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파랑 사라진 태극문양… 대한항공은 왜 CI를 리뉴얼했을까?
대한항공 CI 디자인 리뉴얼의 배경 및 의도 분석

지난 12일 41년 된 하늘색 배경의 태극문양의 대한항공 로고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대한항공이 기업 이미지(CI) 전면 리뉴얼을 하며 새로운 브랜드 아이텐티티를 공개했기 때문인데요. 그러나 새로워진 디자인을 두고 일반 대중은 물론 디자인 업계에서도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깔끔하다” “최신 트렌드에 맞는 로고 같아 보기 좋다” 같은 호평이 있는 반면, “저가항공사(LCC) 로고 같다” “대한항공의 정체성이 사라졌다” “디자인팀은 책임지고 총사퇴해라”라는 혹평도 있습니다.
이렇게 일반 대중은 물론 디자인 업계까지도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 대한항공의 CI 리뉴얼. 과연 어떤 의도를 가지고, 어떤 배경에서 비롯된 결정이었을까요? 이번엔 대한항공의 새로운 CI의 시각적 변화와 그 이면에 담긴 의도와 배경을 짚어보겠습니다.
대한항공은 왜 바꾼걸까?

먼저 왜 대한항공은 기존에 잘 사용하던 CI를 변경한 것일까요? 실제 이번 새로운 대한항공 CI를 둘러싼 갑론을박을 보고 “기존 로고를 잘 쓰고 있었는데, 굳이 바꿔서 긁어 부스럼을 만든 것 같다”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데요. 하지만 업계인들과 대한항공 측은 이번 CI 변경이 단순히 미적 요소 변화가 아닌, 대한항공이라는 기업과 브랜드가 나아가고자 하는 새로운 방향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새로운 CI와 로고타입의 변화는 기업의 변신을 알리는 선언이다”며 “아시아나와 화합적 결합을 의미하는 대한항공의 새로운 CI는 시장에 보내는 변화와 도전의 분명한 메시지다”라며 이번 CI 변경이 아시아나와 합병을 마무리하고 도전하는 대한항공의 도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는데요.
이후 대한항공 역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번 CI 교체는 아시아나와 통합 대한항공 출범을 계기로 수년간 어수선한 분위기를 반전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하면서 이번 CI 변경이 대한항공의 새로운 출발과 도전을 의미한다고 밝혔습니다. 요컨대 아무런 이유 없는 뜬금없는 CI 변경은 아니라는 이야기이죠.
사람들은 왜 반발할까?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렇게 나름 이유가 있는 CI 변경에 반발하고 있는 것일까요?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는 개개인마다 다른 만큼 정답은 없지만, 가장 많은 공감을 받고 있는 이유 분석은 ‘과도한 단순화’와 ‘대한항공이 가진 국적기라는 대표성’입니다.
요컨대 지나치게 미니멀하게 바뀐 디자인이 오히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차별성을 잃게 만들었으며, 더불어 대한항공은 단순 기업을 넘어 오랫동안 국적기로서 국민적인 정체성과 상징이었기 때문에 이런 CI 변화에 아쉬움을 넘어 상실감을 느끼고 반발한다는 이야기인데요.
청운대학교 디자인센터 연구교수이자 브랜드 디자인 에이전시 나인웍스의 박재영 대표는 브런치스토리를 통해 “기존 대항항공의 태극 문양은 태양(빨강)과 바다(파랑)를 상징하며, 한국의 정체성을 강하게 드러내는 요소였다. 하지만 이번 디자인에서는 이 색상을 제거하고 단순한 선 형태로 처리하면서 의미 전달력이 약해졌다”며 새로운 디자인이 심플하고 현대적인 느낌을 줄 수 있지만 기존보다 정체성이 약해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브랜드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이런 반발 현상을 두고 “‘대한’이라는 이름에 담긴 무게감과 국가의 위상 및 정체성이 담겨 있어 감정이입이 쉽다는 점을 이유로 꼽을 수 있다”며 이런 상징성과 정체성이 대한항공의 리브랜딩이 특히나 많은 반발과 논란을 불러일으킨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공유했습니다.
왜 빨강 파랑색의 태극색을 빼버렸을까?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대한항공의 CI는 어떻게 바뀌었고, 어떤 배경과 전략 하에 이뤄진 걸까요? 새로운 CI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이자, 가장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은 태극 문양의 붉은색과 파란색이 사라지고, 짙은 푸른색의 단색의 선으로 태극무늬를 표현한 심볼의 변화입니다.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브랜딩 에이전시 리핀코트는 이 태극 한국의 전통 ‘상모놀이’에 영감을 받아 리본 형태의 곡선의 태극 문양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는데요.
하지만 이에 대해 많은 소비자가 네덜란드의 KLM, 독일의 루프트한자 등과 같은 해외 항공사들과 구분하기 힘들어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는 것을 넘어, 기존 한국의 정체성이 사라졌다며 반발심까지 내보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디자인 업계에서도 이런 태극 심볼 색상 변경에 대해 다양한 해석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중 가장 유력한 것은 ‘글로벌 국제 시장을 타깃을 삼기 위한 현대적인 변화’라는 분석입니다. 태극의 경우 보색 대비 효과로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지만, 형태가 달라도 보색이 유지되면 비슷해 보이는 부작용이 있으며, 심지어 강렬한 보색 대비는 여러 매체에 포괄적으로 적용하기도 힘들기 때문인데요.

