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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가 주목한 스타트업, 와들은 AI를 이렇게 바라본다

‘상상력’에서 성장해 이제 ‘꿈의 근거’로… 박지혁 와들 대표의 AI 이야기

섬네일

인공지능(AI)의 시대의 개막을 알린 사건을 꼽는다면 ‘챗GPT(ChatGPT)’의 등장은 빼 놓을 수 없는 사건이다. 2022년 11월 처음 공개된 챗GPT는 출시 첫 주 만에 10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모을 만큼 큰 기대를 받았고, 지금도 빠른 주기와 큰 폭의 발전으로 AI 시장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챗GPT는 전 세계가 본격적인 AI 시대로 접어드는 신호탄이 됐다. 실제 챗GPT를 기점으로 구글(Google) 등 여러 기업이 폭발적으로 AI에 대한 개발과 투자를 보이고 있으니 말이다. 따라서 AI 시장의 변혁을 쫓을 때 챗GPT의 개발사인 ‘오픈AI(OpenAI)’의 움직임은 늘 주목을 받는다. 오픈AI가 관심을 가지는 기업에 시장과 대중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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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들은 Most AGI Potential Award를 수상하는 등 오픈AI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이다(자료=와들)

현재 국내에서도 AI 서비스를 개발하는 기업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가운데 오픈 AI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는 기업이 하나 있다. 2019년 설립해 현재 ‘대화형 AI 에이전트’인 ‘젠투(Gentoo)’를 개발·운영중인 ‘와들(Waddle)’이다. 와들은 올해 초 오픈AI 임원이 직접 심사한 ‘Most AGI Potential Award’를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오픈AI와 보다 긴밀한 협업의 바탕이 되는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AI 키워드로 수식된 무수한 기업 가운데 이처럼 한 기업이 오픈AI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는 것은 드문 일이다. 왜 오픈AI는 와들에 주목하고 있을까? 아울러 와들은 AI 시장을 어떻게 풀이하고 있을까? 와들의 박지혁 대표를 만나 물었다.

한국의 스타트업, 오픈AI의 눈길을 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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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와들의 대표를 맡고 있는 박지혁 대표. 그는 개인적으로도 AI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 인물이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안녕하세요, 대표님.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와들의 박지혁 대표입니다. 과거 시각 장애인 배리어프리(Barrier-Free) 쇼핑 플랫폼인 ‘소리마켓’을 서비스했고, 현재는 와들에서 온라인 쇼핑을 도와주는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있어요.

에이전트라는 표현이 재밌네요. AI 에이전트는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인가요?
현재 서비스 중인 젠투가 AI 에이전트인데요.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의미해요. 젠투는 온라인 쇼핑에 특화된 AI 에이전트라고 봐주시면 될 것 같아요.

어떤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 점원에게 상품에 대한 안내를 받아본 경험이 있을 거예요. 젠투는 이러한 경험을 온라인에 구축한 서비스인 거죠. 현재 텍스트 채팅을 통해 젠투와 대화할 수 있고, 향후 음성 등 보다 다양한 소통 창구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오픈AI로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어요. 최근에도 오픈AI와 엔터프라이즈 계약을 위해 미국에 방문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계약인 거죠?
오픈AI와 긴밀하게 협업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물론 지금도 오픈AI가 자사의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API를 구축해 놨지만, 앞으로 더욱 큰 규모로 오픈AI의 기술을 사용하기 위해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술적인 어려움, 새로운 기술에 대한 필요성 등 여러 이슈에 대해 더욱 효과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핫라인 구축이 계약의 가장 큰 골자입니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서로 다른 소프트웨어 시스템이 정의된 방식으로 통신하고 데이터를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 인터페이스

해당 계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대 효과는 분명하겠네요.
오픈AI가 R&D(연구개발) 기반 조직이기도 하니, 외부에 소통 채널이 많이 오픈돼 있지는 않아요. 따라서 이번 계약을 통해서 오픈AI 내부의 엔지니어나 GTM(Go-To-Market)팀 담당자 등 전문 인력과 활발하게 교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크게 의미가 있을 것 같고요. 오픈AI의 기술적인 방향성 등 여러 잠재적 기회를 접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중요한 건 얼만큼 저희가 적극적으로 오픈AI의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가겠죠?

잠재력을 인정 받은 결과라고 느껴지는데요. 어떤 요소가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크게 두 가지가 작용했다고 보고 있어요. 하나는 저희가 챗GPT 출시 이전부터 계속 대화형 인터페이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는 점이에요. AI 에이전트의 개념을 고도화하기 위해 인터페이스가 계속 진화할 거라는 믿음이 있었고, 그에 따라 대화형 AI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며 쌓은 데이터나 노하우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봐요.

