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UX

“이제 접근성은 필수 조건” 1세대 웹 전문가가 말하는 디지털 포용의 가치

웹소울랩 이진병 대표 인터뷰

※ 본 콘텐츠는 웹소울랩의 협조를 받아 제작된 브랜디드 콘텐츠입니다.

오늘날 금융, 공공서비스, 교육, 의료, 관광, 쇼핑, 교통까지 수많은 생활 인프라가 디지털 환경 위에서 작동한다. 이제 웹과 앱은 정보 제공 수단을 넘어, 누군가에겐 민원을 해결하는 창구이자, 생계를 위한 통로이며, 사회와 연결되는 접점이다.

하지만 디지털 환경이 빠르게 고도화되는 만큼, 소외되는 사용자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노안이 온 고령층, 색약·색맹, 실명 사용자 등 디지털 서비스 사용자의 조건은 모두 다르다. 그럼에도 많은 웹·앱 서비스는 여전히 비장애인 중심의 기준에서 설계되고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년 넘게 웹 접근성과 사용성 품질 컨설팅을 이어온 기업이 있다. 바로 웹소울랩이다. 웹소울랩은 웹 접근성, 호환성, 개방성, 웹 표준 등 디지털 서비스의 기본 품질을 점검하고 개선하는 전문 기업으로, 이들은 단순히 보기 좋은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용자가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

그렇다면 이들이 말하는 좋은 웹사이트의 기준은 무엇일까? 지난 1월 디지털 포용법 시행 이후 웹·앱 환경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왜 접근성과 사용성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반복되는 걸까? 직접 이진병 웹소울랩 대표를 만나 접근성의 본질에 대해 들어보았다.

웹소울랩이 말하는 좋은 웹

이진병 대표는 누구나 쉽게 원하는 목적에 도달할 수 있는 사이트가 정말 좋은 사이트라고 말한다(사진=디지털인사이트)

웹소울랩은 웹 접근성과 사용성을 기술 검수 항목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기 위해 필요한 필수 조건으로 바라본다. 특히 이진병 대표는 좋은 웹사이트란 정보를 가두지 않는 사이트라고 말한다. 기획자나 디자이너, 발주처의 기준이 아니라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에 쉽게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안녕하세요!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독자분들을 위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웹소울랩 대표 이진병입니다. 저는 약 20년 전, 국내에 웹 접근성 개념이나 관련 법이 만들어지기 이전부터 1세대 웹 전문가로서 웹 컨설팅 및 구축 분야에서 몸 담아왔는데요. 지금도 웹사이트의 품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웹소울랩 로고. 웹소울랩 사명엔 모든 사람이 불편함 없이 웹을 쓸 수 있도록 영혼을 불어넣자는 조직의 근본이 반영돼 있다(자료=웹소울랩)

‘웹에 영혼을 불어넣는 사람들’이라는 슬로건이 눈에 띕니다.

사명인 웹소울랩(Web Soul Lab) 자체가 ‘웹(Web)’의 ‘영혼(Soul)’을 ‘연구(Lab)’한다는 의미입니다. 많은 분이 웹을 단순히 콘텐츠와 정보를 모아두는 곳으로 생각하지만, 저희는 웹이 장벽 없는 정보 제공자가 돼야 한다고 믿습니다.

정적이고 단편적인 웹을 넘어서, 노약자, 장애인, 외국인 등 정보 소외계층이 발생하지 않도록 누구나 불편함 없이 쓸 수 있도록 웹에 영혼을 불어넣자는 것이 출발점이었죠.

다른 에이전시가 구축에 집중할 때, ‘접근성 및 품질 컨설팅’ 분야에 주목하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다른 이들이 화려하고 멋진 디자인을 추구할 때, 누군가는 정보 소외계층을 포용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쉽지 않은 시장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어렵다고 해서 아무도 가지 않으면 안 되는 길이었기에, 올바른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사명감으로 이 업무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런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웹사이트’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좋은 웹사이트란 정보를 가둬두지 않는 사이트입니다. 기획자나 디자이너의 기준이 아니라 저시력자, 색맹, 노안이 온 어르신 등 모든 사용자를 고려해야 합니다. 화려하고 멋진 이미지를 주는 사이트라도, 모든 사용자를 포용하지 못한다면 그 홍보 도구일 뿐입니다.

예시로 들 수 있는 웹 디자인이 있을까요?

현장 사용성 테스트에서 고령층은 복잡한 경로를 찾아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사용자를 위해 필요한 게 바로 검색창입니다. 최근 정부24가 메뉴 체계를 대폭 줄이고 검색 중심으로 개편한 것이 좋은 예시입니다.

