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UX

4대 금융지주, 그들은 어떻게 CX 경험을 발전시켰을까?

혁신 실현과 UX 리서치 내재화까지… 가감없이 공유된 4대 금융지주 CX 전문인의 노하우


‘HCI KOREA 2025’에서 CX에 대한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모인 4대 금융지주의 CX 전문인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HCI KOREA 2025’에서 4대 금융지주의 CX 조직 전문인이 모여 은행권의 CX에 대한 실무적인 경험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행사의 이튿날인 11일 ‘4대 은행의 CX Story’를 주제로 열린 세션에서 한 자리에 모인 각 은행 CX 조직의 전문가는 은행권 CX 구축 경험을 토대로 실제 사례에 기반한 인사이트를 나눴다. 이번 자리는 특히 4대 금융지주의 CX 전문가가 한 데 모여 향후 은행권의 지속적인 CX 발전을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를 가진다.

신한은행, 혁신은 어렵지만 가능한 일

사례 중심으로 신한은행의 CX 경험을 소개한 진영규 신한은행 고객경험혁신센터 팀장(사진=디지털 인사이트)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진영규 신한은행 고객경험혁신센터 팀장은 소비자가 금융 앱에 보편적으로 가지는 두려움인 “금융 앱은 어렵다”는 편견에 대해 “어려운 것은 금융 앱이 아니라 금융 자체”라며 말문을 열었다.

많은 은행 앱에서 공통으로 제공하는 쉬운/홈 모드(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은행 앱은 공통적으로 쉬운/홈 모드를 제공하고, 고령자 모드를 간편 모드로 수정하는 등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감독원의 소비자 권익을 위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계속해서 사용자 편의성 강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에 소비자가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결국 금융 자체가 가지고 있는 난도 때문이라는 게 진 팀장의 설명인데, 그에 따르면 실제 금융 앱에 접속하는 이용자 대부분은 유튜브, SNS 등을 이용할 때와 달리 분명한 목적을 위해 은행 앱에 접속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이용자의 목적인 금융 과업 그 자체가 가진 어려움을 쉽게 풀어내는 데 있다는 이야기다. 금융권이 산재된 어려운 금융 용어를 UX 라이팅을 통해 개선하는 것처럼 말이다.

캄보디아 현지의 신한은행 앱 리뉴얼 사례. 기존 UI에 대한 이용자의 익숙함으로 인해 신한은행은 리뉴얼 과정에서 개선을 위한 많은 고민이 있었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전 팀장은 이러한 금융권의 숙제를 UX 개선을 통해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음을 강조했는데, 일례로 과거 신한은행은 캄보디아 현지 앱 리뉴얼 과정에서 많은 이용자가 현지에서 높은 점유율을 가진 ABA 은행의 UI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으로 인해 ABA 은행의 UI와 흡사한 기존 디자인에서 개선점을 탐구하는 데 고심한 적이 있다.

신한은행은 이를 솔뱅크에 적용된 앱 상단에서 한 번에 모든 계좌로 접근할 수 있는 UX를 도입하며 기존 디자인 구조의 큰 틀을 유지하는 가운데 사용자 편의에 대한 개선을 이뤄냈고, 캄보디아 현지 이용자는 익숙한 기존 UI에 변화가 생겼음에도 불편이 아닌 높은 사용성을 통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은행 앱을 이용할 수 있었다.

앞선 사례는 금융 자체와 이용자의 행태 특성이 가진 난도로 인해 금융권에서 개선된 CX 경험을 위한 UI・UX 진보 등 혁신이 쉽지 않은 일임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전 팀장은 해당 사례를 통해 “마냥 어려운 것이 아닌 혁신은 분명 가능하다는 점을 느꼈다”며 “지금도 신한은행은 여러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을 점검하며 혁신을 *인비저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비저닝(Envisioning): 미래의 전략을 시나리오에 근거해 설정하는 방법론

우리은행, AX로 업무 효율 극대화

우리은행 고객경험디자인센터의 AI 도입 배경을 설명한 김영인 우리은행 고객경험디자인센터 과장(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신한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의 고객경험디자인센터에서 UI 실무를 담당하는 김영인 과장은 우리은행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게 된 이야기를 자세히 소개했다.

원 뱅킹, 기업 뱅킹 등 코어뱅킹을 담당하는 UX 디자인 팀과 전략 과제, 신사업 등을 담당하는 UX 전략팀으로 구성된 우리은행의 고객경험디자인센터는 내부적으로 많은 과업을 수행하고 있다. 예로 유지 보수/고도화의 경우만 해도 작년 한해 300건 이상의 세부적인 개선 사항을 처리한 바 있다.

많은 과업을 수행하는 만큼, 인력적, 시간적 리소스 부족은 필연적으로 수반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김 과장은 “이를 개선해 업무 효율화를 향상시키기 위해 AI 전문 팀과 협업해 ‘AX(AI Transformation)’ 도입을 기획하게 됐다”고 전했다.

내부 조직에 생성형 AI를 도입하기 위해 김 과장은 우선 ‘미드저니(Midjourney)’와 ‘달리(DALL·E)’ 등 대표적인 툴을 테스트했으나, 생성된 그래픽이 일관된 스타일을 유지하지 못해 내재화에 부침을 겪었다. 그는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1.5 버전의 ‘자체 학습’ 기능에서 실마리를 찾았는데, 자체 학습 기능에 우리은행 원뱅킹의 아이덴티티를 학습시켜 지속 사용이 가능한 내재화된 생성형 AI 모델의 기반을 구축한 것이다.

