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UX

“어디 초상이라도 났나” 왜 사용자들은 새로운 다음 로고에 반발할까?

디자인부터 적용까지 사용자 경험 고려가 부족했다


“어디 초상이라도 난거냐”

최근 다음이 메인 로고를 변경한 이후 들려오고 있는 이야기들 중 하나다. 지난 13일 포털사이트 다음이 대대적인 앱 개편 계획을 밝히면서 로고 역시 변경 대상으로 포함됐다. 다음의 로고 변경은 2013년 이후 무려 12년 만의 일이다.

하지만 이런 대대적인 개편에도 불구하고도 사용자들의 반응은 복합적인 상황이다. 특히 새롭게 바뀐 앱 UI·UX 디자인이 낯설다는 의견도 있지만 많은 사용자들이 다음 로고 디자인 변경에 주목하며 불호를 표하고 있는 중이다.

개중엔 “요즘 다음 사용자 숫자 보면 초상 분위기인 것은 맞다”며 연이은 부진을 겪고 있는 다음과 로고 변경 행보를 엮어 조롱을 표하는 사용자들까지 있다.

그렇다면 왜 사용자들은 12년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바뀐 다음 로고를 반기지 않는 걸까? 그리고 다음은 왜 로고를 이런 형태로 변경했을까? 이번 기사에선 다음의 로고 디자인 변경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검은색에 가까운 딥 블루… 검은색의 부정적인 인식

다음 로고의 색상은 기존 4색 대신 딥 블루 색상으로 대채됐다(자료=다음)

색채 분석 및 컨설팅 전문 회사 Colorcom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용자는 접한 환경, 제품, 서비스 등을 90초 이내에 무의식적으로 판단하며, 이 무의식적인 판단에 색상은 무려 62~90%의 지분을 차지한다. 다음의 새로운 로고 역시 가장 먼저 눈에 띄고,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것이 색상의 변화다. 다음은 이번 로고 변경에서 16년 가까이 유지하던 4색 디자인을 과감하게 버리고 ‘딥 블루’로 색상 통일을 진행했다.

이에 대해 다음은 “딥 블루는 기존 다음의 4가지 브랜드 색상을 하나로 합친 색”이라며 “다채로운 콘텐츠와 이용자의 다양한 의견이 한 곳에 모인다는 의미를 담았다. 차분하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이 색상은 다른 색이나 화면 구성 요소들과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많은 사용자가 차분함과 신비로움 대신 우울함과 같은 부정적인 인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한 X(구 트위터) 사용자는 “왜 다음 로고가 시커멓게 바뀐 건지 모르겠다. 무슨 상 중이라는 표시 같고 볼 때마다 우울해진다”라고 말하면서 새로운 로고의 색상이 파란색이 아닌 검은색처럼 보이며, 이런 색상이 마치 추모, 애도의 표현으로 보인다는 소감을 전했다.

구글 플레이에서 로고 디자인에 반발하고 있는 다음 앱 사용자들(자료=구글플레이 스토어 갈무리)

신규 로고 색상에 대한 의문과 부정적인 반응은 다음 서비스 사용자 사이에서도 마찬가지다. 당장 다음에서 ‘다음 로고’를 검색하면, ‘다음로고검은색인이유’ ‘다음로고검은색’ 등의 자동완성검색어 추천이 제안될 정도로 많은 사용자가 새로운 딥 블루 색상을 검은색으로 인지하고, 다음의 색상 선택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의 다음 앱 사용자 리뷰 페이지 역시 “아이콘 비활성화된 줄 알았다” “처음엔 애도 기간이라 잠시 변경된 걸로 알았다. 이걸 계속 봐야 한다니 암울하고 우울하다” “초상집 로고입니다” 등 많은 사용자가 로고 디자인에 불호를 내보임과 동시에 디자인 롤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사망에 로고를 회색으로 변경한 구글(자료=구글)
네이버는 추모 및 애도 상황에 검은색 로고 디자인을 선보인다(자료=네이버)

이런 사용자들의 반발은 검은색이 가진 이미지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색채 심리학에서 검은색은 고급스럽고, 진중하면서도 강인한 이미지를 가져 잘 활용하면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만들 수 있지만, 동시에 우울하고 무겁고 죽음, 어둠 등의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기에 회색과 함께 사용에 주의가 필요한 색상으로도 여겨진다.

실제 국내외 많은 포털 사이트는 애도, 추모가 필요한 상황에서 기존 색채를 회색 또는 검은색으로 대체한 로고를 노출한다. 가장 최근 구글은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 사망 추모 물결에 회색 로고를 선보였다. 네이버 역시 추모 및 애도가 필요한 상황에선 기존의 초록색 로고가 아닌 검은색 로고를 사용하고 있다. 결국 이런 검은색에 대한 심리로 인해 많은 사용자가 다음 로고에서 추모, 애도 이미지를 떠올리고 있는 것이다.

