웍스피어에서 브랜드 전략과 서비스 경험을 조율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그렇다면 웍스피어의 새출발과 그 과정들 속에는 어떤 인사이트가 숨겨져 있을까? 또한 단순 시각적 작업물이나 기능적 사용성 개선을 넘어선 총체적인 경험 설계란 무엇일까?
<디지털 인사이트>가 올리비아 익스피리언스 센터장을 직접 만나 웍스피어의 새로운 사명 변경부터 시작해 UI·UX 개편, 데이터가 증명한 결과, 그리고 AI 시대 디자이너는 물론 모든 실무자들의 생존법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올리비아 리가 말하는 좋은 사용자 경험

좋은 UI·UX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은 모두가 다르지만 모든 좋은 UI·UX에 공통점이 있다면 기능이 매끄럽게 작동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처한 상황과 맥락에 대한 이해와 공감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올리비아 센터장 역시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것이 사용자의 삶에 어떤 가치를 주는지 묻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한다. 그가 이끄는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단순히 앱·웹사이트의 화면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프로덕트가 사용자에게 하나의 일관된 경험으로 전달되도록 조율하고, 나아가 다가올 ‘AI 시대의 커리어 경험’을 선제적으로 설계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는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웍스피어에서 익스피리언스 센터(구, AI 디자인 센터)를 맡고 있는 올리비아입니다. 현재 잡코리아, 알바몬 등 웍스피어 내 여러 브랜드와 제품들이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고객 경험과 디자인 전략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지난 30년 동안 삼성, CJ, 콴다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디지털 환경에서 경험을 쌓아왔고, 단순히 개별 결과물을 넘어 브랜드와 제품이 고객에게 어떤 긍정적인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지 고민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력이 정말 화려하십니다. 업계 베테랑으로서 웍스피어에 합류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지난 커리어 내내 기술 기반 서비스에서 디자인 조직을 만들고, 제품 경험을 설계하는 일을 해왔습니다. 이런 제가 웍스피어를 처음 봤을 때 흥미로웠던 점은 이 서비스가 단순한 취업 플랫폼이 아니라 사람의 ‘커리어와 기회를 연결하는 거대한 인프라’라는 점이었습니다.
원론적으로 UX는 고객에게 ‘총체적인 경험’을 전달해야 하지만, 많은 실무 현장은 브랜드 리뉴얼과 서비스 개선 등이 각기 다른 부서에서 진행되거나, 가치가 분리되어 전달되는 등의 한계가 있습니다. 저는 웍스피어와 같은 방대한 HR 테크 스펙트럼 안에서 브랜드와 프로덕트 경험을 완벽히 정렬시키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고, 마침 회사에서도 그 방향성에 크게 공감해 주셔서 합류하게 됐습니다.
현재 이끌고 계신 조직명이 익스피리언스 센터입니다. 정확히 어떤 업무와 목표를 가지고 있는 조직인가요?
저희는 브랜드와 프로덕트를 아우르는 회사가 가진 기술과 비즈니스 역량이 사용자에게 ‘어떤 가치’로 다가가는지 고민하고, 이를 회사의 실행 방향으로 연결하는 가교와 같은 조직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사용자 인사이트 발굴, 프로덕트 경험 설계, 경험 품질 관리라는 세 가지 영역에 집중합니다. “사용자는 이를 어떻게 사용하고, 그들의 삶에 어떤 가치가 있는가?”를 끊임없이 묻고, 브랜드 전략과 서비스 구조가 사용성과 동떨어져 움직이지 않게 만드는 것이 저희의 핵심 목표입니다.

상당히 중요한 조직이군요. 그렇다면 그런 조직을 이끄는 센터장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게 있을지 궁금합니다.
왜 이걸 하는지, 무엇을 풀어야 하는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조직의 합의와 그 합의를 해결해 나가려는 완벽한 팀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 가능성을 최적의 수준으로 끌어 올리면 팀의 해결 능력이 점점 커지게 된다고 믿습니다.
최근엔 사용성을 넘어 고객향 서비스 정체성 강화에 힘쓰고 계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고객향이라는게 정확히 어떤 의미인가요?
저희가 이야기하는 ‘고객향’은 단순한 사용성(Usability) 개선과는 다릅니다. 사용성이 서비스가 잘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라면, 고객향은 ‘사용자가 어떤 상황과 사정 속에서 이 서비스를 쓰는가’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실제 제가 합류하자마자 팀원들에게 주말 동안 주변 지인 5명에게 ‘어떤 상황에서 일을 구하게 되는지’ 핵심 질문 세 가지를 묻고 오게 했는데요. 짧은 리서치였지만, 거기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굉장히 다양한 ‘삶의 시나리오’가 도출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알바’도 누군가에겐 용돈 벌이, 누군가에겐 생계, 또 누군가에겐 사회 경험의 시작입니다. 사용자가 처한 삶의 맥락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반응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고객향 서비스라고 봅니다.

