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썼더니 별점 ‘뚝’… AI에 뿔난 게이머와 개발자들
신작 게임들을 둘러싼 생성형 AI 논란 심층 분석

최근 인공지능(AI)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던 게임 업계가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국내외 게임 개발사들이 개발 과정에 점차 AI 도입 범위를 넓힘에 따라 내부 개발자들 사이에선 고용 불안정과 창작 주도권이 위협받고, 외부 게이머들 사이에선 AI 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7>과 넥슨 <아크 레이더스> 등 최신작들을 둘러싼 파장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게임이라는 사용자 경험이 기술적 효율성과 비용 절감 논리 이전에 고민해야 할 ‘창작의 진정성’과 ‘경험의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심지어 이번 논란에선 일반 게이머뿐만 아니라 업계 최전선에서 뛰고 있는 실무자들까지 강하게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AI 반대라는 한 목소리로 움직이게 만든 것일까? 이번 글에선 게이머들은 물론 현업 개발자들까지 AI에 반발하는 이유, 그리고 향후 업계가 AI를 활용할 때 고려해야 할 지점들을 차례로 짚어본다.
최신작들에서 나타난 AI 부작용

먼저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7>의 AI 논란은 생성형 AI가 게이머들이 접하는 최종 결과물에 낮은 퀄리티의 무분별한 생성형 AI 작업물이 직접적으로 노출되면서 시작됐다. 게임 내 플레이어가 다른 플레이어를 처치했을 때 처치당한 플레이어의 화면에선 표시되는 콜링 카드에서 지브리 풍 일러스트가 발견된 것이다.
발견된 이미지는 철제 갑옷을 입은 병사, 불을 뿜는 드래곤, 번개 마법을 사용하는 마법사, 유령 병사, 거대 메기 등 밀리터리보단 중세 유럽 판타지를 연상시켰으며, 일러스트 스타일 역시 실사 밀리터리 시리즈인 콜 오브 듀티 시리즈와 다르게 파스텔톤의 색상, 애니메이션 스타일로 그려진 인물상 등 AI의 특징이 여실히 드러나는 이미지였다.
이에 게이머들 사이에선 콜 오브 듀티 시리즈 분위기에도 부합하지 않으며, 최근엔 저작권 침해 논란까지 불거진 이미지를 그대로 쓴 점에 대해 지적과 비판이 이어졌다. 유명 외신 포브스 역시 “주류 게임에서 본 것 중 가장 노골적인 AI 사용”이라 말하면서 콜 오브 듀티 시리즈가 다른 게임 시리즈 대비 훨씬 높은 개발 예산을 보유한 게임임에도 아티스트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대신 AI 프롬프트로 일러스트를 생성한 방식을 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넥슨의 자회사 엠바크 스튜디오가 10월에 출시해 출시 직후 높은 완성도의 정교한 게임플레이 구조 설계로 호평받으며 4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아크 레이더스> 역시 출시 직후 비슷한 논쟁에 휘말렸다. 다만 앞선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7>의 AI 논란이 시각적 경험에 집중됐다면 <아크 레이더스>의 경우 음성 오디오 경험에 집중돼 있다.
게임 내 일부 음성들에 대한 퀄리티 지적과 스팀 플랫폼 상점 페이지의 AI 사용 문구로 인해 AI 사용 논란이 일었고, 영국의 유명 게임 관련 매체 ‘유로게이머’까지 가세해 <아크 레이더스>가 음성 AI를 사용했다는 점을 단점으로 들며 5점 만점에 2점이라는 혹평을 남겼다.
특히 해당 리뷰 점수는 과거 부족한 완성도 문제로 2주 만에 서비스 종료를 선언한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의 <콘코드>보다도 낮은 점수였으며, 리뷰 점수가 게임 판매량 및 평가에 직결되는 메타크리틱 스코어 점수에 반영되자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엠바크 스튜디오와 넥슨은 해외 인터뷰와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일부 자동화 음성을 사용한 것은 플레이어에게 더 나은 경험을 신속하게 제공하기 위한 효율성 차원”이라고 