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와 테무는 왜 이럴까?” 중국 UI·UX 디자인이 국내와 달라보이는 이유
문화가 UI·UX 디자인에 미치는 영향
“당연히 그냥 나라가 다르니깐 그렇지 뭔 소리야?”
기사의 제목을 읽어본 몇몇 독자들은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국가와 지역이 다르면 UI·UX 디자인도 차이가 있다. 하지만 왜 국가와 지역의 차이가 UX 디자인의 차이로 이어지는 것일까? 모름지기 UX 디자인에서는 ‘그냥’은 있을 수 없다. 잘 만든 디자인에는 아주 작은 디자인 요소에도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며, 훌륭한 UX 디자이너는 이런 디자인의 작동 방식과 원리에 통달하고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실제 최근 ‘알리’ ‘테무’ 등의 중국 이커머스, 일명 ‘C 커머스’가 국내에서 공격적인 진출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C 커머스의 UI·UX 디자인적인 차이로 인해 낯섦과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는 사용자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런 C 커머스들은 같은 이커머스에 속하면서도 국내와는 디자인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걸까?
이번 글에선 중국 앱과 웹서비스의 UI·UX 디자인이 국내 디자인과 달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조명해본다.
중국의 UI·UX 디자인 특징

보통 중국 앱 서비스를 들여다보면 금방 국내 앱·웹 디자인과 여러모로 차이가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명도와 채도가 높은 색상을 다양하고 과감하게 사용하며, 한 화면 안에 텍스트 및 오브젝트를 밀도 높게 배치하고 있는 점이다. 3D 그래픽이나 캐릭터 요소를 적극 활용하고, 다크패턴이라 불릴 수 있는 요소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것도 눈길을 끄는 특징 중 하나다.
이는 최근 국내에 진출하고 있는 C 커머스도 마찬가지다. 실제 테무의 경우, 메인 화면부터 명도와 채도 높은 색상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창고 대방출’과 같은 최저가 제품들은 특유의 붉은 색상의 배너 이미지를 통해 소개한다. 5월 기준 ‘썸머 세일’ 일러스트를 상단 배너 이미지에 그치지 않고 특가 제품들 하나하나에 모두 적용해 놓은 것도 인상적인 모습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메인 화면만으로도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전체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초이스 엄선된 상품&더 나은 서비스’ 카테고리에선 과감하게 황금색을 사용하고 있다. 그나마 두 서비스 모두 한국에 진출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UI·UX 디자인을 개선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실제 ‘티몰’ ‘바이두’ ‘쑤닝’ 등 아직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중국 웹·앱 서비스에서는 상술한 특징들을 더욱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중국 앱·웹 서비스는 이런 디자인을 공통적으로 보이는 걸까?

이유1. 한자의 특징

보통 중국 웹이나 앱 디자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한 화면에 엄청나게 많은 텍스트와 요소들이 들어차 있는 디자인의 원인 중 하나는 ‘한자’다. 중국어의 한자는 한글이나 영어와 다르게 글자 자체가 좁은 공간에 많은 정보와 콘텐츠를 채워 넣는 것에 최적화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국어는 획이 많고 띄어쓰기가 없으며, 표의문자 체계를 사용해 한국어나 영어로는 여러 개의 텍스트를 사용해야 할 단어나 문장을 1개의 문자로도 표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동일한 정보를 담고 있는 단어라도 언어의 차이로 인해 화면에 요구되는 텍스트 픽셀 공간에 차이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검색(Search)’을 쓰기 위해서는 영어의 경우 6개의 알파벳이 들어갈 공간이 필요하지만 중국어의 경우 한자 ‘搜’으로 단 1개의 텍스트 공간만 요구한다.

특히 한자는 문자 하나하나가 모두 균일한 사각형 안에 들어 맞으므로 UI 레이아웃을 구성하기도 훨씬 쉽다. 텍스트의 길이가 일정하기 때문에 화면에 보이는 탭이나 버튼들의 길이가 짧아지고 규칙적인 크기의 버튼들을 여러 개 넣을 수 있는 장점이 생기는 것이다. 이것이 많은 중국 앱·웹 서비스가 한 개의 화면에 여러 요소를 넣을 수 있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이유2. 중국인들의 붉은색 사랑

