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달라진 추석 소비 패턴, ‘진입점 설계’로 본 ‘네·카·쿠’ 마케팅 전략

플랫폼 자산 살린 명절 프로모션 비교

(자료=클로드 제작)

추석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이커머스 플랫폼에 명절 연휴는 그저 쉬는 날이 아닙니다. 앞뒤로 한 달가량 이어지는 소비 대목이죠. 이에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프로모션 경쟁이 한창인데요.

국내 플랫폼 3강으로 불리는 네이버와 카카오, 쿠팡 역시 추석 기획전과 이벤트를 열며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할인 행사와 타임 이벤트, 선물세트까지 겉모습은 비슷해 보이지만 조금 더 들여다보면 소비자를 쇼핑으로 이끄는 방식은 저마다 다릅니다.

검색과 쇼핑 앱, 메신저, 커머스 생태계까지 각 사가 가진 플랫폼 자산이 다른 만큼, 소비자가 쇼핑을 시작하는 ‘진입점’을 서로 다르게 설계했기 때문이죠. 네이버, 카카오, 쿠팡은 각자의 특성을 어떻게 추석에 녹여냈을까요? 결론부터 미리 말하자면 네이버는 ‘상황’, 카카오는 ‘관계’, 쿠팡은 ‘시간’에 주목했는데요. 플랫폼 자산을 살린 이들의 추석 프로모션 진입점을 살펴봤습니다.

‘명절’ 넘어 ‘여가·휴식’… 소비 방식 다양

최근 들어 추석과 같은 명절 연휴를 ‘전통 행사’보다 ‘여가·휴식’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 기간을 보내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죠.

리서치 전문기업 피엠아이가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2026년 추석 연휴 인식 조사’에 따르면, ‘집에서 휴식’을 계획하고 있는 응답자는 59.6%에 달했습니다. ‘고향(본가) 방문’은 40.0%, ‘국내 여행’은 18.9%로 뒤를 이었고요. 취미활동(12.5%), 지인 모임(10.7%), 출근·업무(8.4%), 해외여행(6.0%)을 꼽은 응답자도 적지 않았습니다.

시간을 보내는 방식이 다양해지니 돈을 쓰는 곳도 여러 갈래였습니다. 오피스미디어 기업 스페이스애드가 직장인 101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석 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부모님 용돈·선물'(30.8%)이었지만, 차례·명절 음식 준비, 배달음식·OTT 등 자택 휴식 또한 10%를 넘겼습니다.

이처럼 명절 연휴의 소비 패턴은 한 가지로 특정할 수 없는데요. 부모님께 마음을 전하고, 상을 차리고, 집에서 쉬거나 여가를 즐기는 순간마다 각기 다른 소비가 일어나죠. 따라서 명절 프로모션을 준비하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이 가운데 어떤 순간을 쇼핑의 진입점으로 삼을지가 중요합니다. 모든 수요를 잡기는 어려운 만큼, 자사 플랫폼 자산을 활용해 소비자가 가장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는 방식을 골라야 하죠.

네이버, 네플스에서 연휴 상황별 큐레이션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추석 기획전 내 추석준비관 이미지. 연휴를 보내는 상항별로 상품을 큐레이션했다(자료=네이버)

네이버가 주목한 진입점은 연휴를 보내는 ‘상황’입니다. 그 무대는 전용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네플스)’인데요.

네이버는 22일까지 네플스에서 ‘추석+세일’ 기획전을 열고 약 1만 개 브랜드 상품을 선보였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기획전 카테고리 중 하나인 ‘추석준비관’입니다. 상품을 한데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 여행과 1인 가구, 귀성길 준비, 집단장 등 연휴를 보내는 상황별로 상품군을 묶었는데요. 명절 선물은 물론 액티비티와 국내외 숙소 티켓, 간편식, 가전·가구, 차량·반려동물 용품까지 아우릅니다.

명절 연휴를 보내는 여러 모습이 그대로 상품 카테고리가 된 셈입니다. 소비자가 ‘무엇을 살까’ 정하기 전 ‘이번 연휴를 어떻게 보낼까’를 고민하는 단계서부터 쇼핑을 시작하도록 입구를 넓힌 거죠.

이는 AI 기반 초개인화 쇼핑 앱 네플스가 지향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네이버는 지난해 네플스를 출시하면서 AI 기반 상품 데이터 분석에 이용자의 선호도와 구매 이력, 맥락과 의도를 결합해 맞춤형 상품과 혜택을 추천한다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검색창에 상품명을 입력하지 않아도, 각자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발견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취지입니다. 올해 초에는 회사가 보유한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쇼핑 탐색을 지원하는 네플스 앱 ‘쇼핑 AI 에이전트’를 내놓기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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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네이버는 데이터와 AI 위에 세워진 주력 자산 ‘네플스’를 중심으로 무엇을 살지 정하지 않은 이용자도 쇼핑을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는데요. 이번 추석준비관은 이를 명절이라는 특수 대목에 맞춰 풀어낸 사례로 보입니다.

카카오톡, 잠재 고객 만드는 ‘명절 인사’

카카오 추석 프로모션 홍보 이미지. 오는 27일까지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중심으로 추석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자료=카카오)

카카오는 ‘관계’로 쇼핑의 문을 엽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의 사용자 관계망을 활용해 ‘선물하기’를 중심으로 추석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는데요.

선물 목적의 모바일 커머스 서비스인 ‘선물하기’는 일반적인 쇼핑과 출발점이 다릅니다. 통상 구매하려는 물건을 먼저 떠올리지만, 여기서는 물건을 받을 사람을 먼저 생각하게 되죠. 카카오톡 친구 중 ‘누군가’를 떠올리는 순간이 곧 선물하기 쇼핑으로 첫발을 들이는 순간인 셈입니다.

