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UX

AI 전략 조직 신설한 나인파이브의 AI·UX 융합 도전기

AI 시대 핵심은 ‘사용자에 맥락에 맞는 경험’ 창출하는 데 있어

AI는 더 이상 미래의 꿈만 같은 기술이 아니다. 지난달 1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AI의 빠른 확산과 생산성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취업자 5512명 중 51.8%가 실제 업무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이제 AI는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에겐 AI는 부담스러운 주제다. 어디서 시작해야 하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단순히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수준을 넘어서 UX와 디자인, 개발이라는 기존 역량을 토대로 AI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하며 전문성을 구축한 에이전시가 있으니, 바로 ‘나인파이브(NINEFIVE)’다.

나인파이브는 오늘날의 정체성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의 시도와 시행착오가 쌓여 만들어진 결과라고 말한다. 과연 나인파이브는 어떻게 현재의 AI와 UX를 융합해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는 전문 에이전시라는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었을까? 나인파이브의 AI 신설 조직 ‘AI 전략 셀’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나인파이브는 UX와 디자인, 개발이라는 기존 역량을 토대로 AI 프로젝트를 직접 수행하며 전문성을 구축하고 있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반반플레이’ 프로젝트에서 발견한 가능성

나인파이브의 AI와 UX를 융합하는 여정은 반반플레이 프로젝트로부터 시작했다(자료=나인파이브)

나인파이브에 따르면 AI와 UX를 융합하는 여정은 거창한 목표나 장대한 계획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지난 해, 반영구화장 전문 기업 블라썸클라우드와 함께 진행한 ‘반반플레이’ 프로젝트는 나인파이브가 “사용자 경험 속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렇게 기존 UX 설계와 비주얼 디자인 역량이 AI 기술과 만나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반반플레이 프로젝트는 이후 나인파이브가 사용자 경험 속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만들었고,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AI 도입의 기준점이자 출발점이 됐다.

(자료=나인파이브)

Q. 반반플레이 프로젝트가 AI UX로 향한 여정의 시작이라 들었는데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반플레이는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하면, 눈썹을 제거한 뒤 스타일러스를 활용해 눈썹 문신 디자인을 가상으로 시도해볼 수 있는 모바일 앱이었습니다. 프로젝트 초기에는 기본 모델을 적용했지만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아 이미지가 어색하거나 자연스럽지 못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후 모델을 상황에 맞게 튜닝하면서 성능이 크게 향상되었고, 사용자 경험의 자연스러움이 높아졌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고객사의 만족도 또한 크게 높아졌고 내부적으로도 ‘AI 프로젝트를 충분히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었죠.

반반플레이 프로젝트는 개발 초반 코드 기반에서 비전 기반 AI 전환 이후 사용자들이 체감하는 경험이 크게 달라졌다(자료=나인파이브)

Q. 해당 프로젝트에서의 경험이 이후 팀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반반플레이에서의 경험은 이후 다양한 프로젝트의 기준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모델을 단순히 적용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맥락에 맞게 튜닝하며 성능을 끌어올린 과정은 팀에 중요한 학습이었습니다. 우리는 이 경험을 통해 AI 성능 개선은 기술적 조정에 그치지 않고, 사용자 경험의 어느 지점에서 AI가 개입해야 하는지를 기획과 디자인 단계부터 고민하는 문제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후 프로젝트에서는 기능 설계나 화면 디자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AI 접목’을 고려하게 되었고, 단순한 기능 구현을 넘어 ‘사용자 경험 속에서 AI를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라는 관점을 갖게 되었습니다.

텍스트 모델로의 역량 확대와 글로벌 무대 도전

나인파이브는 지난 1월 CES 2025 전시회라는 글로벌 무대에서 AI 역량 증명에 도전했다(자료=나인파이브)

앞서 AI 전환의 효능과 가능성을 확인한 나인파이브는 이내 이미지에서 텍스트와 음성 기반으로 발걸음을 넓히고 글로벌 도전에 나섰다. 특히 나인파이브가 삼성, 구글과 함께한 ‘삼성반도체 스마트 키오스크’ 프로젝트는 단순 기술 시연이 아니라, 음성과 시각 입력을 통합하고 지난 1월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인 CES 2025라는 글로벌 무대에서 AI 역량을 증명해낸 사례라고 말한다.

