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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코 폰타나가 빛과 컬러로 표현한 일상의 찰나

전시회 덕후 기자의 <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 감상기

그림이라 해도 놀라운데, 무려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다. 한 폭의 회화 같은 사진은 편집 과정을 거치지 않았음에도 플래시를 킨 듯 선명하다. 순수 예술 사진의 거장 ‘프랑코 폰타나’는 색으로 가득한 일상 속 풍경을 강렬한 색감과 과감한 보색으로 보여준다. 폰타나에게 풍경은 단순한 자연이 아니라, 삶의 모든 모습이다. 그에게 일상의 찰나는 곧 풍경이 된다.

글. 이재민 기자 youjam@ditoday.com
섬네일 디자인. 황철민 디자이너 hcm93@ditoday.com
사진. 이재민 기자, 황철민 디자이너

컬러 사진의 선구자

프랑코 폰타나는 1933년 이탈리아 북부 모데나에서 태어났다. 28살이 되던 1961년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한 그는 4년 만에 첫 개인전을 토리노에서 열었다. 이후 뉴욕, 독일, 파리 등 세계 대형 박물관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대상보다 배경에 집중하고 사진 투명도를 과소 노출한 그의 스타일은 이탈리아 사진 역사에 중요한 변화를 일으켰다.

폰타나는 우리가 그동안 간과한 것을 포착하고 드러낸다. 이는 우리가 얼마나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순간에 살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준다. 폰타나는 사진을 찍음으로써 빛나는 순간을 소유하고 감각한다. 그에게 사진과 색은 삶을 바라보는 눈이자 표현법인 동시에 소유 방식이다.

섹션 1. 랜드스케이프(LANDSCAPE)

섹션 1에서는 폰타나가 이탈리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담은 경이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작품들은 그림이라 착각할 정도로 매혹적이며 평면적이다. 강렬한 색감 대비와 간결한 구도는 신비감을 더하며, 우리가 알고 있던 자연의 모습이 맞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폰타나가 창조한 풍경은 그저 우리가 사는 현실의 일부다. 그는 왜곡 없이 현실 그대로를 담아내되, ‘무엇을 선택하고 제외할지’ ‘어떤 관계와 대비를 보여줄지’를 정했을 뿐이다. 렌즈 속 현실은 폰타나가 설정한 구도에 의해 결정되고, 사진으로 찍힐 때 비로소 존재한다.

섹션 2. 어반스케이프(URBAN-SCAPE)

섹션 2의 작품은 도심과 사물을 특별한 시점으로 하나의 풍경처럼 표현한다. 폰타나에게 건물, 표면, 물체, 색상 등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던 이미지가 아닌, 공간 차원에서 접근한 표현 요소가 된다. 예를 들어 건물이나 물체의 전체 형태를 담기보다, 그것들이 겹쳐지는 특정 부분을 확대해 내부 공간, 부피, 조형적 관계와 상호 작용에 집중한다.

폰타나는 평범한 현실 속 아름다운 순간을 마치 연금술사처럼 정확한 황금 비율에 따라 기하학적 공간 구성을 보여준다. 사진을 ‘선택’의 문제라 여긴 그는 ‘무엇을 선택하고 제외할지’에 대한 천재적 감각으로, 불필요한 건 지우고 정제한 세련미만 드러낸다. 마치 연금술사가 정확한 조제법으로 완벽한 묘약을 만든 것처럼.

섹션 3. 휴먼스케이프(HUMAN-SCAPE)

섹션 3은 사람을 피사체로 삼은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시선이 머무는 피사체가 벌거벗은 사람이든 나무든 큰 주제와 예술관은 동일하다. 색과 형태의 관계는 섹션 3의 작품에서도 다뤄지고, 인체가 만들어낸 회화적 구도는 절묘한 풍경을 그린다.

이번 섹션에선 사람, 공간, 도심, 자연이 모두 등장하는데, 사진을 찍은 특정 지역 또는 나라에 따라 폰타나가 해석하고 표현한 인물은 서로 다르다. 폰타나에게 사진은 묘사가 아닌 생각과 해석의 차원이다. 예를 들어 뉴욕 거리의 사람은 밀랍 인형같이 표현됐다. 이들은 화려한 배경, 화사한 햇살과 대조되며 마치 고립된 것처럼 보인다.

섹션 4. 아스팔토(ASFALTO)

섹션 4는 ‘아스팔티’와 ‘아우토스트라다’ 시리즈로 구성된다. 아스팔토는 아스팔트의 이탈리아식 발음이며, 아우토스트라다는 고속도로 개념을 가장 일찍 도입한 나라인 이탈리아에서 고속도로를 부르는 명칭이다.

아스팔트와 고속도로는 근대화의 상징이자, 그 당시 폰타나에겐 기존에 없던 새로운 풍경의 등장이었다. 또한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피사체와 아스팔트 위의 도로 기호, 페인트 선, 깨진 틈 등 부가적 요소도 촬영하게끔 했다. 폰타나는 이 모든 것을 자연스러운 영감과 표현적 요소로 삼았다. 특히 셔터 속도와 피사체 움직임 사이의 간극으로 생긴 묘하게 뭉개진 형상과 색의 블렌딩은 사진만이 만들어낼 수 있다.

<프랑코 폰타나 : 컬러 인 라이프> 전시회 정보
기간: 2022. 9. 30 ~ 2023. 3. 1
시간: 10:00 ~ 20:00
장소: 서울시 강남구 테헤란로 518 섬유센터빌딩 B1층
주최: 마이아트뮤지엄, TV조선
주관: 마이아트뮤지엄, 프랑코 폰타나 스튜디오

  • 에디터이 재민 (youjam@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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