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UX

“다시 기능 돌려내라!” 왜 사용자들은 X의 ‘좋아요’ 비공개에 반발할까?

UI·UX 관점에서 본 X의 ‘좋아요’ 비공개 조치

(자료=디지털인사이트)

“오늘부터 좋아요는 모든 사람들에게 비공개로 설정됩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X(구 트위터) 엔지니어링 팀이 공식 계정으로 업로드한 2줄짜리 공지의 첫 문장이다. 이후 X는 과거 트위터 시절부터 십수년 동안 유지해오던 ‘좋아요(마음에 들어요)’를 비공개 처리했다. 일론 머스크 X 이사회 의장이 X 계정으로 밝힌 사유는 ‘개인 사생활 보호’였다.

이후 X 사용자는 더 이상 타인의 ‘좋아요’ 목록과 자신이 보고 있는 게시글에 누가 ‘좋아요’를 눌렀는지 확인할 수 없게 된 것은 물론, 안드로이드 버전 앱에서는 게시글을 올린 사용자조차 자신의 게시물에 누가 ‘좋아요’를 눌렀는지 확인할 수 없게 됐다.

얼핏보면 좀 더 자신만의 사생활을 보장해줄 것 같은 업데이트지만, 이에 대해 X 사용자의 반발은 굉장했다. 업데이트 직후 국내에선 ‘머스크*끼’ ‘멜론*끼’ ‘일론*끼’ 등의 욕설이 섞인 키워드가 실시간 트렌드 키워드에 올라온 것은 물론, 해외에선 단순 사용자 개개인의 반발을 넘어 집단 행동을 준비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실제 ‘스타워즈’ ‘어벤져스’ 등 유명 영화의 배우로 익숙한 할리우드 배우 마크 해밀은 자신의 X 계정을 사용해 “사람들은 트윗에 좋아요를 누른 사람이 바로 나라는 것을 알길 원한다”며 계정 팔로워들에게 #BringBackLIKES 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하도록 촉구했다. 자신이 좋아요 한 것을 알릴 수 없게되자, 이모티콘 댓글을 통해 ‘좋아요’ 버튼을 대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그렇다면 개인 사생활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된 조치에 왜 이렇게 많은 사용자가 반발하고 있는 걸까? 이번 글에선 UI·UX 디자인 관점에서 X의 좋아요 비공개 논란을 다뤄본다.

SNS와 ‘좋아요’

(자료=Adobe Stock)

사용자들이 ‘좋아요’의 비공개 조치에 반발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선 먼저 X를 포함한 기존 SNS 서비스의 핵심과 ‘좋아요’의 역할부터 알 필요가 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부터 시작해 많은 사람이 자신을 독립된 인격체이며, 외부로부터의 영향에 자유로운 영혼이라 주장하지만 많은 사람의 내면에는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기저에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이 다른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하고 서비스 사용하면 무의식적으로 어떤 경험을 했는지 궁금해하는 것과 자신도 같은 제품 서비스를 체험·구매하려 하는 행동을 보이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사회적 검증(Social Validation)’이라 부르며, 사회적 검증은 UX 디자인에서도 핵심 개념 요소 중 하나다.

(자료=라이트브레인)

사회적 검증은 이미 많은 제품 서비스 디자인에 응용되고 있지만, 우리 일상 속 SNS에선 특히나 더 자주 사회적 검증을 접할 수 있다. 무언가를 자랑하거나 공유하고, 그것을 인정받고, 타인에게 많이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다시 새로운 것으로 인정받으려고 시도하는 순환구조가 SNS 사용자 경험의 핵심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SNS에서 ‘좋아요’ 버튼은 사용자에게 만족감과 성취감을 선사해 SNS 활동을 지속하도록 유도하고, 사용자가 자신이 인정받는지 확인하는 지표인 동시에, 서로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다.

실제 업데이트 이전 X는 타인의 계정 메인 페이지까지 접근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팔로우 하고 있는 사용자가 특정 게시글을 ‘좋아요’ 표시했다는 알림 문구를 띄우면서 사용자의 참여를 촉진하고 커뮤니티 형성 및 소통 활성화에 기여했다.

심지어 X의 경우 ‘좋아요’가 자정작용 역할을 하기도 했다. 자신을 알고 있는 지인이 자신의 좋아요 표시 목록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심리적인 장벽이 돼 범죄모의나 각종 차별을 유도하는 극단적인 게시글에 사용자들의 목소리가 모이는 것을 방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노스웨스턴 대학의 브라이언 우지 교수는 이번 X의 좋아요 비공개 업데이트 결정에 “끔찍한 아이디어”라며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것만 들을 수 있는 방에 더 깊게 틀어박히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우려를 내보였다.

사용자 선택권과 자율성을 고려하지 않은 X

이번 논란에 대해 ‘좋아요’ 숫자를 숨기는 소셜 미디어가 늘어나고 있으며, X 역시 대세에 올라탄 것일 뿐이라는 옹호 의견도 있다. 이들이 근거로 제시한 것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그리고 유튜브였다. 얼핏 보면 모두 하나같이 유명한 SNS들이며, 충분한 근거로 쓸 수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옹호와 근거들 역시 UX 디자인 관점으로 보면 치명적인 맹점이자, X 사용자들이 반발하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다. 바로 X의 경우 사용자에게 ‘선택권’이 없는 것이다.

