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와 사용자 경험, 충분히 공존 가능합니다”
이승제 딜라이트룸 PO 인터뷰
서비스만 좋다면 사용자는 광고를 기꺼이 감수해요. 이런 심리를 이해하고 광고를 운영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사용자 경험과 광고 수익, 모두 개선할 수 있어요.
이승제 딜라이트룸 DARO팀 PO
광고가 전혀 없는 ‘청정 앱’을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앱 수익 대부분이 광고에서 나오기 때문인데요. 아무리 유료 앱이라도 요금제만으로 완벽히 운영되는 경우는 드물죠. 다양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메신저, 그 외 다양한 무료 앱이 광고를 싣는 이유입니다.
이론적으로는 광고를 덕지덕지 도배하면 그만큼 돈을 벌 수 있겠지만요. 현실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늘어난 광고는 사용자의 거슬림을 유발하고, 이는 곧 서비스 이탈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버튼 하나 클릭할 때마다 팝업 광고가 5개씩 뜨는 서비스, 아무도 이용하지 않겠죠.
광고를 둘러싼 앱 운영자의 고민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광고를 늘리자니 사용자 경험(UX)이 나빠질 것 같고, UX를 개선하자니 광고 수익이 바닥을 치기 때문이죠. 대부분 여기서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대놓고 광고를 도배하거나, 안 보이게 숨기거나.
둘 다 좋은 선택은 아닙니다. 이승제 딜라이트룸 PO는 “광고는 광고답게 적당히 거슬려야 한다”고 말합니다. 모두가 광고임을 인지할 수 있도록 말이죠.
광고 지면을 광고가 아닌 듯 ‘예쁘게’ 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UI에 잘 녹아 들 수 있도록요. 사용성을 해칠까봐 그런 건데, 오히려 최악의 선택입니다. 광고가 눈에 안 띄니 수익은 수익대로 떨어지고, 광고인줄 모르고 클릭한 사용자는 ‘낚였다’며 분노할 테니까요. 중요한 건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겁니다.
이승제 딜라이트룸 DARO팀 PO
이승제 PO는 광고 수익화 분야에선 알아주는 베테랑입니다. 디지털 마케팅 행사에 그가 연사로 등장하면 일단 눈길을 끕니다. ‘수익화’ ‘매출’ 등 제목부터 혹하거든요. 지금은 글로벌 1위 알람앱으로 유명한 알라미 제작사 딜라이트룸에서 DARO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DARO는 딜라이트룸의 광고 노하우를 집약한 서비스입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지만, 딜라이트룸은 인앱 광고를 무척 잘하는 조직입니다. 지난해 딜라이트룸 매출은 240억원으로 전년도(192억원) 대비 25% 성장했는데요. 이 성장세 대부분을 인앱 광고가 차지한다는 게 회사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효율적인 인앱 광고 요령을 다른 회사에 제공, 광고 수익을 개선해주는 서비스가 DARO인 것이죠. 현재까지 고객사 평균 광고 수익 성장률은 80%에 달하고요.
특히 주목할 점은 딜라이트룸이 ‘UX 친화적’으로 광고를 운영한다는 점입니다. UX가 망가지면 회사가 성장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철학입니다. 장기적 성장의 핵심 비결로 UX를 꼽은 것이죠. UX와 광고 수익, 어느 하나 포기하고 싶지 않은 여러분을 위해 이승제 PO를 만나 노하우를 직접 들었습니다.
광고는 핵심 기능에 배치해야 한다
Q. 먼저 묻고 싶다. 왜 광고를 운영할 때 UX를 고려해야 하나?
빠르게 돈 벌고 싶다면 광고를 우선해도 된다. 하지만 중요한 건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는 것이다. UX를 놓치면 사용자는 떠나고, 성장은 멀어진다. 때문에 인앱 광고를 하면서도 UX에 신경 써야 한다.
Q. UX 친화적인 광고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유저 여정에 친화적인 광고’라고 말하겠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크게 거슬리지 않으면서도 광고임이 명확히 인지돼야 한다. 많이 오해하는데 UI 친화적인 광고와는 엄연히 다르다. UX를 개선하겠다고 서비스 디자인에 잘 녹아들게끔 인앱 광고를 제작하는 경우가 있다. 디자인은 깔끔해졌을지 몰라도 이렇게 되면 광고인지 아닌지 모르게 된다. 의도는 좋지만 결국 사용자에게 혼란을 줘 UX가 나빠지는 결과로 이어진다.
Q. 광고를 숨기는 게 능사는 아니구나.
맞다. 중요한 건 균형이다. 사용자가 광고를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서비스에 고마움을 느낀 사용자는 광고를 개의치 않아 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유저 여정을 분석한 뒤 핵심 기능, 핵심 여정에 광고를 배치하는 게 좋다.
알라미를 예로 들면 이렇다. 알라미는 알람 기능에 광고를 띄운다. 그런데 보통 사용 이튿날부터 광고를 노출시킨다. 알람앱 특성상 신규 사용자는 첫날에 알람을 맞추기만 하고 아무 행동도 하지 않는다. 아직 서비스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 사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해선 안 된다. 알라미의 핵심 가치는 알람이 울리는 여정 속에 있기 때문에 알람이 작동하는 시점부터 광고 지면이 들어간다.