카카오는 이번 추석, 한발 더 나아갔습니다. 매년 주고받는 ‘명절 인사’ 자체를 쇼핑의 발판으로 삼았는데요. 물론 카카오톡으로 명절 인사를 주고받는 풍경 자체는 새롭지 않습니다. 추석과 설이면 카카오톡 대화창에는 안부 메시지와 정겨운 이미지가 오가죠. 달라진 건 올해 카카오가 이 인사를 선물하기 추석 기획전의 진입점으로 적극 활용했다는 점입니다.

‘추석 인사 공유 이벤트’ 이미지. 추석 인사를 카카오톡 친구에게 공유하고, 메시지를 받은 친구가 프로모션 이벤트 페이지에 접속하면 할인쿠폰이 제공된다(자료=카카오)

‘추석 인사 공유 이벤트’가 그 주인공입니다. 방식은 간단한데요. 이용자가 선물하기 추석 기획전 내 인사 페이지를 카카오톡 친구에게 공유하고, 메시지를 받은 친구가 이벤트 페이지에 접속하면 최대 90% 랜덤 할인쿠폰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목할 부분은 할인율보다 쿠폰이 발급되는 구조입니다. 쿠폰은 인사를 받은 친구가 페이지에 들어와야 발급됩니다. 쇼핑 의도와 상관없이 오가던 인사 메시지가 그대로 기획전으로 들어가는 입구 역할을 하는 거죠. 이는 인사를 보내는 사람뿐 아니라 인사를 받는 사람도 쇼핑의 잠재 고객으로 연결합니다. 카카오톡 관계망이 추석 프로모션의 진입점이자 확산 경로가 되죠. 메신저 플랫폼이기에 가능한 방식입니다.

쿠팡, 로켓으로 ‘늦지 않는’ 명절 보장

쿠팡 추석 프로모션 홍보 이미지. 로켓프레시 전용 기획전을 별도 진행해 4800여 개 상품을 새벽·당일 배송으로 제공하고 있다(자료=쿠팡)

쿠팡은 ‘시간’을 잡았습니다. 명절 준비는 시간과의 싸움일 때가 잦습니다. 선물도 음식 재료도 모두 명절 전에 갖춰야 하는 게 일반적이죠. 빠른 배송이 명절 소비의 핵심 조건인 이유입니다. 이커머스는 물론 전국 단위 물류·배송 인프라를 갖춘 쿠팡이 보여줄 수 있는 진입점이기도 하고요.

쿠팡은 27일까지 멤버십(와우) 대상 할인전 ‘추석 페스타’를 열고 15개 카테고리에서 약 8만 개 상품을 선보이고 있는데요. 눈여겨볼 부분은 이와 별개로 25일까지 여는 ‘로켓프레시 추석 선물세트 및 명절음식 할인전’입니다. 로켓프레시는 쿠팡 와우 회원 대상으로 제공되는 새벽·당일 배송 서비스입니다. 신속한 배송을 앞세우는 쿠팡의 상징적 서비스죠.

이번 로켓프레시 기획전은 과일·수산물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와 송편·전 등 명절 음식까지 총 4800여 개 상품을 모두 새벽·당일 배송으로 제공합니다. 미뤄둔 장보기도, 뒤늦게 챙기는 선물도 제때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명절 소비의 조건 ‘늦지 않게’를 보장하는 것, 쿠팡이 추석 쇼핑의 진입점으로 내세우는 가치입니다.

한편, 쿠팡은 전통시장도 추석 프로모션에 끌어들였습니다. 음식 주문·배달 서비스 ‘쿠팡이츠’는 다음 달 15일까지 노량진수산시장과 손잡고 추석 맞이 기획전 ‘우리동네 진짜시장’을 진행하는데요.

이는 쿠팡이 올해 3월부터 청량리종합시장, 속초관광수산시장 등에서 이어온 전통시장 활성화 프로젝트의 연장선이기도 합니다. 이번 추석 대목에 소비자는 노량진수산시장에 직접 가지 않고도 앱에서 그곳의 수산물과 음식을 주문해 배달받을 수 있습니다. 참여 매장에서 쓸 수 있는 배달 할인 쿠폰도 선착순 제공하고요. 명절이면 붐비는 전통시장 장보기라는 오프라인 소비까지 온라인 판로로 끌어온 셈이죠.

우리의 무기는?

네이버·카카오·쿠팡 추석 프로모션 진입점 비교 표(자료=클로드 제작)

지금까지 네이버, 카카오, 쿠팡이 명절 소비자를 끌어오기 위해 설계한 추석 프로모션 진입점을 알아봤습니다. 같은 추석 대목이었지만 세 플랫폼의 전략은 달랐는데요. 네이버는 네플스를 중심으로 연휴를 보내는 상황에 맞춘 큐레이션을, 카카오는 카카오톡 관계망을 타고 오가는 명절 인사를, 쿠팡은 물류·배송 인프라를 앞세운 ‘늦지 않는’ 배송을 각각 쇼핑의 입구로 삼았습니다.

방식은 달라도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각자 가장 잘하는 것, 즉 이미 가진 플랫폼 자산을 명절 소비자의 니즈와 맞닿는 곳에 배치했다는 점이죠. 시즌 프로모션을 준비하는 실무자라면 참고할 만한 지점입니다. ‘무엇을 얼마나 할인할까’보다 ‘우리 고객은 어떤 순간에 쇼핑을 떠올리는가’, 그리고 ‘그 순간 우리가 가진 자산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먼저 물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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