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P CEO “성과 기반 보수, 정착까지 몇 년 더 걸릴 것”

광고 에이전시의 생존 전략 중 하나로 꼽히는 ‘성과 기반 보수(Outcome-based Pay)’ 체계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왔다.
글로벌 광고 회사 WPP의 신디 로즈 CEO는 지난 6일(현지 시간) 상반기 실적 발표에 맞춰 진행한 디지데이(Digiday)와의 인터뷰에서 해당 체계가 업계에 자리 잡기까지 “몇 년은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성과 기반 보수 체계는 고객사의 매출에 비례해 비용을 청구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시간-인력 기반 모델(Time-and-materials Model)’이 AI의 등장으로 광고 회사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그 대안으로 떠올랐다. AI를 활용하면 동일한 수준의 결과물을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빠르게 만들 수 있어 청구할 수 있는 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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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P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성과 기반 보수 체계를 도입한 곳 중 하나다. 로즈 CEO는 지난해 9월 취임하며 이를 실적 개선의 핵심으로 꼽았으며, 이미 대형 고객사를 총괄하는 자사 임원의 보수를 고객사 성장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하지만 고객사 상황은 달랐다. 성과 기반 보수를 받아들인 광고주는 현재 재규어랜드로버에 한 곳에 불과하다. 계약마다 비용의 상한과 하한을 정해야 하는 만큼 협상 시간이 오래 걸리는 데다, 광고주의 매출 데이터를 에이전시가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해 웬만큼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시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로즈 CEO는 인터뷰에서 “AI로 인해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빠르게 일할 수 있게 된 만큼 기존의 시간-인력 기반 모델은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해당 모델이 정착하려면 시간이 필요해 “당분간 ‘혼합형 사업 모델(Mixed Economy of Business Models)’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시간-인력 기반 모델을 기본으로 유지하되 성과 기반 보수 체계를 제한적으로 늘려가겠다는 뜻이다. WPP가 글로벌 광고 업계에서 지닌 위상을 고려했을 때, 이는 성과 기반 보수 체계가 에이전시 시장에 얼마나 자리잡기 어려운지 시사한다.
한편, WPP의 상반기 매출(패스스루 비용 제외)은 50억 파운드(6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로즈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2026년은 사업 안정화와 구조 개편에 집중했고, 2027년 중 성장 복귀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실적 발표 이후 WPP 주가는 25% 올랐다.
AI 에이전트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조앤 윌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사 AI 플랫폼 ‘오픈(Open)’을 두고 “사내는 물론 고객사까지 폭넓게 배포됐다”며 “모든 피칭에 오픈 인텔리전스(AI 미디어 타기팅 솔루션)를 쓰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성과 기반 보수 모델이 WPP가 AI 관련 비용을 전부 떠안지 않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WPP 직원 수는 최근 1년간 8.1% 감소한 9만7400명이 됐다. 현재 WPP는 3년간 5억 파운드(6억7300만 달러) 비용 절감을 추진 중이다. 이번 감축으로 WPP는 각각 직원 10만 명이 넘는 옴니콤, 퍼블리시스 그룹보다 규모가 작아졌다.
로즈 CEO는 “시간-인력 기준 모델에서 벗어나면 인력 배치 계획에서 자유로워지고, 인간과 에이전트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인력으로 고객사를 서비스할 수 있다”며 “이는 서비스 원가를 낮추고 결국 확장의 원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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