화려함 뒤에 가려진 생태계의 민낯

이진병 대표는 많은 개발사 및 에이전시가 발주처의 기능, 화면 정보 요구사항에만 맞춰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꼬집는다(사진=디지털인사이트)

많은 웹·앱 서비스가 화면과 기능 구현에 집중한다. 하지만 접근성과 사용성의 핵심 문제는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이진병 대표는 국내 웹·앱 서비스의 접근성과 사용성 부족 원인으로 ‘사용자가 아닌 발주처 중심의 개발 문화’와 ‘사용성 및 접근성 인식 부족’을 꼽는다.

웹소울랩은 웹사이트 구축 및 운영도 진행하는데요. 특장점은 무엇인가요?

컨설팅이 아닌 구축 운영에 있어서도 웹 접근성 준수에 집중하는 것이 타 업체와의 가장 큰 차별점입니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보다는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완벽하게 구축하고 운영하며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를 꼽아주신다면요?

스포츠토토 웹·모바일 구축 사업을 들 수 있습니다. 전맹 시각장애인 분들도 무리 없이 배팅 등 사이트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구축·운영하고 있고, 이 프로젝트를 이외에도 웹 접근성 품질 인증을 100% 획득하는 등 디지털 포용에 앞장서고 있죠.

웹소울랩이 직접 구축한 웹사이트는 장애인 사용자 접근성은 물론, 링크 깨짐 제거나 웹 표준 준수를 지원한다(자료=스포츠 토토 웹사이트 갈무리)

다양한 컨설팅을 진행하며 마주한 현장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었나요?

가장 흔한 문제는 시각적인 부분 이외의 뒷단 작업이 무시되는 경우입니다. 장애인 사용자가 한정된 기기로 웹을 조작하기 위해선 코드 단에서 세밀한 작업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겉으로는 티가 나지 않다 보니 예산이나 시간이 부족하면 슬쩍 생략해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공통적으로 발생하는 걸까요?

대부분의 문제가 ‘지금 내가 비장애인이고, 쓰는 데 문제 없으니 괜찮다’는 인식에서 출발합니다. 안경을 쓰는 분들에게 안경 없이 웹을 사용하라고 하면 큰 어려움을 겪을 겁니다. 스스로 장애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시각 보조 장치를 쓰고 있는 셈이죠.

그리고 모두 언젠가는 노약자가 되는 사실도 금세 망각하죠. 이런 인식 때문에 정보 소외계층이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합니다. 키오스크 역시 동일한 문제점과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엔 업계의 구조적 문제가 얽혀 있다는 지적도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개발 측이 제대로 된 사용자 테스트를 진행하지 않고, 발주처의 요구에만 맹목적으로 끌려가는것도 문제입니다. 사이트는 사용자가 정보를 위해 들어오는 곳임에도, 시민에게 필요한 민원 창구는 없고, 홍보 프로필 등 치적만 전면에 나서는 식이죠. 결국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마인드가 강한 것이 큰 한계입니다.

그외에도 보안이나 개인정보 보호처럼 법적 책임이 따르는 부분에는 예산을 투입하면서, 디지털 포용 예산은 삭감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결과 장애인이나 노약자에겐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는 사이트가 만들어지죠.

과기부는 지난 1월 디지털 포용법 시행을 발표했다(자료=과기부)

올해 1월 디지털 포용법이 시행됐는데요. 업계에 어느정도 변화가 있었나요?

디지털 포용법은 정보 소외계층이 여러 분야에서 정보를 원활하게 접할 수 있도록 제정된 법인데요. 아직 홍보가 부족하고 관련 시행령도 미비해 실질적인 변화는 크지 않은 상황입니다. 여전히 해외처럼 막대한 책임 비용이나 벌금을 부담하게 하는 실질적인 법적 제재나 판례가 부족하다 보니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웹·앱 환경의 접근성 지금 당장 개선할 필요는 없는걸까요?

그건 아닙니다. 최근 ‘글로벌 진출’로 기조가 변하고 있는데요. 여러 기업이 미국 등에 진출할 때 접근성 미준수로 수백억 단위의 소송을 당하거나 판매 금지를 겪으면서,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개선해 달라는 문의가 많이 오고 있죠.

에이전시 입장에서도 발주처 담당자의 무관심이나 부주의를 틈타 당장의 접근성 개선을 생략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나중에 소송이 걸리거나 문제가 터지면 서비스 전체를 고치느라 배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접근성은 서비스 완성 후에 챙기는 것이 아니다

이진병 대표는 현재 국내엔 심미적 요소만 고려한 파스텔톤 UI처럼 저시력자를 배려하지 못한 사례가 많아 전반적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한다(사진=디지털인사이트)

사용자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은 유명하다. 하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사후 점검이나 인증 획득에서야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접근성은 화면에 바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예산과 일정이 부족한 프로젝트에선 후순위로 밀리기 쉽다.

