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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AI 프로젝트 위해선? ‘운영 역량’ 필요 [2026 ICT 산업 진단 ②]

구축보다 운영, 기능보다 쓸모가 성과 만든다

ICT 산업이 유례없는 변곡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에 <디지털 인사이트>가 국내 ICT 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2026년의 향방을 가늠해보고자 합니다. 시장의 최전방에서 다양한 기업의 디지털 전략을 수립, 구현해 온 1세대 디지털 에이전시들의 목소리를 통해 AI 전환과 디지털 경험 설계의 현주소를 짚고, 나아가 격변하는 시장 속에서 기업과 실무자들이 갖춰야 할 진짜 경쟁력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2026 ICT 산업 진단] 시리즈
1. 2025년, AI 전환 원년… 범위는 제한적
2. 성공적인 AI 프로젝트 위해선? ‘운영 역량’ 필요 (현재 글)
3. 잘 만든 경험 설계, 비즈니스 성과 높인다


AI 도입했는데 왜 성과가 안 나오죠?

생성형 AI 열풍이 분 지 2년이 지났지만요. 많은 기업이 투자 대비 실질적 성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지만, 비즈니스 현장의 변화 속도는 그에 미치지 못한 탓입니다.

지난 1편(“2025년 AI 전환 본격화… 혁신 폭은 제한적”)에서 살펴봤듯, 국내 기업의 AI 전환 양상은 빠르게 변하는 중입니다. 2024년 기업의 관심사가 “AI 도입하자”였다면 2025년은 “AI 제대로 활용해보자”로 초점이 이동했는데요. 다만 대부분의 AI 프로젝트가 ‘인력 축소’와 ‘단가 압박’이라는 생존 전략과 맞물려 진행된 탓에 혁신의 폭은 크지 않았다는 평가입니다.

2024년의 도입과 2025년의 활용. 그 다음 키워드는 무엇일까요. ‘성과’입니다. [2026 ICT 산업 진단] 두 번째 콘텐츠에선 2026년 AI 전환 시장을 전망해봅니다. 수많은 디지털 전략을 설계·운영해 온 1세대 에이전시들이 생각하는 성공적인 디지털 프로젝트란 무엇이며, 이를 위해 기업과 실무자가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2026년, 프로젝트 구축한 이후가 중요해

Q. 2026년, ICT 산업의 경쟁력은 어디서 나올까?

A. 구축 후 ‘어떻게 운영하는가’에 달렸다.

모든 디지털 프로젝트에는 목표가 있습니다. 그것이 전환율이든, 매출 개선이든, 리소스 절감이든, 브랜딩이든 특정 목표를 달성했을 때 프로젝트가 비로소 비즈니스 성과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성공적인 AI 프로젝트를 위해 기업은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요? 1세대 에이전시 모두 ‘운영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기존 체계 안에 AI를 잘 녹여내고, 지속적으로 관찰하며 문제점을 개선할 때 비로소 비즈니스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안지현 이모션글로벌 전략부문 실장은 “디지털을 대하는 기업의 시선이 달라질 때”라고 진단합니다. 그동안은 ‘무엇을 새로 만들 것인가’ ‘어떤 기술을 도입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면, 이제는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가’를 묻는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기업들도 그간 다양한 디지털 프로젝트를 시도했습니다. 화면 개선, 시스템 고도화, 그리고 새로운 기술까지. 하지만 매번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는 건 아닙니다. 그걸 기업들도 뼈저리게 깨달은 한 해였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 과정에서 구축 자체보다 운영과 활용이 훨씬 중요하다는 인식이 빠르게 확산되는 상황입니다. 결국 2026년은 ‘무엇을 만들었는가’보다, ‘그걸 어떻게 쓰고, 어떻게 계속 나아지게 하고 있는가’를 묻는 시장으로 이동할 전망입니다.”


안지현 이모션글로벌 전략부문 실장

그렇다면 운영 역량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대부분의 디지털 서비스는 초기 구축 시점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는 그 이후, 운영 단계서 발생한다고요.

오성수 이모션글로벌 부문장은 “누군가는 고객이 어디에서 멈추는지 지속적으로 살펴보며 작은 문제라도 바로 개선하는 반면, 누군가는 ‘일단 만들었고 잘 작동하니 됐다’며 개선을 멈춘다. 이 차이가 누적돼 1년 뒤엔 완전히 다른 서비스를 만들어낸다”라고 했습니다.