색채심리학에 따른 색상 특징표(자료=디지털인사이트)

16년 동안 이어진 다음 로고의 상징성

2010년, 2013년에 새롭게 로고 디자인을 개편하면서도 다음은 4색을 포기하지 않았다(자료=다음)

바뀐 색상이 어떤 색이든 상관없이 기존의 다채로운 색상 스펙트럼이 사라지고, 1개의 색상으로 통일된 디자인 방향성 변화 자체에 불호를 표하는 사용자들도 적지 않다. 그동안 다음 로고는 오랜 기간 4가지 색상에 기반을 둔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채가 특징이었는데, 이번 변경으로 몰개성하게 변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다음은 “다음 앱을 사용자가 콘텐츠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전체적으로 불필요한 색상을 줄이고, 화면 구성을 깔끔하고 보기 좋게 개선하려 했다”며 “다음 로고도 이처럼 변화했다”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많은 사용자가 새로운 딥 블루 색상 통일에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10년 넘게 다음은 각종 앱 서비스 아이콘과 로고에서 4색 그라데이션을 사용해 다음 서비스임을 알려왔다(자료=다음)

실제 인스타그램의 한 사용자는 변경된 다음 로고를 두고 “간결하게 하고 싶었다면 색을 뺄 게 아니라 색만 남기는 게 나았을 정도로 다음은 색이 강렬했던 브랜드였다”라고 말했다. 요컨대 기존 사용자들은 과거 다음 로고의 강렬하고 다양한 색채를 주요 디자인 특징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다음의 색채 포기는 업계인들 사이에서도 많은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과거 1999년 다음의 브랜드 CI 변경 업무를 담당하며 다음 로고의 다색 디자인에 기여했던 안병민 혁신가이드 대표는 블로그를 통해 이번 다음 로고 변경에 대해 “다양성을 아우르는, 애초의 ‘다음(多音)’이란 의미가 많이 희석된 듯하여 예전 브랜 드마케팅 담당자로서 아쉬운 마음도 크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유지됐던 다음의 로고 디자인(자료 다음)

사실 오랫동안 유지되던 디자인 변경에 사용자들이 반발하는 것은 그리 희귀한 현상이 아니다. 실제 사용자들의 사용자 경험(UX)과 사용성을 중요시하는 UI·UX 디자인 업계에선 이런 사용자 반발을 피하기 위해 색상의 경우 점진적인 업데이트를 거칠 것을 추천하는 편이다.

특히 어도비는 과거 이베이가 웹사이트의 핵심 컬러였던 밝은 노란색을 변경한 이후 쏟아진 고객들의 불만 제보에 디자인을 롤백 했던 사례와 함께 “대다수의 사용자는 사용 중인 서비스나 제품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경우, 변화가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 하더라도 달가워하지 않는다”며 “이미 완성된 디자인을 바꿔야 할 경우 조금씩 서서히 변경하는 것이 좋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

변경 이후 오히려 떨어진 사용성

로고 변경과 함께 앱과 웹사이트를 대표하는 작은 아이콘인 ‘파비콘’도 디자인이 바뀌었다(자료=다음)

세상 모든 디자인의 변화가 그러하듯 다음의 로고 변경도 사용성과 맞물려 있다. 실제 다음 관계자는 로고 변경 설명 공지에서 “기존에 마주한 다음 로고는 네 가지 색상이 섞여있고, 높낮이가 다른 형태이다 보니 복잡하고 오래된 느낌을 주곤 했다”며 “또한 섞여있는 색상의 밝기 차이로 인해, 배경에 따라 로고의 경계가 흐릿해지는 문제가 있었다”고 기존 로고의 사용성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사용자들 사이에선 오히려 이번 새로운 로고의 사용성이 이전 버전보다 떨어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음의 새로운 로고는 색상 통일 및 정렬을 통해 이미지가 아닌 글씨로서의 성질이 강해졌다(자료=다음)

실제 PGR21, 루리웹, 클리앙 등 국내 유명 커뮤니티에선 “로고가 Dqum으로 바뀐 줄 알았다” “글자가 정렬됐는데도 오히려 읽기 힘들어져 이상하다” 등 로고 변경 이후 가독성에 관련한 토로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로고에서 기존의 다채로운 색채가 사라지고, 정렬이 이뤄지면서 그림이 아닌 글씨로서의 특징이 강조된 탓으로 분석된다.

실제 한동훈 폰트 디자이너는 비즈한국 기고글에서 “새로운 로고의 가장 큰 문제는 읽기 힘들다는 점이다. 기존 로고는 약간 가독성이 떨어져도 그림에 가까운 보는 그래픽으로 받아들여졌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며 “하지만 새로운 로고는 폰트에 요구되는 덕목인 ‘읽는 그래픽’ 특징이 강조되면서 a의 단점이 드러난 것이다”며 로고 변경과 함께 가독성 문제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풀 워드마크가 아닌 Daum 로고의 ‘D’ 부분만을 떼서 사용하고 있는 파비콘의 경우 타 사이트와의 구분이 힘들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실제 새로운 다음 파비콘은 과거 아이콘이 알파벳 D 형태를 취하면서도 4색 그라데이션을 통해 다음의 특징을 표현한 것과 다르게, 새로운 다음의 파비콘은 특유의 색채가 없어 D 형태의 파비콘을 사용하고 있는 타 사이트와 구별하기 힘든 상황이다.

