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우리는 하나” 하나애드아이엠씨의 성장에는 ‘사람’이 있었다

하나애드 김진백 대표 인터뷰


2025년 8월, 국내 디지털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는 <ICT 어워드 코리아 2025>에서 김진백 하나애드아이엠씨 대표가 국회의장 공로상을 수상했다. 2003년 하나애드아이엠씨를 설립하고 22년이 넘는 시간 동안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정보문화 진흥을 통한 사회 공익 증진에 기여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시상식 현장에서 만난 김 대표는 “묵묵히 열심히 했을 뿐”이라며 소탈한 웃음을 보였다.

김 대표는 겸손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간 일궈낸 하나애드아이엠씨의 일대기는 기념비적이다. 2003년 3억의 자본금으로 시작한 사업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 광고취급고 1000억을 상회하는 관록 있는 기업이 됐으니 말이다. 퍼포먼스 마케팅, 브랜드 캠페인, 글로벌 마케팅, GEO(AI 검색 최적화)까지 전담 가능한 영역도 그 과정에서 꾸준히 확장됐다.

여의도 사옥에서 만난 김진백 하나애드아이엠씨 대표(사진=디지털 인사이트)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치열한 시장에서 생존한 기업은 늘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단순히 운이 좋았거나, 시대를 타고났다고 가능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나 급류처럼 변화가 거세게 큰 폭으로 나타나는 광고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에 12월 말 여의도에 위치한 하나애드아이엠씨 사옥에서 만난 김 대표가 비결로 답한 것은 두 단어였다. ‘호기심’과 ‘사람’.

호기심으로 시작된 광고와의 인연

김 대표는 호기심을 스스로의 타고난 기질과 같다고 말한다. 호기심을 해소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읽은 책만 수천 권에 달한다. 인터뷰 당일에도 책상 한편에 독서 중인 책이 가득 쌓여 있었다.

광고를 업으로 선택한 이유도 호기심이었다. 광고란 늘 ‘새로움’에 부딪히는 일이니 말이다.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과 새로운 제품을 만나고, 그때마다 기존에 없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탐구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20년이 넘게 “단 한번도 지루할 틈이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김 대표에게는 광고가 천직이었던 셈이다.

김 대표는 매번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해 탐구하고 고민하는 시간이 늘 설레고 즐거웠다고 말한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수백 개의 고객사를 만났습니다. 저마다 비즈니스 모델, 수익 구조, 타깃이 모두 달라요. 광고를 대행한다는 건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를 내 것처럼 해부하고 조립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합니다. 깊이 들여다보지 않으면, 즉 ‘탐구’하지 않으면 의미 있는 솔루션을 줄 수 없으니까요. 그런 탐구의 시간이 매번 즐거웠습니다.

김 대표는 1999년 인터넷 검색 포털을 운영하던 엠파스에서 광고 커리어를 시작했다. 당시는 한국에서 인터넷이 태동하던 시기였다. 이후 프리챌, 야후코리아 등 당시 선두에 있던 IT 기업을 경험하며 플랫폼의 흥망성쇠를 목격했다. 작은 벤처가 중견 기업으로 스케일업(Scale-up)하기도, 반대로 거대했던 기업이 한 순간에 무너지기도 했다. 그 생리를 현장에서 체득하는 시간이었다.

조직의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하며 창업도 자연스럽게 이어진 것인지 묻자, 김 대표는 “세상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다”는 의외의 답을 건넸다.

1998년 현대그룹의 故정주영 회장이 소떼를 몰고 방북한 일이 있었죠. 그 일이 제게는 큰 충격이었어요. 저도 그런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언젠가 내 회사를 차려야겠다 싶었습니다.

우리는 하나… 자리이타(自利利他)의 기업을 만들다

세상에 좋은 영향을 주고 싶어 시작했던 사업이기에, 김 대표는 사명을 지을 때도 “우리는 하나”라는 의미를 담아 하나애드아이엠씨라고 지었다. 슬로건 또한 “세상을 이롭게, 우리는 하나다(One For all, All for one)”로 명명했다.

회사란 서로 잘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고객사와 대행사가 함께 성장한다는 의미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회사의 구성원 모두가 함께 잘 돼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가장 우선하는 것도 ‘지속적인 성장’과 ‘직원의 행복’이고요.