김근배 더크림유니언 UXP그룹 그룹장도 운영 단계가 프로젝트의 성과를 결정한다며, “AI를 서비스 구조 전반에 녹여내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2025년을 거치면서 UI·UX 품질은 기본 전제가 됐고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운영 효율화, AI 활용 가능성까지 함께 요구하는 흐름이 뚜렷해졌습니다. 올해는 이 흐름이 한 단계 더 진화해, AX 관점에서 서비스를 설계하고 실제 운영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역량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합니다. 요컨대 AI를 ‘기능’이 아니라 업무 방식과 서비스 구조 전반에 녹여내는 역량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김근배 더크림유니언 UXP그룹 그룹장

프로젝트 성과는 문제 정의에서 시작

Q. 성공적인 디지털 프로젝트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A. 명확한 문제 정의, 크고 완벽한 개편보단 작고 빈번한 개편.

성공적인 디지털 프로젝트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더 자세히 물었습니다. 김근배 더크림유니언 그룹장은 초기 문제 정의의 명확성을 강조합니다. 기업와 에이전시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볼 때 발생하는 시행착오와 낭비를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기술이나 디자인 이전에, 이 프로젝트가 해결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와 성공 기준을 얼마나 명확히 합의했는가가 프로젝트의 성패를 좌우합니다. 초기 방향이 분명하면 일정, 예산, 품질 관리가 모두 안정되고 결과물 역시 단기 성과를 넘어 지속 가능한 자산으로 남게 되거든요.”


김근배 더크림유니언 UXP그룹 그룹장

문제가 발견될 때마다 작은 수정과 조정을 반복하는 것이 디지털 서비스를 제대로 운영하는 방법이라고 1세대 에이전시는 말한(자료=thinkhdi)

관련해 오성수 이모션글로벌 부문장은 “고객의 사용 흐름과 내부 운영 방식을 함께 고려해야 하며, 문제가 생기면 크고 완벽한 개편보다는 작은 수정과 조정을 반복하는 것”이 성과로 이어는 비결이라고 덧붙였습니다.

AI 전환 프로젝트의 경우, ‘안목’이 중요한 역량으로 꼽혔습니다. AI가 만들어낸 수많은 결과물 중 진짜 가치 있는 것을 선별하는 능력이 격차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뜻인데요.

안지현 이모션글로벌 실장은 “AI로 뭔가 만드는 건 누구나 할 수 있다”며 “2026년은 전략과 디자인, 그리고 성공 기준을 명확히 구분해낼 수 있는 기업과 인재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 안목을 기르기 위해선 이론적 기반과 다층적인 경험이 축적돼야 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무엇보다 모든 디지털 프로젝트는 실무에서 잘 활용돼야 합니다. 아무리 잘 만든 결과물도 실제로 쓰이지 않는다면 성과로 이어질 수 없기 때문이죠.

“결과물의 완성도보다 중요한 건, 실제로 실무에서 쓰이느냐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화려하고 결과물이 멋져 보여도, 고객의 목표가 바뀌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운영 과정에서 방치되면 성과로 이어지기 어렵죠. 결국 디지털 프로젝트는 한 번의 결과물이 아니라, 운영을 통해 계속 다듬어야 하는 과정인 셈입니다.”


오성수 이모션글로벌 컨설팅부문 부문장

좋은 디지털 프로젝트? ‘기술’보단 ‘쓸모’

Q. 좋은 프로젝트의 조건 한 가지를 꼽는다면?

A. 실무에서 쓰여야 한다.

성공적인 프로젝트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를 알기 위해 지난해 진행했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를 물었습니다.

이모션글로벌은 모 홈쇼핑의 AI 전환 프로젝트를 꼽았습니다. 해당 프로젝트는 편성부터 상품 매입, 고객 문의 대응, 매출 분석까지 수작업 중심으로 유지되던 업무를 AI 기반 시스템으로 전면 재설계한 사례입니다. 특히 주목할 지점은 “철저히 사용성과 실무자 수용도에 집중했다”는 점인데요.

오성수 부문장은 “‘AI 기능이 아무리 정교해도 쓰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했다”며 “그 결과 별도의 전문 교육 없이도 누구나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는 UX와 워크플로우를 설계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홈쇼핑 판매자와 구매자에 이르는 모든 이해관계자가 AI를 ‘익숙한 도구’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더크림유니언이 개발한 AI 기반 UI 개발 빌더 플랫폼 ‘UI 캔버스’ 작동 화면. 지난해 AI과학기술혁신대상서 금상을 수상했다(자료=더크림유니언)

더크림유니언은 UI 캔버스(UI CANVAS) 개발을 대표적인 프로젝트로 꼽았습니다. UI 캔버스는 사용자가 직접 그린 UI를 AI가 인식해 자동으로 코드화하는 UI 개발 빌더 플랫폼입니다. 기존 바이브 코딩 환경에서는 UI 구조가 불명확해 다양한 에러와 오류가 발생, 이로 인해 개발 속도가 느려지는 문제가 존재했는데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더크림유니언은 정확한 UI·UX 제어 기능을 갖춘 UI 캔버스를 개발했습니다. 빠른 의사결정과 컴포넌트 기능 부여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으로, 실제 테스트 결과 바이브 코딩 개발 시간이 70% 단축, 프로토타이핑 속도가 10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플립커뮤니케이션즈는 한 국내 기업의 보안 정책 관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를 사례로 제시했습니다. 일반적으로 보안 정책 관리 시스템은 업무 프로세스가 복잡하고 다양한 예외 규정을 효과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박 그룹장은 이러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단순한 UI·UX 설계를 넘어 프로세스와 데이터 흐름까지 통합적으로 설계했다”며 “사용자가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세 기업의 사례는 리뉴얼이나 신규 구축 프로젝트를 앞둔 기업에 한 가지 교훈을 던집니다. AI를 비롯한 기술 도입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사용자 입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결과물이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점입니다.

