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영상 편집 업계는 드롭박스 리플레이를 주목하는가?
클라우드 기업 드롭박스의 새로운 영상 편집 디자인 협업 툴 집중조명
“이젠 트렌드를 앞서가고 잠재적 위험을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어요”
16년 경력의 UI·UX 디자이너인 찰스 해거스 브라이트스카우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공동 창립자의 말이다. 그는 그동안 상당히 폐쇄적이었던 디자인 업계의 협업 태도를 지적하며, 코로나 19를 계기로 디자인 업계에서 원격 작업이 보편화됨에 따라 높아진 협업 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실제로 그의 말처럼 UI·UX 디자인 업계에서는 공동 편집 기능이나 웹 구동 지원 특유의 협업 기능과 접근성 편의성을 앞세워 어도비를 제치고 피그마가 차세대 편집 툴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유독 영상 편집 업계에선 제대로 된 협업 툴이 갖춰지지 않아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원인으로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은 대용량의 고화질 영상 파일을 다수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다루는만큼 온라인으로 프로젝트를 공유하기에는 시간 및 비용 부담이 크고, 상용 영상 편집 툴 대다수가 렌더링 등의 과정을 처리하기 위해 고사양의 하드웨어를 요구해 클라우딩 컴퓨팅을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연산량 등이 있다.
그 결과 많은 영상 편집 실무자가 별도의 파일 공유 서비스 및 메신저를 사용하며 커뮤니케이션이나 협업 작업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박종호 씨투몬스터 과장은 한국영화진흥위원회와의 인터뷰에서 “업계가 제작비 절감 등 여러 가지 이유로 국내외 여러 회사가 외주 또는 공동 제작하는 환경으로 급격하게 바뀌었다”라며 “이에 온라인에서 원격으로 협업할 수 있는 제작 관리 솔루션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영상 편집 업계 환경 변화에 따른 협업 툴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국의 클라우드 기업 드롭박스가 동영상 편집 작업에 특화된 협업 툴 ‘드롭박스 리플레이’를 선보이며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본래 파일 공유에만 집중하던 드롭박스의 드롭박스 리플레이는 왜 주목 받는 것일까? 이번 글에서는 드롭박스 리플레이의 특장점에 대해 살펴본다.
사용자 중심 디자인의 드롭박스 리플레이
협업 툴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사용하기 편할 것’이다. 아무리 뛰어난 기능의 협업 툴이라 하더라도 사용하기 어렵거나 복잡하다면 사용자는 결국 ‘직접 대면해 대화하기’라는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확실한 효과가 검증된 방법을 택할 것이다. 실제로 이런 이유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많은 국내외 협업 툴이 세상에서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이런 선례를 지켜본 걸까, 이번 드롭박스 리플레이의 경우 사용성 중심의 사용자 친화적인 디자인을 적극 도입해 앞선 많은 협업 툴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눈을 끌고 있다. 그 예시로 당장 드롭박스 리플레이에 처음 접하는 사용자는 가장 먼저 검은 배경에 흰색 텍스트·아이콘으로 이루어진 디자인을 마주하게 된다.
이는 최근 몇 년 동안 구글, 애플 등이 주도하고 있는 디자인 업계의 주요 트렌드이자, 시인성을 극대화하고 눈의 피로를 줄이는 등 여러 장점을 가진 ‘다크 모드(Dark Mode)’에 충실한 디자인이다. 특히나 별다른 설정 없이도 다크 모드가 기본 적용돼 있는 것은 오랫동안 모니터를 봐야 하는 영상 편집 업계 종사자에 대한 드롭박스의 배려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영상 편집에 특화된 드롭박스 리플레이
드롭박스 리플레이는 진행 상황, 마감일 표시, 댓글 등 기본적인 협업 툴 기능은 물론, 영상 편집 작업에 특화된 기능을 다수 갖추고 있다. 여러 명의 공동 작업자가 동시에 같은 영상을 보고 각종 메모 및 필기를 공유하며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라이브 검토 기능, 영상 프레임 단위로 피드백·댓글 생성하고 버튼 한 번으로 액세스하는 책갈피 기능, 프로젝트의 모든 에셋을 버전별로 축적하고 기록하는 버전별 기록 관리 기능이 대표적이다.
개중에 버전별 기록 관리 기능의 경우 언제든지 사용자가 프로젝트의 기록을 확인하고 버전 변경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UI·UX 디자인 원칙 중 하나인 닐슨의 사용성 휴리스틱 원칙에 충실한 디자인으로 볼 수 있다.
피그마를 포함한 여러 기존 2D 그래픽 편집 협업 툴에 익숙한 2D 디자이너 입장에선 당연하다고 볼 수 있는 기능이지만, 이런 드롭박스 리플레이의 장점은 많은 영상 편집 실무자의 호평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영화 감독인 제이크 반 웨네거 감독은 “유타에 있는 나와 로스앤젤레스에 있었던 편집자가 함께 작업물을 보다가 일시 중지해 메모를 입력하면 어떤 장면을 말하는지 모두가 바로 알 수 있었다”라며 드롭박스 리플레이의 편리한 사용자 중심 디자인에 호평했다.
