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크리에이터 선정, 어디까지 AI에 맡길까? [팬덤 미디어 시대 ③]

크리에이터 탐색 기준부터 세워야

크리에이터가 하나의 미디어 채널로 떠오르면서 광고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노출과 클릭뿐 아니라 크리에이터와 이용자 사이에 축적되는 관계까지 살펴야 할 시점이다. 이에 지난해 <영상 커머스 시대>를 연재했던 오명석 그립컴퍼니 광고사업팀장이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인다. <팬덤 미디어 시대>는 ‘팬덤은 어떻게 미디어가 되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AI·크리에이터·커머스 데이터가 바꾸고 있는 광고 시장의 변화를 8회에 걸쳐 짚는다. 현장의 고민과 글로벌 사례를 토대로 실무에 참고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풀어낼 예정이다.

👍 함께 읽어보면 좋은 콘텐츠
By 장준영 | 2026.09.28 | 5분

AI가 골라준 상품, 왜 우리는 다시 사람을 찾을까 [팬덤 미디어 시대 ①]

사람의 추천이 더 중요해진다

👍 함께 읽어보면 좋은 콘텐츠
By 장준영 | 2026.10.05 | 5분

같은 ‘팔로워 10만’이 서로 다른 매출을 내는 이유 [팬덤 미디어 시대 ②]

조회수 이후 봐야 할 지표, ‘관계 신호’

크리에이터 캠페인 기획서에서 가장 고민이 되는 영역은 역시 후보자 명단을 선정하는 일이다. 목표와 예산은 정해졌는데 수백, 수천 개의 계정 가운데 누구와 일할지 고르는 순간 의사결정의 속도가 길어진다. 팔로워와 조회 수를 기준으로 추리면 빠르지만, 막상 최근 콘텐츠를 살펴보면 브랜드와 어울리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난 글에서는 반복되는 행동의 흐름으로 팬덤을 읽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렇다고 관계가 깊은 크리에이터를 찾았다고 선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그 관계가 우리 브랜드와 상품에도 이어질지는 별개의 질문이다. 같은 크리에이터도 어떤 상품을, 누구에게, 무엇을 목표로 소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이러한 복잡한 탐색에 AI가 들어오고 있다. 미국 인터랙티브광고협회(IAB)의 2025년 조사에서 광고주가 꼽은 가장 큰 어려움은 적합한 크리에이터를 찾는 일이었다. 브랜드 네 곳 중 세 곳은 크리에이터 마케팅에 AI를 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후보를 찾는 비용은 점차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그다음으로 고민해야 할 까다로운 문제는 ‘AI에게 어떤 요소를 검토하라고 요청할지’이다.

브랜드에 적합한 크리에이터를 찾는 과정에 AI가 도입되고 있다(자료=오명석, AI 활용 제작)

후보를 찾는 방식이 달라졌다

예전의 크리에이터 검색은 카테고리, 지역, 팔로워 규모, 평균 참여율을 기준으로 맞지 않는 후보를 걸러내는 방식에 가까웠다. 필요한 조건을 넣으면 명단이 나왔고, 담당자가 계정을 하나씩 열어 최근 게시물을 확인했다. 검색할 수 있는 사람의 수는 늘었지만 검토하는 시간은 그대로 존재한다.

지금의 도구는 실제 콘텐츠의 의미를 검색의 출발점으로 삼기 시작했다. CreatorIQ는 최근 게시물과 브랜드 언급을 검색 결과에 바로 보여주고, AI 검색으로 비슷한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찾는 방식을 제공한다. 덴츠는 2026년 6월 CreatorIQ와의 데이터 제휴를 발표하며 브랜드의 타깃 고객 특성과 크리에이터의 시청자 데이터를 직접 대조하는 구조를 내놓았다. 팔로워 수와 카테고리를 보고 사람을 고르던 방식이 ‘누구에게 닿아야 하는가’에서 출발하는 미디어 기획으로 옮겨가는 장면이다.

여기서 AI가 잘하는 일은 넓게 보고 빠르게 줄이는 것이다. 수많은 게시물에서 특정 주제를 꾸준히 다룬 사람을 찾고, 콘텐츠의 말투와 이미지, 최근 브랜드 언급, 잠재 고객의 겹침을 한꺼번에 비교할 수 있다. 사람이 익숙한 이름만 떠올릴 때 놓치기 쉬운 후보도 발견한다.

다만 이 사례들은 각 회사가 공개한 제품 설명과 발표에 근거한다. 실제 성과는 브랜드의 데이터 품질과 캠페인 운영 방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검색 속도가 빨라졌다는 사실과 좋은 파트너를 골랐다는 결과는 여전히 잘 구분해 봐야 한다.

AI를 활용하면 수많은 후보군 중 브랜드 타깃에 맞는 인물을 넓고 빠르게 추려낼 수 있다(자료=오명석, AI 활용 제작)

잘 팔릴 사람의 기준은 캠페인마다 다르다

‘판매력이 높은 크리에이터’라는 표현에는 중요한 조건이 빠져 있다. 인지도를 넓히는 캠페인과 신규 고객을 데려오는 캠페인, 사용법을 충분히 설명해야 하는 고관여 상품은 서로 다른 사람을 필요로 한다. 저렴하고 익숙한 생활용품을 짧게 소개해 전환을 만드는 능력이 프리미엄 가전의 긴 비교 과정을 설득하는 능력과 같을 리 없다.

이 글에서는 선정 기준을 ‘크리에이터-브랜드-상품 적합도’라고 부르려 한다. 크리에이터의 최근 콘텐츠와 판단 방식, 브랜드가 지키려는 약속과 위험 기준, 상품의 가격대와 구매 과정이 서로 맞물리는지를 함께 보는 관점이다. 캠페인 목표는 이 세 요소를 읽는 방향을 정한다.

