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0명 모인 하이파이브 2025… 비결은 “내가 가고 싶은 행사를 만드는 것”
원티드랩 하이파이브 2025 TF팀을 만나다

100명 이하의 규모에서 1000명 단위 규모까지, 많은 기업이 오프라인 행사에 욕심을 내고 있습니다. 기업과 프로덕트를 단기간에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건 물론, 잠재 고객에 이르는 타깃 소비자와의 접점을 직관적으로 형성할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잘 팔리는 행사를 만드는 건 어렵습니다. 끝내 매진이 되지 않는 행사는 물론, 티켓이 팔렸음에도 저조한 참석률을 보이는 행사도 많습니다. 그 가운데 지난 5월, 많은 이들이 주목한 행사가 있었는데요. 바로 HR 테크기업 ‘원티드랩’에서 주최한 ‘하이파이브 2025’입니다.
양일간 진행된 하이파이브 2025를 찾은 인파는 4500명에 달합니다. 1000명을 넘기면 규모 있게 잘됐다는 평가를 받는데, 4000명이 넘는 숫자는 압도적이죠. 컨퍼런스의 1일차 ‘HR데이’ 티켓은 한 달 만에 매진됐고, 2일차 ‘메이커스데이’ 티켓도 두 달 만에 전부 팔렸습니다.
하이파이브 컨퍼런스는 올해로 3년차인데요. 어떻게 원티드랩은 3년 만에 이렇게 큰 규모의 행사를 성황리에 개최할 수 있었던 걸까요? 지난 6월 초, 송파에 위치한 원티드랩 사옥에서 6인의 TF팀 멤버 중 4명을 직접 만나 그 비결을 물었습니다.
컨퍼런스에 대한 확신? 사람들이 원하고 있었다

4000명이 넘는 규모의 큰 행사인 만큼, 원티드랩에서 많은 인력이 힘을 보태고 있지만, 그 주축에는 6명의 TF팀이 존재합니다. 그중 이번 인터뷰에서 만난 4인은 각 김지수 사업개발 매니저, 황유나 마케팅팀 콘텐츠 마케터, 백나은 BX디자인팀 브랜드 디자이너, 모상필 HR파트너팀 사업개발 매니저인데요.
이 중 김 매니저는 하이파이브 컨퍼런스의 시작부터 함께해온 인물입니다. 하이파이브 컨퍼런스 이전 원티드랩에는 ‘원티드콘’이라는 이름의 웨비나가 존재했습니다. 하이파이브 컨퍼런스는 팬데믹 이후 이를 오프라인으로 확장한 건데요.

오프라인에서 컨퍼런스를 시작하는 건 용기가 필요합니다. 정말 사람들이 원하는지, 팔리는 컨퍼런스가 될지 불안하거든요. 김 매니저는 “원티드랩에 이에 대한 확신을 준 건 ‘커뮤니티’였다”고 이야기합니다. 원티드랩은 ‘HR프렌즈’라는 이름의 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500명이 넘는 멤버를 보유한 커뮤니티 안에서 다양한 직군의 실무자의 의견이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니즈로 모이는 것을 보며 컨퍼런스 개최에 대해 확신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죠.
김 매니저의 확신은 적중했습니다. 3년 전 처음 시작한 하이파이브 컨퍼러스는 얼리버드 티켓 100장이 단 한 시간 만에 모두 매진됐고, 총 1500명의 인파가 컨퍼런스를 찾았거든요.
참석률 88%… 꾸준하게 성장한 하이파이브
첫 단추를 잘 꿴 하이파이브 컨퍼런스는 꾸준하게 성장했습니다. 작년 시작해 올해 1000장 정도 티켓을 늘린 메이커스데이도 모두 매진됐습니다.
참석률 또한 높습니다. 김 매니저에 따르면 국내에서 대표적인 행사 플랫폼인 ‘이벤터스’에서 개최되는 행사의 평균 참석률은 75% 정도에 그칩니다. 대략 10명 중 3명은 신청하고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건데요. 하이파이브 컨퍼런스의 경우 작년에는 80%를, 올해는 무려 88%에 달하는 참석률을 기록했습니다. 신청한 거의 모든 인원이 실제 행사장을 찾은 셈이죠.

