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조회수 ‘껑충’ 뛴다… 광고주가 봐야 할 숫자는?
뷰플레이션 시작… ‘조회수 착시’에 속으면 안 돼

오늘(24일)부터 유튜브 조회수 집계 방식이 바뀝니다. 지금까지는 영상을 일정 시간 시청해야 했지만, 앞으로는 클릭하는 순간 조회수로 측정됩니다. 메인 피드에서 자동 재생되거나 영상을 실수로 누른 경우에도 조회수가 오른다는 뜻입니다.
이에 따라 유튜브 콘텐츠의 전반적인 조회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업계에선 낮게는 10%에서 높게는 40% 수준 조회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문제는 조회수를 기반으로 크리에이터에 광고비를 지불하고 있던 기업입니다. 새로운 조회수에는 분명 영상 초반에 이탈한 시청자도 대거 포함돼 있을 텐데요. 이런 조회수를 그대로 믿고 광고를 집행해도 되는 걸까요?
국내 광고 에이전시와 인플루언서 마케팅 전문가를 만나 유튜브 조회수 집계 방식이 바뀐 이후 광고주는 무엇을 KPI로 삼아야 하고, 크리에이터와 광고 계약을 진행할 때 어떤 걸 주의해야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유튜브 조회수 인플레이션 시작

유튜브가 지난 17일(현지 시간) 긴 영상 콘텐츠(롱폼)의 조회수 집계 방식을 개편한다고 밝혔습니다. 골자는 클릭수를 조회수로 간주하겠다는 겁니다.
이번 변화는 다른 콘텐츠 플랫폼과 조회수 규모를 맞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됩니다. 현재 인스타그램과 틱톡, 유튜브 숏츠 모두 클릭된 횟수를 조회수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튜브 롱폼은 그렇지 않았죠. 이처럼 측정 방식이 달라 발생하는 혼란을 없애고 실제 노출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싶다는 크리에이터의 의견을 수렴해 개편을 단행했다는 것이 유튜브의 공식 입장입니다.
앞으로 유튜브에서 집계되는 조회수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영상에 표시되는 ‘공개 조회수’입니다. 이번 개편이 적용되는 숫자죠. 다른 하나는 크리에이터에게 제공되는 ‘참여 조회수’입니다. 일정 시간 영상을 지속 시청한 사람을 뜻하는 지표로, 초반 이탈자를 뺀 숫자라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유튜브 콘텐츠 전반의 조회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명확히 공개된 내용은 없지만, 그간 업계에선 대략 시청 시간 30초 이후부터 조회수가 집계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조회수 증가 폭을 계산해볼 수 있겠는데요.
유튜브 채널 분석 통계와 크리에이터 커뮤니티 데이터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초기 30초 이내 이탈률은 평균 30~40%로 분석됩니다. 영상을 클릭한 시청자의 60~70% 정도만 30초 시점까지 남는다는 게 유튜브 크리에이터 사이에서 보편적으로 통하는 기준이었죠. 앞으로는 이런 초기 이탈자까지 모두 조회수에 포함된다는 의미이므로, 산술적으로 유튜브 영상 전반의 조회수가 30~40% 수준 ‘뻥튀기’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잘 만든 콘텐츠나 팬덤이 탄탄한 채널은 초기 이탈률이 더 적을 겁니다. 보통 광고주와 협력하는 크리에이터는 이쪽에 해당할 텐데요. 이러한 점을 감안했을 때 국내 광고 업계는 유튜브 조회수 상승폭을 더 보수적으로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최근 크리에이터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는 광고 회사 더에스엠씨의 이승준 미래전략본부 디렉터는 “이번 변화로 조회수가 10~20%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100만 나오던 캠페인이 하루 사이에 110만~120만이 나오게 되는 것이죠. 다만 콘텐츠의 질이 좋아진 게 아니라 집계 방식이 바뀌었을 뿐이라 “조회수라는 숫자의 실질 가치가 떨어지는 ‘뷰플레이션(Viewflation, 조회수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것”이라고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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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착시’로 광고 예산 낭비될 수 있어
문제는 광고 업계입니다. 이러한 뷰플레이션, 즉 ‘조회수 뻥튀기’가 시작되면 인플루언서 마케팅 성과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길 수 있습니다.
조회수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핵심 지표 중 하나입니다. 이 숫자를 오독하면 캠페인 성과를 잘못 판단하거나 광고 비용을 과도하게 지급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죠. 가뜩이나 마케팅 예산을 효율적으로 써야 하는 광고주 입장에선 자칫 낭비의 위험이 생기는 겁니다.
MCN 및 콘텐츠 마케팅 기업 노이즈앤피치의 손태우 실장은 “조회수만큼 캠페인 성과를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지표가 없기 때문에 이번 유튜브 정책 변경 사실을 잘 모르는 광고주 입장에선 높아진 조회수를 반길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마케팅 현장에서 어떤 혼란이 발생할 수 있을까요. 국내 광고 에이전시 취재 결과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먼저 캠페인 성과의 과대 평가입니다. 비디오 분석기업 몬도 메트릭스의 닉 치체로 대표는 외신 인터뷰에서 “유튜브가 겉으로 보이는 숫자는 부풀리고 정작 의미 있는 신호는 분석 화면 깊숙이 숨겼다”며 “실제 시청자 행동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는데 하룻밤 새 보고서상 성과만 좋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만약 광고주가 공개 조회수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효용 없는 크리에이터에 광고 예산을 과다 집행하거나 불필요한 인센티브를 지급할지도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는 반대로 캠페인 성과를 과소평가하는 경우입니다. 앞선 내용이 조회 당 비용(CPV) 방식의 계약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면요. 액션 당 비용(CPA)이나 참여도, 전환율 같은 실질 성과를 측정하던 광고주 입장에선 오히려 이 지표의 효율이 떨어져 보일 수 있습니다.
콘텐츠 마케팅 전문 매체 버즈인콘텐트는 “전체 조회수는 오르는데 좋아요, 댓글, 공유 같은 상호작용이 그대로면 참여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예컨대 좋아요가 1만 달린 영상의 조회수가 100만이라면 참여율은 1%입니다. 그런데 집계 방식이 바뀌어 조회수가 120만으로 오른다면 참여율은 자연히 0.83%로 떨어지겠죠. 실제로는 타깃 적합도가 높은 알짜배기 크리에이터임에도 이런 결과를 성과 미달로 오인해 집행 대상에서 제외하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는 향후 캠페인 기획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히 내용은 별 게 없는데 자극적인 섬네일과 낚시성 도입부로 클릭을 유도하는 크리에이터를 조회수가 잘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좋은 인플루언서’라고 잘못 판단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광고주, 더 정교한 성과 요구해야