많은 중국 앱·웹 서비스는 명도와 채도가 높은 색상을 과감하게 사용하며, 특히나 붉은 계열의 색상을 자주 사용한다. 실제 중국인들은 붉은색을 좋아하다 못해 사랑한다. 현실의 중국에서도 결혼식이나, 춘절, 연말 행사 등등 중요하거나 큰 행사가 있을 때 붉은색이 빠지지 않는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중국인들은 과거부터 태양이나 피와 같은 붉은색이 생명력과 활기를 나타내기에 액운과 귀신을 물리치고 건강과 안전을 지켜준다고 믿고 있으며, 오늘날에 와서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시선을 끌 수도 있기에 여전히 붉은색을 애용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중국의 붉은색 사랑은 디지털 공간에서도 붉은색과 원색 계열 색상에 대한 거부감 하락으로 이어졌다. 실제 <한국과 중국의 모바일 쇼핑 앱 UI 디자인 비교 연구> 논문은 “중국에선 붉은색이 행운, 번영, 행복 등을 의미하고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이어서 중국 모바일 쇼핑 앱 중 붉은색의 사용빈도가 한국보다 더 많이 보인다”고 중국 중국 앱·웹 서비스의 붉은 색상 선호에 대해 설명했다.
이것이 많은 중국 앱·웹 서비스에서 붉은색을 포함해 보라색, 녹색, 파란색 등의 명도와 채도가 높은 색상을 즐겨 사용하는 이유다.