파트너사의 열기도 뜨겁습니다. 모 매니저에 따르면 이번 하이파이브 컨퍼런스에 참여한 파트너사는 54개에 달합니다. 그는 “컨퍼런스에 파트너사로 참여하기 위해 대기하는 기업도 많았다”고 말합니다.
이처럼 참가자와 기업 모두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건 그만큼 하이파이브 컨퍼런스가 참가한 기업과 개인에게 만족을 주기 때문입니다.
내가 참가자라도 듣고 싶은 이야기여야
컨퍼런스에서 핵심은 유익한 세션을 기획하는 일입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어떤 사람들이 우리 행사에 참여하는가?”인데요. 원티드랩은 누적된 참가자 데이터를 통해 매년 더욱 타깃을 구체적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실제 김 매니저는 “주로 3~7년차 직장인, 주니어의 경우는 팀 단위로 행사장에 방문한다. 그들은 실무에 적용 가능한 인사이트를 적극적으로 탐구하는 사람들”이라며 행사의 주 타깃에 대한 명확한 페르소나를 구축하고 있었습니다.

타깃이 명확한 만큼, 원티드랩은 행사 섭외에 있어서도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있습니다. 단지 유명하다고 해서 하이파이브 컨퍼런스의 연사가 될 수는 없죠. 가장 큰 기준은 “내가 참가자라면 이 세션이 듣고 싶은가?”입니다. 내가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고 만족할 수 있는 인사이트가 아니라면 어떤 참가자도 만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죠.
TF팀은 우선 사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습니다. “어떤 회사의, 어떤 이야기가 듣고 싶은가”를 물었죠.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대기업의 사례를 궁금해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구성원 대부분이 ‘실험적인 스타트업이나 IT 기업의 이야기가 궁금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를 반영해 이번 컨퍼런스의 세션에는 ‘배달의 민족’ ‘당근’ ‘오늘의 집’ 등 실험적인 자세를 가진 스타트업의 실무자가 여럿 연사로 참여해 실제 과업 과정에서 도출한 인사이트를 나눴고, 그 결과 참가자의 호평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는 행사를 홍보하는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활용됐는데요. 황 마케터는 “하이파이브 컨퍼런스를 마케팅하는 과정에서 연사별 콘텐츠에 대한 사전 A/B 테스트를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인기 연사나 강연 주제를 중심으로 마케팅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긍정적인 사전 유저 반응과 높은 참석률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단편에 그치지 않는 페스티벌
컨퍼런스의 분위기도 행사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이전부터 원티드랩은 HR 콘텐츠를 전달할 때 늘 쉽고 재밌게 전달하는데 집중하고 있는데요. 이는 “성장과 배움에 진지한 사용자라고 해서 그들이 접하는 콘텐츠까지 딱딱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콘텐츠는 이해하기 쉽고 재밌어야 한다”는 원티드랩의 믿음 때문입니다.

따라서 하이파이브 컨퍼런스 또한 정적이고 일방향적인 컨퍼런스보다는 ‘HR 페스티벌’과 같은 분위기를 지향합니다. 백 디자이너는 “내가 가고 싶은, 재밌는 행사여야 사람들이 온다”고 밝히기도 했죠. 실제 행사장에는 원티드랩의 캐릭터가 큰 면적의 ‘OOH(옥외광고)’와 ‘DOOH(디지털 옥외광고)’에 적극적으로 활용돼 페스티벌에 온 듯한 느낌을 줬습니다.


