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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X

“UX 디자이너, 디자인 실력 만큼이나 소통 능력도 중요해요”

유옥수, 오하연 프레임아웃 UX 디자이너 인터뷰

신입에게 경력을 요구하는 취업 현실을 풍자한 SNL 방송의 한 장면. 디자인 업계도 마찬가지다(자료=SNL 코리아 방송 캡처)

“아니 무슨 다 경력직만 뽑으면 나 같은 신입은 어디서 경력을 쌓나? 어!”

오랫동안 여러 국내 취업 커뮤니티에서 돌고 있는 유명한 SNL 방송 장면 중 하나다. 해당 장면은 취준생이 과도한 스펙과 경력을 요구하는 현 취업시장에 분노한 채 면접실에서 끌려나가면서 끝난다. 놀랍게도 방영 이후 1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많은 취준생의 공감을 사고 있다. 그만큼 국내에서 취준생이 취업 문을 두드리기에는 쉽지 않은 환경이란 것이다.

디자이너 역시 이러한 스펙이나 경력 요구에 자유로울 순 없다. 실제로 여러 직장인 커뮤니티나 디자인 커뮤니티에서는 디자이너가 어떤 스펙을 쌓아야 취업이나 이직에 도움이 되는지 묻는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이제 디자이너가 프로그램 코딩을 할 줄 알아야 한다’라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스펙과 경력에 갈망하는 디자이너 사이에서도 “디자인 에이전시는 가지 말아라”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실제로 구글에서 디자인 에이전시를 검색하면 ‘디자인 에이전시의 현실’이라는 불길한 자동검색어 완성이 뒤따른다.

이는 정말 사실일까? 아니면 단순한 편견일까?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국내 대표 통합 디자인 에이전시 프레임아웃의 오하연, 유옥수 UX 디자이너를 역삼동 본사에서 만났다.

프레임아웃 사무실 입구에 전시돼 있는 작업물. 프레임아웃은 톡톡 튀는 스타일과 디지털 역량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아우른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디자인 에이전시의 UX 디자이너란?

디자인 업계에서는 여러 디자인 기업이 존재하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구별하자면 인하우스 형태와 디자인 에이전시 형태로 나뉘어진다. 이 중 디자인 에이전시는 클라이언트의 의뢰를 맡아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회사를 통칭한다. 반대로 인하우스 디자이너는 기업 내부에서 소속돼 소속 기업만의 디자인 작업을 담당한다.

그리고 이번에 인터뷰에 응한 프레임아웃은 디지털 기반 전략을 바탕으로 여러 다양한 기업의 프로젝트를 아우르며, 업계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고 있는 통합 디지털 디자인 마케팅 에이전시다.

길게 늘어진 사무실 파티션을 지나 도착한 미팅 룸에서 현재 디자인 업계 최전선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두 디자이너에게 디자인 에이전시와 UX 디자이너를 물었다.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서 각자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유옥수 프레임아웃 UXDO 디자이너(이하 유옥수)

안녕하세요, 저는 프레임아웃에서 근무하고 있는 4년차 디자이너, 유옥수입니다. UXDO 팀에 속해있으며 주로 웹사이트와 모바일 환경을 구축하고 여러 디자인을 제안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요.

오하연 프레임아웃 UXDO 디자이너(이하 오하연)

저도 프레임아웃에 UXDO 디자인 팀에서 일하고 있는 4년차 오하연 디자이너라고 합니다. 프레임아웃에서 기업이나 브랜드, 서비스는 물론, 금융 커머스 등 산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프로젝트를 담당해 풍부한 경험을 쌓고 있는 중이에요.

좌 유옥수 디자이너, 우 오하연 디자이너(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두 디자이너 모두 프레임아웃의 ‘UXDO 디자인’ 팀 소속이다. UXDO 팀은 무엇이고, 주요 업무와 특징이 있는지?

오하연

UXDO는 ‘유저 익스피리언스(사용자 경험) 디자인 오피스 팀’의 축어예요. 대단한 말은 아니에요. 주로 웹, 모바일 환경을 디자인 구축하고 제안하는 업무를 진행하고 있어요. 저희만의 프로세스를 가지고 작업한다는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죠. 프로젝트 분석이나 벤치마킹 등의 단계에서 원칙적으로 프로세스를 정해두고 진행을 하는데, 덕분에 새로 디자이너 분이 오시더라도 빨리 적응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

많은 디자인 분야 중에서 웹 디자인을 선택하고, 인하우스가 아닌 디자인 에이전시인 프레임아웃에 입사하게 된 계기나 이유가 궁금하다

오하연

저는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제작해볼 수 있는 곳을 찾다가 비교적 많은 대기업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는 웹 에이전시인 프레임아웃에 합류하게 됐습니다. 웹디자인을 선호하는 이유는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온라인 사업 분야의 업무가 해보고 싶었어요.