말하며 게임의 모든 요소를 AI로 생성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게이머들의 불신과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역시 이런 AI 관련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 10월 정식 출시를 진행한 스마일게이트 슈퍼크리에이티브의 신작 <카오스 제로 나이트메어>는 정식 출시 전부터 일부 캐릭터의 일러스트나 인 게임 아트워크의 퀄리티가 현저히 낮고, 인체 구조가 부자연스럽거나 일러스트 사이의 통일감이 부족하는 등 AI로 생성했을 때 나타나는 특징이 보인다는 의혹이 지속 제기됐다.
결국 슈퍼크리에이티브는 뒤늦게 개발자 라이브 스트리밍 등을 통해 “시안 단계에서 콘셉트 용도로 AI를 사용한 적이 있다”라고 AI 사용을 시인하면서도 “최종 결과물에는 일절 사용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후 정식 출시 버전의 게임에서도 손가락이 서로 융합되거나, 다리 및 관절이 꺾이고, 의상이 비정상적으로 표현되는 일러스트들이 지속 발견돼 논란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신뢰’와 ‘가치’ 하락에 반발하는 게이머들
그렇다면 왜 일반 사용자인 게이머들은 AI 사용에 이렇게 반발하는 것일까? 업계 관계자 및 전문가들은 게이머들의 AI 반발은 ‘신뢰’와 ‘가치’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최근 게이머들 사이에선 개발사가 인건비 절감을 명목으로 AI를 도입하면서 게임 퀄리티가 눈에 띄게 떨어지고, 게임의 가격이나 BM이 인상되고 있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즉, 제작 비용 및 개발 단가를 줄이기 위해 AI로 인간 개발자를 대체하고 있음에도 완성도 및 가격 면에서 개선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AI 도입이 ‘가성비 악화’이자 ‘기만적 운영’으로 인식된 것이다.
실제 한 게임 업계 QA 관계자는 “캐릭터 및 스토리 등의 완성도와 디테일이 팬덤 형성과 직결되는 게임 특성상 고지 없이 AI로 게임 내 콘텐츠가 생성됐다는 사실은 사용자 기만 논란으로 확산되기 쉽다”라고 말하면서 “신뢰와 사용자가 체감하는 창작물 가치를 지키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게이머들의 AI 관련 부정적 인식은 게임 업계를 취재하는 기자들과 분석가들의 코멘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베테랑 게임 저널리스트인 루이스 화이트(Lewis White)FRVR 편집장은 블랙옵스7 AI 사용 논란에 대해 “현재 소비자는 과거에 창작물에 지불했던 비용을 이제 아무런 실체적 가치가 없는 결과물에 대해 지불하고 있는 모순에 직면하고 있다”며 무분별한 생성형 AI 활용이 게임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고, 세계 최대 규모의 프랜차이즈가 AI를 사용해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소비자 기만행위를 자행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팬덤 문화의 성격을 띠고 최근 적극적인 소통 전략으로 인해 업계 이슈 및 개발자들과 가까워진 게이머들이 단순한 소비자를 넘어, ‘감시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요컨대 단순히 게임을 상품으로 보는 것이 아닌 창작자의 창작물로 바라보며 창작 윤리 및 노동의 중요성 역시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올해 일본 게임 공략 위키 웹사이트인 게임에이트(Game8)는 시장 조사 전문 업체 스파이스마트와의 협업으로 <게임에서의 생성형 AI 활용 인식 조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며, 게이머들이 연령대를 불문하고 ‘창작자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 문제’ ‘콘텐츠 품질 저하’ 등을 꼽으면서 생성형 AI 개발 도입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는 현황을 전했다.

