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UX

왜 UI·UX 디자이너는 피그마에 열광하는가?

어도비가 200억 달러에 인수한 피그마 집중조명

(섬네일=손찬호 디자이너 bbt0808@ditoday.com)

? 이 글을 읽으면 알 수 있어요!

1. 전 세계 UI 디자이너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디자인 툴은 바로 피그마라고 합니다. 도대체 피그마는 어떤 디자인 툴일까요? 어떻게 기존 어도비 XD와 스케치를 뛰어넘은 걸까요?

2. 피그마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특히나 디자이너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디자인 툴로 유명합니다. 왜 피그마는 디자이너에게 인기가 좋은걸까요? 기존 디자인 툴과 무슨 점이 다를까요?

3. 피그마와 경쟁하던 어도비는 결국 200억 달러에 피그마를 인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도비의 인수 이후 피그마는 어떻게 변할까요? 향후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디자인 업무는 디자이너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2016년 9월 세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보인 디자인 툴 ‘피그마(Figma)’의 모토다. 지난 십수년 동안 UI·UX 디자인에는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 ▲XD ▲스케치 등 수많은 디자인 편집 툴과 앱이 사용됐다. 디자이너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각기 다른 만큼, 선호하는 디자인 툴 또한 각양각색이었다.

이처럼 수많은 디자인 툴이 이전투구를 벌이는 레드 오션 시장을 비집고 최근 당당히 업계 주류로 비상한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피그마다. 모토에 걸맞게 ‘협업’에 뛰어난 강점을 보이며 급격히 성장했다.

실제 매년 디자인 툴 사용 통계 자료를 발표하고 있는 UX 툴즈(Ux Tools)에 의하면 지난해 설문에 응한 4,260명의 전세계 디자이너 중 3,000명 이상이 UI·UX 디자인 작업에 피그마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도대체 피그마는 어떻게 디자이너의 마음을 저격, 기존 디자인 툴을 대체할 수 있었을까?

2022년 전세계 디자이너의 UI 디자인 툴 사용 현황(자료=UX Tools)

접근성이 뛰어난 웹 기반의 피그마

피그마 공식 홈페이지 디자인 모음(사진=피그마)

피그마는 기획, PPT, 애니메이션, 이미지 제작 등 다양한 디자인 작업에 활용 가능한 디자인 툴이다. 특히나 UI·UX 디자인에 특화됐다. 피그마는 기존에 주류였던 스케치와 어도비 XD처럼 벡터 그래픽 에디터지만, 기존 디자인 툴과는 다르게 ‘프로그램 기반’이 아닌 ‘웹 기반’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 덕에 장소나 하드웨어의 제약에서 벗어나 차원이 다른 접근성을 만들어냈다.

피그마는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공간이라면 어디서든 파일 링크 하나로 접속할 수 있다. 많은 디자인 툴이 적지 않은 하드웨어 퍼포먼스를 요구하는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노트북이나 컴퓨터 하드디스크 용량을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고화질 고해상도 시대에 많은 디자이너는 용량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기술 발전에 따라 편집 디자인 툴의 크기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피그마는 프로그램 설치 물론, 작업 파일조차 컴퓨터에 저장할 필요가 없다. 웹 기반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외근이나 외출 도중 급하게 작업해야 할 사안이 생기거나, 답답한 사무실에서 벗어나 기분전환을 하고 싶을 때, 피그마를 사용하고 있는 디자이너라면 고민 없이 사무실 바깥으로 향할 수 있다. 굳이 프로그램이 설치된 고사양의 무거운 노트북을 휴대하거나, 컴퓨터가 설치돼 있는 공간에 얽매여 작업하지 않아도 된다. 가벼운 저사양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들고 밖으로 나가 인터넷이 되는 카페나 공원에 앉아서도 작업이 가능하다.

협업에 용이한 피그마

3명의 디자이너가 동시에 한 작업물을 편집하는 모습(사진=피그마)

피그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실시간 협업(Real time Collaboration)’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방향성이다.