이유3. 중국인들의 문화 및 사회 성향

전 세계의 많은 UX 디자이너는 중국의 사회 문화 특성이 중국 앱·웹 서비스 특유의 UI·UX 디자인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하고 있다. 중국 사용자들은 집단주의적 성향이 높아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궁금해하는 것을 넘어, 같은 행동을 하려는 성향을 띠고 있고, 이것이 밀도 높은 레이아웃과 다른 사용자의 행동을 보여주는 디자인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실제 <고맥락 문화 차원에서 한자 의미의 심미적 특징 연구> 논문을 비롯한 많은 디자인 연구 논문들은 중국을 전형적인 고맥락 문화 국가로 분석하고, 이런 사회 성향이 디자인에도 영향을 준다는 결과를 내보였다.
중국 디자이너들 역시 이런 의견에 동의하고 있다. 실제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UX 디자인 및 디지털 제품 개발사 ‘디지털 크리에이티브 아시아’는 “중국의 고맥락 사회 문화 특성은 UX 디자인과 사용자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중국 특유의 다다익선 개념과 고맥락 사회가 앱·웹 디자인 전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테무는 메인 페이지부터 굉장히 많은 정보와 추천 상품들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 ‘n개 남음’ ‘품절 임박’, ‘방금 구매함’ ‘최다 재구매 상품’ 등 최근 들어서는 다크패턴으로 분류되는 디자인을 적극 사용해 타 사용자의 활동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단순히 복잡하고 수익성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는 디자인이 사실은 중국의 사회 문화와 성향이 반영된 디자인이었던 것이다.
UX 디자이너들의 과제
이처럼 국가나 지역의 특색과 문화 차이가 UX 디자인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례는 비단 중국만이 아니다. 아랍권에 속하는 나라들의 앱·웹 서비스는 읽은 방향이 오른쪽에서 왼쪽이다. 미국의 경우 개인주의 및 자유주의 성향이 강해 대다수가 선호하는 색상이 없고, 그 결과 파란색과 무채색 등 불특정 다수가 사용하는 색상을 웹과 앱 디자인에 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UX 디자인은 다양한 국가 및 지역들에서 문화적 요인으로 인해 차별점을 가지며, 이런 문화적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디자인은 특정 국가나 지역 진출시 현지의 사용자들에게 불편한 경험 또는 부적절한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지난 2018년 미국의 대표 이커머스 기업 아마존은 많은 인도인이 돋보기 아이콘을 검색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탁구채라고 인지한다는 사실을 몰라 인도 진출에 곤혹을 치루고 결국 UI 디자인을 수정했다.
결국 오늘날 UX 디자이너에게 문화적 다양성의 고려와 존중은 단순히 트렌드가 아닌, 글로벌 시대 모든 사용자에게 사용자 중심적인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 섬네일손 찬호
- 53 초상집 상복 벗어 던지나… 다음이 4색 로고 디자인을 롤백한 이유는?
- 52 결국 또 같은 실수? 카카오톡 오픈채팅 개편이 불편한 이유
- 51 “토스에서 찾는 두쫀쿠?” 두쫀쿠 맵에 담긴 토스의 슈퍼앱 UX 전략
- 50 “검색하면 화면까지 만들어 준다” 구글의 생성형 UI 뜯어보기
- 49 “재생 화면부터 좋아요 버튼까지” 유튜브가 디자인을 바꾼 이유는?
- 48 “내 블로그 돌려줘!” UX 관점으로 본 네이버 블로그 리브랜딩 반발
- 47 ‘북마크를 넘어 클립으로’ 넷플릭스 모먼트 업데이트 속 UX 전략
- 46 “삭제 기한 늘리고, 발신자 감추고” UX 관점에서 본 카카오톡 메시지 삭제 업데이트
- 45 다시 뜨는 글래스모피즘, ‘반투명한 UI’의 가능성과 한계는
- 44 왜 둥글고 다채로워졌을까? UX 관점에서 본 구글 제미나이 로고의 변화
- 43 배달만 하는데 왜 즐겁지? UX 관점에서 본 ‘데스 스트랜딩’의 재미
- 42 “심미성이냐, 가독성이냐” 애플 차세대 GUI ‘리퀴드 글래스’를 향한 우려
- 41 “실제 대화 같아” vs “끄고 싶어” UX 관점에서 본 카카오톡 ‘입력 중’ 기능 실험
- 40 “변화를 위한 변화를 거부하다” UX 관점에서 본 닌텐도 스위치2 디자인 전략
- 39 UX 관점에서 본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앱… 독립 앱 출시한 까닭은?
- 38 빨강·파랑 사라진 태극문양… 대한항공은 왜 CI를 리뉴얼했을까?
- 37 내 댓글에 비추 버튼이? UX 관점에서 본 인스타그램의 ‘싫어요’ 실험
- 36 “단순한 색상 변경이 아니다!” 유튜브가 ‘새로운 빨간색’을 공개한 이유
- 35 “아무거나 틀어줘!” 유튜브는 왜 랜덤 재생 기능을 테스트할까?
- 34 “어디 초상이라도 났나” 왜 사용자들은 새로운 다음 로고에 반발할까?
- 33 “왜 이렇게 바뀌었지?” UI·UX 디자인 관점으로 본 카카오톡 채팅 아이콘 변경
- 32 한 해를 되돌아보는 연말결산! 리캡 서비스 속 UX 비밀
- 31 “이래서 게임도 사용성이 중요” 콘코드의 실패가 남긴 교훈
- 30 심볼은 빼고, 폰트는 통일하고… 왜 로고 디자인은 점점 단순해질까?
- 29 5년 만에 새롭게 탈바꿈한 피그마의 브랜딩 비주얼
- 28 “우려가 결국 현실로?” UI·UX 디자인 관점으로 본 아고다의 다크패턴 논란
- 27 UI·UX 관점에서 본 국내 이커머스들의 추석 디자인 전략
- 26 왜 UX 디자이너들은 AI UX 리서치에 주목할까?
- 25 UI·UX 디자이너는 왜 갈릴레오 AI에 주목하는가?
- 24 CX 디자인, UX 디자인과 무엇이 다를까?
- 23 “항공권·숙소 예약 전 잠깐!” 숙박앱 속 다크패턴 디자인
- 22 “그래서 왜 접어야 해?” UX 디자인 관점으로 본 폴더블폰의 부진
- 21 “UI도 표절이 인정될까?” 카카오페이 vs 삼성화재 사건 속 지식재산권
- 20 “다시 기능 돌려내라!” 왜 사용자들은 X의 ‘좋아요’ 비공개에 반발할까?
- 19 다크패턴 조사 받던 쿠팡, ‘과징금 1400억원’ 폭탄… 검색순위·후기 조작까지?
- 18 “알리와 테무는 왜 이럴까?” 중국 UI·UX 디자인이 국내와 달라보이는 이유
- 17 “결국 터질 게 터졌다” UI·UX 디자인 관점으로 본 쿠팡의 다크패턴 논란
- 16 “무엇이 다를까?” 게임 UX 디자인만의 차별점
- 15 트위치 대체하겠다는 아프리카TV, 사용자 경험 현황은?
- 14 트위치 철수 코앞인데… 네이버 ‘치지직’ 사용성 여전히 ‘미흡’
- 13 UX 디자인 관점으로 본 명동 버스 대란
- 12 다크 패턴, 이제 디자인이 아닌 불법행위?
- 11 왜 영상 편집 업계는 드롭박스 리플레이를 주목하는가?
- 10 ‘유니버설 디자인’ 원칙으로 살펴본 PS5 액세스 컨트롤러 UI·UX
- 9 “왜 이렇게 바뀌는 걸까?” 새로운 서울 지하철 노선도의 UI·UX 디자인
- 8 “왜 이렇게 바뀌는걸까?” 구글 크롬 15주년 디자인 업데이트 미리보기
- 7 왜 노인은 명절 기차표 예매를 어려워할까? 답은 UI·UX에 있다
- 6 시도는 좋았지만… 개인화에서 발목 잡힌 엑스박스 홈 UI·UX 개편
- 5 전 세계 디자이너는 왜 어도비 파이어플라이를 주목하는가?
- 4 15년 만에 신규 기본 폰트 선보이는 마이크로소프트
- 3 왜 UI·UX 디자이너는 피그마에 열광하는가?
- 2 누구나 편리한 토스 UI·UX 개발 이야기
- 1 “왜 이렇게 바뀌었지?” 네이버 개편 뒷면에 숨겨진 UI·UX 법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