다른 한 가지는요?
두 번째는 LLM(Large Language Model)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입니다. LLM의 범용성이 넓은 건 사실이지만,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기술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LLM의 강점과 보완이 필요한 부분을 어떻게 해석하는지, 나아가 보완에 대해 어떤 방법론으로 접근하고 있는가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 같아요. 아울러 그러한 방법론이 오픈AI의 방향성과 일치하는지도 무게를 두는 것 같고요.

보편의 시대로 나아가는 AI

가까이에서 AI 시장의 변화를 관심 있게 지켜봤는데, 그동안 AI 시장은 어떻게 변화했다고 생각하세요?
기술과 시장 모두 많이 변화했죠. 기술적으로는 AI 자체가 더욱 큰 통합성을 가지게 됐어요. 이전까지 이미지를 다루는 모델과 음성을 다루는 모델, 또 텍스트를 다루는 모델은 모두 다른 전문성을 요구했어요. 모델도 실제 구조가 달라 다른 기술로 이해가 됐는데, 이제는 트랜스포머 기술 기반으로 모든 게 멀티 모달(Multi Modal)로 합쳐지고 있습니다.

그러한 변화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죠?
데이터 유형의 경계를 지우고 있습니다. 산업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느 도메인이든 하나의 데이터 유형만 가지고 있는 경우는 없기 때문이에요. 보유한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전부 함께 학습시킬 수 있다는 건 산업과 기술의 발전 속도를 비약적으로 가속시키고 있어요. AI의 산업적 가치가 크게 상승한 이유죠.

기술의 변화는 이해했어요. 그렇다면 시장의 변화는 어떻죠?
보편화의 길로 가고 있죠. 과거에는 AI 모델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1000만원 이상 되는 GPU를 구입해서 직접 AI를 가동시켜야 했으니까요. 2019년 이전만 해도 AI 모델을 자체적으로 운영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큰 경쟁력이 될 수 있던 이유죠.

다양한-AI-서비스
다양한 AI 툴. 이제 누구나 과업과 일상에 AI를 활용할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자료=zapier)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 오픈AI 플랫폼에서 AI를 돌려볼 수 있고, 직접 학습시키고 튜닝까지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AI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된 거예요. 서비스에 대한 평가도 단순히 AI를 쓰는 데 그치는 게 아닌, 서비스의 어느 부분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했는가를 평가하는 수준으로 상승했고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 수 있으니까 평가 기준도 높아진 거죠. 상상력의 측면에서도 더욱 많은 자극이 발생하게 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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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의 심플한 UI. 박 대표는 이처럼 심플한 UI가 가능성에 대한 상상력을 자극했다고 생각한다(자료=챗gpt)

상상력의 측면이라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챗GPT가 처음 등장했을 때, 간단한 UI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이 간단한 UI가 오히려 가능성에 대한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했다고 봐요. 실제 버전업을 통해 서비스가 고도화 될수록 도달할 수 있는 가능성의 영역도 함께 성장했어요.

고객사 또한 과거에는 기술 구현에 대한 의구심이 앞섰다면, 이제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까지 먼저 상상하고 요청하기도 해요. 이런 상상력과 호기심이 모여 AI 시장을 계속 발전시키고 변화시키는 거죠.

그렇다면 현 시점에 와들의 AI 기술 수준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AI, 특히 LLM은 여전히 완벽히 컨트롤하기 어려운 기술입니다. 단순히 코드 한 줄을 수정하는 게 아니라 아이를 교육시키는 것처럼 행동에 대한 교정으로 접근해야 하니까요.

따라서 기업의 AI 기술을 평가할 때 중요한 척도는 이처럼 어려운 기술을 자사의 프로덕트에 한해 얼마나 완전하게 컨트롤 가능하게 만들었느냐인데, 그 관점에서 와들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AI 에이전트의 성능평가와 재학습, 개선 과정으로 이어지는 사이클을 자동화해 관리하고 있어요. 이를 통해 AI 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게 할 수 있는 거죠. 그건 유의미한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술 향한 기대감, AI 시장을 키우다

AI 시장은 계속해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무엇이 이 변화를 이끄는 걸까요?
산업과 시장의 발전은 필연적으로 사람의 관심과 투자에 근거합니다. AI가 빠르게 변화하고 성장하는 건 결국 그만큼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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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은 모두 AI와 관련된 전문가들이 수상했다(자료=euronews)

최근 노벨물리학상과 화학상을 AI 전문가가 수상한 것만 봐도 AI는 현재 인류가 찾은 여러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평가 받고 있다고 생각해요. 기술의 가능성에 기대감이 모아지고, 기대감은 투자로 이어져 시장을 계속 거대하게 만들고 있는 거죠.