디자인은 많은 사람과의 협업으로 진행된다. 디자인 단계에서 개발 단계로 전환하는 과정에는 수많은 파일과 정보 공유가 이루어진다. 더 이상 디자인은 ‘혼자 골방에 틀어박혀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하지만 기존 UI·UX 디자인 툴은 자체적인 협업 기능이 존재하지 않거나 매우 부실했다. 때문에 많은 디자이너는 협업을 위해 ‘제플린’과 같은 프로그램을 별도로 설치해야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피그마는 업무 협업 기능을 최대 특징으로 내세웠다.

실제로 딜런 필드 피그마 대표는 지난해 열린 어도비 맥스 2022에서 “개방성 좋고 더 나은 협업이 세상이 원하는 효율 방향성이라 생각했다”며 피그마의 비전을 밝혔다.

피그마를 쓰면 하나의 프로젝트 작업물을 두고서 여러 디자이너가 실시간으로 디자인 편집 협업을 할 수 있다. 동시 작업 자체는 기존의 ‘키노트’ ‘노션’ ’파워포인트’ 같은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하지만 피그마는 단순한 동시 작업이 아닌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

피그마의 실시간 공동 편집에는 협업에 특화된 여러 기능이 존재한다. 작업 도중 ‘스포트라이트 미(Spotlight Me)’ 버튼을 누르면 자신을 발표자로 설정해 자신의 화면을 팀원 모두가 따라 보게 할 수 있다. 댓글과 텍스트 채팅은 물론, 음성 대화 역시 별도의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 없이 자체적으로 지원한다.

디자이너가 아닌 프로젝트 관리자나 게스트를 위한 기능도 존재한다. 피그마는 팀원에게 기능 조회 권한만을 부여해 디자인 리소스를 수정하지 못하고, 프로젝트 조회만 가능하게 할 수도 있다.

이런 선택적 권한 부여 기능은 개발 도중 프로젝트가 유출되거나, 비전공자가 조회 도중 실수로 작업물을 손상시키는 불상사를 사전에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

실시간 협업 도중 피그마 자체 메신저로 소통하고 있는 디자이너(사진=피그마)

편의성이 뛰어난 피그마

피그마의 컴포넌트 설정은 단순 반복 작업에 들이는 수고와 시간을 크게 절약한다(사진=피그마)

모름지기 디자인 툴이 갖추어야 할 핵심 요소는 ‘플랫폼 호환성’과 ‘기능성’이다. 현재 많은 디자인 툴이 편의성과 플랫폼 호환성 향상에 힘을 쓰고 있지만, 특히나 피그마는 편의성의 선두주자로 유명하다.

직관적인 데다 기존 디자인 툴(포토샵·일러스트레이터·스케치)과 호환성이 좋은 피그마에는 편의성을 높여주는 다양한 기능이 존재한다.

피그마는 컴포넌트 단위로 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그렇기에 컴포넌트를 적절히 설정해 두면 후일 수정이 필요할 때에도 한 번의 마스터 컴포넌트만 수정하면 프로젝트의 모든 컴포넌트가 수정된다. 이런 컴포넌트 설정은 단순 반복 작업에 들이는 수고와 시간을 크게 절약한다.

프로토타입 기능을 사용하면 특정 버튼이나 영역을 눌렀을 때 어떤 화면으로 어떤 인터랙션이 이루어질지 목업으로 볼 수 있다. 이 프로토타입 기능은 작업이 진행 중에도 중간 중간 틈틈이 사용 가능하다. 작업물이 미완성인 상태에서도 디자인이 의도대로 작동하는지, 프로젝트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기존 디자인 툴을 사용해 UI·UX 디자인을 할 때 번거롭게 별도 프로그램으로 이동해 프로토타이핑을 진행하거나 수작업으로 모든 변경점을 적용하던 것과 비교되는 대목이다.

피그마의 프로토타입 기능 예시(사진=피그마)

오토 레이아웃 기능은 개체와 개체 간의 간격과 정렬에 규칙을 부여한다. 이렇게 부여된 규칙은 추가 작업으로 개체의 크기가 변하더라도 간격이나 정렬을 유지시켜 UI·UX 디자인을 지켜준다.