기존에 상용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가 얼마나 온라인 협업을 고려하지 않고 단일 사용자만을 위해 디자인됐으며, 그동안 영상 편집 업계가 얼마나 협업 툴의 부재에 시달렸는지를 엿볼 수 있는 반응이었다.
보안성과 접근성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드롭박스 리플레이
비즈니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보안성이다. 아무리 뛰어난 디자인의 작업물이라 하더라도 보안에 소홀해 작업 과정 도중에 유출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이러한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너무 보안성에 치중하다 보면 필연적으로 접근성에 영향을 주고, 협업이 활발해진 현 디자인 업계에서는 접근성이 떨어진 협업 툴은 살아남을 수 없다.
때문에 현재 많은 협업 툴 제작사는 보안성과 접근성 둘 중 하나 중 어디에 치중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드롭박스 리플레이의 경우 대담하게 보안성과 접근성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실제로 드롭박스 리플레이는 사용에 있어서 별도 프로그램 설치 없이 웹 기반 구동이 가능하며, 링크 하나로 쉽게 프로젝트를 공유할 수 있다. 이렇게 생성하는 링크 또한 사전에 2단계 인증 비밀번호, 다운로드·편집 권한 등을 세부 조절할 수 있다.
보안성을 위해 접근성을 포기하기보단 오히려 사용자에게 추가 선택지를 제공한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파일이나 프로젝트를 공유하면서도 책임자, 작업자, 관리자 등의 역할을 분류하고 혹시나 모를 파일 유출에 대비할 수 있다. 단순 프로젝트 열람 및 다운로드에는 드롭박스 계정 없이도 이용이 가능하다.
이런 드롭박스의 선택은 모든 시스템이나 프로세스에 줄일 수 없는 복잡성이 존재하고, 이를 강제로 줄이려고 하면 사용자 경험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시스템이나 사용자 중 한쪽이 감당해야 한다는 유명 UI·UX 심리학 법칙 ‘테슬러의 법칙(Teslers Law)‘에 기반한 선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드롭박스 리플레이의 접근성은 자체 서비스에 한정되지 않는다. 드롭박스 리플레이는 타 드롭박스 제품 서비스는 물론, 어도비 프리미어, 다빈치 리졸브, 루마퓨전, 애플 파이널 컷 프로 등과 같은 타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과 손쉬운 연동까지 가능하다.
그 결과 드롭박스 리플레이는 실무자뿐만 여러 영상 편집 툴 제작 기업으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 실제 어도비는 “업무가 점점 더 분산 근무 형태로 전환되는 오늘날 동영상 협업, 특히나 검토와 피드백 교환을 간편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며, 드롭박스 리플레이가 해답이 될 수 있다”며 호응을 내보였다.
돈과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드롭박스 리플레이
세상만사 모든 일이 그렇듯이 협업 툴 도입에 있어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결국 돈이다. 많은 협업 툴이 제대로 된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비용을 구독제로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드롭박스 리플레이의 경우 유료 플랜으로 업그레이드하지 않은 무료 베이직 요금제로도 프레임 단위 타임스태프 댓글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서드파티 동영상 편집 툴 연동 기능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드롭박스가 공격적으로 선보이는 이유는 드롭박스가 사업 확장을 준비하면서 협업 툴 업계의 후발주자로서 차별점을 내보여 경쟁력을 강화하고, 더 많은 사용자 확대를 도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공식 홈페이지에서는 대놓고 경쟁 위치에 있는 유사 서비스인 Vimeo의 서비스를 직접 언급하고 비교하면서 자사 제품의 리플레이의 장점을 소개하는 다소 공격적인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추가로 지난 12월 5일 권준혁 드롭박스 이사는 “드롭박스는 지금까지 파일 동기화와 공유 분야의 리더였지만, 이제 디지털 콘텐츠 협업을 위한 공간, 개인과 팀 워크플로우를 과리하고 개선하는 솔루션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라고 말하면서 드롭박스의 사업 확장에 대해 이야기했다.
아쉬운 점과 앞으로
이처럼 후발 주자로서 접근성과 협업 기능에 집중한 드롭박스 리플레이는 영상 편집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드롭박스 리플레이가 아직은 완전하지 않다는 점도 지적할 필요가 있다.
앞선 유사 성공 사례인 UI·UX 디자인 툴 피그마와 다르게, 제대로 된 편집 작업을 위해서 별도의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구비해야 한다는 태생적 한계를 뛰어넘어야 하며, 여러 보안 기능은 기본 무료 요금제로는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 사용자는 결국 유료 요금제 결제가 반강제 된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다른 기업이 따라하기 불가능한 독보적인 기능이 부족하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드롭박스는 “드롭박스 리플레이로 많은 사용자가 동영상 작업의 효율성과 생산성이 향상되는 경험을 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작업 효율을 늘리고 최고의 영상 편집 결과물을 빠르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솔루션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라며 지속적인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과연 드롭박스는 접근성과 협업 기능을 통해 어도비를 이긴 피그마처럼 영상 편집 업계의 신흥 강자가 될 수 있을까?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아직은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 한동안 영상 편집 협업 툴의 발전과 보급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업계의 과제로 남을 것으로 예상되며, 드롭박스의 행보와 전개에 주목해보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