그리고 이런 결정은 후일 더 큰 비용을 발생시킨다. 이진병 대표는 접근성은 서비스 완성 후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추가하는 부가 요소가 아니라, 초기부터 적정 비용과 일정 안에 포함돼야 하는 필수 조건이라 이야기한다.

일반 기업 웹사이트 외에도 공공 웹 서비스에서도 접근성 문제가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중앙부처의 경우 지속적인 관심과 평가를 통해 꽤 개선이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2만 개가 넘는 공공 웹사이트 중 많은 수가 여전히 방치돼 있고 접근성·사용성 문제가 크게 다가오는 실정이죠.

왜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걸까요?

인식의 문제입니다. 웹과 앱 서비스는 한 번 만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유기체처럼 계속 변화해야 합니다. 따라서 공공 웹사이트의 품질 관리 역시 일회성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지속 수행돼야 한다는 인식 개선이 필수적이죠.

무엇보다 공공기관부터 웹을 홍보 수단으로 볼 것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소통 창구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합니다. 현장은 발주처가 접근성과 사용성에 대한 관심이 부족하면, 웹 접근성 업무를 그냥 넘기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영역이기 때문이죠.

인식 개선 외에도 진행할 수 있는 노력이 있을까요?

웹사이트나 앱 제작 초기 기획 단계부터 접근성과 사용성을 필수 요소로 고려하고 ‘적정 비용’을 산정해야 합니다. 이러면 비용 절감을 위해 접근성과 사용성을 덜어내지 않을 수 있고, 에이전시 업체들 역시 그 예산을 목적에 맞게 사용해 사업을 수행한다면 이런 부작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이진병 교수는 AI 시대 인간 디자이너는 경험을 구축하고 검토해야 하며, 그렇게 만들어질 경험에는 소외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사진=디지털인사이트)

오늘날 일반 디자인 작업물은 물론, 코딩, UI·UX 설계까지 AI가 대신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하지만 이진병 대표는 현재 AI가 인간의 감정과 윤리성이 요구되는 접근성 디자인의 디테일까지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무엇인가요?

10~15년 전에 한 카드사 홈페이지 접근성 개선 작업을 했을 때입니다. 테스트를 위해 교통사고로 전맹이 되신 시각장애인 분을 모셔와 시연을 부탁드렸죠. 그런데 그분이 저희가 개선한 사이트에서 일반인보다 더 빠르게 카드 신청까지 완료하시는 겁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제가 하는 일에 참 큰 보람과 행복을 느꼈고, 누군가의 일상을 편리하게 도와주었다는 생각에 정말 기분이 좋았습니다.

최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 기술이 코딩과 UI·UX 설계까지 수행하고 있습니다. AI가 접근성도 잘 지킬 수 있을까요?

현재로선 AI가 겉모습은 그럴싸하게 만들어 내지만, 여전히 보편적 디자인이나 디테일한 접근성 코드는 많이 놓칩니다. 환각 현상이나 오류 때문에 인간이 다시 점검하고 수정하느라 더 많은 시간이 걸리기도 하죠. 결국 AI는 훌륭한 도구이지만, 장애를 이해하고 사람의 감정과 윤리성을 고려하는 ‘점검자’로서의 인간의 역할은 앞으로도 대체될 수 없다고 봅니다.

웹소울랩은 모든 국민이 디지털 기기를 능숙하게 활용하고, AI 시대에 소외되는 사람 없이 누구나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와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자 한다(사진=디지털인사이트)

그렇다면 AI 시대 웹소울랩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은 무엇인가요?

웹에만 매몰되지 않고 분야를 넓히는 것입니다. AI 디지털 교과서, 실생활에서 급증하는 키오스크 접근성, 그리고 최근엔 AX 분야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이용하는 모든 디지털 기기와 환경에서 나침반 역할을 이어가려 합니다.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험한 길이어도 누군가는 한 발씩 앞장서서 가야 하니까요.

마지막으로 접근성과 사용성을 고민하는 디자인 실무자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화려한 겉모습을 보여주는 것에만 너무 집착하지 않으셨으면 하며, ‘누구나 사용하고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결국 최고의 디자인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첨단 기술과 디자인이라도, 정작 사용자가 쓸 수 없다면 불필요한 작업에 불과하다는 점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웹 서비스는 결국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것’입니다. 내가 만든 결과물이 단 한 사람이라도 사용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는 건 아닌지, 어떻게 하면 더 편리하게 쓸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한다면 최고로 훌륭한 디자이너가 될 수 있을 겁니다.

  •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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