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왜 접어야 해?” UX 디자인 관점으로 본 폴더블폰의 부진
왜 폴더블폰은 주류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는가
“스마트폰 자체의 가능성을 변화시키며 차세대 모바일 혁신의 역사를 열어가겠다”
지난 2019년 삼성전자가 갤럭시 폴드 폴더블폰을 선보이면서 말한 코멘트다. 실제 삼성전자가 주도 중인 폴더블폰은 2007년 애플의 아이폰 출시 이후 스마트폰 시장의 가장 주목할 만한 혁신으로 불리고 있다. 그동안 상상만 해왔지만 현실화시키지 못하던 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와 접히는 스마트폰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플립 라인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2024년 현재까지 매년 폴더블폰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갤럭시 폴드 시리즈는 벌써 6세대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런 삼성전자의 열렬한 폴더블폰 지지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냉담한 상황이다.
지난 6일 대만의 유명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폴더블폰이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왜 이런 혁신에도 불구하고도 폴더블폰은 스마트폰 시장의 주인공이 되지 못하고 있을까?
이번 글에선 UX 디자인 관점에서 폴더블폰의 흥행 부진에 대해 들여다본다.
온보딩에 실패한 폴더블폰

2019년 폴더블폰 첫 등장부터 이어지고 있는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바로 “그래서 내가 왜 화면을 접고 펴야 하냐”라는 기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물음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아무도 이런 의문에 답을 하지 못하고 있고, 결국 폴더블폰은 쓰는 사람만 쓰는 휴대폰이라는 이미지까지 붙고 있다.
작금의 폴더블폰이 자신들의 가장 큰 특장점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더 나아가 명확한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UX 디자인 관점으로 본다면 사용자 분석에 실패하고, 좀 더 세심하게 들어가면 ‘온보딩’에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다.
UX 디자인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사용자의 요구와 기대를 충족 시키는 것이다. 특히나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 서비스를 출시할 때 UX 디자이너들은 사용자가 제품 서비스의 가치와 장점을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 기능과 장점을 쉽게 설명하는 과정인 ‘온보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폴더블폰의 경우, 결국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를 때까지 사용자가 왜 화면을 접고 펴야 하는지 명확한 가치를 제공하지 못했다. 그 결과 사용자들이 폴더블폰의 장점을 인식하기는커녕, 폴더블 폰의 가장 큰 특징을 불필요한 기능이라 인식하게 됐다.
실제 딜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 일반 스마트폰 사용자들 중 46.2%가 기존 형태의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겠다는 응답했다. 이렇게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겠다고 말한 답변자 중 35.2%는 폴더블폰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접었다 펴는 행위가 불편하다’ 라고 답변했다. 심지어 이들은 애플 폴더블폰 역시 구매할 의향이 없다는 답변을 과반 이상(54%) 기록하며 단순 브랜드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어필했다.
앱 생태계 호환성 문제를 겪고 있는 폴더블폰

스마트폰의 사용자 경험(UX)은 단순히 외형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휴대폰을 손으로 잡았을 때 느껴지는 그립감, 전원이나 볼륨 조절 버튼을 눌렀을 때의 느낌, 화면 및 앱 이동 탐색 조작감, 화면 구성의 심미성, 심지어 앱이 제공하는 정보와 기능의 유용함까지 다양한 순간순간의 경험들이 통합돼 스마트폰의 사용자 경험이 완성된다.
특히나 폴더블폰은 펼쳤을 때와 접었을 때 각각 다른 UI를 제공해야 한다. 펼쳤을 때도 접었을 때와 같은 화면비만 지원한다면 사실상 폴더블폰의 최대 장점인 화면 가변성이 존재 의의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도 적지 않은 앱이 폴더블폰의 화면 전환 및 화면 비율을 지원하지 않거나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덕분에 여러 UX 전문가들은 폴더블폰의 부진에는 단순히 하드웨어 문제 이외에도 소프트웨어 문제도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

이런 앱 호환성 문제는 가장 대표적인 스마트폰 앱 중 하나인 유튜브의 경우 갤럭시 폴드 기종으로 영상을 재생할 시 화면 상하에 굉장히 넓은 레터박스가 생성, 낭비되는 화면이 생성된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유튜브 역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랜 기간 수차례 업데이트를 진행해왔지만 레터박스 이외 화면 활용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한 홍익대학교의 <폴더블 스마트폰의 화면 확장 사용성 강화를 위한 UI 가이드라인>에선 “폴더블폰용 앱 생태계 측면에서 아직 화면을 펼칠 시 화면 확장 사용자 경험의 이점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라며 폴더블폰용 앱을 효율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신뢰도 구축에 실패한 폴더블폰

