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바뀌는걸까?” 구글 크롬 15주년 디자인 업데이트 미리보기
크롬 업데이트에 숨겨진 디자인 트렌드와 구글의 속내

“지난 15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빠르고 사용하기 쉬운 브라우저를 구축한다는 우리의 목표는 여전하다”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 출시 15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업데이트 공지의 첫 문장이다. 2008년 크롬 출시 당시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장악하고 있었다. 힘겨운 싸움이 예상됐지만, 구글은 지난 15년 동안 꾸준히 기능 업데이트와 개선을 진행했다.
그 결과 크롬은 전문 웹 트래픽 분석 사이트인 ‘스탯 카운터’의 2023년 8월 통계 기준, 전 세계 인터넷 브라우저 시장 점유율 63.56%를 기록하며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 중인 웹 브라우저이자, 구글의 대표 서비스 중 하나로 자리 잡는 것에 성공했다.
이렇게 성장한 크롬 브라우저는 시장에서의 비중만큼이나 구글의 디자인 철학과 의도, 더 나아가 최신 디자인 트렌드가 잘 녹아져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이번 15주년이라는 주요 업데이트에서 구글은 어떤 변화를 더했을까?
이번 글에서는 크롬의 15주년 업데이트 속에 있는 디자인 트렌드와 구글의 디자인 의도를 엿본다.
머티리얼 디자인 도입을 통한 개인화 접목

이번에 구글이 가장 먼저 내세운 크롬 15주년 업데이트 요소는 ‘머티리얼 유(Material You)’다. 이는 구글이 2014년 선보인 ‘머티리얼 디자인 지침’에 파생된 디자인이며, 크롬 브라우저의 15주년을 기념해 구글이 가장 먼저 언급한 특징은 새로운 색상 팔레트와 아이콘이다.
? 머티리얼 디자인이란?
구글이 2014년에 발표한 안드로이드 최적화 디자인 지침. 앱 개발자가 일관된 UX 경험을 사용자에게 전달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웹페이지 및 서비스를 사용하며 일관된 사용자 경험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는 브라우저 내부 콘텐츠는 물론 탭과 프로필, 툴바까지 더 다양한 색상 및 테마 프리셋을 선택해 크롬 브라우저를 개인 맞춤화할 수 있을 예정이다.
또한 구글은 크롬의 모든 텍스트와 아이콘의 두께를 더 두껍게 조정해 브라우저에 표시되는 아이콘의 가독성을 높였고, 북마크 폴더와 같은 일부 항목에는 완전히 새로운 아이콘을 도입하거나 새로운 아이콘으로 교체했다. 새로운 크롬 브라우저 창은 윈도우 등의 운영체제 화면 설정에 따라 자동으로 다크 모드와 일반 모드가 전환되기도 한다.
구글의 이러한 머티리얼 디자인 접목은 단순 심미적인 디자인 개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 최신 디자인 트렌드인 ‘개인화’와 맞닿아 있다. 2020년부터 디자인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개인화는 모든 사용자에게 일괄적인 UI·UX을 강요하는 대신 사용자가 자신의 취향 및 편의에 따라 수정할 수 있게 선택지를 주는 디자인이다.

실제로 이번 15주년 공지를 담당한 파리사 타브리즈 구글 크롬 부사장은 머리티얼 유를 소개하며 “머티리얼 유로 브라우저를 개인화해보길 바란다. 이러한 새로운 테마와 독특한 색상을 사용하면 업무용 계정과 개인용 계정 프로필을 한 눈에 구분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개인화 디자인 사용 예시를 제시했다.
둥근 모서리를 통한 정보 가독성 개선
새로운 색상 팔레트와 아이콘 디자인 외에도 사용자가 즉각적으로 알아차릴 변경점은 기존에 직각 형태였던 모서리가 모두 둥글게 바뀐 것이다.
새로운 크롬의 창과 메뉴 프레임은 물론, 이미 둥근 모서리를 가지고 있던 탭 모서리도 모서리 값 수치가 높아져 더욱 둥근 모서리를 가지게 됐다. 사실상 날카로운 직각 모서리를 모두 제거한 셈이다.