Q. 꼭 핵심 기능에 광고를 넣어야 할까?
다른 곳에 광고를 넣는다면 몇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우선 광고 효율이 떨어진다. 트래픽이 없는 장소에 광고를 넣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앱 운영자는 수익을 늘리기 위해 광고 지면을 추가한다. 결국 핵심 기능을 제외한 모든 곳에 광고가 실리게 되고, 사용자에게 ‘광고가 많은 앱’으로 인식될 것이다.
Q. 요즘 앱 상황은 어떤가?
대부분 두 가지다. UX가 망가지는 걸 지나치게 조심스러워 하며 광고를 숨기는 데 집중하거나 또는 아예 광고로 도배하거나. 전자의 경우 밸런스만 찾으면 금방 광고 수익을 높일 수 있다.
Q. 후자의 경우는?
소생이 어렵다.
Q. 이유는?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사용자의 앱 생애주기가 길어야 한다. 광고로 도배하면 사용자는 빠르게 이탈하고, 결국에는 서비스를 이용할 사용자가 사라지게 된다.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과 다름 없다.
광고 로직 개선으로 효과 높일 수 있다
요약하면 광고 지면은 명확히 드러나야 합니다. 관건은 광고로 인한 사용자의 불편을 상쇄할 만큼 가치 있는 서비스를 지녔는가겠죠. 그렇지 않다면, 서비스 질을 높이는 게 우선 과제일 겁니다.
Q. 인앱 광고 잘 하는 법, 노하우를 알려달라.
앱 내 광고지면을 효율화하고 광고 로직을 개선해야 한다. 그래야 광고 지면을 무분별하게 확장하지 않고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보자. 특정 화면의 체류 시간이 3초라고 치자. 3초 이내에 광고를 띄워야 한다. 그래야 사용자가 광고를 볼 테니까. 보통 외부 시스템을 받아 광고를 가져오는데, 통신 등의 문제로 3초 안에 광고가 안 뜰 수도 있다. 이 경우 광고를 미리 요청하는 방식으로 광고 로직을 바꿔볼 수 있다. 유저가 해당 화면에 진입하기 직전에 광고를 요청하는 것이다. 사용자 여정을 완벽히 꿰고 있어야 한다는 게 전제다.
Q. 또 다른 노하우가 있다면?
보통 광고 트래픽은 노출 정도에 따라 집계된다. 예컨대 절반만 노출돼도 ‘사용자에게 노출됐다’고 여겨지는 광고 지면이 있다면, 이를 활용해 광고가 절반만 노출되도록 페이지 UI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광고 수익을 내면서도 광고로 인한 사용자의 거슬림을 최소화할 수 있다.
Q. 전반적으로 무척 기술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
맞다. 우리도 수많은 광고 솔루션(구글 애드몹 등)을 사용한 뒤 노하우를 터득했다. 기본적으로 어떤 광고 솔루션을 사용하는지, 어떤 종류의 앱인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사용자 여정도 세심히 분석해야 한다.
Q. 소개하고 싶은 고객사 성공 사례가 있다면?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미세미세’라는 앱이 있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서비스인데, 문제는 서비스가 워낙 뾰족해 새로운 광고 지면을 추가할 수 없었다. 앞서 소개한 노하우를 적용해 4개월 만에 광고 매출을 2배 이상 높였다. 물론 UX는 기존대로 유지했다.
Q. UX가 유지됐는지 어떻게 검증할 수 있나?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A/B 테스트다. 기본적으로 신규 사용자를 대상으로 리텐션(잔존율) 및 사용지속성 지표를 살핀다. 신규 사용자가 광고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떨어지면 안 되는 가드레일 지표를 미리 정해둔 뒤 광고의 영향을 체크해 개선 여부를 결정한다.
VOC(고객 목소리)도 중요하게 본다. 불만의 개수 보다는 증감률을 체크한다. 광고로 인한 불만이 없을 순 없기 때문이다. 사실 사용자의 목소리는 단순 광고뿐 아니라 앱 전반에 걸쳐 중요한 요소라 딜라이트룸에서는 모든 PO가 매주 VOC 리뷰 미팅에 참석한다.
Q. UX가 특별히 중요한 업종도 있을지?
리워드 앱이 아닌 이상 UX를 놓쳐선 안 된다고 본다. 킬러 콘텐츠를 가진 곳이라면 모르겠지만,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가치가 소소할수록 더 신경 써야 한다. 유저가 광고를 감수하지 않고 떠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Q. DARO의 광고 수익 개선 프로세스가 궁금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기존의 UX를 거스르지 않는 방향으로 광고 지면을 확보하는 일이다. 그래서 사용자 여정 데이터 분석에 시간을 많이 쏟는다. 이후 광고 미디에이션을 통해 광고 집행 과정을 최적화하고, 광고 데이터를 모니터링하며 꾸준히 로직을 개선한다. 필요하다면 추가 광고 지면도 제안한다. 광고 정책, 트렌드 변화에 따른 컨설팅도 함께 제공한다.
Q. 고객사 평균 수익 증가율이 80%다. 이게 어떤 수준인지?
보통 미디에이션 업계에선 20~30%만 돼도 높은 편이다. 우리는 사용자 증가 없이 유저당 광고 수익을 80% 이상 높인다. 다만, 모든 앱을 성장시킬 순 없다. 서비스가 탄탄하지 않으면 광고 효과를 극대화하기 어렵다.
Q. 앱 운영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광고 수익은 회사 성장에 반드시 필요하다. 광고 잘 운영해서 돈 벌고, 이걸로 마케팅한 뒤 서비스 고도화에 투자할 수 있다. 그래야 해외 진출도 쉬워진다. 고객 경험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얼마든지 광고 수익 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