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되는 길… “경력개발에 실패란 없다는 생각을 가지세요”

정인준 모티브인텔리전스 이사 인터뷰


‘매너리즘(mannerism)’은 직장인에게는 익숙한 단어입니다. 특히 한 필드에서 오래 일하거나 반복적인 과업 수행이 일상이 된 사람이라면 더욱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습니다.

20년 이상 광고 업계에 몸담은 정인준 모티브인텔리전스 CTV 사업 총괄 이사 또한 한때 매너리즘에 빠졌던 적이 있습니다. 그의 첫 직장이었던 소프트뱅크 계열 IT 잡지사에 근무할 때였죠. 당시 그는 루틴적인 업무를 처리하며 미래에 대해 고민하기 보다는 지금의 현실에 안주하기 시작하던 차였습니다.

그런 정 이사의 삶에 변화가 찾아온 건 어느 날 한 선배가 다가와 질문 한 마디를 던진 순간이었습니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무료하게 앉아 업무를 처리하고 있던 그에게 선배는 이렇게 물었습니다.

너, 지금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정 이사는 선배의 이야기에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고 회상했습니다. “내가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었고, 언젠가 새롭게 도전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선배의 질문을 계기로 막연하게 계속 회사를 다닐 것이란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USP(Unique Sales Point)’를 발전시키기 위해 고민해야 함을 통감한 겁니다.

시야에 변화가 생기니 자신을 매너리즘에 빠지게 했던 업무도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매일 반복되던 과업과 익숙해진 필드가 발전 가능성을 품은 단서로 변모한 것이죠. 그렇게 정 이사는 끊임없이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MTV’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삼성전자’ 등 굵직한 경력을 쌓아오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만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굵직한 회사와 의미 있는 프로젝트를 여럿 거치며 성공적인 커리어를 구축한 모티브인텔리전스의 정인준 이사(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정 이사는 지금의 자리에 다다를 수 있었던 건 오래전 선배의 한 마디 질문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고마움을 나누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인데요. 얼마 전 강남에 위치한 모티브인텔리전스의 사옥에서 그를 만나 과거의 자신처럼 매너리즘에 빠져 있거나, 경력개발에 많은 고민을 가진 후배에게 전하는 진심이 담긴 조언을 들어봤습니다.

시장의 트렌드를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

자신의 USP를 발전시키기로 마음 먹은 후 정 이사가 언제나 게을리 하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시장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앞으로 떠오를 트렌드는 무엇일지 고민하는 일입니다.

첫 직장에서 이직을 결심한 것도 당시 직장에서 매일 접하는 IT 관련 소식을 담당하고 있던 광고 세일즈 업무와 연결 지어 고민한 결과 광고가 점차 지면에서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란 확신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다음 직장은 디지털 광고를 경험할 수 있는 인터넷 웹진이었죠.

국내 CTV 사업의 선두에 있는 모티브인텔리전스(자료=모티브인텔리전스)

이후에도 시장의 트렌드 변화를 놓치지 않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습니다. 디지털 광고를 접한 이후에는 디지털 광고의 벨류체인 전체를 경험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외국계 광고 대행사에서 디지털 광고 기획을 담당하는 팀장으로 거처를 옮겼고, 현재 모티브인텔리전스와 함께하는 것 또한 삼성전자에 재직할 당시 느꼈던 CTV의 미래 가능성을 모티브인텔리전스가 빠르게 진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정 이사가 커리어 변화를 결정한 때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결코 ‘감’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언제나 시장의 현황과 전망 등에 대해 충분한 분석을 토대로 결정을 내립니다. 현재 몸 담고 있는 CTV 사업 또한 96%에 달하는 높은 IPTV 가입률 등 시장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요소에 대해 충분한 조사를 거쳤죠.

CTV 사업의 미래에 대해서도 정 이사는 “계속 가파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보며 이에 대한 근거로 광고 송출을 시작한 아마존 프라임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아마존 프라임이 광고 송출을 시작하고 광고를 제거할 수 있는 요금제를 제공하기 시작했다”며 “국내도 쿠팡플레이 등 굵직한 OTT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광고 송출을 시작한다면 CTV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접점이 확대될 것이고, 이는 CTV 시장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당신은 실패에서 배웠는가?

고민과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늘 성공만을 겪은 건 아니었습니다. 사업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도 있었고, MTV와 마이크로소프트에 재직할 당시에는 국내 시장에서의 저조한 성과와 금융 위기 등 외부적인 이슈로 인해 회사를 떠나야 했습니다.

그러나 정 이사는 “경력개발의 관점으로 본다면 실패라는 건 없다”고 강조합니다. 과업을 수행하며 숱한 실패를 마주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프로젝트가 실패할 수도 있고, 사업의 성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 이사가 경력개발에 실패는 없다고 단언하는 것은 언제나 그에게 작은 단위의 실패는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계기였기 때문입니다.