사용자 중심 접근법이 부족했다

이번 다음 로고 디자인 변경은 적용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다음이 오랫동안 같은 스타일의 로고를 유지해왔고, 이번에 색상은 물론 외형까지 다소 큰 디자인 변화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도 로고 디자인 변화 맥락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네이버는 2020년 로고 리디자인 당시 1999년 이어진 로고 변천사를 선보였다(자료=네이버)

로고 디자인 변경 작업에서 사용자 중심 접근 방식을 사용한 모범적인 예시는 네이버다. 과거 네이버는 오랫동안 유지해온 날개 달린 모자 요소를 그린닷으로 대체하는 과감한 로고 디자인 적용과 함께 메인 화면에서 1999년 네이버 로고가 최신 로고로 바뀌는 애니메이션을 노출했다.

또한 네이버는 1999년부터 25년 동안 여러 차례 로고 디자인 변경을 거쳐오면서도 초록색이라는 핵심 색상을 유지해왔다. 심지어 네이버는 2025년 현재까지도 과거 모자 로고를 노출하면서 과거 로고 디자인을 접했던 사용자들을 배려하고 있는 중이다. 그 결과 네이버 사용자들은 별도의 추가 설명이나 이동 없이도 새로운 로고가 일시적인 변화가 아니라는 정보와 로고가 변화하게 된 맥락을 인지할 수 있었다.

로고 디자인 변경 이후에도 검색창에서 과거 로고 디자인을 교차 노출하고 있는 네이버(자료=네이버 갈무리)

반면 새로운 다음은 메인 화면에서 사용자는 이번 로고 디자인 변화에 대한 정보도 찾아볼 수 없다. 결국 다음 사용자는 직접 검색을 진행하거나, 다음 공식 공지사항 페이지까지 찾아가는 등 메인화면에서 이탈해야지만 새로운 로고가 애도나 추모의 일환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로고라는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이런 사용자 배려가 부족한 신규 디자인 적용 방식은 사용자들 사이에서 오해와 사용 경험 혼동을 유발하고 있는 중이다. 실제 페이스북의 한 사용자는 “크롬에 다음을 열어뒀는데, 로고 색이 검은색이라서 무언가 오류가 난 줄 알고 계속 열고 닫았다”는 경험을 공유했다.

마치며

결국 다음의 이번 새로운 로고 디자인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플랫폼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다음의 새로운 의도를 담고 있을지는 몰라도, 로고의 디자인부터 적용까지 전반에 걸쳐 사용자 경험에 대한 고민과 배려는 부족했던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로고 디자인을 포함해 다음 앱 로고 개편을 담당한 카카오 콘텐츠CIC의 양주일 대표는 “종합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콘텐츠 활성화에 힘써 개인 창작자와 콘텐츠 협업사의 성장을 지원하겠다”며 “동시에 사용자에게 즐거움을 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신선하고 과감하고 시도는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기존 브랜드의 정체성과 사용자 경험을 모두 함께 고려한 디자인이야말로 디자인 개편의 핵심이라는 점을 잊은 이번 다음의 행보는 과연 다음이 사용자들에게 즐거움을 전하고 콘텐츠 창작자들을 시의적절하게 지원하는 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 섬네일손 찬호
디자인Y

9 thoughts on ““어디 초상이라도 났나” 왜 사용자들은 새로운 다음 로고에 반발할까?

  1. 다음에 고유컬러를 버렸을때의 대안으로 사용자들에게 임팩트를 전혀주지 못했다는것에서 마케팅적인 측면으로는 실패로 봅니다. 컬러 아이텐티티가 주는 영향력은 큰 기업들만 봐도 알수 있죠… 삼성이 블루컬러를 버린다면? 네이버가 그린컬러를 버린다면? 지금껏 구축해온 기업이미지가 한순간 사라질수 있는 부분이라 과감한 선택은 인정하겠으나 과감한 선택뒤에 따르는 대안이 부족하다는게 핵심인것 같습니다. 이런 상황은 다음이 가졌던 이미지만 사라진 꼴이니까요… 앞으로 딥블루 하면 다음이 떠올라야 할텐데… 마케팅적으로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반 걱정반입니다. 다음에 오랜 사용자로써 응원하는 마음에 몇자 적어봤습니다.^^

  2. 식물인간 된 다음이 이렇게 사람들 입에라도 올라가는거 보니 성공한 리브랜딩인듯 ㅋ

  3. 초상난 장례식 컬러는 그저 카카오 상장 발사대로 쓰인 다음의 현주소를 대변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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