브랜드 개편 딜레마를 돌파한 투트랙 전략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의 사명이나 디자인 요소들엔 브랜드의 정체성이 담기고, 이에 대한 변경은 필연적으로 사용자의 저항을 동반한다. 하지만 정체되고 변화 없는 디자인은 자칫 트렌드와 시대에 뒤처질 우려가 있다.
웍스피어와 올리비아 센터장은 이런 딜레마를 기업 레이어와 서비스 레이어의 분리라는 영리한 투트랙 전략으로 돌파했다. 새로운 비전은 웍스피어라는 기업 레이어에 담고, 고객과 맞닿은 잡코리아/알바몬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UI·UX 디자인을 현대화한 것이다.
지난 1월 잡코리아에서 웍스피어로 기업명을 변경했다고 들었습니다.
한 가지 많이들 헷갈리시는 점은 ‘잡코리아’ ‘알바몬’ 등 기존 서비스명은 그대로 유지되고, 이 서비스들을 운영하는 기업인 잡코리아가 이름을 바꿨다는 것입니다. ‘웍스피어(Worxphere)’라는 새로운 이름에는 ‘일(Work)과 경험(Experience), 사람의 가능성이 연결되는 공간(Sphere)이 바로 여기(Here)’라는 의미가 담겨 있죠.

기업명을 바꾸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존엔 ‘잡코리아’가 기업명이자 서비스명이었지만, 이제는 12개 이상의 서비스를 운영하게 된 만큼 이 모든 기업들을 아우를 수 있게 새로운 기업 레이어를 만든 것입니다. 시대가 변하며 ‘직업(Job)’을 넘어 ‘일(Work)’ 전반으로 사람들의 관점이 넓어졌다는 점, 그리고 우리가 방대한 데이터를 다루는 ‘AI HR 테크 플랫폼’이라는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녹여내고자 했습니다.

오래되고 사용자들과의 접점이 많은 기업 브랜드일수록 디자인은 물론 사명 변경에 대한 거부감이 큰데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그 부분은 내적으로도 가장 큰 고민 중 하나였습니다. 오랫동안 사용된 서비스일수록 브랜드 변화에 대한 낯선 반응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때문에 저희의 해결책은 ‘기업 레이어’와 ‘서비스 레이어’를 철저히 분리해서 접근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명이나 CI는 회사의 방향성과 정체성을 담는 기업 브랜드의 레이어입니다. 반면 사용자가 매일 사용하는 잡코리아나 알바몬 같은 서비스는 사용자 경험 레이어에 가까운데요. 그래서 서비스 자체는 기존 사용자들이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연속성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웍스피어라는 이름과 새로운 CI에는 새로운 회사가 앞으로 지향하는 방향을 담았죠. 브랜드를 바꾸는 동시에 서비스 경험을 개선해 사용자는 기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하면서도, 그 위에 “이 회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라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는 구조입니다.
UI·UX 디자인 변경을 통해 서비스 경험도 개선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배경에서 이뤄진 변화인가요?
여러 부분에서 개선이 이뤄졌고, 지금도 다양한 변화를 준비하고 있지만 핵심은 “사람들의 삶 속에 ‘일’은 어떤 경험이고 의미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입니다. 오늘날 일의 형태와 사회 환경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한 번의 취업으로 커리어가 정해지는 시대가 아니며, 여러 번의 전환과 선택을 통해 커리어가 만들어지는 흐름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채용 서비스도 단순히 공고를 보여주는 플랫폼이 아니라 사람들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경험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죠.
실제 디자인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사용자 경험을 깊이 들여다보는 작업도 진행했습니다. 사용자 인터뷰, UT, 행동 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사용자 인사이트 조사를 진행했고, 사람들이 어떤 맥락에서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어떤 순간에 기대와 좌절을 동시에 경험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들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기회를 발견하는 흐름과 경험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것에 더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변화한 경험의 구조의 핵심은 무엇일까요?
기존 UI는 사용자가 직접 조건을 입력하고 필터를 걸어야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벽보’ 형태에 가까웠죠. 이번 개편의 핵심은 사용자가 손을 덜 대더라도 본인에게 딱 맞는 정보가 보이고, 시스템이 먼저 반응하는 방향으로 ‘제품의 철학 자체’를 바꾼 것입니다. 데이터와 기술을 사용자 경험에 깊숙이 녹여내는 데 가장 집중 했습니다.
데이터가 증명한 개편의 결과

