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마케팅, “‘그로스’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렵지 않아요”
김예지 엘리펀트 컴퍼니 대표 인터뷰
지난 7월 구글이 당초 예고했던 ‘쿠키리스’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퍼스트 파티 데이터 활용 이외에 별 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던 업계는 잠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여러 데이터 및 마케팅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이슈는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전하고 있다.
구글의 입장 또한 “전면 철회가 아니라 유저에게 선택권을 주는 등 보다 유연하고 능동적인 형태를 고민한다”는 쪽이며, 애플의 경우는 이미 ‘추적 금지’ 등 강도 높은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이는 결국 퍼포먼스 마케팅의 난도 상승을 부채질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그로스 마케팅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이다.
이처럼 어느 때보다 그로스 마케팅에 업계가 주목하는 상황에서 콘텐츠 그로스 그룹 ‘엘리펀트 컴퍼니’를 이끄는 김예지 대표는 그로스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풀어갈 수 있는 수단으로 ‘콘텐츠 마케팅’을 제안한다. 왜 그는 콘텐츠를 통해 그로스 마케팅을 풀어가야 함을 강조하는 걸까? 지난 7월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엘리펀트 컴퍼니 사옥에서 김예지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콘텐츠, 왜 중요할까?
안녕하세요, 대표님. 엘리펀트 컴퍼니는 어떤 회사인가요?
엘리펀트 컴퍼니는 B2B 마케팅 컨설팅 기업입니다. 데이터 기반 그로스 마케팅 전략과 검색엔진 최적화(SEO) 콘텐츠 마케팅을 통해 기업과 브랜드의 성장을 돕고 있어요.
콘텐츠 마케팅을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동력으로 강조했어요. 계기가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지금은 너무 유명한 ‘토스’의 토스피드가 콘텐츠의 힘을 체감한 계기였습니다. ‘어렵다’는 이미지를 가진 금융을 콘텐츠로 친숙하게 풀어냈고, 이는 토스의 브랜드 가치 상승으로 이어졌죠. 토스의 사례는 글의 힘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얼마나 크게 기여할 수 있는지 실감하게 해줬어요.
기업을 운영하면서도 콘텐츠의 중요성을 느낀 적이 많았어요. 엘리펀트 컴퍼니 이전 건축자재 거래 플랫폼을 창업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뉴스레터 등 콘텐츠를 통해 많은 효과를 보기도 했죠.
토스 이야기도, 뉴스레터 이야기도 공감되네요. 저희도 뉴스레터를 발행하는데, 최근 많은 기업과 브랜드가 뉴스레터 등 콘텐츠 마케팅을 활발히 시도하는 것 같아요.
맞아요. 치열한 뉴스레터 전쟁도 그렇고,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관심은 확실히 증가했어요. 실제 최근 많은 대표님들이 “왜 콘텐츠 마케팅을 해야 해요?”라고 물어보시고는 해요.
어떻게 답변하세요?
우리 모두는 소비자로써 경험이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어떤 제품을 사기 위해서 포털 사이트에 검색하고 찾아본 경험, 있으시죠?
있죠. 당장 어제도 그랬는걸요.
정보를 찾기 위해 검색을 시도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어요. 소비자는 매우 능동적인 존재죠. 그렇기 때문에 콘텐츠 마케팅은 중요해요. SEO를 관리하고,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검색 결과 상위에 노출될 수 있다면, 정보를 찾아 헤매는 적극적인 소비자로부터 오가닉하게 인바운드 효과를 누릴 수 있으니까요.
효과적인 콘텐츠 마케팅, 핵심은 ‘그로스’에 있다
그렇다면 좋은 콘텐츠란 무엇일까요?
타깃 페르소나에게 의도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게 좋은 콘텐츠라고 봐요. 이를 위해 하나의 콘텐츠에 너무 많은 메시지를 함축하기 보다는 한 콘텐츠에 하나의 메시지를 담는 데 집중하는 걸 권해요.