김 대표는 창업 이후 20년이 넘는 시간을 내부적으로 ‘사업은 혼자 하는 게 아니다’라는 말을 증명하고 직원들과의 믿음을 다지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직원들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기업은 성장할 수 없다. 그 점을 간과하지 않았던 김 대표는 *자리이타(自利利他)라는 철학을 경영의 중심으로 풀어내려 한 것이다.

*자리이타: 스스로 도우며 남을 이롭게 한다는 불교의 개념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람 중심의 기업을 구축하고 있었을까? 김 대표는 대행사의 본질적인 구조에서 오는 어려움부터 들여다봤다. 광고 대행사에게는 필연적으로 고객사가 있고, 당연하게도 모든 고객사의 담당자가 신사적일 수 없다. 간혹 어떤 광고인은 지나친 압박에 우울증이나 공황장애에 시달리기도 한다.

김 대표는 구성원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은 성장을 위해서는 간과해서는 안 되는 핵심이라고 말한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구성원의 심리적 소진(Burn-out)을 방치하는 것은 고가의 정밀 기계를 정비하지 않고 돌리는 것과 같습니다. 직원이 괴로워하고 있다는 판단이 들면 일단 멈춥니다. 당장의 매출 손실보다 더 무서운 것은 숙련된 인재의 이탈과 조직문화의 붕괴입니다. 직원의 힘듦을 모른척해서는 신임을 받는 대표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많이 벌면 좋지만, 그런 이유라면 조금 덜 벌어도 괜찮다고 웃는 김 대표는 실제 직원들의 정신 건강에 진심으로 임한다. 김 대표가 중요하게 확인하는 숫자에는 매출과 수익률 외에도 프로젝트에 투입된 직원들의 업무량과 강도도 포함된다. 강도가 지나치게 판단되면 나서서 조율한다. 심리 상담을 원하는 직원들을 위해 주기적으로 기업 차원에서 심리 상담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김 대표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란 사람을 가장 우선에 놓는 사람인가 묻자, 김 대표는 “사람 중심 가운데서도 각각의 구성원이 잘할 수 있는 걸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사람이 좋은 리더”라고 말한다.

사람마다 타고난 성향이 달라요. 고객사를 설득하는 일에 능한 사람이 있다면 데이터를 꼼꼼하게 잘 분석하는 사람도 있죠. 각자가 잘할 수 있는 것을 잘할 수 있게 해줘야 해요. 그동안 제가 직원으로 다녔던 조직의 리더들에게 배운 것이기도 합니다. 성공하는 그들 모두가 실천하는 일이었어요.

20년 넘는 성장 배경이 된 3가지 전략

사람을 중심에 둔 김 대표의 경영철학은 인재가 떠나지 않고 오래도록 머무르는 근간이 된다. 그렇다면 김 대표는 이렇게 모인 인재들과 어떤 전략을 수립해 성장의 기틀을 마련했을까? 김 대표가 언급한 것은 3가지다.

우선 ‘긍정적인 도전’에 대한 강조다. 김 대표는 “빠르게 변화한 디지털 세상에는 유혹이 참 많았다”고 말한다. 쉬운 길만 고집하라는 속삭임이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 대표는 해 보지 않은 일에 늘 적극적으로 임했다. 미지에 대한 도전이 2025년의 뜨거운 감자였던 GEO까지 빠르게 섭렵하는 등 통합 마케팅 역량을 구축하는 핵심이 됐다.

지름길을 찾기보다는,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직접 도전해보고 새롭게 만드는 역량이 진정 가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김 대표가 강조한 건 ‘데이터 기반 사고’다. 김 대표는 “고객사의 평균적인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그 이유로 매번 목표 달성을 위해 새로운 캠페인을 제안해 운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이처럼 매번 새로운 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근간이 바로 고객의 행동과 패턴, 미디어의 변화 등 관찰할 수 있는 데이터를 늘 예의주시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시장의 작은 변화일지라도 그 변화에 담긴 의미를 관찰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좋은 문제 해결이 시작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은 ‘지속 가능성’이다. 하나애드아이엠씨의 고객사 상당수는 평균 4년 이상의 장기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김 대표는 그 배경에 영업력이나 단가적 이익이 아닌 고객사의 실질적인 성장을 이끌어내는 ‘디테일한 운영’이 있다고 설명한다. 단편의 수익을 위한 비즈니스가 아닌, 실효 있는 성장을 함께 도모하겠다는 철학에 기반한 운영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2025년 쌓은 내실 바탕으로 2026년의 AI 시대 대비한다

그럼에도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늘 웃을 수만은 없었다. 광고 대행업은 선금-중도금-잔금의 구조로 운영되지 않는다. 대체로 먼저 광고 대행이 시작되고, 프로젝트가 완료됐을 때 약속된 대금이 결제되는 식이다.

