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UX

CX 디자인, UX 디자인과 무엇이 다를까?

사용 경험 보다 고객 여정을 중요시해

21세기 현대인은 살면서 수많은 제품 서비스 파묻혀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장 아침에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들기까지 하루에 수십 가지의 제품 서비스를 접하기 때문이다.

제품과 서비스가 범람하고 있는 시대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중요한 것이 ‘경험’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2010년대부터 많은 기업이 UX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UX조차 고도화되고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점차 비즈니스 환경은 기업에 편리한 사용성을 넘어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고, 이에 따라 최근 국내외에서 UX 디자인과 함께 CX 디자인이 점점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CX 디자인은 대체 무슨 의미이며, UX 디자인과 CX 디자인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번 글에선 CX 디자인의 특징에 대해 다뤄본다.

CX란 무엇?

(자료=cxstory)

CX 디자인은 영어로 풀어쓰면 Customer Experience, 즉 고객 경험 디자인이다. CX는 서비스 공급자와 고객의 관계 속에서 고객이 체험하는 총체적인 경험을 말한다.

얼핏 보면 경험과 감정에 대해 다루는 UX와 비슷해 보인다. 실제로 UX와 CX는 모두 고객 중심의 사고방식을 디자인의 중심에 둔다는 기본 원칙을 공유하며, 여러 접점이 존재한다.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 결정을 내리기 위해 리서치와 데이터 분석에 크게 의존해 사용자의 니즈와 고객 선호도를 기반으로 디자인 결정과 개선을 진행한다는 점 또한 공통점 중 하나다.

여기까지 읽은 독자라면 “그럼 그냥 좀 더 범위가 넓은 UX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다. 실제로 CX 디자인은 UX 디자인과 자주 혼용된다. 본래는 모든 상호작용 총칭하던 UX의 의미가 축소되고 CX가 줄어든 UX의 빈자리를 보완하고 있기 때문이다.

UX 디자인의 대가인 돈 노먼과 제이콥 닐슨의 NN그룹 역시 현 상황에 대해 “원래 UX는 사용자와 디자인 구조 사이의 총체적인 상호작용을 이야기하는 말이었다”며 “그러나 디지털 상호작용이 중요한 요즘 시대에 UX에 대한 해석이 제한됐고, 그 대신 CX이라는 용어가 사용자와 특정 기업과의 총체적인 상호작용을 설명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며 UX의 의미 축소와 CX 트렌드 부상에 대해 설명했다.

이처럼 UX와 CX를 칼로 무 자르듯 완벽히 구분 짓긴 쉽지 않다. 그럼에도 현재 업계에서 사용되고 있는 CX 디자인은 UX 디자인과 여러 차이점을 갖추고 있고, 이로 인해 CX 디자이너와 UX 디자이너는 엄연히 다른 직책으로 구별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징1. ‘사용자 경험’보다 ‘고객의 여정’이 중요하다

CX 디자인과 UX 디자인은 혼동하기 쉬우며, 실제로 종종 혼용되고 있지만 이 둘을 구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CX 디자인은 UX 디자인을 포함해 더 큰 영역을 다루고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다.

현대의 UX는 주로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의 디자인 및 사용성에 중점을 두고 개별 사용자의 경험을 이해하고 개선하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CX는 여러 브랜드 접점과 고객과의 상호 작용을 통한 전체적인 ‘고객 여정’에 집중한다.

(자료=뷰저블)

이진희 LG CNS 총괄은 CX 디자인의 정의에 대해 “CX 디자인이란 고객이 브랜드를 경험하는 전반의 과정을 뜻한다”며 “CX 디자인은 고객에게 최상의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도록 고객 여정의 모든 단계를 점검하고 접점을 설계하는 일이다”라고 했다.

때문에 CX 디자이너는 단순 제품 서비스의 사용 경험에 그치지 않고 고객 유입을 위한 마케팅, 판매 프로세스, 구매 후 사후지원, 지속적인 고객 참여 등을 포함한 전체 고객 여정에 관여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스타벅스’를 예시로 들자면 UX 디자이너는 스타벅스의 메뉴판 디자인, 전용 앱 등에 초점을 맞춰 사용자가 얼마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반면 CX 디자이너의 경우 스타벅스의 신메뉴 및 한정판 상품의 마케팅, 매장의 위치 접근성 및 주문 용이성, 직원들의 고객 응대, 고객의 식사 경험 등에 초점을 맞춘다. CX 디자이너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 사용 편의성이 아닌 ‘고객의 제품 서비스 브랜드 인식’이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고객과의 유대를 높이는 CX 디자인으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서도 큰 규모를 자랑한다(사진=스타벅스)

특징2. 구매력이 있는 ‘고객’에 집중한다

CX 디자인과 UX 디자인을 비교할 때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대상의 차이’다.

UX 디자인은 제품이나 서비스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사용자’의 경험을 고려한다. 반면 CX 디자인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에 비슷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했거나, 이용한 경험이 있거나, 잠재적으로 제품 서비스를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등 구매력이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앞서 말했듯 CX는 UX보다 더 광범위하다. 때문에 CX 디자이너는 단순히 사용자를 넘어 제품 서비스를 직접 사용하지 않더라도 마케팅이나, 고객 지원 센터 등의 다른 채널을 통해 제품 서비스 브랜드를 접하는 모든 고객들과 잠재 고객들의 만족도를 고려해야 한다.