제품 디자인에 있어서 UX 디자이너의 목표는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통해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 신뢰를 쌓고, 최종적으로는 제품 서비스의 브랜드 가치까지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 폴더블폰은 내구성 문제로 신뢰도 문제를 겪고 있다.
제품 UX 디자인에 있어서 내구성은 굉장히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기능을 가진 제품이라 하더라도 내구성이 좋지 못하면 사용자는 제품을 신뢰하지 않으며, 타제품으로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나 스마트폰의 경우 태생부터 휴대용으로 개발 기획된 제품인 만큼 내구성은 더더욱 중요하다. 애플 역시 스마트폰의 내구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과거 2007년 애플의 최고 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청바지 주머니에서 열쇠와 함께 넣어서 쓰던 시제품 아이폰1의 화면에 흠집이 선명하게 난 것을 보고 “난 흠집 나는 제품 따윈 팔지 않는다”며 개발자들에게 “6주 안에 완벽하게 유리 화면으로 설계를 바꿀 것”이라며 불호령을 내리고, 이후 애플의 임원들은 잡스의 요구 조건을 충족시키기 위해 중국 선전으로 날아간 것은 유명한 일화다. 이후에도 아이폰은 계속해서 제품 내구성을 강화해왔고, 아이폰15의 경우 IP68 내구성 등급을 갖췄다.
하지만 현재의 대다수의 폴더블폰은 내구성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구글의 픽셀 폴드의 경우 반대 방향으로 구부리자 뒷판이 분리되고 배터리를 비롯한 내부 부품이 그대로 드러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폴더블폰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 역시, 현재까지 기기의 좌측 힌지 부분이 비교적 약한 충격으로도 기기에 이상이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실제 앞서 전 세계 폴더블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을 공개한 트렌드포스는 “폴더블폰 제품에 대한 신뢰도 부족으로, 사용자들이 프리미엄 폰 교체를 고려할 때 일반 바 형태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선택할 여지가 크다”며 핵심부품의 원가 조정이 어려워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면서도 잦은 고장으로 소비자 신뢰도 형성이 저조한 것이 흥행 부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 분석했다.
무게와 두께로 사용성이 떨어지는 폴더블폰

폴더블폰이 기존 스마트폰과 다르게 상황 및 사용자 니즈에 맞춰 화면 형태 및 디바이스 형태를 변경할 수 있는 선택권을 주고 상황별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폴더블폰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용성 문제도 있다. 대표적인 폴더블폰의 사용성 문제 중 하나가 ‘일반 스마트폰보다 휴대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은 휴대용 기기다. 때문에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휴대성을 중요시해 디자인을 진행하지만, 폴더블폰은 화면을 접어야 한다는 태생적인 한계로 인해 일반 스마트폰보다 두껍거나, 무거운 경우가 많다.
국내 대표적인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5는 253g이다. 같은 시기, 같은 발표회인 갤럭시 언팩 2023에서 발표된 갤럭시s23의 168g보다 무려 85g이나 무겁다. 약 50.5%나 차이가 나는 수치이며, 이는 곧 사용성 문제로 이어졌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기인 만큼 무거운 무게와 두께로 인해 많은 사용자가 조작감과 휴대성 문제를 호소한 것이다.
실제 앞선 딜사이트의 설문조사 중 폴더블폰을 구매하지 않은 이유 중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수집된 답변이 바로 ‘무거운 무게’였다. 스마트폰이라는 본질에서 가장 중요한 휴대성을 외면한 것을 소비자 또한 체감 중인 것이다.
희망은 있는가

이처럼 현 폴더블 스마트폰은 UX 디자인 측면에서 볼 때 다수의 문제점으로 인해 점유율 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폴더블 스마트폰의 미래가 마냥 어두운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상술한 무게와 두께 문제의 경우, 매년 많은 제조사들이 기술 혁신을 통해 꾸준히 줄여나가고 있는 중이다. 실제 폴더블 업계 대표주자인 삼성전자 역시, 최신 갤럭시 Z 폴드6에서 전작 대비 14g 감량과 1mm 두께를 단축을 이뤄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은 지난 10일 언팩에서 “갤럭시 Z 폴드6와 갤럭시 Z 플립6는 궁극의 성능과 완성도를 자랑한다”며 “최적화된 폴더블 폼팩터는 사용자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이라 자신감을 내비쳤다.
많은 문제는 곧 개선의 여지와 발전 가능성의 잠재력 또한 많다는 이야기이며, 상술한 사용성 문제들 또한 해결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는 중이다. 과연 앞으로도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고,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한 지속적인 기술 발전과 노력이 이어질까? 향후 폴더블폰 업계의 미래가 어떻게 변화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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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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