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별 편차 경계해야” 카카오 리더가 밝힌 인플루언서 커머스 전략
누구와 어떻게 해야… 카카오 전략 총정리

심윤보 카카오 인플루언서콘텐츠팀 리더는 ‘인플루언서 커머스’를 “힘들어도 탐나는” 시장이라고 했습니다. 지난 28일 SNS 데이터 분석 기업 피처링이 개최한 소셜 마케팅 콘퍼런스 ‘퓨처링 26’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팬덤을 상대로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판매하는 소셜 커머스입니다. ‘공구’로 잘 알려진 공동구매, 어필리에이트(수익 공유) 등이 대표적인데요. 인플루언서가 유통 채널이 된다는 점에서 브랜드·제품 홍보에 초점이 맞춰진 인플루언서 마케팅보다 한층 진화된 형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대표 빅테크 카카오는 2021년 무렵부터 인플루언서 커머스를 시험해 오다 지난해 정식 사업으로 키우기 시작했는데요. 올해 성장세는 가파릅니다. 전년 대비 협업 인플루언서 수는 198%, 진행 건수는 248% 늘었고 총거래액(GMV)은 282% 뛰었습니다. 거래액 1억 원을 넘긴 ‘메가딜’도 170% 증가했고요.
숫자만 놓고 보면 순항이지만, 카카오는 여전히 이 시장이 “까다롭다”고 말합니다. 무엇이 까다롭고,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요. 카카오가 퓨처링 26에서 전한 인플루언서 커머스 실전 전략과 함께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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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 커머스, 왜 까다로울까
이날 심윤보 리더는 카카오 세션을 열며 인플루언서 커머스의 어려움부터 토로했습니다. “어떤 형태의 커머스 광고보다 리소스와 비용이 크게 들어간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일단 판매 조건이 까다롭다고 합니다. 이 사업을 전개하려면 최저가 보장은 기본이고요. ‘이 인플루언서에 이 조합’이라고 할 만한 단독 구성을 따로 기획해야 할 때도 있죠. 같은 상품을 판매 중인 다른 플랫폼과 조정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합니다. 고객 문의가 직접 쏟아지는 점도 변수입니다. 별도 CS 센터를 거치지 않고 다이렉트 메시지(DM)나 댓글로 바로 들어오기 때문이죠.
이해관계자 구조도 복잡합니다. 통상 플랫폼에서 커머스를 진행할 때는 브랜드와 플랫폼, 양자 간 협의면 충분합니다. 반면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여기에 인플루언서는 물론 그가 가진 고객 팬덤의 반응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심 리더는 “좀 더 고객 지향적인 관점에서 커머스를 준비해야 하는데, 여러 관계자가 그 부담을 감당하면서 정리하고 전개하는 게 쉽지 않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럼에도 심 리더는 이 시장을 “압도적 기회”로 봅니다. 사업 성장의 첨병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사실 카카오 전체 사업에서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습니다. ‘선물하기’처럼 조 단위 거래액을 내는 서비스가 있으니까요. 하지만 매출 증가분의 기여도로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다시 말해, ‘전체에서 몇 %냐’가 아니라 ‘올해 늘어난 거래액 중 몇 %를 만들었냐’로 봐야 한다는 거죠. 이 관점에서 보면 매년 늘어나는 거래액 중 상당 부분을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게 심 리더의 생각입니다.
전체 파이(매출)에서 얼마를 차지하느냐가 아니라 성장을 얼마나 견인하느냐로 봐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꼭 해야 하는 사업이라고 말하고 싶다.
관건은 ‘누구’와 ‘어떻게’
관건은 지속 가능한 사업 모델로 인플루언서 커머스를 키우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누구와’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죠.
카카오는 누구와 협업할까요? 심윤보 리더는 그 답으로 ‘신규’를 이야기했습니다. 이름난 메가 인플루언서에 집중하기보다 최대한 많은 신규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보고, 그중 가능성을 보인 이들을 주력으로 키운다는 설명입니다. 인플루언서 시장은 메타·유튜브 등 플랫폼에서 새로운 얼굴이 끊임없이 들어오는 “건강한 시장”이라는 판단에서입니다.
