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는 좋았지만… 개인화에서 발목 잡힌 엑스박스 홈 UI·UX 개편
제이콥 닐슨의 UI•UX 원칙으로 보는 엑스박스 홈 개편
“최우선 사항은 게이머가 좋아하는 게임을 더 편하고 빠르게 플레이할 수 있고, 좋아하는 새 게임을 쉽게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사의 콘솔 게임기인 엑스박스의 홈 UI·UX 개편 업데이트를 발표하면서 함께 남긴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달 28일 엑스박스 시리즈 X|S 및 엑스박스 원 콘솔을 대상으로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새로운 엑스박스 홈 UI 업데이트는 사용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약 1년 동안 작업이 이루어졌다. 미국 시간 기준 지난달 26일부터 순차적으로 진행되기 시작해 향후 수주 내로 모든 엑스박스 기기 사용 대상자에게 적용될 예정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2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따르면 국민 10명 중 7명은 게임을 즐기고 있다. 게임의 인기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로 2023년 현재 게임을 즐기는 인구는 약 32억 명이며, 2027년에는 전 세계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38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듯 하루가 다르게 게임 플레이어 수가 늘어나는 만큼, 게임의 경험 뿐만 아니라 게임을 구매하고 관리할 플랫폼의 UI·UX 디자인의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과 구독형 서비스의 고도화로 인해 단순히 게임 판매에서 끝나지 않고, 플레이어가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하게끔 게임 목록 관리 및 신규 게임 추천의 중요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20년 넘게 콘솔 시장에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그리고 닌텐도와 경쟁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수년 만에 새로운 엑스박스 홈 화면 UI·UX 개편을 진행한 것도 이러한 까닭이다.
과연 마이크로소프트는 UI·UX 디자인의 수요와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어떤 개선안을 내보였을까? 이번 글에서는 제이콥 닐슨의 사용자 휴리스틱 원칙을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최신 엑스박스 콘솔 홈 UI·UX 디자인 업데이트를 살펴본다.
? 닐슨의 사용성 휴리스틱 원칙이란?
제이콥 닐슨이 만들고, 닐슨 노먼 그룹이 배포하고 있는 UI·UX 디자인의 사용성 평가에 사용되는 10가지 기준 원칙 방법론입니다. 디자이너와 리서처 등은 이 기준 리스트로 일반적인 UI 뿐만 아니라 제품 또는 서비스가 사용자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어느 정도의 유용성과 정서적 만족을 제공하는지 파악할 수 있습니다. 총 10가지의 주요 항목이 존재합니다.
간결하고 시인성이 뛰어난 신규 홈 UI

이번 업데이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점은 메인 홈 화면 비주얼의 변화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레이아웃을 간소화하고 최근 플레이 했던 게임과 기타 콘텐츠 및 앱 타일을 화면 하단에 모아 배치해 개인화 할 수 있는 공간을 확장했다.
또한 최근 플레이한 게임 목록을 둘러볼 때 커서가 위치해 있는 게임에 맞춰 배경이 바뀌고 타일 크기가 커지는 반응형 기능도 추가됐다. 그 결과 플레이어는 자신이 이전에 플레이했거나, 이제 플레이 하기 위해 선택한 게임이 무엇인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동시에 멋들어진 아트워크를 배경 화면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는 제이콥 닐슨의 10가지 사용자 휴리스틱 원칙 중 ‘시스템 상태의 시각화(Visibility of system status)’과 간결한 디자인 (Aesthetic and minimalist design)에 충실한 디자인이다.
제이콥 닐슨은 사용자가 시스템과 상호작용할 때 불필요한 요소가 사용자의 주의를 분산시키면 안되며, 상호 작용에 대한 즉각적인 피드백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러한 휴리스틱 원칙은 실제로 우리 생활 속에서 각종 아이콘 애니메이션과 시각적 표시로 생활 속에 녹아들었다.

이번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단순 아이콘 애니메이션을 넘어 배경 화면까지 변화를 더해냈다. 이는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 선보인 테스트 UI 버전이 화면 전체를 타일로 뒤덮었던 모습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실제로 이번 변화에 대해 수석 제품 관리자인 아이비 크리슬로프(Ivy Krislov)는 “신규 UI 첫 공개 이후 지난 8개월 동안 우리는 플레이어의 요구사항을 충족하고 신선함을 느끼며 게임과 앱에 초점을 맞추고 아름다운 배경을 제공할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변경 사항을 구현했다”라고 말했다.
모든 유형의 사용자를 배려하는 퀵 액세스 메뉴

제이콥 닐슨은 사용자 인터페이스(UI)에 대해 이야기 할 때 좋은 UI는 모름지기 경험이 없는 사용자 뿐만 아니라 사용 경험이 풍부한 사용자 모두에게 적절한 기능을 제공해 인터랙션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닐슨의 주장은 현재 휴리스틱 원칙 중 사용의 융통성과 효율성(Flexibility and efficiency of use) 이라고 불리고 있으며, 대표적인 예시로 숏컷과 터치 제스처, 지름길 안내 기능이 꼽힌다.
실제로 타일이 하단으로 이동하고 비어버린 엑스박스 홈 화면 최상단에는 퀵 액세스 메뉴가 도입됐다. 해당 퀵 액세스의 경우 홈 버튼을 눌러 긴 여정을 시작해야 했던 이전 UI와 다르게 더욱 쉽고 빠르게 ▲라이브러리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 ▲엑스박스 게임패스 ▲검색창 ▲설정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엑스박스 콘솔 사용자는 더 이상 원하는 게임이나 설정을 찾아 메뉴 화면을 뒤적거릴 필요가 없어졌다. 사용성 휴리스틱의 원칙에 충실한 결과다.
동시에 이러한 숏컷 기능은 콘솔 플레이어의 대부분이 마우스 키보드가 아닌 게임 패드를 통해 화면을 조작하고, 책상에 위치한 모니터를 보는 PC 플레이어와 다르게 거실의 TV로 화면을 보는 플레이어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배려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UX 개선을 노린 개인 맞춤화 기능