‘일자리 상실’과 ‘창작 주도권’ 강조하는 개발자들

게임 업계의 AI 반발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 점은 일반 게이머뿐만 아니라 최전선의 게임 개발자들과 창작자들 사이에서도 생성형 AI를 둘러싼 부정적 시각과 의견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월 세계게임개발자회의 GDC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 리포트에 따르면 설문 전체 응답자 중 41%가량이 해고에 영향을 받았으며, 개발자의 30%가 생성형 AI가 게임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해고의 주된 이유로는 회사의 구조조정이 22%, 매출 감소가 18%, 시장의 변화가 15%로 꼽혔다.
특히 해당 리포트의 경우 AI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1년 사이에 12%나 상승했다는 수치폭이 알려지자 더욱 주목 받았다. 개발자들이 우려한 부분은 ‘창작 주도권 상실’ ‘지적재산권 침해’ ‘퀄리티 저하’ ‘일자리 상실’ 등이었다.

이런 우려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과거 2023년 <발더스 게이트3> 출시 후 15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글로벌 게임 시상식에서 올해의 게임상을 휩쓸었던 라리안 스튜디오는 지난 10월 공식적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AI 게임 개발 계획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내보였다.
이날 마이클 다우즈 라리안 스튜디오 퍼블리싱 디렉터는 SNS를 통해 일론 머스크의 AI 게임 개발 계획을 단순 ‘돈벌이 수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지금 게임 업계에 필요한 것은 AI가 계산한 게임 루프가 아니라 사람들이 진심으로 몰입할 수 있는 세계다. AI 도구라고 하지만 우리는 충분한 도구를 가지고 있다. 문제는 업계 전반의 방향성과 리더십의 부재이지, 도구의 부재가 아니다”고 일갈했다.

개발자들의 AI에 대한 반발이 최근 더욱 눈에 띄게 늘어나고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점 또한 주목할 지점이다. 실제 최근 <아크 레이더스>의 생성형 AI 사용 관련한 논란에 대해 이정헌 넥슨 대표 이사가 “이제 모든 게임 회사가 AI를 사용한다고 가정한 것이 중요하다”고 발언하자, 여러 개발 스튜디오 및 개발자들은 공개적으로 “AI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반박에 나서며, 인간이 만든 가치를 강조하며 ‘AI-Free’를 세일즈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인디 게임 개발 및 배급사인 스트레인지 스캐폴드의 창립자 잘라비어 넬슨 주니어는 “우리는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디든 AAA급이든 많은 다른 스튜디오들도 AI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게임 업계에 AI 기술 도입 흐름과는 다른 방향 나아가는 개발사들이 다수 있음을 강조했다.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자 브랜든 그린(Brendan Greene) 역시 이번 AI에 대한 반발에 대해 “커뮤니티가 AI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기뻤다. 게이머들이 ‘아니, 우린 아티스트가 만들지 않은 건 보고 싶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 정말 보기 좋았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신작은 인간 개발자가 원하는 대로 세상을 조각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크래프톤의 AI 퍼스트 기업 전략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
심지어 이런 반발은 정치권의 게임 업계 AI 규제 움직임까지 이어지고 있다. 실제 블랙옵스7 AI 논란 사태 이후, 로 카나(Ro Khanna) 미국의 연방 하의의원은 블랙옵스7 AI 논란 사태에 대한 게시글을 인용하며 “기업이 더 큰 이윤을 위해 일자리를 없애는 데에 AI를 사용하는 것을 막는 규제가 필요하다. 또한 아티스트들은 AI가 어떻게 배포되고 사용되는지에 대해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 라고 말하면서 무분별한 AI 사용 및 개발자 해고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촉구했다.