?사용자와 고객의 구별법

? 사용자

  • 특정 제품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제품의 기능과 특징에 접근하는 개인이나 그룹
  • 제품 서비스를 사용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주체
  • 제품 서비스를 직접 구매하지 않은 사용자도 존재

? 고객

  • 제품 서비스를 구매하거나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나 단체
  • 제품 서비스를 직접 사용하지 않아도 돈을 지불한 사람은 고객
  • 구매 이후에도 고객 지원 등으로 계속해서 제품 서비스와 상호작용

특징3. ‘평가’ 기준도 달라

(자료=TheCXLead)

UX 디자인과 CX 디자인은 성과 측정법도 다르다. 보통 UX 디자이너는 작업물을 평가할 때 도달 시간, 오류 비율 등의 지표를 통해 사용자가 얼마나 목표와 과업을 잘 달성할 수 있었는지 판단한다.

CX 디자이너는 고객의 브랜드 충성도를 보여주는 ‘순고객추전지수(NPS)’, 고객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간 내에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보여주는 ‘고객생애가치(CLV)’, 제품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의 고객 노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고객노력점수(CES)’ 등을 통해서 효과를 측정한다.

그 결과 UX 디자인은 개별 사용자의 선호 요소, 불만 사항 등의 제품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는 반면, CX 디자인은 고객 전체의 여정에서 고객의 감정, 인식, 전반적인 만족도를 고려해 더 넓은 관점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특징4. ‘감성’을 위해서 ‘사용성’을 기꺼이 희생한다

타깃과 범위, 성과 측정법까지 다른 UX 디자인과 CX 디자인은 목표로 하는 것 또한 다르다. UX는 사용자의 여정을 최적화하고 상호작용을 간소화하며, 제품을 사용 중인 사용자의 경험의 질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반면 CX는 단순히 제품 서비스뿐만 아니라 마케팅이나 고객 지원 같은 타 채널을 통해 제품 서비스 브랜드를 접하는 고객의 전반적인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 등의 인식, 감정, 만족도 향상을 목표로 한다.

애플스토어는 모든 기기들을 일정 각도로 배치한다(사진=애플코리아)

대표적으로 제품이 아닌 경험, 관계, 가치를 판매한다는 모토에 따라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기로 유명한 애플은 애플 스토어의 모든 기기들을 일정 각도로 배치한다. 한국 애플 스토어의 경우 맥북은 바닥면으로부터 76도 각도를 이루고 있으며, 태블릿인 아이패드는 67도 각도로 세팅하고 있다. 고객이 화면을 보기 위해 반드시 제품을 만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UX 디자인 관점으로 볼 땐 애플스토어의 이런 제품 배치는 고객의 제품 체험 과정에 사용 장벽을 세워 과업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늘리게 하는 지침이다. CX 디자인 관점에선 정말 훌륭한 지침이라 볼 수 있다. 모든 고객들을 대상으로 별다른 비용이나 노력 없이도 제품 체험 과정을 실현했기 때문이다.

UX와 CX의 협업은 계속돼야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서로 다른 차별점을 지닌 CX 디자인과 UX 디자인은 완전히 남남으로 지낼 수 있을까? 아쉽게도 그것은 불가능하다.

앞서 말했듯 UX와 CX는 서로 등을 포함해 여러 공통점을 가지고 있고, 맞닿아 있는 지점이 많기 때문에 브랜드의 성공에는 CX 디자이너와 UX 디자이너가 얼마나 긴밀하게 협력하고 시너지를 이뤄내는지에 달려 있다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만족스럽지 못한 UX를 경험한 제품 서비스는 아무리 제품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고, 강도 높은 광고를 집행해도 흥행하기 힘들다. 반대로 마케팅이나 구매 과정, 사후지원 등의 CX가 미비하다면 고객은 제품 서비스를 사용할 의향을 느끼지 못한다. 결국 CX 디자인과 UX 디자인은 서로 상반된 개념이 아닌 상호 보완적인 관계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예시로 언급된 스타벅스 역시 성공 뒤엔 CX 디자인과 UX 디자인의 긴밀한 협업이 자리잡고 있다. 스타벅스는 간편하고 직관적인 모바일 앱의 디지털 경험으로 매력적인 사용성을 챙기면서, 개인화 맞춤형 서비스와 매장 인테리어 등을 통해 고객과 유대감을 형성하고 편안함과 안정감을 제공하면서 성공적인 브랜드를 구축했다.

UX 리서치 전문 연구소 디비디랩은 매끈한 심리스 경험, 즉 CX 유니버스가 브랜드 성공의 핵심 비결이라 언급했던 <트렌드코리아>의 저자 김난도 교수의 말을 인용하며 “UX와 CX 담당자가 서로의 업무에 선을 긋는다면 심리스 경험과는 거리가 멀어질 것이다”고 전하면서 CX 디자이너와 UX 디자이너의 협업 중요성을 강조했다.

  •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 섬네일손 찬호
디자인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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