실제 대한항공은 “절제된 표현 방식으로 현대적인 이미지를 구현해 항공사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모던함을 강조했다”며 “대한항공 다크 블루 단색에 대한민국 대표 국적 항공사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이미지를 담아냈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CI 변경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다”며 “태극무늬에서 빨간색과 파란색을 포기했다는 지적은 조금 서운하다. 새로운 태극무늬로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고자 했다”고 말하면서 최근 주요 기업 브랜드가 추구하는 모던함과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추구하면서도 대한항공 고유의 ‘헤리티지(Heritage)’를 계승해 한국 대표 항공사로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음을 강조했습니다.
왜 명조체를 버리고 고딕체를 선택했을까?

물론 이번 CI 리뉴얼이 단순히 심볼만 바꾼 것은 아닙니다. 로고타입 ‘KOREAN AIR’ 역시 바뀌었는데요. 기존 대한항공은 각 글자마다 두께에 차이를 가지는 등 복잡한 아웃라인의 개성 강하고 전통적인 인상을 주는 명조 계열의 폰트를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새롭게 리뉴얼된 대한항공의 CI는 명조체 계열이 아닌 고딕체 계열의 단순 명료한 아웃라인 폰트의 로고타입을 선보였습니다.
때문에 앞선 심볼 변화만큼은 아니지만 로고 타입의 폰트 변경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하는 소비자들이 있는데요. 이에 대해 디자이너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모바일 앱 등 디지털 환경에 발맞춘 변화’입니다. 명조체의 경우, 작은 화면이나 낮은 해상도에선 뭉개지거나 흐릿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사용성 친화적인 부분에서 고딕체에 경쟁력이 떨어지는데요.
실제 대한항공은 로고타입과 동일한 디자인 특성을 적용한 대한항공 전용 서체와 아이콘을 함께 선보이며 “대한항공 홈페이지와 앱은 물론, 공항·라운지·기내 등 다양한 환경에서 만나볼 수 있다”며 다양한 환경에서 새로운 폰트를 선보일 것이라 말했습니다.

향후 운영과 전략에 달린 CI의 성공 여부
결국 이번 대한항공의 CI 변화는 글로벌·디지털화 환경에 발맞춘 유연성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전통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하려는 과감한 시도인 동시에, 기존 브랜드 정체성 계승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낳은 예시라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기존 브랜드 정체성과 개성이 약화됐다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도 업계에선 이번 리브랜딩의 성공 여부 판단은 아직 이르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CI란 단순히 디자인을 넘어 브랜드의 정체성과 연결된 요소이기 때문에, 새로운 디자인이 대한항공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지, 반대로 아이덴티티를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을지는 앞으로 대한항공의 운영과 전략에 달려 있다는 것인데요.
과연 40년 만에 과감한 CI 리뉴얼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과 시작을 알린 대한항공이 그동안 쌓아온 강력한 브랜드 자산을 계승해낼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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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 섬네일조 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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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즐거움이 사라졌다
보는 즐거움이 사라졌다
변경전 로고에
수직 날개에 아시아나의 삼색을 수평으로 놓았다면 훌륭했을텐데
실제 색상에 관련한 피드백이 많은만큼 좀 더 다채로운 색상의 CI를 선보였으면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이 남는 변화인 것 같습니다 🙂
해와나가서 항공사가 표지판에서 잘보여야 찾기쉽지 ci가 어두컴컴해서 어딨나 물어봐야함. 오늘 공항에서 경험한 내용
맞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