이러한 직각 제거 및 둥근 모서리 도입 역시 최신 디자인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 둥근 모서리는 매년 꾸준히 디자인 트렌드로 거론되고 있는 요소 중 하나로, 인지심리학과 뇌과학에 기반을 둔 나름 과학적인 변화다.
실제로 그동안 많은 신경 과학자는 인간이 겪어온 교육과 삶의 경험으로 인해 본능적으로 각진 모서리를 피하고 둥근 모서리를 선호한다는 분석을 발표했다. 인지과학자 요르그 나니(Jürg Nänni)는 이러한 분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우리 눈의 황반 부분은 사각형보다 원을 기록하는 것이 빠르며, 각진 모서리는 추가적인 이미지 처리 신경이 필요해서 인지가 느려진다”고 말하며 정보 인지면에서 둥근 모서리의 장점을 강조했다.
그 결과 디자인 업계의 많은 디자이너가 이러한 과학계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있는 추세로, 대표적으로는 과거 iOS 10부터 기존 업계의 평균 2~4였던 모서리 값 수치를 무시하고, 8~12라는 과감한 모서리 수치 값을 설정해 극단적으로 둥근 모서리를 사용하고 있는 애플이 있다.
설정 메뉴 숏컷 추가를 통한 접근성 개선
새로운 크롬에는 테마와 색상, 브라우저 창 디자인 이외에도 UI 디자인 변화가 있다. 대표적인 변경점으로 구글은 설정 메뉴를 개선해 구글 번역, 확장 프로그램 목록, 구글 관리자 등에 클릭 한 번으로 빠르게 액세스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번거로운 별도의 설치나 이동 여정 없이도 프로그램 설정 및 기능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크롬 브라우저 사용자가 가장 많이 애용하던 기능과 설정의 접근성이 개선된 것이다.
특히나 새롭게 추가된 ‘이 페이지를 구글로 검색(Search this page with Google)’ 버튼은 크롬에서 사용자가 더 쉽게 정보를 검색할 수 있게 하는 개선 작업의 일환이다. 이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별도의 페이지 이동이나 입력 없이도 관련 검색어를 찾고, 페이지 소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거나, 완전히 다른 검색을 시작할 수 있다.

이러한 설정 메뉴 개선은 닐슨의 사용성 휴리스틱 원칙 등의 여러 UI·UX 디자인 가이드라인이 권장하고 있는 숏컷을 추가한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많은 UI·UX디자이너는 닐슨 노먼 그룹이 배포하고 있는 사용성 휴리스틱 원칙을 참고해, 디자인에 숏컷과 터치 제스처, 지름길 안내 등의 기능을 포함시키고 있다.
이에 구글 또한 원칙에 충실해 크롬 디자인을 개편한 것이며, 실제로 앞서 구글은 자사 타 제품군 개편 업데이트에서 여러 차례 신경망 기반 기계 학습과 휴리스틱 원칙을 조합해 사용성을 개선한다고 말해왔다.
추천 및 신규 카테고리 신설을 통한 탐색 편의성 개선

크롬의 시각적 변화는 확장 프로그램 스토어에서도 이루어졌다. 기존 웹스토어에 인공지능(AI) 관련 확장 프로그램 앱을 위한 공간이 신설되고, 개인화된 추천 카테고리와 에디터 스포트라이트가 생긴 것이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이전과 다르게 AI 관련한 확장 프로그램을 찾아 웹 스토어를 헤매지 않아도 되며, AI 관련 확장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구글 측의 공식 추천을 기준 삼아 확장 프로그램을 탐색 및 선택할 수 있다.
이 새로운 웹 스토어는 미리보기 기능을 통해 방문이 가능하다.

이러한 웹 스토어 개편은 2023년 전 세계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인공지능 열풍과 구글의 AI 기반 서비스 계획을 종합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AI 열풍에 이어 2023년 현재 수많은 기업이 앞다퉈 AI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며, 구글 역시 빅테크 기업으로서 이러한 AI 열풍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로 구글은 크롬 웹 스토어에 UI 변경 뿐만 아니라 지난 3월 자체 AI 챗봇 서비스인 바드를 베타 출시하며 AI 기반 검색을 한창 준비 중에 있다.
이에 대해 2017년까지 구글 크롬 엔터프라이즈 팀에서 근무하며 안드로이드 앱 출시를 지원하고 현재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케빈 토펠은 “업데이트된 디자인 요소 외에도 구글이 크롬 웹 스토어에 쏟는 큐레이션 노력이 마음에 든다”며 “때로는 올바른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찾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며 기존 웹 스토어의 단점을 언급하며 이번 개선을 호평했다.
앞으로

새로운 크롬의 변화는 향후 몇 주 이내에 정식 버전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현재 사용자뿐만 아니라, 많은 전 세계 웹 디자이너와 개발자 개발자용 크롬 앱을 주시하고 있다. 상술했듯이 크롬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브라우저인 만큼 크롬 사용자는 웹 개발 및 사용성 고려에 있어 가장 중요시해야 할 타깃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한 특히나 크롬은 열린 웹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구글이 자체 개발한 개발자용 개방형 웹 ‘Google Chrome for Developers’를 별도로 운용하며 매주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진행해 언제나 최첨단에 서 있으며, 많은 개발자가 이를 통해 웹 기반 플랫폼의 최신 API를 테스트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자의 이목이 더욱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구글은 “웹에서는 찾아할 것이 정말로 많다. 사용자가 필요한 것을 쉽고 빠르고 안전하게 찾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서비스를 개선해나갈 것이다”며 “앞으로 더 많은 업데이트를 기대해 달라”며 이번 15주년 업데이트 외에도 지속적인 추가 업데이트 및 개선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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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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