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Untact), 단절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연결이 되기를
철저한 소비자 중심의, 또 하나의 서비스 형태
온라인에서의 편한 경험을 오프라인에서도
언택트 마케팅
‘언택트 마케팅’은 이미 익숙해진 흐름이지만 최근 색다른 마케팅 방식과 함께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니스프리 ‘혼자 볼게요’ 바구니와 침묵택시 등이 그것. 이번 특집에서는 이러한 현상과 접목해 언택트 마케팅을 단순 비대면이 아닌 ‘온라인에서의 편한 경험을 오프라인에서도’의 측면으로 풀어냈다. ‘온라인에서의 편한 경험’은 무엇이며, ‘그 경험이 오프라인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구현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01. 내겐 너무 취향 저격인 온라인 경험
02. 편의 혹은 재미, 언택트 마케팅
03. 언택트(Untact), 단절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연결이 되기를
언택트(Untact),
단절이 아닌 새로운 형태의 연결이 되기를
앞선 글들을 통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와 그에 따라 부각되고 있는 새로운 마케팅 양상 ‘언택트’의 실례를 살펴봤다. 궁극적으로는 완벽한 비대면, 무인화를 추구하는 듯 보이는 언택트를 바라보며, 기자는 고민에 빠졌다. 기계나 서비스가 사람의 자리를 대신해 야기될 수 있는 일자리 감소나 언택트 디바이드(Untact Divide) 등의 사회문화적 문제라기보다는, 불필요한 연결 대신 자발적 단절을 택한 소비자들과 ‘그렇다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었다. 소비자와의 직접 대화가 늘수록 브랜드 참여도가 높아진다는 어느 연구 결과만 계속해서 머릿속을 맴돌았다. 복잡하게 생각하니 더 복잡해지던 문제를, 단순하게 바라보기로 했다. 아무리 소비 형태가 바뀐다 한들 사라지지 않는 그들, 다시 소비자로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소비자는 늘 그곳에 있다
언택트를 두고 기획 단계 초반에 했던 두 가지 착각이 있다. ‘그러면 이제 소비자를 어디서, 어떻게 만나야 하는 거지?’와 ‘이제 모든 대면 서비스는 사라지는 건가?’다. 착각이라 미리 밝혔듯,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두 가지 물음표는 얼핏 그럴 듯해 보이지만 오류가 있다. 소비자들이(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기존의 구매 패턴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 많은 이들이 어느 날 갑자기 하늘로 솟는다거나 땅으로 꺼질 리는 만무하다. 소비자는 오늘도, 내일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을 것이다. 또 언택트라는 흐름이 확산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Everyone)이 항상(Always) 어디서나(Everywhere) 언택트의 흐름에 기꺼이 동참할 것이라 일반화시켜서도 안 된다. 언택트를 반대하는 사람이, 혹은 언택트를 선호하더라도 경우에 따라 왠지 그냥 직접 대면을 하고 싶을 때가 분명 있을 테니까 말이다. 상황과 타깃에 따라 최적화된 비대면 혹은 대면 서비스를 선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투트랙 전략 수립이 더 적합할 듯하다.
언택트로 찾는 소비자 흔적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어’식 커뮤니케이션은 양날의 검과도 같다. 일회성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유발할 수 있으나, 그것이 반복되면 늘어난 선택지에 지쳐 되려 선택 그 자체를 포기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거의 격주 주말마다 현관문에 동네 마트 세일 전단지가 붙곤 하는데, 어쩌다 한두 번(사실은 정말 할 일이 없을 때) 그것을 자세히 살펴볼 뿐, 대부분은 관심 있는 품목만 보고 버리기 일쑤다. 그 큰 사이즈에서 시선이 머무는 영역은 색종이 크기만도 못한 것이다. 그런데 만일 현관문에 평상시에 늘 체크하는 과일과 음료 세일 항목만 담긴 전단지가 붙어있다 가정해 보자. 전단지가 색종이보다 작아진다 해도, 훨씬 많은 경우에 구매 욕구를 자극하지 않을까? 언택트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이러한 접근이 가능하다. 왜? 시야에 보이지 않는 그들은 오프라인에서보다 온라인에 훨씬 더 많은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상황에 따른, 더 세분화된 타깃별 맞춤 서비스가 신규 DB 확보는 물론, 기존 고객 관리를 가능케 할 것이다.
편리함을 넘어 특별함으로
그렇다면 언택트의 확산 속에서, 소비자들과 접점은 어떻게 만들어내야 할까? 소비자들에게 편의성은 물론이거니와, 개별 브랜드 메시지 및 스토리를 불편하지 않게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사용자 인터페이스 구축 및 특별한 경험 전달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언택트의 또 다른 이름처럼 여겨지는 비대면이 최근들어 가장 활발하게 논의되는 분야 중 금융업계에서 사례를 가져와 봤다.
언택트라는 명칭으로 표현되진 않았지만 이미 모바일 터치 몇 번이면 계좌 개설은 물론 적금, 대출 등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다만 금융이라는 분야의 특성 때문에 왠지 모르게 진입 장벽을 느끼던 소비자들도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 IBK 기업은행은 금융을 쇼핑한다는 콘셉트 아래, 소셜 커머스 ‘티몬’ 내에 몰인몰(Mall-in-Mall) 형태로 ‘IBK 티몬 지점’을 열었다. 소비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보편화되고 친숙한 온라인 쇼핑과 금융을 결합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 예시가 아닐까 싶다.
콘택트를 택하는 소비자
콘택트를 최소화, 혹은 없앤 언택트. 하지만 오프라인 공간에서든, 온라인 공간에서든 콘택트가 완전히 사라질 일은 없다. 언택트를 선호하는 이라 할지라도, 어떤 경우에는 분명 직접 눈으로 보고, 느껴봐야 최종 구매로 연결되고, 혹은 브랜드 신뢰도·호감도·친숙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득 ‘언택트가 단순히 소비자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고, 말만 안 걸면 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고, 얼마 전 봤던 이상한 광경이 스쳤다. 국내 1호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이 그것이다. 마치 IT 트렌드의 정수처럼 여겨져 그야말로 언택트가 활발할 것처럼 보이는 그곳은 늘 사람들로 가득했다. 물론 직원들의 호객 행위나, 과한 응대는 없었는데, 특이한 건 오히려 소비자들이 먼저 직원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돌이켜보면 애플스토어는 사람들에게 단순 제품 구매를 강요하는 공간이 아니었다. 애플만의 디자인 감성을 전달하기도, 더 나은 제품 경험을 위한 무료 세션을 진행하기도, 또는 그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존재했고, 그러고 나니 오히려 소비자들이 더 편하고 자유롭게 브랜드와의 콘택트를 시도하고 있었다.
마무리
소비자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이 시기에 기술을 통해 새로운 브랜드 가치와 경험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소비자와 콘택트, 혹은 언택트 할지에 대한 판단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늘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것이다. 단순 단절이 아닌 최적의 연결을 위해 소비자에 대한 더욱 철저한 분석과 이해가 필요하며, 이 과정은 다시 철저하게 소비자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 소비자들에게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또 다른 공간을 고민해야 한다. 직원과의 껄끄러운 대화는 피하되, 그들이 브랜드 그 자체를 피하면 안 되니 말이다. 언택트는 언제까지나 소비자와의 단절이 아닌, 브랜드와의 대면 접촉에 지친 이들을 위해 마련한 또 하나의 서비스 형태로 인식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