김 과장은 스테이블 디퓨전에 2500장이 넘는 원뱅킹 이미지를 학습시켰으며, 이를 수차례 분리, 반복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목표로 했던 이미지 품질의 90%에 달하는 수준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UI 디자이너가 작업한 UI(좌측)과 W-스케치로 작업한 UI(우측)(사진=디지털 인사이트)

현재 우리은행은 이렇게 탄생한 ‘W-스케치(W-sketch)’를 내부망에 탑재해 사용중인 상태다. 김 과장은 “현재 UI 디자인 유지 및 보수 업무의 30% 가량을 W-스케치를 통해 해결하고 있다”며 “UI 디자이너 등 내부 인원의 과업 시간을 효과적으로 단축시킨 것처럼 앞으로도 생성형 AI 툴 고도화를 위해 힘쓸 것”이란 포부를 전했다.

하나은행, 명료함을 위해 내재화를 이루다

하나은행의 UX 변천사를 소개하며 UX 개발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이원재 하나은행 UX 리드(사진=디지털 인사이트)

하나은행의 이원재 UX 리드는 처음 모바일 형태 앱을 구축한 하나은행의 2009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UI・UX 변천 과정을 소개하며 은행의 UX 개발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이 리드는 2009년 과거 하나은행 앱과 현재를 비교하며 “과거 은행 앱의 요건은 굉장히 단순했다. 그러나 이용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려 했던 노력은 점차 앱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도록 만들었다”고 전했다. 즉 과거의 은행 앱은 특정한 몇몇 기능을 제공하는 상대적으로 가벼운 앱이었지만, 현재의 은행 앱은 굉장히 많은 복수의 기능을 제공하는 복잡하고 무거운 앱이 됐다는 것이다.

결국 현대 은행의 UX는 “어떻게 이용자에게 복잡하고 많은 기능을 간단하고 명료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기존 외주와 함께 움직이던 구조에서 자체 UX 조직을 셋업하는 등 내재화의 과정을 밟았으며, 프로토타이핑, UX 라이팅 등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다양한 전문인으로까지 계속해서 과업의 영역을 확장했다.

하나은행의 린 프로세스. UX의 각 과업 단계의 검증을 통한 사이클이 반복되며 만들어진 산출물은 ICT 영역으로 보내진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이처럼 내재화된 구조는 결국 UX, 나아가 이용자의 CX 경험을 향상시키기 위한 ‘*린 프로세스’ 구축의 근간이 되고, 이를 통해 사이클의 반복을 거쳐 계속해서 더욱 향상된 결과물을 도출할 수 있다.

*린 프로세스(Lean Process): 제조,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낭비를 없애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론 

아울러 이 리드는 “기존 프로세스에서 개선을 요하는 부분을 발견해 발전시키는 일 또한 지속하고 있다”며 *휴리스틱, 멘탈 모델 등을 통해 정의된 문제를 리스트로 정리해 해결하는 과장에서 필수되는 내부 조직원들과의 원활한 협업에도 무게를 두고 있음을 밝혔다.

휴리스틱(heuristic): 불충분한 정보나 시간으로 인해 합리적인 판단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간단한 추론 방법

이 리드는 “그 과정에서 UX, 디지털에 친숙하지 않은 구성원도 분명 존재한다”며 “그런 구성원의 충분한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분명하게 설명할 수 있어야하며,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UX 리서치는 협업을 통해 완성되는 것

UX 리서치 과정을 내재화한 KB국민은행의 이야기를 자세히 풀어낸 방세홍 KB국민은행 고객경험디자인센터 과장(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방세홍 KB국민은행 고객경험디자인센터 과장은 ‘UX 리서치’에 대한 실무 경험을 자세히 풀었다.

방 과장은 UX 리서치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숫자에 드러나지 않는 왜, 즉 고객의 이유를 알수 있다”며 “더불어 사용자의 맥락과 감정 또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제화된 KB국민은행의 UX 리서치 프로세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실제 KB국민은행은 UX 리서치의 중요도에 대해 큰 무게를 두고 있으며, 주제 선정부터 설계, 진행과 분석은 물론 보고서 작성에 이르기까지 UX 리서치의 전 과정에 대한 내재화를 마친 상태다.

방 과장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주로 ‘설문조사(Survey)’와 ‘UT(Usability Test)’, 그리고 ‘인-뎁스 인터뷰(In-Depth Interview)’를 활용하고 있다. 예로 자산관리 서비스 개편 과정에서 기존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UT를 통해 고객 관점에서 문제점을 도출할 수 있었으며, 이러한 문제점에 근거한 프로토타입에 대해 또 다시 UT를 수행하며 개발전 사전 검증까지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특히 은행의 경우 전체적인 서비스 개편의 경우도 존재하지만, 주로 서비스의 작은 단에 대한 수정을 빈번하게 처리하는 만큼, 이러한 수정이 있을 때 설문조사를 통하면 유용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게 방 과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설문조사는 특정 타깃군에 대한 이해도를 보충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되는데, KB국민은행은 실제 청소년을 타깃으로 한 청소년 전용 서비스인 ‘스타틴즈’를 기획하며 실 사용자인 10대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설문조사를 적극 활용한 바 있다.

이외에도 ‘아이트래킹(Eyetracking) 솔루션’, 생성형 AI 등 다양한 기술을 적극적으로 실무에 검증하고 활용한다고 밝힌 방 과장은 비단 유용한 기술의 활용을 통한 효율적인 UX 리서치 과정뿐 아니라 ‘UX 리서치 문화 확산’도 UX 리서치 담당자의 중요한 역할임을 강조했다. 그는 “함께 일하는 여러 이해관계자가 UX 리서치의 효용성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며 “UX 리서치는 협업을 통해 완성된다는 점을 기억하고, 상황에 적합합 최적의 가이드를 제안하는 역량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 에디터이민호 (treewords@ditoday.com)
  • 섬네일손 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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