지나친 기대감으로 AI 시장이 고평가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직 평가는 이르다고 봐요.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아직 AI가 만들어낼 미래의 모습을 그 누구도 분명하게 그리기 어렵기 때문이기도 해요. 앞으로의 모습을 분명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건 시장의 아웃풋을 구체적으로 정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평가는 아웃풋이 명확해진 다음에 이뤄져야 해요. 아웃풋이 높다면 지금은 투자의 적기로 여겨질 것이고, 기대할 수 있는 아웃풋이 낮다면 한계가 명확한 거품으로 평가할 수도 있겠죠.

그런 면에서 오픈AI가 기대하는 아웃풋은 무척 높을 것 같은데요. AI에 대한 오픈AI 비전은 무엇일까요?
오픈AI를 포함해 LLM을 개발하는 회사들의 꿈은 *AGI죠. 더욱 간단한 설명과 명령만으로 높은 결과물을 낼 수 있는 범용적인 LLM 개발이 오픈AI가 목표로 하는 바라고 해석하고 있어요.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인공 일반 지능.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인공지능을 의미한다.

범용적인 AI 시대가 도래한다면 와들의 서비스는 어떻게 변할까요?
범용성이 올라간다는 건 비유하자면 AI의 지능이 상승하는 거예요. 그동안 초등학생이 할 수 있는 수준이 일을 고민했다면, 앞으로 중·고등학생, 성인의 수준에서도 고민할 수 있겠죠. 예로 그동안 좋은 점원을 구현하는 데 주안을 뒀다면 이제는 계속 고객과 상호작용하며 단골 유치의 노하우를 체득하는 단계까지 AI 에이전트를 발전시킬 수 있을 거예요. AI 에이전트가 단순히 물건을 파는 존재에서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인사이트로 치환하는 단계까지 이를 수 있는 것이죠.

AI, 수단인 동시에 꿈을 위한 동력

와들이 실현하고자 하는 AI 서비스는 결국 무엇으로 정의될 수 있을까요?
카테고리의 표준이 되는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LLM을 전기, AI 서비스를 전자제품에 빗대서 자주 이야기하는데, 전자제품은 전기를 사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목적에 맞게 사용자가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화해왔고, 그 가운데 높은 사용성을 바탕으로 카테고리의 표준이 된 제품들이 있어요. 그처럼 와들의 서비스도 AI 에이전트의 카테고리에서 표준이 되는 서비스가 되고자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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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와들의 목표를 AI 에이전트라는 프로덕트의 기준이 되는 것으로 정의한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LLM이라는 전기로 좋은 전자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라는 건 카테고리에서 가장 유의미한 프로덕트를 만드는 기업이라는 이야기로군요.
그렇죠. 지금 와들의 AI 에이전트는 텍스트로 대화하지만, 곧 목소리로 대화할 것이고, 나아가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스마트폰에서 필요한 상품에 대한 추천을 받아볼 수 있는 등 상호작용의 영역은 계속 확대될 거예요. 이처럼 AI 에이전트라는 프로덕트의 개념과 사용성의 확장에서 가장 유의미한 기준이 되고 싶습니다.

유의미한 기준이 되고 싶다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인가요?
SNS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이 만들어낸 UI입니다. 검색하면 떠오르는 건 구글의 심플한 UI고요. 모두 서비스에 대한 가장 보편적인 정의가 된 기업들이죠. 와들의 목표도 마찬가지예요.

아직 AI 에이전트라는 건 발전 중인 개념이죠. 퍼스널 쇼퍼의 역할까지 나아갈 수 있어요. 와들은 이러한 AI 에이전트라는 프로덕트의 개념을 정립하고 표준을 만들어가는 회사가 되고 싶어요. AI 에이전트하면 와들의 프로덕트가 제시한 개념을 바로 떠올리는 거죠.

단순히 어떤 AI 기업이 되고 싶다는 게 아니라 좀 더 뾰족한 목표네요.
저는 AI 기업이라는 단어가 IT 기업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생각해요. 현재 대부분의 기업이 IT 기업에 속하는 만큼, IT 기업은 굉장히 포괄적인 단어가 됐거든요. AI 기업도 같은 맥락이 될 거라 생각해요. 앞으로 대부분의 기업이 AI를 활용할 테니까요. 따라서 AI 기업에 정체성을 두기 보다는, 목표로 하는 프로덕트의 정체성에서 생각해야 해요.

AI는 목표를 위한 수단의 개념으로 바라본다는 건가요?
수단인 동시에 꿈을 꿀 수 있게 해주는 근거죠. 온라인 쇼핑에서 점원의 공백은 결국 물리적으로 수천에서 많게는 수만이 넘는 접속자를 하나하나 상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에요. AI가 없었다면 과연 온라인 쇼핑을 위한 에이전트의 개념을 구체화할 수 있었을까요?

AI는 상상을 상상에 그치는 게 아닌, 시도의 기반으로 이어주고 있어요. 실현 가능한 영역을 계속해서 확장해주고 있죠. 이제 중요한 건 AI가 확장해준 영역에 실제 유의미한 사용자 경험을 구축하는 인간의 고민과 노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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