AI는 이 적합도를 여러 신호로 나눠 비교할 수 있다. 타깃 고객과의 겹침, 과거 협업 성과, 예상 전환, 가짜 팔로워 가능성, 브랜드 안전성처럼 사람이 한 번에 살피기 어려운 자료를 정리한다. 문제는 모델이 학습하는 ‘성공’의 정의다. 과거 구매 전환만 정답으로 주면 이미 잘 팔아본 사람을 계속 높게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 신규 고객 비중이나 콘텐츠의 설명력, 장기적인 브랜드 이미지가 목표라면 입력하는 기준부터 달라져야 한다. 점수는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정한 기준을 반영한다. 무엇을 넣었고 무엇을 뺐는지 모르면 높은 점수도 해석하기 어렵다.

적합한 크리에이터의 기준은 캠페인마다 다르다(자료=오명석, AI 활용 제작)

과거 데이터가 놓치는 사람

과거 성과에 의존하는 예측은 기록이 있는 후보에게 유리하다. 신인 크리에이터나 새로운 형식의 콘텐츠는 비교할 데이터가 적고, 플랫폼 밖에서 쌓은 전문성은 수치로 잡히지 않을 수 있다. 추천 시스템 연구에서는 기록이 부족한 새 항목을 다루는 콜드 스타트 모델이 기존 모델의 인기 편향을 물려받거나 더 키울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크리에이터 선정에 그대로 적용한 연구는 아니지만, 과거에 많이 선택된 사람을 다시 추천하는 순환을 경계할 근거는 된다.

브랜드에는 비용의 딜레마도 있다. 판매 성과가 알려져 협업 요청이 몰리는 크리에이터는 그 실적이 단가에 반영될 수 있다. 검증된 후보만 고르면 높은 섭외비 때문에 매출이 나도 수익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마진이 작거나 예산이 제한된 브랜드가 새로운 후보를 꾸준히 발굴해야 하는 이유다. 다만 신규 크리에이터도 발굴과 검증에 비용이 든다. 브랜드는 높은 섭외비를 감수할지, 새 후보의 검증 비용과 실패 가능성을 떠안을지 판단해야 한다.

브랜드 안전성 판단도 비슷한 한계를 가진다. 문맥을 충분히 보지 않으면 풍자나 지역적 표현을 위험 신호로 읽을 수 있고, 반대로 매끄럽게 관리된 계정의 태도 변화를 늦게 발견할 수도 있다. 자동 분석의 경고만으로 후보를 제외하거나 안전하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 민감한 후보일수록 실제 콘텐츠와 전후 맥락을 사람이 확인해야 한다.

탐색 예산의 일부는 과거 협업 성과가 적은 후보를 시험하는 데 남겨둘 필요가 있다. 작은 캠페인으로 상품 적합도와 수익성을 확인하고, 결과가 좋은 후보와는 협업을 이어간다. 이때 섭외비뿐 아니라 제품 제공과 운영·검증에 들어간 비용까지 함께 계산해야 한다. 새 후보를 계속 교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께 일할 파트너를 쌓아가는 방식이다.

민감한 후보일수록 실제 콘텐츠와 전후 맥락을 사람이 확인해야 한다(자료=오명석, AI 활용 제작)

AI는 검토 순서를 정할 뿐

2026년 6월 통합 파트너십 관리 플랫폼 impact.com은 파트너 후보의 탐색과 검증, 합류 절차를 돕는 Recruitment Agent를 비공개 시험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자동화 범위와 함께 브랜드의 승인과 감독 권한을 명시했다. 현재의 AI에는 후보와 근거를 정리하는 역할이 어울린다. 계약 권한은 브랜드에 남게 될 수밖에 없다.

실무에서는 검색 전에 성공의 정의와 제외 조건을 정리해야 한다. AI가 넓은 후보군을 제안하면 추천 이유와 사용한 데이터 기간, 빠진 정보까지 함께 받아봐야 한다. 담당자는 상위 후보의 최근 콘텐츠를 직접 확인하고, 소규모 테스트 결과로 다음 추천 기준을 조정한다. 이 과정이 있어야 AI의 속도가 브랜드의 학습으로 남게 된다.

브랜드는 검토 근거가 있는 순위표를 만들어야 한다. AI는 후보를 넓히고 검토 순서를 정하는 역할까지이다.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만들지는 오롯이 계약서에 서명하는 담당자의 몫이다.

크리에이터 최종 선정의 주체는 결국 사람이다(자료=오명석, AI 활용 제작)

오명석 팀장 / 그립컴퍼니 광고사업팀
커머스·플랫폼·SaaS 영역에서 사업전략과 신사업 개발을 맡아왔다. 현재 그립컴퍼니 광고사업팀장으로 AI·크리에이터·커머스 데이터가 광고와 미디어의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연구하고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의 현업자들과 AI·DX 활용 경험을 나누는 테크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 現 그립컴퍼니 광고사업팀장
■ 前 그립컴퍼니 SaaS사업본부장
■ 前 SK D&D 신사업개발
■ 前 직방 사업전략 및 신사업
■ 前 TMON 경영기획
■ 前 LG전자 글로벌마케팅

🔥 지금 인기 있는 아티클
By 김동욱 | 2026.10.01 | 5분

유튜브도 바뀐다… 요즘 ‘초개인화 UX’가 뜨는 이유

‘화면 설계’에서 ‘사용자별 경험 설계’로

  • 에디터장준영 (zzangit@ditoday.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성장하는 실무자를 위한
단 하나의 뉴스레터

뉴스레터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