결국 광고주가 이러한 문제에 빠지지 않으려면 크리에이터와 에이전시에 더 명확한 숫자를 요구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취재에 응한 업계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이 조언했습니다.
먼저 KPI를 실질 지표로 정의해야 합니다. 조회수 기준으로 단가를 협상하고 있다면, 공개 조회수와 참여 조회수 중 무엇을 의미하는지 사전에 명확히 공유해야 합니다. 또 단일 조회수만 볼 게 아니라 평균 시청시간, 시청지속률, 클릭률, 전환율 같은 질적 지표를 계약서나 리포트에 함께 명시한 뒤 이를 과금 체계로 연결해야 합니다. 이승준 디렉터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앞으로는 ‘OO만 뷰 보장’ 같은 문구에 넘어가지 말고, ‘OO만 뷰 + 유효 조회율 OO%’처럼 콘텐츠를 실제로 소비한 시청자 규모를 함께 요구해야 합니다. 이 숫자는 캠페인 목적에 따른 실제 전환값, 예컨대 이벤트 페이지 유입량 같은 지표까지 아울러야죠.
이승준 더에스엠씨 미래전략본부 디렉터
이미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집행 중인 광고주라면 8월 24일 전후 데이터를 분리해 성과를 비교해야 합니다. 손태우 실장의 설명입니다.
“실무적으로 유의할 점은 새로운 조회수 기준이 8월 24일 이후 재생분부터 적용된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캠페인이 시행일 전후로 걸쳐 있을 경우 조회수 그래프가 인위적으로 꺾이는 구간이 생길 수 있는데요.
손태우 노이즈앤피치 실장
이를 콘텐츠가 갑자기 화제성을 얻은 것으로 오해하거나 이전 캠페인과 성과를 단순 비교한다면 혼란이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캠페인 리포트에 정책 시행일을 기준으로 전후 데이터를 분리해 비교해달라는 식으로 사전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크리에이터와 직접 협상하는 광고주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컨대 ‘조회수가 올랐으니 단가를 올려 달라’고 요구하는 크리에이터가 있다면 집계 방식에 따른 착시임을 인지하고 이전 단가를 유지하거나 다른 지표 기반으로 재협상해야 하고요. UTM(Urchin Tracking Module), 할인 코드 등으로 광고주가 전환 데이터를 직접 확보해 노출량이 아닌 매출 기여도로 크리에이터 풀을 재정비하는 것도 권장되는 방법입니다.
크리에이터 선택도 깐깐하게

사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한 번이라도 진행해 본 광고주라면 팔로워 수나 조회수가 캠페인 성과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조회수 집계 방식의 변화는 제대로 된 크리에이터를 찾으려는 분위기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그렇다면 우리 기업에 적합한 크리에이터를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업계 관계자들은 실제 시청자가 누구인지를 살펴 보라고 조언합니다.
손태우 실장은 “캠페인 목표에서 출발해 국가와 성별, 연령 등 정확한 시청자 지표를 기반으로 채널을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국내 뷰티 광고를 진행한다면, 해외 시청자 비율이 80%인 구독자 100만 인플루언서보다 국내 시청자 비율이 80% 이상인 50만 인플루언서를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팔로워 수가 적더라도 특정 타깃을 대상으로 높은 조회수와 참여도를 이끌어 내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팔로워 1만~10만 명)는 유튜브 정책 변경 이후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유튜브는 이번 개편 소식을 전하며 “크리에이터가 브랜드에 자신의 진정한 규모와 가치를 보여줄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정작 광고주가 궁금한 건 그 노출이 누구에게 얼마나 전달 됐는가입니다. 유튜브의 바람과 달리, 광고주가 크리에이터를 보는 눈은 앞으로 더욱 깐깐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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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장준영 (zzangit@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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