물론 아무리 좋은 UI·UX 디자인이라도 실제 데이터 상으로 효과를 증명하지 못한다면 공허한 외침일 뿐이다. 하지만 웍스피어의 경우 앞선 대대적인 개편 이후 잡코리아와 알바몬의 공고 클릭률(CTR)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단순한 디자인 개선의 결과가 아닌, 철저한 사용자 행동 데이터 분석과 AI 추천 기술이 결합된 시너지다.


개편 작업 이후 유의미하게 개선된 지표나 예상 외의 반응이 있었나요?
아무래도 가장 자신있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공고 클릭률(CTR)입니다. 잡코리아는 298%, 알바몬은 158% 가까운 엄청난 성장이 있었습니다. 공고 지원 전환율(CVR) 역시 크게 올랐고요. 이는 직관적인 UX 개편과 더불어 추천 3.0 같은 AI 기술이 결합되어 시너지를 낸 결과입니다.
물론 초기엔 사용자들의 반발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관련 지표는 계속 개선됐고, 예상대로 몇 주 안에 거부 반응은 확연히 줄어들었죠. 저희는 이를 하나의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계속 데이터를 보며 진화해 나가는 과정으로 봅니다. 지금도 들어온 피드백들은 빠르게 수정·배포하며 완성도를 높이고 있죠.

그렇게 수집한 사용자 및 피드백 데이터 중 인상적인 부분은 없으셨나요?
처음 구직 서비스를 기획할 때, 필터링의 1순위 기준은 당연히 ‘직무’일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 데이터를 보고 사용성 테스트를 해보니, 사용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압도적으로 ‘지역(위치)’이었습니다. 구직이라는 것이 단순히 ‘일’이 아니라 그 사람이 어디에 살고 어떤 개인사를 가지는지, 즉 ‘삶(Life)’이라는 것을 확실히 깨달은 순간이었죠. 이를 반영하여 초기 진입 시 사용자가 지역을 설정하고 스스로 직관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다는 감각(제어감)을 주도록 UI·UX를 개선했죠.
CI에 UI·UX까지 작업하다보니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 같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큰 변화를 만들어야 하는 힘든 일정이었습니다. 저는 완벽한 해답을 찾기보다, ‘전체 구조의 빠른 정렬’과 ‘작은 검증’이 핵심이라 보았습니다. 먼저 브랜드, 프로덕트, 사용자 경험이라는 각기 다른 관점을 초기에 조율하며 전체 방향성을 정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후 거대한 과제를 정보 구조, 탐색, 메시지 등 개별 단위로 쪼개어 해결하며, 부서 간 지속적인 크로스 체크를 병행했습니다. 결과물 자체보다 조직이 같은 방향을 보게 만드는 과정이 중요했죠.
실행 과정에서도 크게 만들고 나중에 고치기보다, 작고 빠르게 검증하며 전진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건 스스로 성장하고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려는 팀원들의 강한 도전 의식이었습니다. 일정을 단순히 버티는 것을 넘어, 복잡한 문제를 나누고 다시 연결하며 조직 전체가 학습하고 성장하는 값진 경험이 된 것 같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도전을 성공시킨 웍스피어가 다음 목표로 하는 지점은 무엇일까요?
사람과 기술, 그리고 브랜드의 방향을 연결하고, 우리가 갖고 있는 서비스들의 시너지로 일의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는 친구이자 멘토, 안내자가 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다음 기회를 발견하는 과정과 깊이 연결될 수 있도록 사람이 ‘일’을 탐색하고 선택하는 경험 자체를 더 잘 이해하고 설계하는 것에 집중하려 합니다.
또한 AI와 데이터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서비스 경험 자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사용자가 직접 모든 정보를 찾아야 하는 구조보다는, 사용자에게 더 적합한 기회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경험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웍스피어의 디자인 목표는 단순한 인터페이스 개선을 넘어서, 사람과 기회가 더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험을 만드는 것입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서비스는 더 복잡해질 수 있지만, 사용자가 느끼는 경험은 오히려 더 명확하고 자연스러워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경험을 만들어 가는 것이 웍스피어의 경험 설계의 중요한 방향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AI 시대에 중요한 건 문제 정의와 방향 설계 능력