Q. 가장 최근 프로젝트인 삼성반도체 스마트 키오스크도 궁금합니다!
삼성과 구글과 함께 멀티모달 AI 키오스크를 개발해 CES 현장에 선보이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음성으로 정보를 요청하면, 음성과 화면 기반으로 삼성 반도체 제품을 설명해 주는 키오스크였죠. 음성과 일반 시각적 결과값을 동시에 다루고 관람객과 실시간 상호작용하는 서비스인 만큼 실제 전시장에서 작동하며 우리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Q. 예상과 다르게 어려움이 많았던 프로젝트라 들었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우선 반도체 제품명이 너무 복잡해서 음성 인식 모델이 잘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때문에 초기 모델에선 음성 인식이 생각했던 것처럼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았고,  다른 STT 모델들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자료=나인파이브)

Q. 그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나요?
결국 학습 음성 데이터의 수집 단계부터 우리가 직접 관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데이터 수집과 학습 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했는데요. 2만 분이 넘는 음성 데이터를 수집하고, 발음을 세분화해 학습해야 했습니다.

전용 앱 개발의 경우 임직원 모두가 직접 데이터를 업로드하도록 했고, 학습용 데이터 파이프라인과 모니터링 대시보드도 자체적으로 구축했습니다. 모델 튜닝엔 전직원이 나서서 수천번 고치면서 최적화를 해나갔습니다.

Q. 해당 과정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무엇이었나요?
아무래도 AI는 ‘완성된 결과물’이 아니라 ‘지속적인 개선 과정’이라는 점개발자는 이제 불확실성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입니다. 실제 해당 프로젝트에서 ‘된다’ ‘안된다’ 같은 이분법적인 시각으로 기능 문제를 한 개씩 해결해 나갈 생각으로 작업하니 AI가 같은 입력 값에도 아웃풋이 계속 다르게 나오는 모습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확실히 이런 경험이 이제 우리 개발자들도 AI의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지속 튜닝해 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나인파이브는 삼성반도체 스마트 키오스크 프로젝트를 통해 AI의 불확실성을 인지하고 개선의 목표로 삼았다(사진=나인파이브)

AI·UX 융합 경험의 상징 ‘AI 전략 셀’의 탄생

나인파이브는 단순 기능 구현이나 이벤트성 시연에 그치지 않고, 기획 제작 디자인 등 전 과정에 아우르는 통합적인 AI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자료=나인파이브)

CES 2025 이후 약 2개월 뒤, 나인파이브는 그동안의 경험을 조직 전략의 핵심 중 하나로 끌어올리기로 결심했다. 2025년 3월, ‘AI 전략 셀(AI Strategy Cell)’을 신설하며 본격적으로 AI UX를 스튜디오의 핵심 역량 중 하나로 선언한 것이다.

여러 프로젝트를 거치면서 얻은 경험을 일회성의 기획 및 단순한 작업 포트폴리오 중 하나로 취급하지 않고, 모든 기획과 디자인, 개발 단계에서 통합 전략적 요소로 고려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그 결과 현재 AI 전략 셀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 모델 설계, 서비스화, 그리고 클라이언트 맞춤형 AI 활용 제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Q. 앞선 프로젝트들이 AI 전략 셀 신설에 큰 영향을 주었나요?
네, 여러 AI 프로젝트 경험을 통해 이젠 AI를 조직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다뤄야 한다는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단순히 AI의 제한적인 기능 구현이나 이벤트성 시연에 그치지 않고, 기획 제작 디자인 등 전 과정에 아우르는 통합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기획팀 내부 셀로 출발해 전사적으로 확장됐고,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어느 기업이든 새롭게 조직을 신설하는 것은 어려움과 리스크를 동반하는 일인데요. 신설이나 운영 면에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아무래도 신규 조직 신설 과정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이를 주도할 핵심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기획팀 내부 셀로 시작해 팀장이 직접 리드하며, 기획 팀장의 HCI 전공 지식을 바탕으로 프로세스를 정착시키고 신규 인력 채용도 진행했죠.

AI 전략 셀은 AI를 나인파이브의 일상적 업무와 사고방식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환점으로 작용했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Q. AI 전략 셀은 신규 인력만으로 구성됐나요?
아뇨, 기존 인력과 신규 인력을 분리하지 않고 함께 참여하게 했는데요. 이런 결정은 팀 시너지는 물론 AI 역량 확장과 전환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기존 인력은 신기술에 대한 낯섦과 자신감 부족을 극복하고, 신규 인력은 열정과 비전을 바탕으로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었죠.