캐릭터를 활용한 여러 굿즈 또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백 디자이너는 “작년 캐릭터가 크게 프린팅 된 가방에 대해 만족하는 피드백이 많았다”며 “올해도 캐릭터를 활용한 티셔츠 등 다양한 굿즈를 준비해 참가자의 만족도를 높였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단순히 페스티벌처럼 보이는 것을 넘어, 실제로 재밌고 만족스러운 경험을 주기 위한 장치도 여럿 존재했습니다. 우선 기존 원티드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플랫폼에서의 활동을 기반으로 획득한 포인트를 행사장에서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는 참가자 또한 현장에서 다양한 체험을 통해 포인트를 획득하고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었지만,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참가자에게는 더욱 많은 기회가 주어진 셈이죠.
파트너사 또한 같은 맥락으로 고려됐습니다. 모 매니저에 따르면 원티드랩은 컨퍼런스에 참여할 기업을 고려하는 과정에서 “행사를 통해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가”를 중점적으로 고민했습니다. 이를 통해 참가자는 매력적인 기업 부스에서 재밌는 이벤트와 함께 자신을 PR할 수 있어 만족했고, 파트너사는 행사를 통해 재밌고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는 것은 물론, 향후 기업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인재를 행사를 통해 여럿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컨퍼런스가 단편적인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하는데요. 김 매니저는 “하이파이브 컨퍼런스는 채용과 이직이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행사에서 유저는 원티드를 경험하고, 기업은 인재를 만난다. 행사가 끝나도 그들의 유기적인 연결은 계속되는 것”이라 강조했습니다.
잘 팔기 위한 고민이 아닌, 매년 발전하기 위한 고민
이외에도 하이파이브 컨퍼런스가 참가자와 기업을 사로잡은 데는 많은 이유가 존재하지만, 3년을 이어오며 무엇보다 강조되는 건 “작년의 피드백을 꼼꼼하게 반영하는 것”입니다.
하이파이브 컨퍼런스의 TF팀은 매년 행사가 끝나면 행사만큼 분주해지는데요. 행사에서 얻은 참가자와 기업의 피드백을 수집하기 위해서입니다. 다양한 설문은 물론, 파트너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오프라인 미팅도 진행하죠. 이를 통해 수집한 의견은 매년 더 큰 만족을 줄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는 토대가 됩니다.
예로 이번 컨퍼런스는 작년 행사에서 첫 세션 시작 시간인 오전 10시까지도 입장 줄이 길었던 점에 대한 불편을 토대로 1시간 이르게 입장 등록 부스를 오픈했으며, QR 코드를 도입해 한 명의 참가자가 등록을 마치는 데 평균 30초 이내의 시간이 소요되도록 대처했습니다.
참가자뿐 아니라 파트너사에 있어서도 피드백이 반영돼 개선된 부분이 존재했는데요. 원티드랩은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기존 매거진 광고보다 효과적인 홍보 방안을 고민했고, 올해 별도의 브랜드북을 제작해 각 기업의 정보를 콘텐츠 형태로 만들고, 기업 사이트로 연결되는 QR코드를 함께 삽입해 파트너사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도출했습니다.

올해도 TF팀은 수집된 피드백을 바탕으로 내년 행사에 대한 만족감을 높이기 위해 회의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예로 참가자의 계정이 기업이 아닌 개인 계정으로 등록된 경우 파트너사가 해당 정보를 활용하기 어려웠던 점, 세션의 인기로 인해 빠르게 자리가 차 세션을 서서 듣거나 듣지 못하는 참가자가 발생했던 점을 토대로 내년 행사의 개선점을 도출하고 있습니다.
TF팀에 따르면 하이파이브 컨퍼런스는 평균 6개월의 준비 기간이 소요됩니다. 연사와 공간 섭외까지 합치면 대략 8개월에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죠. 그럼에도 TF팀은 “힘들기보다는 늘 큰 보람을 느낀다”는 소감을 전했는데요.
김 매니저는 “하이파이브 컨퍼런스의 가장 큰 장점은 많은 사람들과의 접점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온라인으로는 측정할 수 없는, 현장의 반응은 늘 내가 하는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습니다.
TF팀은 거듭 잘 되는 행사는 ‘내가 가고 싶은 행사’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어쩌면 하이파이브 컨퍼런스가 매년 성장하는 건, 그들이 잘 팔기 위해 고민하기보다는 후회는 없고, 보람은 있는 행사를 목표로 하기 때문일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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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이민호 (treewords@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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