좋은 콘텐츠를 만든다고 효과적인 콘텐츠 마케팅을 한다고 볼 수는 없겠죠?
그렇죠. 콘텐츠 마케팅 자체를 퍼포먼스 관점에 치중해 본다면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요. 콘텐츠 마케팅의 핵심은 ‘그로스’에 있어요.
요컨대 장기적인 관점에서 콘텐츠에 대한 고객의 반응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실험을 이어가는 거죠. 고객과의 관계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조회수나 유입률보다 이런 부분에 신경 써야 해요.
조금 더 자세히 듣고 싶은데요.
클릭 수 같은 건 단편적인 개인의 정보예요. 콘텐츠 마케팅에서는 보다 유의미한 활동에 집중해야 해요. 개인이 아니라 집단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져야 하죠.
그들이 어떻게 들어왔고, 어디로 이동했으며, 그곳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관찰하고, 이를 분석해 역으로 추적하고 추론해야 해요. 이를 기반으로 테스트를 거치고, 리뷰하고, 이 과정을 장기적으로 반복하는 거죠.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검색 엔진을 통과해야 하고요.
구글, 네이버 같은 검색 엔진이요?
검색 엔진은 1번 고객이라고 보면 돼요. 진짜 고객은 그 다음에 있죠. 관문 같은 거예요. 검색 엔진을 통과해야 진짜 고객에게 닿을 수 있죠. 검색 엔진을 통과할 수 없다면 비용을 쓰고 우회하는 수고를 들여야 하죠.
엘리펀트 컴퍼니는 검색 엔진을 통과할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리네요.
이미 블로그를 통해 다양한 팁을 공유하고 있기도 해요. 검색 엔진이 원하는 바는 동일하고 명확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한번 통과하면 그 다음은 쉬워요.
4단계 프로세스로 실현하는 효과적인 콘텐츠 마케팅
클라이언트와 본격적으로 컨설팅에 들어간다면 보통 어떤 과정을 거치나요?
기업, 업종, 목표마다 다른 게 많지만 공통적인 건 결국 비즈니스라는 점이에요. 따라서 가장 먼저 공통적으로 정확한 기간과 목적, 목표를 물어보죠. 이를 통해 클라이언트에 적합한 전략을 수립하고 이후 공통적으로 4단계 프로세스를 반복하게 돼요.
4단계 프로세스요?
가장 먼저 마케팅 언어를 수립하고, 전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함께 수립합니다. 그 다음은 고객의 언어를 찾고 SEO 개선 등 웹사이트를 개선하죠. 고객의 니즈를 해결하는 과정으로 보면 돼요. 그 이후는 1단계에서 이뤄진 퍼널에 맞게 콘텐츠를 풀어내고요. 그 이후는 루커 스튜디오 등 여러 툴을 활용해 성과를 리뷰하고, 리뷰에 맞게 다음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이 반복돼요.
흥미롭네요. 그런데 2단계에 언급한 고객의 언어란 무엇인가요?
고객의 언어란 고객의 고객이 쓰는 언어에요. 말 그대로 클라이언트의 타깃 고객이 사용하는 언어죠. 각 시장마다 특정 의미를 가지는 단어가 있고, 은어도 존재하죠. 그런 언어를 이해하는 건 타깃 고객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니까요. 효과적으로 타기팅할 수 있는 콘텐츠는 타깃에 대한 이해에 바탕을 두는 법이죠.
예시를 하나 들을 수 있을까요?
저희 고객사 중 리얼라이저블이라는 회사가 있어요. 공장 관리 SAAS 기업이죠. 리얼라이저블의 타깃은 50~60대 공장 대표님들이에요. 그들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를 이해해야 한다는 거죠. 그래야 페르소나를 구체화할 수 있으니까요. 타깃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다면 비단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 현수막을 쳐서 콘텐츠 마케팅을 할 수도 있고요. ‘공구리 친다’는 은어를 모르면서 공장 대표님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는 어렵겠죠?