유옥수

저도 아무래도 디자이너로서 첫 시작점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고, 다양한 디자인을 접할 기회가 많은 게 좋아서 에이전시를 택했어요. 특히 공고를 찾던 도중 프레임아웃의 디자인 포트폴리오가 감명 깊어서 입사 지원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유옥수 디자이너가 자신의 프레임아웃 입사 이야기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세간에는 디자인 에이전시는 보통 다른 디자인 업체보다 일이 많고 힘들다는 등 전체적으로 고되다는 인식이 있다. 이게 정말 사실인가?

오하연

디자인 에이전시라서 일이 고되기보단 ‘케이스 바이 케이스’의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분명 어떤 프로젝트는 야근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매번 야근을 주기적으로 하는 건 아니에요. 또 어떤 프로젝트는 그냥 수월하게 넘어가는 경우도 있죠. 에이전시라서 힘들다는 느낌은 못 받은 것 같아요. 그냥 프로젝트에 따라 달라져요.

저도 처음에는 그런 인식에 좀 겁먹고 왔는데, 그런 생각을 가져서 그런지 오히려 걱정보다 덜 힘들다는 느낌도 받았어요. 다양한 분야의 프로젝트를, 다양한 스타일로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커리어를 막 시작하는 분들에겐 에이전시도 추천합니다.

오하연 디자이너가 디자인 에이전시의 전하고 있는 모습(사진=디지털 인사이트)

그밖에 디자인 에이전시 소속 디자이너로서 생각하는 디자인 에이전시의 장점은 무엇인가?

유옥수

디자이너라는 직업 자체가 중요한 일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있어요. 그럴 때 디자인 에이전시는 똘똘 뭉칠 수 있어요. 파견 나가도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같은 소속 디자이너끼리 모이면서 친밀감이 높아지죠. 몇 달 동안 서너명이 거의 같은 한 몸이나 다름 없이 붙어서 다니면서 협업하게 되죠.


디자인만큼이나 소통 능력도 중요

가벼운 인사로 시작해 10여 분 동안 간단한 질문을 주고 받았지만 인터뷰 초반부터 UX 디자인에 대한 두 디자이너의 애정과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두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디자인은 단순히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나 어떻게 되든 좋을 업무가 아닌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임하는 작품 창작이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애정, 진심을 가지고 작업하는 디자이너들이 현직으로 뛰고 있는 업계는 어떤 능력을 가장 중요시할까? 최근 이야기처럼 디자이너가 더 이상 디자인만으로 먹고 살기 힘들 것이란 이야기는 사실일까?

최근 디자인 업계는 ‘디자이너가 코딩을 배워야한다’부터 시작해 여러 디자인 외적 역량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디자이너는 디자인만 잘하면 되는 게 아니었는지?

유옥수

가능하면 디자이너도 역량을 넓혀가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UX 기획, UX 리서치처럼 디자인에 접목 시킬 수 있는 기획적인 사고방식으로 디자인에 대한 방향을 구축해 나아가는 업무 능력도 많은 도움이 될 거에요. 디자인에 대한 근거를 더 명확히 할 수 있는 것이니까 말이죠.

오하연

디자이너로서 디자인이 최우선이지만, 본인이 관심이 있다면 코딩이나 기획 능력 등은 크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디자인을 하다 보면 다른 팀과의 소통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 소통 능력도 중요하다 생각해요.

디자이너의 필수 역량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오하연 디자이너와 유옥수 디자이너(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방금 디자이너의 사고방식과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는데 현직 디자이너에게 있어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가?

유옥수

어떻게 보면 수용하는 것이죠. 디자이너면 내 취향이 아닌 것도 작업을 할 줄 알아야 하는 거고, 내 취향이 아닌 색감을 써야 될 때가 있어요. 브랜드 컬러는 다양하니까요.

게다가 클라이언트와 협업할 때에도 소통이 필요해요. 대부분의 클라이언트는 처음에 원하는 방향이 있지는 않아 저희 디자이너가 제안을 하는 식이 많아요. 이 과정에서 어느 정도 근거를 가지고 제안해야 하고, 어떨 때에는 설득까지 해야 하니 의사소통 능력이 중요하죠. 그리고 저는 디자인 작업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 경직적이면 좋은 디자인이 나오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오하연

은근 고객사와 이야기할 때도 논리적으로 소통하는 게 중요해요. 디자이너 관점에서 보면 좋지 않은 디자인을 원하는 고객사도 있는데 그럴 때에는 제시하는 디자인이 왜 어떻게 나왔는지 말하면서 설득도 해야 하죠. 어떨 땐 고객사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시안을 하나를 만들고, UX 분석적으로 만든 시안을 하나 더 만들어 같이 보낼 때도 있어요.

디자이너의 소통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는 유옥수 디자이너(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내 취향이 아닌 디자인도 할 줄 알아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반대로 신입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특정한 디자인 스타일을 가지고 있는 경우엔 어떤가?

유옥수

명확하게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으면 좋아요. 앞서 말했듯 고객사에 시안을 보여줄 때에도 프로세스가 있는데,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면 시안 제작 과정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녹여낼 수 있고 고객사에 보여줄 수 있는 디자인 레퍼런스의 폭이 넓어지는 거니까요. 그래서 고집하는 것만 아니라면 선호하는 취향이라던가 스타일이 있으면 좋습니다.