실제 새롭게 발굴한 인플루언서들과 꾸준히 협업한 결과, 연 4회 이상 협업하는 ‘고빈도’ 인플루언서 비중이 지난해 18%에서 올해 30%로 늘었습니다. 이 30%가 전체 GMV의 78%를 만들었고요. 지난해 처음 협업한 인플루언서 A씨는 올해 진행 횟수가 21배, GMV가 40배 늘었다고 합니다.
심 리더는 “지난해 검증된 신규 인플루언서가 올해 거래의 중심으로 성장했다”며 “신규 인플루언서가 당장 레퍼런스가 좋지 않을 수 있지만, 협업을 통해 키워 나갈 목적과 방향성이 명확하고 그 단서를 얻었다면, 지속적으로 협업해 보길 바란다”고 조언했습니다.

인플루언서와 접촉했다면, 다음은 커머스의 포맷을 결정해야 합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죠. 카카오는 브랜드 목적에 따라 세 가지 방식을 씁니다. 기존 기획전은 그대로 두고 별도 매출을 더하는 ‘독립형’, 예정된 프로모션에 인플루언서 콘텐츠를 더해 판을 키우는 ‘행사 연계형’, 기존 기획전을 대신해 특정 목표를 노리는 ‘대체형’입니다. 심 리더는 각 방식의 사례를 소개했는데요. 함께 보시죠.
1. 독립형
한 식품 브랜드의 사례입니다. 일반 기획전에서 판매가 저조하던 키즈 상품을 맘플루언서(엄마+인플루언서)들과 협업해 단가를 높이고 구성을 풍성하게 만드는 전용 구성으로 따로 판매했는데요. 단일 품목 거래액이 일반 기획전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이 거래의 최소 50% 이상이 외부 유입에서 나왔습니다. 인플루언서가 첫 유입을 만들고, 플랫폼 노출·랭킹 효과가 이를 키운 구조입니다.
2. 행사 연계형
이번엔 뷰티 브랜드의 월간 기획전 사례입니다. 인플루언서 커머스를 연계한 회차의 평균 GMV는 그렇지 않은 회차의 2배를 넘었는데요. 눈여겨볼 점은 이를 광고가 아닌 공동구매 방식으로 진행했다는 것입니다. 광고 형태의 홍보로만 끝내지 말고 수익을 나누는 방향으로 공동구매 마켓을 연계하는 게 효과가 더 좋다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방식으로 전체 거래 규모는 커졌지만, 인플루언스를 통해 유입된 GMV는 이전 건보다 높지 않았습니다. 이 사례로 심 리더는 행사 연계형의 역할이 무엇인지 배웠다고 하는데요. 인플루언서가 더 강력한 커머스를 설계하기 위한 촉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판매처가 아닌 대중적 관심도를 끌어올리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3. 대체형
대체형은 성격이 조금 다릅니다. 수입 물량이 제한돼 기획전을 더 늘리기 어려웠던 한 럭셔리 뷰티 브랜드의 사례입니다. 카카오는 연 5회 기획전 중 두 번을 인플루언서 기획전으로 전환했는데요. 세 건은 플랫폼과 연계해 기존 트래픽 기반의 커머스를 진행하고, 두 건은 인플루언서를 통해 신규 고객을 끌어와 고단가 상품을 판매하겠다는 전략적 목표가 있었죠.
그 결과, 인플루언서 커머스를 한 기간에는 구매자 수가 줄었지만 결제 단가가 훨씬 높았습니다. 일반 기획전과 전체 거래액은 비슷했지만 협업의 목표는 달성한 셈입니다. 따라서 대체형은 의사결정의 문제라고 합니다. 구매력 높은 타깃이나 신규 고객 유입이 목적이라면 인플루언서 기획전, 폭넓은 접근으로 많이 파는 게 목적이라면 일반 기획전이 적합하다는 거죠.