재밌는 예시네요. 그런데 4단계 프로세스 또한 장기적인 관점이에요. 조급함을 가지고 단기 성과에 대한 니즈를 보이는 경우는 없나요?
있죠. 하지만 단기적인 퍼포먼스보다 장기적인 그로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편이에요. 그럼에도 설득이 되지 않는다면 저희의 타깃 고객이 아닌 거죠.
외부에 콘텐츠 마케팅에 대해 활발하게 메시징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에요. 장기적인 관점만 가지면 무조건 성과를 낼 수 있다고 확신하니까요. 구체적인 성과를 공개하기도 해요. 광고 없이 오가닉 리드가 5배 증가했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해외와 국내 콘텐츠 마케팅 시장, 얼마나 차이날까?
단기 성과에 대한 니즈를 요구하는 고객이 있다는 건 결국 콘텐츠 마케팅에 대한 국내 시장의 숙련도가 높지는 않다는 이야기 같기도 해요.
B2B 쪽에서는 솔직하게 북미 시장과 비교해 7~8년은 뒤쳐져 있죠. 딱 그 정도 과거에 북미 시장이 현재 국내 시장과 비슷했으니까요. 해외는 이미 마케팅, 세일즈 직무도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고, 더 치열한 시장이 됐죠.
북미 시장은 구체적으로 어떤가요?
정부 주도권이 소비자에게 넘어가며 소비자는 보다 능동적으로 검색하고 활동하며 구매 결정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이런 변화가 북미 시장에서는 빠르게 수면 위로 올라왔고, B2B는 다양한 고객을 아우르며 설득하기 위해 콘텐츠의 중요성을 일찍 실감하게 됐죠.
콘텐츠 싸움이 본격화되자 비슷한 내용을 가지고 1만~1만5000자 사이에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거듭했어요. 이는 검색 결과에 대한 피로도로 이어졌고요. 그 결과 지금은 링크드인처럼 아예 정보가 정제돼서 제공하는 B2B 소셜이 인기를 끌기도 해요. 측정 가능한 부분이 아닌 측정 불가능한 평판을 관리하고 마케팅하는 데 집중하는 경향도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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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시장과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까요?
국내는 의도한 대로 고객이 행동하는 걸 목적에 둔다면 해외는 기본적으로 시장이 필요한 모든 정보를 풀어두는 식이에요. 측정을 깊게 하지도 않고, 노출과 도달처럼 브랜딩에서 중요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 또는 추적할 수 있는 것만 추적하죠.
이런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뭘까요?
일단 서비스, 기술의 발전 차이가 가장 크고요. 중요한 기술 발전을 주도하는 건 대부분 북미고, 따라서 마케팅 시장도 기술의 수혜를 가장 빠르게 보고 변화하는 거죠. 아이폰이 이끈 스마트폰의 보급도 그렇고, 페이스북도 북미 시장이 가장 빨랐고, 링크드인도 마찬가지였던 것처럼 말이죠.
물론 문화적인 특성도 있어요. 명함 저장하실 때 리멤버와 같은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 있으시죠?
있죠. 자주 사용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북미 시장은 여기에서 나아가 아예 명함을 사고 파는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어요. 과연 이런 개념이 국내에 활용될 수 있을까요? 전 어렵다고 봐요. 문화적인 차이가 있는 거니까요.
그렇다면 국내 시장에 맞는 콘텐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할까요, 아니면 해외의 전략을 빠르게 가져와 도입해야 할까요?
지금 효과적인 걸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고객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전제가 돼야 해요. 고객의 레벨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효과를 볼 수 없는 거니까요.
전 콘텐츠 마케팅이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타깃한 고객에게 그들에게 필요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다면, 결국 성장을 야기하는 콘텐츠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