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온 AI 시대에 대한 대처? “AI는 어디까지나 수단”
김형택 디지털이니셔티브 그룹 대표 인터뷰
현지 시간으로 지난 9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4’가 열렸다. 아마존, 구글, 심지어 화장품 회사 로레알까지 이번 행사의 주요 테마는 단연 인공지능(AI)이었다.
AI가 야기할 산업 생태계의 변화는 인터넷의 등장이나 스마트폰으로 인한 모바일 시대의 개막 이상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기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AI의 시대에 올바르게 대응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김형택 디지털이니셔티브그룹 대표는 과거 디지털 전환의 사례에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디지털 전환에서 핵심은 ‘디지털’이 아니라 ‘전환’이었습니다. AI 시대도 마찬가지죠. AI는 어디까지나 수단일 뿐이라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김 대표에 따르면, 현재 국내외 산업계는 일부 제조업을 제외하면 디지털 전환의 마무리 단계에 진입한 상태다.
디지털이니셔티브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컨설팅 회사다. 그간 숱한 국내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포스트 디지털 전환의 주인공으로 주저 없이 AI를 꼽은 김 대표를 만나 다가온 AI 시대에 대한 해답을 물었다.
옴니채널의 실패, 디지털 전환으로 이어지다

1997년 인터넷 마케팅 컨설팅을 시작했죠. 인터넷 다음은 스마트폰이었어요. 스마트폰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계기가 됐고, ‘옴니채널’에 대한 주목으로 이어졌죠.
고객 중심으로 모든 채널을 통합한다는 개념의 옴니채널은 스마트폰에 의해 야기된, 디지털 전환의 도화선이었다. 많은 기업은 온라인에 친숙해진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오프라인의 디지털화에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그 방법은 위치 기반 서비스인 비콘을 활용해 오프라인 영업점 근처에 위치한 고객에게 할인 쿠폰 등을 보내는 등 1차원적인 수준에 그쳤다. 당연하게도 디지털에 친화적인 소비자는 그 정도에 현혹될 정도로 단순하지 않았고, 결국 어느 기업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서비스의 일부분을 바꾸는 게 아니라 전체를 디지털로 바꿔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죠.
옴니채널의 실패는 단순히 기존 시스템에 디지털 기술을 이식하는 것이 아닌,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는 기업이 본격적인 디지털 전환에 집중하게 되는 계기가 됐다.
디지털은 수단이었을 뿐
디지털 전환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디지털 전환은 조직 구조를 비롯해 기업의 거의 모든 기반을 새롭게 다지는 일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오프라인에 기반한 조직 구성을 가지고 있었고, 기업의 임원 및 CEO는 이를 디지털에 맞게 완전히 새롭게 개편하는 데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들은 익숙하지 않으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은 비용이 드는 디지털 전환보다는 임기 내 빠르게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방법을 고심했고,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 도입으로 디지털 전환을 완성하는 요행을 바랐다. 옴니채널 실패에서 겪었던 시행 착오를 그대로 답습하고 만 것이다.
중요한 건 디지털이 아니라 ‘전환’입니다. 디지털은 전환을 위한 수단일 뿐이죠.
김 대표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단순히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프로세스를 더욱 빠르고 간결하게 만들고, 나아가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일에 필요한 요소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데 있다. 아무리 빅데이터 등 최신 디지털 기술이라 해도 해당 기술이 기업의 프로세스 개선에 필요한지도 확인하지 않고 무턱대고 적용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실제로 디지털 전환의 모범 사례로 꼽히는 나이키의 경우, 디지털 기술 도입의 요행을 바라기보다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간 유통망을 제거하고 채널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간다는 내용의 ‘다이렉트 컨슈머 오펜스(Direct Consumer Offence)’ 전략에 집중했다.

나이키는 의류 기획에서 유통, 판매에 이르는 과정을 기존 1년 6개월에서 2주로 단축했으며, 이외에도 일관된 브랜드 채널 속에서 소비자의 고객 경험을 대폭 향상시키기 위해 관련 앱 출시, 매장의 디지털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고, 그 결과 하락세였던 영업 이익을 상승세로 바꾸는 성과를 냈다.
수단에 매몰되지 말고 전환에 집중할 것
디지털 전환의 과정은 ‘수단에 매몰돼 목표를 잊으면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이는 다가온 AI 시대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이야기다. AI도 결국은 수단으로 바라봐야 하며, 집중해야 할 것은 프로세스의 혁신을 이루는 방법인 것이다. 김 대표는 이 과정이 기존의 것을 모두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방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새로운 시도의 핵심은 늘 기업의 다양한 일원이 공동의 목표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문제를 해결하는 ‘거버넌스’에 있습니다.
요컨대 기업의 조직 구성, 문화와 일하는 방식 모두 디지털 전환을 거친 현재 체계의 연장선에서 접근해 AI에 맞는 거버넌스를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를 위해 기업의 CEO 등 C레벨 차원에서 새로운 생태계에서도 작동하는 거버넌스 구축을 위한 전략 및 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실제로 현재 디지털화를 거친 기업의 핵심 과제 대부분은 한 사업 부서에서 단일로 처리할 수 있는 종류의 과업이 아니다. 많은 기업이 당면한 중요 과제에는 여러 부서의 유기적인 협력이 필연적이며, 이는 이는 AI 시대에도 일맥상통한 이야기다.
결국 핵심은 생태계의 변화 속에서도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완성도 높은 조직을 구축하는 겁니다.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도록 돕는 것이 현 시대 리더에게 주어진 과업이자 역할이죠.
디지털이니셔티브그룹(Digital Initiative Group)은 국내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디지털혁신 및 전략추진에 필요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비즈니스 혁신, 디지털 리테일, 디지털 마케팅, 온디맨드 서비스 플랫폼, 옴니채널&O2O 전략 관련 컨설팅, 자문, 리서치, 교육 등을 진행하는 디지털전략 컨설팅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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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이민호 (treewords@ditoday.com)
- 섬네일손 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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