두 디자이너 모두 신입이 알고 있으면 좋을 디자인 툴로 피그마를 꼽았다. 피그마를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소통 때문인가?

오하연

네, 기본적으로 피그마가 웹에서 로그인을 해서 웹에서도 쓸 수 있거든요. 프로그램을 깔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어요. 그래서 편한 것도 있지만, 요즘 기획자도 피그마를 많이 쓰는 데 협업할 때 기획자 페이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요. 또 다른 사람 커서가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고, 자체 코멘트 기능도 있어서 협업하기에 되게 편한 것 같아요.

피그마 로고(자료=어도비)

디자이너의 고충

작년 한국디자인진흥원에서 발표한 ‘2022 디자인산업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디자이너 교육 규모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21년 기준 한국의 디자인 교육 산업 규모는 자그마치 2654억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최근에는 UI·UX 디자이너를 희망하는 지망생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전공 분야가 다르더라도 UI·UX 디자이너로 전환하려는 디자이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며, 이에 자연스럽게 업계 현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현직 UX 디자이너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고 있을까? 또 디자인 업계 최전선의 디자이너로서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할까?

UX 디자이너로서 디자인 작업 도중 겪었던 인상 깊은 시행착오와 해결 방법에 대해 묻는다

오하연

아무래도 기억하고 있는 건 최근에 진행했던 통신사 서비스 개편 프로젝트죠. 고객사 분들도 현업 디자이너였던 첫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굉장히 디테일하게 진행돼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지만, 오히려 그분들로 인해 많이 배우게 된 계기였어요.

언제든 디자인은 하나라도 더 많이 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 무엇보다 과정 끝에 결과물이 실제로 서비스 되는 모습을 보고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유옥수

전 물류 플랫폼을 통합하는 구축 프로젝트가 기억에 오래 남아요. 운영 중이던 플랫폼은 물류, 해상, 통관 등 여러 절차를 4개의 부서가 관리하고 있었고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었어요.

결국 운영 과정에서 부서마다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 UI 컴포넌트가 조금씩 다르게 쓰이고 있었다는 것을 파악해 디자인 시스템, 스타일 가이드 체계화까지 하게 됐고, 그 과정에서 부서마다 니즈가 달랐기 때문에 많은 의사소통과 조율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끝에서는 적극적인 소통 끝에 탄탄한 디자인 시스템 가이드가 완성돼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유옥수 디자이너(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창작 업계 전반에서는 ‘창작은 고통의 연속이다’이라는 말이 있다. 현직 디자이너로서 직무의 어려움이 있는지 묻는다

유옥수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그중 하나를 꼽자면 기획 팀이나 개발 부서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어려웠어요. 지금도 디자이너의 관점을 이해하기 어려운 팀과의 협업을 대비해 항상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이 배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오하연

전 개인적으로 창작이라는 점이 제일 어려웠어요. 디자인은 주관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분야라고 생각하는 데, 보는 사람의 시각마다 다른 피드백이 들려올 수 밖에 없어요. 이 피드백의 충돌이 힘들지만, 결국에는 그런 피드백을 다 받아들이면서 맞춰나가고 수용해내는 것이 디자이너의 업무이자 역량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입사 후 업무가 생각과 달라 어려움 겪기도 하는 데 디자이너는 입사 후 주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오하연

저 같은 경우, 처음에는 진짜 그냥 비주얼 밖에 생각 못했던 것 같아요. 어떻게 예쁘게 만들지, 어떤 요소를 크게 할까, 뭘 강조해야 할까, 무슨 색상을 넣을까, 이런 것만 생각했죠. 요즘에는 좀 더 UI·UX 관점에서 바라보며 불편한 원인과 수정하는 이유를 좀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

입사 이후 가장 힘든 점에 대해 이야기한 오하연 디자이너(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마지막으로 현직 디자이너로서 후임 디자이너를 뽑는다면 신입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역량이나 자세는 무엇일지?

오하연

후임을 뽑는다면 즐겁게 협업할 수 있는 사람을 뽑을 거 같아요. 무엇보다 디자인에 대한 열정과 흥미가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디자이너로서 가장 필요한 역량이라면 창의적인 사고 및 시각과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문제 해결 능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봅니다.

역량을 쌓기에 좋은 방법은 실전 프로젝트를 위해 실무 경험을 쌓는 것이지만, 다양한 디자인을 접해 벤치마킹하며 디자인과 문제점 분석 능력을 키우는 것도 좋아요.

유옥수

전 어떤 작업도 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지를 시각화할 때 섬세한 표현력과 색채 감각, 창의력 등이 필요한데 팀원이나 고객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해 디자인에 반영하려면 디자인 실력뿐만 아니라 의사소통 및 대인 관계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마지막 질문에 답하고 있는 유옥수 디자이너와 오하연 디자이너(사진=디지털 인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