지난 6월 13일 X가 사용자에게 일괄 발송한 안내 메시지(자료=X)

실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의 경우 사용자가 별도 설정을 통해 공개적으로 ‘좋아요’ 숫자를 숨길 수 있다. 유튜브 역시 별도 설정을 통해 좋아요 숫자를 숨길 수 있지만 세 가지 SNS 예시 모두 기본적인 설정은 ‘좋아요’를 공개 처리하며, 사용자에게 ‘좋아요’를 숨길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한다. 반면 X는 사용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하지 않았다. 13일 이후 일괄적으로 적용된 결정으로 사용자는 어떤 선택권도 제공받지 못했다.

이런 선택권 없는 업데이트는 단순 불쾌함을 넘어 UX 디자인 및 사용성 관점에서도 좋지 못한 결정이다. 실제 과거 국내 대표 포털 사이트 네이버는 2021년 대대적인 UI·UX 개선 업데이트 당시 오랫동안 기존 UI·UX 디자인에 익숙해져 있던 사용자들의 반발을 사전에 고려해 신규 UI·UX 업데이트와 동시에 구버전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을 제공한 바 있다.

2021년 네이버가 대규모 UI·UX 업데이트 제공했던 구버전 UI 유지 기능(자료=네이버)

투명성이 결여된 X

좋아요 비공개 업데이트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업데이트 및 기능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요컨대 큰 파장을 줄 핵심 기능 업데이트에 대해 사용자들이 납득할 만한 공지를 제공하지 못했고, 이것이 사용자들의 불신과 반발로 이어졌다는 주장이었다

실제 투명성 제공은 신규 제품 서비스 출시 및 서비스 리뉴얼 개선 등에 있어서 많은 UX 디자이너들이 중요시하는 요소 중 하나다. 새로운 서비스의 작동 방식이나 개선 사유, 변화로 인한 긍정적인 결과 등을 명확히 제시하고 사용자가 ‘멘탈 모델(Mental Model)’을 형성하게끔 도와 높은 기대치나 예상과 다른 기능에 대해 실망하고 떠나는 사용 포기를 막기 위해서다.

반면 이번 X는 ‘좋아요’ 비공개 조치에 대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전 공지하지 않았다. 공식 고객 센터에선 업데이트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은커녕 업데이트 노트조차 업로드되지 않고 있다.

제대로된 업데이트 노트조차 업로드되지 않고 있는 X 고객센터(자료=X 고객센터)

그 결과 이번 업데이트 이후 개인 사생활 보호라는 업데이트 사유에 납득하지 못한 사용자들은 업데이트에 반발해 X를 떠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일론 머스크의 과거 행적을 찾아 그가 ‘좋아요’를 눌렀던 게시물을 찾아내 “일론 머스크가 여러 성인물에 ‘좋아요’를 누른 것이 들킬까봐 좋아요를 비활성화 한 것이다” 등의 추측까지 주요 언론 매체에서 언급되고 있다.

점진적 업데이트를 하지 않은 X

X의 이런 과감한 정책에 대해 업데이트 자체 방향성이나 옳고 그름을 제외하고도 업데이트 방법 자체가 잘못됐다는 UX 디자이너들의 분석도 있다. 이들은 이번 X가 사용 경험에 큰 영향을 주는 핵심 기능에 너무 큰 변화를 갑자기 적용한 것이 사용자가 반발하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 많은 UI·UX 디자인 교육 업체들이 제품 서비스의 규모가 클수록, 개선하려고 하고자 하는 기능이 중요할수록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교육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UI·UX 디자인 기본 핵심 법칙인 ‘제이콥의 법칙’은 언제나 사용자는 새로운 변화에 불안을 느끼며 그동안 축적된 경험대로 제품 서비스가 작동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하고 있다.

전 세계에 디자인 툴을 공급하고 있는 어도비 역시 이베이가 하루 만에 대대적인 웹페이지 개편을 진행했다가 수많은 항의를 받아 결국 디자인 롤백을 진행한 사례를 대표적인 예시로 들면서 UX 디자이너들에게 극적인 재설계를 피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반면 X는 엔지니어링 팀이 최초로 ‘좋아요’ 비활성화 공지 게시글을 업로드한 지 약 21시간 만에 조치를 적용한 것은 물론, 수많은 사용자들의 항의에도 관련한 추가 반응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

앱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도 기존 좋아요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자료=X)

사용성을 중시하지 않는 X의 어두운 미래

X는 2022년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 이후부터 유료 사용자 인증 표시, 비로그인 사용자의 게시글 열람 금지, API 사용 제한 등 여러 사용성을 중요시하지 않는 업데이트를 이어나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사용성이 동반되지 않는 업데이트는 사용자 수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유명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지난 3월 X 모바일 앱의 전 세계 일일 활성 사용자 수(DAU)가 1억 7400만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고 보고하며 “전반적으로 SNS 앱의 DAU가 감소하고 있지만, X만큼 급락세를 보인 앱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X의 좋아요 비공개 조치 논란은 제품 서비스를 개선할 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풍부한 리서치를 거쳐야 하며, 사용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 섬네일손 찬호
디자인Y

One thought on ““다시 기능 돌려내라!” 왜 사용자들은 X의 ‘좋아요’ 비공개에 반발할까?

  1. 구멍가게 좋좋소처럼 일론 머스크 입김 한번에 회사 휘둘리니 이따구로 망하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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