한편 기획 팀의 경우 AI 관련 지식 부족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자신감이 떨어지는 어려움이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여러 차례 워크숍과 학습 과정을 반복하며 지식을 쌓고 프로젝트 사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보완했습니다.

Q. 이렇게 만들어진 AI 전략 셀이 나인파이브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우선 데이터 모델 설계, 프로세스 구축, AI 모듈화 및 서비스화에 집중했는데요. AI 어드바이저, AI 랩, AI 모듈이라는 명확한 서비스 구조를 세운 것은 물론, AI를 나인파이브의 일상적 업무와 사고방식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환점으로도 작용했습니다.

그 결과 단순히 신기술을 시험해 보는 것이 아니라, 거의 모든 프로젝트를 기획 단계부터 AI 구조를 고려하고, 디자인과 개발 과정에 이르기까지 AI를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됐습니다. 각 부서가 AI를 낯선 기술로 여기지 않고, 자신의 역할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도구로 받아들이는 인식 전환도 일어났죠.

Q. 향후 나인파이브가 지향하고자 하는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이제 나인파이브는 단지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조직을 넘어,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통해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 목표를 더 깊이 이해하고, 함께 미래를 설계하는 조직이 되고자 합니다.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클라이언트와 함께 성장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나인파이브가 바라보는 AI 시대의 미래

나인파이브는 지속·선제적으로 R&D를 이어가며 인터페이스 구성, 몰입형 경험 설계, 성능 최적화 연구를 축적하고 있다(사진=나인파이브)

이런 신규 조직 신설에도 불구하고도 나인파이브는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기술과 사용자 경험모두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AI와 XR을 결합해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창출하려는 시도가 두드러진다.

나인파이브는 XR이 아직 게임 중심의 시장에 머물러 있지만, 앞으로 기기의 보급이 늘어나면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나인파이브는 프로젝트와 별개로 R&D를 이어가며 인터페이스 구성, 몰입형 경험 설계, 성능 최적화 연구를 축적해오는 중이다. XR 환경에 AI를 접목해 지금까지 없던 몰입형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Q. 홈페이지에서도 XR 강조가 눈에 띄는데요. 나인파이브가 XR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비록 현재 XR이 게임 중심의 시장이지만, 앞으로 기기의 보급이 늘면서 다양한 산업에 활용될 것이라 예상합니다. 또한 XR 환경에 AI를 접목하면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XR은 저희가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분야입니다.

이를 위해 고객 프로젝트가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R&D를 진행하며 인터페이스 구성, 몰입형 경험 설계, 성능 최적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노하우와 경험을 축적 중에 있죠.

Q. AI 시대 디자이너와 개발자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분명 그런 이야기도 있었지만 여러 프로젝트를 겪으면서는 오히려 각자의 역할이 더 명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데이터와 AI 모델을 다루는 과정에서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모두 서로의 영역을 이해하고 협업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졌습니다.

예를 들어 개발자는 기술적 한계를 고려한 구조를 설계해야 하고, 디자이너는 그 구조 위에서 시각적 경험을 설계해야 하죠. 이처럼 경계가 무너졌다기보단 협업과 상호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인파이브는 AI 시대 오히려 디자이너와 개발자 등 각자의 역할의 더욱 선명해졌다고 말한다(사진=나인파이브)

Q. 최근 AI 시대에 주목할만한 차세대 사용자 경험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특정 기술이나 디자인을 주목하기 보단 중요한 건 사용자의 맥락에 맞는 경험을 창출하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디지털 환경은 웹과 앱을 넘어 XR, VR, AR 등으로 확장될 것이며, 각각의 기술은 상황에 따라 보완적으로 쓰일 것이라 보기 때문인데요. 결국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사용자의 맥락에 적합한 경험을 어떻게 설계하고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Q. 그럼 마지막으로 AI 시대를 준비하는 UX 실무자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요즘 사용자들은 다양한 서비스에서 좋은 경험을 이미 접했기 때문에 높은 수준의 경험을 당연시합니다. 때문에 AI 경험에선 명확성신뢰성이 핵심이고, 결과에 대한 의구심을 줄이고 답변 속도에 대한 기대에 대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며, 이건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가야 할 과제 생각합니다.

INTERVIEW

최수지 나인파이브 AI 전략셀 총괄 리더
송준석 나인파이브 AI 전략셀 개발 리더
권유진 나인파이브 AI 전략셀 디자인 리더 권유진
  •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직접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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