3~7년차 실무자에게: “‘왜’를 집요하게 쫓을 것”

Q. 중니어 실무자들에게 조언 한 마디 한다면?

A. 비즈니스 관점에서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것. 툴이나 트렌드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소위 중니어라고 불리는 3~7년차 실무자들은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할까요? 이 질문에 세 에이전시는 공통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왜’라는 질문을 집요하게 파고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디지털 경험은 더 이상 화면이나 기능 하나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브랜드와 서비스, 운영 방식, 내부 조직 문화까지 복합적인 요소가 얽혀 있습니다. 그만큼 단편적인 해결책보다는 맥락을 읽고 연결하는 시각이 요구되는 상황인데요.

이모션글로벌의 안지현 실장은 많은 3~7년차 실무자가 더 많은 툴을 능숙히 다루고 싶어하지만 과감히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말합니다.

“툴이나 트렌드를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그 선택의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권하고 싶습니다. ‘이게 왜 필요한지, 이 방향이 맞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하지 않는다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를 스스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결국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의 방향과 기준을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더 오래 필요해집니다.”


안지현 이모션글로벌 전략부문 실장

안 실장은 이 능력이 갖춰지면 도구나 트렌드가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다며, “툴은 언제든 배울 수 있지만, 맥락을 읽는 힘은 경험과 선택이 쌓여야 생긴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다. 그 힘이 본인을 더 오래,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것”고 덧붙였습니다.

1세대 에이전시들은 실무자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른 업무 영역까지 이해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자료=shutterstock)

더크림유니언의 김근배 그룹장은 3~7년차 실무자를 “문제 해결 관점과 비즈니스 언어를 함께 익혀야 할 시기”로 표현하며,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 일을 왜 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기획자, 예쁜 디자인이 아니라 성과로 말할 수 있는 디자이너, 채널 운영을 넘어 고객 흐름을 이해하는 마케터를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또한 AI를 두려워하기보다, 자신의 업무를 확장해주는 도구로 먼저 실험해보는 태도가 향후 3~5년의 커리어 격차를 만들 것입니다.”


김근배 더크림유니언 UXP그룹 그룹장

플립커뮤니케이션즈의 박정문 그룹장은 기술이나 트렌드에 매몰되기 보다는 자신의 직무 바깥의 영역까지 이해해보기를 권합니다. 그는 “자신의 결정이 사용자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고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본인의 직무 영역을 넘어 다른 영역을 연결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앞으로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다행히 AI의 발전 덕에 이러한 연결과 이해가 훨씬 수월해졌다”고 했습니다.

오성수 이모션글로벌 부문장도 낯선 과업에 뛰어드는 경험을 강조하며 “조금 낯설고 불편한 과업이라도 한 번 시도해본다면 그 자체가 큰 역량으로 남는다”고 조언했습니다.

기획자라면 화면 설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서비스 운영의 구조를 들여다보는 경험, 디자이너라면 결과물뿐 아니라 데이터가 어떤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는지 이해해보는 경험, 마케터라면 캠페인을 넘어서 제품과 조직의 의사결정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관찰해보는 더 확장된 경험이 필요합니다.”


오성수 이모션글로벌 컨설팅부문 부문장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요. 2026년은 AI 전환의 성과를 가르는 해가 될 전망입니다. 기술력 그 자체보다는 지속적인 운영 및 개선 역량이 기업에 요구되며, 이를 위해선 문제를 명확히 설정한 뒤 작고 빈번한 개선을 반복하기를 에이전시 업계는 권했습니다. 특히 AI가 만들어낸 결과물 중 진짜 가치 있는 것을 선별하는 ‘안목’이 기업과 실무자의 경쟁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실제로 쓰이는’ 결과물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화려해도 실무에서 활용되지 않으면 성과로 이어질 수 없기 때문이죠. 때문에 3~7년차 실무자들에게는 툴이나 트렌드를 넘어 비즈니스 관점에서 ‘왜’라는 질문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태도가 요구됩니다.

지금까지 국내 ICT 산업의 현주소와 요구 역량을 살펴봤는데요. 오는 22일 발행되는 [2026 ICT 산업 진단] 시리즈 3편에서는 점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디지털 경험 설계를 다룹니다. 경험 설계 시장의 현주소와 함께, 비즈니스 성과로 직결되는 경험 설계 노하우는 무엇인지 정리합니다.

?[2026 ICT 산업 진단] 시리즈
1. 2025년, AI 전환 원년… 범위는 제한적
2. 성공적인 AI 프로젝트 위해선? ‘운영 역량’ 필요 (현재 글)
3. 잘 만든 경험 설계, 비즈니스 성과 높인다

  • 에디터장준영 (zzangit@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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