무엇을 경계해야 할까
세 방식의 사례에서 보았듯 인플루언서 커머스 효과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방심하면 안 됩니다. 특히 심 리더는 ‘딜(Deal)별 편차’가 주는 착시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카카오가 연 1000건 넘는 딜을 진행해 보니 평균값과 중앙값의 격차가 해마다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평균 GMV는 올랐지만 중앙값은 하락한 거죠. 실제 지난해 GMV의 중앙값 대비 평균의 차는 3.3배였지만, 올해 4.4배로 커졌습니다. 1억원 이상의 딜도 그 수가 오히려 줄었습니다. 대신 5억~10억원 대 대형 딜이 GMV를 끌어올리는 양극화가 두드러졌죠.
이 괴리를 줄이기 위해 심 리더는 인플루언서가 내세우는 레퍼런스를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시장에 공유되는 건 대개 베스트 케이스이기 때문이죠.
이와 관련해 심 리더가 평균값이 같은 두 사례를 언급했는데요. 키즈 카테고리에 명확한 ‘편집숍’ 콘셉트를 가진 맘플루언서는 딜마다 성과를 예측할 수 있었고, 반면 콘셉트보다 시즌성·화제성·최저가에 반응하는 한 채널은 특정 딜은 7억~8억원에 달했지만, 어떤 딜은 100만~200만 원에 그칠 만큼 편차가 심했습니다. 인플루언서가 어떤 고객을 가졌고 어떤 방식으로 커머스를 전개하는지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지속 성장을 위한 3가지 실행 원칙
방향을 정했다면 다음은 실행입니다. 심윤보 리더는 인플루언서 커머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세 가지 실행 원칙을 제시했는데요.
첫째, ‘명확한 목표와 성과 기준을 세워라’입니다. 단발성 거래 매출에 집중하면 한 번의 건으로 끝나거나 지속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이는 결국 수익성 등 지표에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플랫폼 등 기존 판매처와 부딪혀 커머스가 중단되는 상황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협업 목적과 기대 성과를 먼저 정의하고, 이에 부합하는 정량 지표를 설정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입니다.
둘째, ‘인플루언서의 전문성을 믿어라’입니다.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통상적인 광고처럼 브랜드 메시지를 그대로 노출하는 게 아닙니다. 인플루언서의 고객에게 상품을 파는 행위죠. 당연하게도 인플루언서만큼 본인 고객을 잘 이해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목표와 핵심 가이드라인은 공유하되, 콘텐츠와 표현·설득 방식은 인플루언서에게 맡기는 게 좋습니다. 그랬을 때 오히려 인하우스 마케터가 생각하지 못했던 브랜드와 상품의 새로운 가치가 고객에게 전달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꾸준한 테스트와 학습, AI를 통한 개선’을 당부했습니다. 인플루언서 커머스의 성과는 쉽게 나오지 않을 거라고 합니다. 다만 그 잠재성을 고려해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결과를 축적해가야 한다는 거죠.
특히 심 리더는 AI 도입으로 이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는데요. 현재 인플루언서 커머스가 ‘노동집약적’ 형태로 진행되기에, AI 전환 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겁니다. 또 관계 기반 사업인 만큼 AI를 활용하면, 플랫폼과 브랜드, 인플루언서 간 정확한 정보·가이드 공유로 휴먼 에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봅니다.
심윤보 리더는 세션을 마치며 “인플루언서 커머스는 아직 파이를 나눠 먹는 시기가 아니다. 파이를 키워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는데요. 강력한 팬덤을 무대로 콘텐츠 소비와 구매·결제가 한 번에 이어지는 이 방식이 소셜 커머스의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아 가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유통 활로를 찾고 있는 브랜드라면 이제 인플루언서 커머스의 문을 두드려보는 것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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