이외에도 피그마는 다양한 서드파티 플러그인 설치를 지원한다. 덕분에 피그마 사용자는 자기 입맛에 맞는 플러그인을 설치해 스스로 디자인 작업에 유용한 여러 기능을 추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Brandfetch’ 라는 플러그인을 사용하면 피그마 내에서 브랜드 이름이나 url을 검색해 로고·컬러·폰트·연관 이미지를 찾아 즉각적으로 프로젝트에 추가할 수 있다.

피그마 플러그인 기능 로고(사진=피그마)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

어도비는 지난해 200억 달러를 들여 피그마를 인수했다(사진=피그마)

피그마가 어도비 포토샵, XD 등과 비교되는 만큼 어도비에 있어 피그마는 큰 골칫거리였다. 물론 피그마가 1위를 차지할 동안 어도비가 손가락만 빨면서 구경한 건 아니다.

UI·UX 디자인에 특화된 어도비 XD를 출시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했으며, 클라우드 이용 시 작업 도중 저장 및 공동 편집 기능과 실시간 협업용 웹 버전 공유 모드 등을 개발해 피그마를 추격했다.

어도비는 XD뿐만 아니라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도 웹 버전으로 확장을 시도했다. 팀원 파일 공유 및 관리에 특화된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 스페이스’와 아이디어 공유 및 공동 작업 공간 개념의 ‘캔버스’를 출시하며 필사적으로 피그마를 따라잡으려 했다.

하지만 어도비는 피그마와 격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UX 툴즈의 2022년 통계 자료에 따르면 XD를 사용하는 디자이너는 4,200여 명 중 500명이 채 되지 않는다. 결국 2022년 9월 어도비는 출혈 경쟁보다는 미래의 경쟁자를 흡수한다는 방침 아래에 피그마를 200억 달러에 인수했다.

이런 인수 합병은 어도비 프로그램에 대한 피그마의 호환성 향상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딜런 필드 피그마 CEO는 “인수 이후에도 피그마에 초점을 맞출 것이지만, 협업 워크플로우가 도움이 될 수 있는 어도비 프로그램을 지원할 것”이라며, 출판 편집 디자인에 사용되는 ‘인디자인’을 예로 들었다.

일각에선 인수 합병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된다면 최종적으로는 어도비 XD가 피그마에 흡수되거나, 지원 업데이트가 완전히 종료되고 피그마에 대체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어도비가 같은 용도의 디자인 툴을 두 개나 유지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앞으로 피그마는

피그마의 독주는 지속될 전망이다(사진=피그마)

경쟁 상대인 어도비를 든든한 뒷배로 삼고, 막대한 자본 및 개발 인력 지원을 약속 받은 만큼, 한동안 피그마의 독주는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심지어 포토샵, 일러스트레이터와 같은 디자인 툴처럼 디자인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고자 하는 사람에게 필수적인 툴이 될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스케치는 사용 가능한 환경이 맥 OS로 한정되고, 디자인 시스템 특성상 오브젝트가 한 파일에 많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제어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XD의 경우 어도비가 개발한 툴이기에 어도비 프로그램과 호환성이 높지만 기능 업데이트가 더디고, 현 시점에서 다른 툴에 비해 편의성과 기능성이 떨어진다.

딜런 필드 피그마 CEO는 어도비 맥스 2022에서 “난 상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좁히고 싶다. 사람에게 필요한 마음 속 캔버스를 제공하고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 곧 디자인을 위한 길이라고 본다”라며 “디자인은 더 이상 혼자 제품을 만드는 행위가 아니며, 브레인 스토밍 단계부터 팀의 모든 사람이 이미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고 디자인 업계의 변혁을 시사했다.

이 같은 변혁의 선봉장인 피그마는 이번 인수합병을 통해 조만간 전례 없는 규모의 협업 플랫폼과 디자인 툴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뛰어난 인재는 언제나 흐름을 읽고, 더 나아가 변혁을 주도해나간다. 이제 디자이너도 작업 환경의 변화에 대비해야 할 시간이다.

  •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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