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단골에게 첫 구매 광고를 보내고 있다면 [팬덤 미디어 시대 ⑥]

11월 쇼핑 대목, 다시 점검할 AI 개인화의 조건

크리에이터가 하나의 미디어 채널로 떠오르면서 광고 성과를 판단하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노출과 클릭뿐 아니라 크리에이터와 이용자 사이에 축적되는 관계까지 살펴야 할 시점이다. 이에 지난해 <영상 커머스 시대>를 연재했던 오명석 그립컴퍼니 광고사업팀장이 새로운 시리즈를 선보인다. <팬덤 미디어 시대>는 ‘팬덤은 어떻게 미디어가 되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AI·크리에이터·커머스 데이터가 바꾸고 있는 광고 시장의 변화를 8회에 걸쳐 짚는다. 현장의 고민과 글로벌 사례를 토대로 실무에 참고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풀어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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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구글은 기존 고객의 재방문과 구매를 유도하는 광고 기능을 검색·쇼핑·퍼포먼스 맥스 캠페인으로 순차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한동안 주문이 없던 고객을 다시 찾거나, 멤버십 회원에게 전용 혜택을 알리고, 광고주가 지정한 기존 고객 집단에만 광고를 보내는 방식이다.

팬덤 광고에도 이런 구분이 필요하다. 크리에이터의 단골 시청자도 그 브랜드를 처음 접할 수 있다. 팬이라는 이유로 상품을 잘 안다고 가정하면, 구매에 필요한 설명을 건너뛰게 된다. AI 개인화는 이 차이를 광고의 내용과 시점에 반영하는 일에서 시작해야 한다.

구글 광고의 고객 유지 설정 화면. 기존 고객·고가치 고객·이탈 고객 가운데 광고를 보낼 대상만 골라 입찰할 수 있다(자료=구글 비즈니스)

누구의 단골인지 먼저 구분한다

커피 크리에이터가 그라인더 브랜드와 협업한다고 가정해 보자. 처음 영상을 본 사람은 이 크리에이터가 어떤 기준으로 제품을 고르는지부터 궁금할 수 있다. 꾸준히 영상을 본 팬은 비교 기준을 이미 알지만, 집에서 쓰기에 소음이 얼마나 큰지, 청소가 번거롭지는 않은지 확인하고 싶을 수 있다.

이미 제품을 산 고객에게는 분쇄도 조절법이나 청소 안내가 유용하다. 이 고객이 협업 영상을 통해 크리에이터를 처음 만날 수도 있다. 시청 기간과 구매 이력은 서로 다른 정보다. 크리에이터의 단골 시청자도 그 브랜드에는 첫 고객일 수 있다. 팬이라는 이유로 상품을 잘 안다고 가정하면 구매에 필요한 설명을 건너뛰게 된다.

커피 크리에이터의 그라인더 협업 영상을 본 세 시청자. 크리에이터를 처음 본 사람, 영상을 꾸준히 본 팬, 이미 제품을 산 고객이 각자 다른 정보를 찾는다(자료=오명석, AI 활용 제작)

상품을 봤다고 살 준비가 된 것은 아니다

이 문제를 짚은 연구는 생성형 AI 이전에도 있었다. 안야 람브레히트와 캐서린 터커가 2013년 발표한 온라인 여행사의 현장 실험에서는, 이용자가 본 상품을 다시 보여주는 맞춤형 광고가 평균적으로 일반적인 브랜드 광고보다 효과가 낮았다. 다만 후기 사이트 방문 등 선호가 구체화된 행동을 보인 집단에서는 그 열세가 사라졌다. 이 연구는 오늘의 AI나 팬덤 광고를 직접 검증한 것은 아니다. 다만 고객이 이전에 본 상품을 다시 보여주는 방식의 효과가, 고객이 원하는 상품의 조건을 얼마나 구체화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11월 쇼핑대목에는 쿠폰과 배송 조건을 비교하려고 같은 상품을 여러 앱의 장바구니에 담아둘 수 있다. 그라인더를 사기로 정하고 구매처를 고르는 중일 수도 있고, 집에서 쓸지 자체를 고민하고 있을 수도 있다. 후자에게는 할인 마감 알림에 앞서 직접 갈아 마시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설명하는 편이 맞을 수 있다.

그라인더를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고민하는 소비자. 구매처를 고르는 중인지, 구매 자체를 망설이는 중인지는 겉으로 구분되지 않는다(자료=오명석, AI 활용 제작)

AI에 문구와 함께 보낼 조건을 준다

메타는 지난 10월 13일 광고 추천 모델 GEM의 개편 내용을 공개하며, 이용자의 긴 행동 이력을 추천에 반영하는 구조를 설명했다. 이런 추천 기술을 활용할 광고주도 고객의 상황에 맞춰 쓸 소재를 준비해야 한다.