김 대표도 언젠가 최선을 다했던 파트너십 기업의 도산으로 아픔을 겪었던 때가 있었다. 진심을 다했지만 경영 악화를 이유로 고객사가 예기치 못한 폐업 절차를 밟았고, 약속된 대금은 그대로 큰 손실이 됐다.

아픔에 대한 기억은 김 대표가 갑작스러운 손실에 대비하기 위해 ‘재무 안정성’에 더욱 무게를 두는 계기가 됐고, 동시에 기업의 역량을 다각화하고 성장시키는 밑거름으로도 작용했다.

기업이 재무적으로 단단하기 위해서는 실력 또한 단단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구성원의 내실도 강해야 합니다. 그건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성장의 의지가 있는 사람이 스스로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죠. 그래서 직원들의 역량 개발을 위해 필요한 게 있다면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읽고 싶은 책, 듣고 싶은 강연, 마케팅교육이 있다면 회사가 지원해주고, 쓰고 싶은 AI 툴이나 외부솔루션도 요청하면 쓸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2025년 또한 김 대표에게는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불경기로 인해 광고 업계의 상황 또한 여러 변화가 있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과당 경쟁’이었다.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무리한 단가로 출혈을 감수하며 접근하는 기업도 심심치 않게 보였다. 김 대표는 “이러한 상황에서 과당 경쟁에 기업을 내몰고 싶지 않았다”고 회고한다. 프로젝트를 무리하게 수주하기보다는 AI 역량 강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자체 솔루션 업그레이드와 금융, 뷰티, 커머스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 구조 구축에 집중했다.

이는 2026년에 대한 선제적인 대비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2026년의 디지털 광고 시장이 ‘AI 역량’ ‘데이터 분석 기술’ ‘크리에이티브’를 중심으로 경쟁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특히 AI의 경우 “AI를 잘 쓰는 대행사를 넘어 AI 환경에 최적화된 가치를 창조하는 대행사만 살아남을 것”이라며 크게 주목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김 대표는 2025년에 쌓은 내실을 바탕으로 시장과 경쟁 환경, 비즈니스 목표를 분석해 명확한 캠페인 방향과 메시지를 설계하는 ‘전략 플래너’ 데이터 기반 마케팅 퍼널 전체를 관리하는 ‘퍼포먼스 마케터’ 브랜드 철학과 감성이 담긴 스토리를 창조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역할을 수행하는 강화된 종합 광고 대행사를 2026년 하나애드아이엠씨의 목표로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세 가지 역할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AI 시대에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기술은 화려하게 변하고 트렌드는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하지만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진심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 불변의 상수입니다. 2026년, 하나애드아이엠씨는 AI라는 혁신의 날개를 달고, ‘사람’이라는 단단한 뿌리를 지탱하며 누구도 가보지 못한 성장의 경로를 개척해 나갈 것입니다.”

모두가 오래도록 진심일 수 있는 페이스로 달리고 싶다

김 대표는 긴 시간 기업을 이끌며 “‘오버페이스’를 너무 많이 봤다“고 말한다. 가장 앞서 가려다 쓰러지고 사라지는 기업이 무수했다는 의미다.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것도 ‘꾸준함’이다. 가장 빠르지 않아도 되니 늘 진심으로 꾸준하게 갈 수 있는 페이스로 달리자고 말한다.

김 대표가 이끈 성장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라는 동력이 있었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어쩌면 김 대표가 만드는 하나애드아이엠씨는 낙오 없이 많은 이들이 진심으로 달리는 러닝 크루일지도 모른다. 내부의 진심과 행복이 고객사와 대행사의 동반 성장의 거름이 된다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지만 누구도 쉽게는 실천하지 못하는 ‘인본주의(人本主義)’ 경영인의 모습인 것이다.

늘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저를 믿고 함께 달려와 준 임직원들이 있기에, 하나애드아이엠씨를 믿고 소중한 브랜드를 맡겨주는 고객사들이 있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그들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기술은 변하지만 ‘진심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앞으로도 증명해 나가겠습니다.

  • 에디터이민호 (treewords@ditoday.com)
  • 섬네일안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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