무언가 배웠다면 경력개발의 측면에서는 성공입니다. 경력개발은 과정의 지속이니까요. 배움이 있다면 언제나 성공입니다

정 이사는 하나라도 배운 것이 있다면 경력개발의 측면에서 그것은 또 한번 성장할 수 있는 계기일 뿐, 결코 실패가 될 수 없을 강조합니다. 그는 예로 마이크로소프트에 재직할 당시 인게임 광고에서 목표했던 성과에 미치지 못했던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해외 콘솔 게이머를 중심으로 공략했던 인게임 광고(자료=Wired)

당시 정 이사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인게임 광고의 아시안 세일즈 리드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별도의 인터랙티브는 불가능하지만, 게임 내에서 다양한 광고를 자연스럽게 노출 시키는 인게임 광고는 콘솔 게임기가 보편화된 해외에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이에 마이크로소프트는 해당 서비스를 국내에도 확산시키고자 했지만, 콘솔 게임기가 아닌 PC가 활성화된 상태였던 국내에서 웹사이트 등 인터랙티브 광고에 익숙해진 소비자에게 인게임 광고는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국내 시장에서 인게임 광고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는 정 이사가 금융 위기의 여파에 시달리는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나야 했던 계기가 됐습니다. 하지만 국내에 인게임 광고를 유치하며 다양한 아시아 지사의 일원과 함께한 경험, 나아가 글로벌 팀과 커뮤니케이션 한 경험은 경력개발의 측면에서는 많은 도움이 되는 자산이었습니다.

프로젝트 성과 면에서는 좋지 못했지만, 이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사업 관점을 넓히고 보다 전문적인 시니어 관점에서 일할 수 있는 계기가 됐죠

이처럼 과업 수행 과정에서 겪는 다양한 사건을 모두 성장의 계기로 흡수한 정 이사는 이후 페이스북(Facebook)이 국내 시장에 진입할 때 글로벌 지사와 소통하며 페이스북 광고가 국내에 활성화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삼성전자에서 팀을 리드하며 CTV 사업 기반을 다지는 등 계속해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기업의 문제를 해결할 문제해결능력이 있어야

정 이사의 긴 커리어에 있어 한 가지 눈에 띄는 건 대부분 기업이 먼저 동행을 제안한 경우였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도, 현재 재직 중인 모티브인텔리전스도 모두 먼저 동행을 제안 받은 경우죠. 이처럼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된다는 건 많은 주니어가 꿈꾸는 목표이기도 한데요. 비결을 묻는 질문에 그는 “기업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이 경력직을 뽑는 이유는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에요. 그 문제를 내가 해결할 수 있어야 기업이 찾는 인재가 될 수 있죠

요컨대 기업이 경력직을 뽑는 이유를 이해하고, 기업이 풀어야 할 문제를 본인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을 적극적으로 길러야 한다는 겁니다. 정 이사는 이에 대한 팁으로 사내에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성장 시킬 기회를 적극적으로 탐구하길 권했습니다. 사내에서 기존 인원을 대상으로 새로운 포지션을 모집하거나, 특정 사업을 위한 TF 팀을 꾸리는 일이 있을 때 이를 기회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도전해보라는 것입니다.

정 이사가 이러한 방식을 추천하는 이유는 본인이 비슷한 경험으로 기업이 원하는 인재로 거듭났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오래 전 그가 인터넷 웹진에서 근무하던 당시 내부 인원을 대상으로 글로벌 광고 캠페인의 운영·세일즈 포지션을 모집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해당 포지션의 주 업무는 싱가포르, 미국 등 여러 해외 지사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었죠. 그는 해당 포지션에 적극적으로 지원해 이를 영어 커뮤니케이션 능력 향상과 외국 회사의 기업 문화에 대해 익히며 자신의 USP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사내 인사 담당자의 시각에서 기업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문제해결능력을 가진 인재로 비춰질 수 있는가 스스로를 진단할 수 있어야 해요

이에 더해서 정 이사는 “객관적으로 인사 담당자의 시각에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덧붙였습니다. 인사 담당자의 입장에서 자신이 추천할 만한 인재인지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부족한 요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보완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 것을 강조한 겁니다.

시장의 변화를 인정해야 성장한다

늘 시장의 변화를 주의 깊게 관찰할 것을 강조하는 정인준 이사(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시장의 변화를 인정해야 합니다. 발전은 그 순간부터 시작되니까요

경력개발에는 크게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직장에서 승진해 리더십을 쌓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을 옮기며 전문성을 쌓아 가는 것이죠. 정 이사는 그 두 가지가 대척점에 있는 게 아닌, 유연하게 필요에 따라 집중해야 하는 것임을 강조합니다.

정 이사는 “성장하고 리더십을 쌓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술에 따른 시장의 변화도 주의 깊게 관찰하는 시각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디지털 마케팅의 경우 발전 속도에 따라 계속해서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를 쫓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동시에 이는 AI, CTV처럼 많은 기회가 숨겨져 있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덧붙였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달라진 시장에서 자신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사람만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구축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디바이스 환경, 기술 변화에 따라 변화하는 과업에 대해 “내가 할 일이 없어졌다”는 등 자신이 기술 발전의 불이익을 받는다는 생각을 정 이사는 ‘패배의식’으로 명명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피력합니다. 그가 정의하는 성공적인 경력개발은 ‘계속해서 시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가 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변화하는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자신의 무기를 찾아 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변화한 시장에는 늘 새로운 문제가 기다리고 있고, 그러한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수요가 끊이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완성할 수 있는 인재라는 것입니다.

  • 에디터이민호 (treewords@ditoday.com)
  • 섬네일손 찬호
직접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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