마이크로소프트는 개인 맞춤화 기능을 통해 UX 개선을 꾀하기도 했다. 플레이어가 더욱 쉽게 새로운 게임을 발견할 수 있도록 맞춤 큐레이션된 게임 목록을 제공하고, 좋아하는 게임이나 퀵 리줌(Quick Resume) 같은 시스템 그룹을 홈 화면에 고정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기능 지원을 시작했다.
또한, 업데이트된 ‘친구 및 커뮤니티(Friends & Community)’ 열에서 플레이어 커뮤니티 소식을 받아보고, ‘워치 & 리슨(Watch & Listen)’ 섹션과 엔터테인먼트 앱 목록을 통해 이용 가능한 미디어 앱 및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개인화 및 사용자 맞춤형 기능은 휴리스틱 원칙 ‘사용자 제어와 자유도(User control & freedom)’ 에 기인한 것이다.
현대의 UI·UX 디자인은 점차 한 가지 유형에 모든 사용자를 포함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각기 다른 성격과 인체·감성·지식·경험을 지닌 사용자의 다양성을 배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화는 점차 주요 글로벌 디자인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의 개인 맞춤화 기능 역시 이러한 개인화 디자인 트렌드의 일환이라 해석할 수 있다.
아이비 크리슬로프(Ivy Krislov)는 이러한 UI·UX 업데이트에 대해 “우리가 작업물을 엑스박스 인사이더에서 처음 선보였을 때 명확한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플레이어는 개인 지정 배경 또는 게임 아트를 보여줄 수 있는 더 많은 공간, 더 빠른 탐색 옵션 및 더 많은 개인화를 원했다”라고 말했다.
UX 개선의 발목 잡는 광고

전반적으로 이번 엑스박스 메인 화면 UI·UX 개편은 미니멀리즘 트렌드를 반영하고, 플레이어에게 더 많은 자유와 효율성을 제공하는 업데이트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번 개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불만과 비판 목소리의 주요 골자는 ‘광고’로, 플레이어가 관심 없는 게임을 강제로 보여준다는 것이다. 요컨대 상술한 개인화 기능의 큐레이션 게임 목록 선정에 실패한 것이다.
실제로 첫 페이지 하단에 고정된 ‘Recently added – Game Pass’ 타일 그룹은 최근 게임패스에 추가된 게임만을 보여주고 있다. 심지어 게임패스를 구독하지 않아도, 해당 타일을 이동 시킬 수 없고 계속 강제로 봐야 한다.
또한 ‘가장 많이 플레이한 게임(Most played games)’ 타일 그룹은 실제 플레이어가 가장 많이 플레이한 게임 대신 엑스박스 스토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현재 많은 엑스박스 콘솔 플레이어는 해당 타일 그룹을 없애거나, 최소한 플레이어가 더 보고 싶을 만한 타일 그룹으로 교체해 달라 요청하고 있다.
심지어 해외 유명 커뮤니티 레딧에서는 “이번 홈 업데이트로 인해 끔찍하고 치울 수 없는 탭에게 고통받고 있다”고 호소하는 ‘제발 이 문제 없앨 수 있다고 말해주세요…’ 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1,000명 이상 커뮤니티 이용자에게 추천 공감을 받았다.
해외 게임 전문 웹진 코타쿠는 “우리는 이 콘솔 기기에 수백 달러를 지불했지만 가끔씩 내가 주유소 키오스크 앞에 서 있을 때처럼 할인과 신제품 판매 광고에 폭격 당하고 있다고 느껴진다”면서 광고에 대한 불만을 내보였다.
개인화 실패 사례를 남긴 마이크로소프트

이런 광고로 인한 UI·UX 경험 손상은 업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개인화 실패 사례다. 본래 고객을 위한 목적으로 기획했음에도,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 결과, 고객은 더 이상 서비스가 자신에게 맞춰져 있는 최적화 경험이 아닌 회사가 물품을 추천하는 광고라 인식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장혁 고려대 경영대학 교수(전 삼성전자 구주 총괄 시니어 애널리스트)는 한 칼럼에서 “대부분의 실패한 개인화 마케팅은 개인화의 초점을 사용자의 특성이 아닌 제품간의 유사성에 두며, 단순히 신상품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마케팅을 진행한다”고 지적했다.
엑스박스의 홈 화면 개편도 마찬가지다. 최신 게임에만 집중된 현재 추천 시스템은 플레이어의 사용성을 해칠 뿐이다. 게임 플레이어 개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추천 시스템이 적용될 필요가 있다.
다시 사용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

다행인 점은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UI 업데이트가 작년 9월 테스트 UI를 선행 공개한 이후 8개월가량 피드백을 받아 수정 과정을 거쳤고, 이번 큐레이션 타일 목록 역시 같은 방식으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든 피드백과 새로운 엑스박스 홈을 구축하는 동안 기다려 준 고객의 인내심에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새로운 홈 화면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
아이비 크리슬로프 수석 제품 관리자는 지난해 테스트 버전 UI 발표 자리에서 “엑스박스 팀은 항상 게임 경험을 개선하고 게이머가 좋아하는 게임을 더 빠르고 쉽게 플레이하고, 좋아할만한 게임을 찾기 쉽게 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부디 마이크로소프트가 스스로의 발언을 잊지 않고 게이머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해 해답을 찾아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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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 섬네일손 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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