예컨대 AI에 문구를 맡기기 전에 광고주는 설명할 내용을 정한다. 그라인더를 검토하는 고객에게는 소음과 세척법을, 구매한 고객에게는 설정법을 안내하는 식이다. 이 목적과 확인된 상품 정보를 바탕으로 AI가 문구와 화면 구성의 초안을 만들게 한다. 구매가 확인되면 첫 구매 안내에서 제외하고, 혜택 기간이 끝나면 해당 소재를 내린다는 조건도 연결해 둔다.

방송 시청자와 장바구니 고객에게 서로 다른 소재를 보내는 광고 운영 담당자. 구매 확인, 발송 기간, 중단 조건도 함께 정해 둔다(자료=오명석, AI 활용 제작)

구매가 끝나면 광고도 바뀌어야 한다

발송 대상을 나눴더라도 구매 정보가 갱신되지 않으면 첫 구매 안내가 계속 나갈 수 있다. 어제 산 사람이 오늘도 미구매자 목록에 남아 있는 경우다. 구매 완료 정보가 광고 발송 목록에도 반영되는지 확인해야 한다.

구매 후 사용 안내는 주문 안내나 고객이 신청한 알림으로 전할 수도 있다. 재구매를 권할 시점도 상품에 따라 달라진다. 오래 쓰는 그라인더와 소진되면 다시 사는 원두를 모두 ‘구매 30일 후’로 맞추면, 아직 필요 없는 상품을 권할 수 있다.

11월에는 캠페인별 발송 일정을 나란히 놓고 볼 필요도 있다. 팔로워이면서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은 고객은 여러 발송 목록에 들어갈 수 있다. 담당자마다 자기 목록만 보면, 한 고객에게 비슷한 구매 권유가 연달아 가는 일을 놓치기 쉽다. 이미 안내한 혜택을 되풀이하고 있지는 않은지, 구매 후에도 판매 메시지가 남아 있지는 않은지 확인해야 한다. 발송 기간과 횟수를 미리 정해 그 기준에 이르면 중단한다.

상품을 고르는 고객과 구매를 마친 고객. 같은 크리에이터의 팬이라도 구매 여부에 따라 필요한 안내가 다르다(자료=오명석, AI 활용 제작)

구매 여부를 모르는 사람도 있다

고객을 나누기에 앞서 어떤 데이터를 쓸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구글의 Customer Match 정책은 광고주가 자사 웹사이트·앱·매장 등에서 고객에게 직접 받은 정보만 업로드하도록 정한다. 서비스 제공업체와 정보를 공유한다는 사실을 개인정보 처리방침에 밝히고, 법과 구글 정책이 요구하는 동의를 받아야 한다.

크리에이터와 협업한다고 해서 팬의 시청 이력이나 대화 내용까지 브랜드가 가져다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이 허용하는 기능과 브랜드가 확보한 데이터의 이용 범위를 지켜야 한다. 자사몰에 구매 기록이 없어도 다른 유통 채널에서 샀을 수 있다. 기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한 번도 구매하지 않은 고객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이번 11월에 그라인더를 산 고객이라면, 다음 방송에서 분쇄도 조절법을 물어올 수도 있다. 그런 질문에 답할 내용을 준비해두면 할인행사가 끝난 뒤에도 그 고객과 나눌 이야기가 남는다.

자사몰 고객 목록과 다른 매장에서 그라인더를 산 고객. 자사몰에 기록이 없어도 다른 채널에서 샀을 수 있다(자료=오명석, AI 활용 제작)

오명석 팀장 / 그립컴퍼니 광고사업팀
커머스·플랫폼·SaaS 영역에서 사업전략과 신사업 개발을 맡아왔다. 현재 그립컴퍼니 광고사업팀장으로 AI·크리에이터·커머스 데이터가 광고와 미디어의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연구하고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다양한 산업의 현업자들과 AI·DX 활용 경험을 나누는 테크 커뮤니티도 운영하고 있다.

■ 現 그립컴퍼니 광고사업팀장
■ 前 그립컴퍼니 SaaS사업본부장
■ 前 SK D&D 신사업개발
■ 前 직방 사업전략 및 신사업
■ 前 TMON 경영기획
■ 前 LG전자 글로벌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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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디터장준영 (zzangit@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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