AI 시대 디자이너와 실무자는 AI라는 거대한 변화의 파도 속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변해야 할까. AI 시대 웍스피어의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 있던 올리비아 센터장은 직무의 경계가 무너지는 지금, 두려움보다는 자신의 영역을 점검하고 확장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결국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왜 만들어야 하는가’를 묻고 ‘인간의 삶과 맥락’을 연결하는 통찰력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오랜 시간 업계 최전선에 계셨습니다. 최근 디자인 업계에서 눈에 띄는 변화 같은게 있을까요?
‘직무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기획, 디자인, 개발, 배포까지 한 사람이 하기도 하고, PM과 디자이너의 직무가 합쳐지는 회사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내부 타운홀 미팅에서도 타 직군들에게 “서로의 역할을 넓히고 이해하며 더 많이 협업하자”고 강조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직무 타이틀이 아니라, 두려움을 버리고 다른 직군이 하던 앞뒤 프로세스를 시도해 보며 문제를 풀어가는 태도입니다. 단순히 결과물을 예쁘게 만드는 능력보다, 문제를 정의하고 방향을 설계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최근 출간하신 책 ‘일을 위한 디자인’도 같은 같은 궤를 공유하는 것 같아요.
원래는 디자이너를 위한 책을 쓰고 싶었고, 제가 겪은 일화들이 주로 디자인 관련이다 보니 디자이너를 위한 책으로 오해하시기도 하지만, 사실은 모든 직업인들이 자신의 일을 어떻게 주도적으로 ‘디자인’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았습니다.
특히 제가 웍스피어와 책에서 대상을 단순한 ‘직장인’이 아닌 ‘직업인’이라고 명명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저 스스로 프리랜서나 사업가로 일해 본 경험도 있고, 잡코리아와 알바몬을 다루며 ‘알바가 직업이 되고, 직업이 다시 알바로 전환되는’ 생태계를 깊이 고민하다 보니 직장인이라는 단어만으로는 포괄할 수 없는 분들이 많다고 느꼈거든요. 일을 대하는 모든 ‘직업인’ 분들이 자신의 일을 능동적으로 설계하는 데 공감하고 도움을 얻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많은 디자인 실무자가 AI 시대 ‘생존’을 넘어 ‘공존’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을 먼저 점검해야 할까요?
생존과 공존은 다르지 않습니다. ‘생존해야 공존의 파티에 낄 수 있는 것’이죠. 디자이너로서 생존하려면 첫째로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는 힘, 둘째로 맥락을 읽는 능력, 세 번째는 어떻게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뚫어갈 수 있는지에 대한 통찰력, 마지막으로 ‘무엇을 만들지 않을지’ 판단하고 점검하는 감각을 길러야 합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우리는 많은 것을 만들 수 있게 됐지만, 무언가를 만드는 일이 반드시 의미 있는 일은 아닙니다.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본인이 무엇을 잘하는지 명확히 알고 극대화하는 전략과 그래서 무엇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은 선택인지까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걸 명확히 알지 못하는 실무자는 어떻게 하죠?
그런 분들께는 “본인이 업무 중 가장 귀찮고 피하고 싶었던 일”을 AI로 해결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들의 고충 중에 ‘디자인 QA’라는 굉장히 번거롭고 고된 작업이 있는데요. 주변 지인은 이를 훌륭한 AI 툴로 만들었더라고요. 학생들에게도 “너나 네 주변의 가장 불편한 것을 해결하는 솔루션을 만들어보라”고 조언합니다. 이처럼 가장 귀찮은 일을 AI로 해결해 보는 경험이 엄청난 자신감과 AI와 공존할 수 있는 실력 향상으로 직결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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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 섬네일조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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