AI 시대에 투명성 확보하고 인간중심 창작 유지해야
결국 이번 게이머들과 개발자들의 반발은 AI가 가져오는 효율성이나 비용 절감보다 창작물의 품질과 진정성, 인간 창작자의 가치를 우선시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인 셈이다. 하지만 이런 AI 반발 여론에도 불구하고도 게임 업계의 AI 전환 속도는 높아지며 기업과 여론 사이의 간극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 10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5년 2분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의 41.7%가 생성형 AI를 개발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타 콘텐츠 업종 평균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또한 구글 클라우드는 8월 독일 쾰른에서 진행된 데브컴 2025에서 미국,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한국의 게임 개발자 615명 중 90%가 ‘회사가 이미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는 연구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렇다면 이렇게 업계 AI 전환 속도와 함께 AI의 부정적 인식이 높아져가는 상황 속에서 게임 업계는 AI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
AI가 일상화되면서 다양한 연구 및 토론이 이어지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핵심 축은 ‘윤리 프레임워크 확립’ ‘투명성 확보’ ‘인간 중심의 인간 주도적 창작’이다. 요컨대 AI를 도구로 사용할 부분을 프레임워크로 확립하고 공개적으로 밝혀 투명성과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30년 이상 다양한 규모의 게임을 개발해온 베테랑 게임 개발자이자, 현 임포스터 엔터테인먼트의 CEO를 맡고 있는 레이드 스토이사블예비치는 이 3가지를 지속 강조하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실제 그는 올해 GDC Dev 서밋 ‘차세대 게임 개발을 위한 윤리적인 AI’ 세션에서 “게이머들은 제품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에 매우 현명하다. 인간이 개발 과정에서 배제된 것을 발견한 사람들은 제품의 가치에 의문을 품기 시작할 것이며, 제작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AI 기반 콘텐츠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면서 AI를 사용하는 개발자와 스튜디오는 AI 사용 영역을 명확히 구분하고, 사용 내역의 투명한 공개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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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김동욱 (jkkims@ditoday.com)
- 섬네일강다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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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퀄리티가 문제일 뿐.. 손으로 만들었어도 낮은 퀄리티는 논란이 되고 기피됨. 낮은 퀄리티를 출시하는 비양심적인 행동이 실패의 진짜 이유고, 그건 ai가 아니라 사람이 판단하고 결정한 사항임. 그 사람이 문제의 진짜 원인임.
너무 편향적인 기사인 것 같아 아쉽긴 합니다.
물론 aaa급 게임이라며 고투자 패키지 게임에는 그런 ai가 쓰인다면, 아쉬울 수 있겠습니다. 그런 풀프라이스 5만원짜리 게임을 구매하는데, 낮은 퀄리티로 딸깍해서 만든 부분이 존재하면 좀 아쉬울 수 있겠죠.
다만 인디게임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ai는 인디게임업계에서 큰 도움이 될거라 보고 있어요. 거긴 늘 사람이 부족하니까요.
이 업계 사람들 맨날 자선단체아니라고 수익 좇는게당연하다고 하는디 짚어주신것처럼 소비자도 자선사업가아님다. 인디고 대기업겜이건 개발자뽑는거 아까워 돈아끼겠다고 AI딸깍질하면 소비자도 지갑 안벌리는게 당연함요. 정신차려야할때입니다. 이런 기사앞으로도 많이 보고싶네요.
식당에 비유하면 가격은 파인다이닝처럼 받아놓고 막상 주는거는 냉동식품 전자렌지 돌린거를 준다는거임
Qwe@naver.com
일자리는 문제는 결국 고용하는 인원이 비교적 줄어들겠지만 큰 문제는 없을듯. 이제 AI를 얼마나 일처리 과정에서 능숙하게 사용하고 그걸 가공할 수 있느냐를 더 많이 따지겠지
서양쪽은 ai로 양산되는게 너무 많아서 ai포비아가 오고 말았음. 한국도 슬슬 이 과정에 접어드는게 아닌가 싶은게 뭐 조금만 좋아보이고 자기가 믿기 싫으면 ai라고 해버리는 경우가 매우 많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