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시티, 조드푸르에서 만난 무굴 제국 갤러리 in 메헤랑가르 요새
요새 안에는 컬렉션을 전시하는 여러 개의 갤러리가 있다.
인도는 이번이 두 번째 여행으로 지난번 여행에서 타지마할을 비롯한 북인도 지역을 둘러본 터라 이번에는 라자스탄 지역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렇게 처음 도착한 도시는 ‘블루시티’라고도 불리는 ‘조드푸르(Jodhpur)’. 국내에서는 임수정, 공유가 나온 ‘김종욱 찾기’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이 자랑하는 메헤랑가르 요새는 언덕 위에 홀로 우뚝 솟아있는 곳으로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들도 즐겨 찾는 곳이다. 그리고 그 요새 안에는 모티 마할(진주 궁전), 풀 마할(꽃 궁전), 시시 마할(거울 궁전)등의 아름다운 궁전들이 있고, 무굴제국의 예술 작품, 의복, 무기, 악기, 코끼리 가마 등의 컬렉션을 전시하는 여러 개의 갤러리가 있다.
- 주소. Mehrangarh Fort: P.B # 165, The Fort, Jodhpur 342006, Rajasthan
- 운영시간. 오전 9시 ~ 오후 5시 Tel. +91-291 2548790/2548992/2541447
- URL. www.mehrangarh.org
생활 속에 녹아있는 다양한 예술 작품들
무굴 제국은 16세기 초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인도를 통치한 이슬람 왕조이며 라자스탄은 파키스탄 인접 지역으로 사막 지대다. 라자스탄은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강력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왕조 중의 하나로 손꼽히는 무굴 제국도, 이들을 무력으로 제압하기보다는 혼인 등을 통한 유화책으로 끌어안았다고 한다. ‘조드푸르’라는 도시명은 이 지역 15번째 군주의 이름을 딴 것으로 그가 군주가 됐을 당시 수도를 이곳으로 이전했다고 한다. 이전한 이유가 방어에 유리하고 보다 안전한 지형이었을 만큼 당시 메헤랑가르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그런 만큼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예술 작품들이 생활 속에 녹아있다.
메헤랑가르 요새 속 갤러리
메헤랑가르 요새는 입구에서 입장료를 지불하는데, 이 입장료에는 요새 및 갤러리 입장료도 포함돼 있다. 다만,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기 위해선 별도로 요금을 내야 한다. 입장권 외에 별도로 주는 티켓을 손목에 걸고 다니면 갤러리를 포함한 요새 내 어디에서든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을 찍기 위해 추가로 돈을 지불해야 하는 것이 다소 억울할 수도 있겠지만, 메헤랑가르 요새 꼭대기에서 바라보는 블루시티의 풍경과, 갤러리의 이국적인 작품들을 보면 그 정도는 전혀 아깝지 않다. 요새의 아름다운 건축에 정신이 팔려 따라 걷다 보면 나도 모르게 첫 번째 갤러리로 들어서게 된다.

첫 번째 갤러리는 코끼리 하우다(Elephant’s Howdahs)를 전시하는 곳이다. 필자에게는 가장 흥미로운 곳 중의 하나였는데, 그도 그럴 것이 이곳에 오기 전까지 ‘하우다’라는 말조차 들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우다는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코끼리에 얹는 의자다. 하우다는 보통 두 개의 좌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앞부분은 메탈로 만들어져 왕이나 귀족에게 제공되고 뒷 좌석은 나무로 만들어져 신뢰할 수 있는 경호원이 타게 된다. 이때 경호원은 햇볕 가림막을 든 몸종으로 변장한다. 인도에서는 오랫동안 코끼리를 이동 수단으로 삼았기 때문에 전역에서 하우다를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메헤랑가르 갤러리에 있는 하우다는 다른 어느 곳의 것들보다 최고의 작품들로 손꼽힌다. 그중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은으로 만들어진 하우다인데, 무굴 왕조의 제5대 왕인 ‘샤 자한(Shah Jahan)’이 조드푸르의 마하라자 자스완트 싱에게 선물한 것이다.


하우다에 이어 ‘팔란킨’도 인도의 문화와 예술성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이다. 팔란킨은 간혹 귀족 남성들이 사용하기도 했지만 주로 여성들이 사용하던 이동수단으로 20세기 중반까지 사용됐다. 우리나라로 치자면 가마 정도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천으로 가려진 것은 여성이 사용하고, 오픈된 것은 남성이 사용했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우 8명의 장성들이 어깨에 메고 이동했는데, 앞뒤로 네 명의 사람들이 균형을 맞춰 들었다. 장식으로는 신, 또는 여신의 모습을 그렸는데, 긴 여행길을 이들이 지켜준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팔란킨은 마하라자 왕조가 소유한 것으로 구자랏 살부란드 칸과의 전쟁에서 승리의 전리품으로 얻은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조드푸르는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지역이었다. 그런 이유로 갑옷, 칼, 칼자루, 총 등의 무기류가 오늘날까지 많이 남아있는데, 옥과 은, 또는 상아 등의 귀한 재료로 만든 후, 루비, 에메랄드 진주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돼 있다. 재료만 화려한 것이 아니라 세심하게 디자인하고 조각한 모습에서 조드푸르인들의 예술성을 볼 수 있다.


그중의 하나가 토끼를 물고 있는 용의 모습을 하고 있는 칼 손잡이다. 뿐만 아니라 세심하게 조각한 글자들은 왕의 이름 또는 만든 이의 이름을 나타낸다. 마르와르 역시 조드푸르와 마찬가지로 라자스탄의 한 지역 이름이다. 이곳에서는 유난히 예술이 발달했는데, 그림, 음악, 건축, 문학, 음악 등 장르를 막론하고 독특한 예술 작품을 많이 남아있다. 메헤랑가르 요새 갤러리에도 마르와르의 작품들이 전시 중이다.

화려한 붉은색 드레스에 화려한 주얼리를 한 여신 ‘강가우트’의 모형이 바로 마르와르 예술품 중의 하나인데, 북인도의 라지푸트족의 전통 의상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시 여성들은 결혼하지 않은 경우 좋은 신랑을 찾게 해 달라고, 결혼한 경우 남편의 건강을 지켜달라고 여신에게 기도했다고 한다.

세월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작품들을 하나하나 둘러보며 걷다 보면, 어느새 갤러리를 빠져나와 요새의 꼭대기로 향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렇게 성벽의 꼭대기에 다다르면 좌우 사방이 얕고 아기자기한 푸른 건물들로 둘러싸여 있는 블루시티의 진짜 모습을 만나게 되는데, 어쩌면 이것이 메헤랑가르 갤러리의 마지막 작품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어디서부터가 갤러리고, 어디서부터가 건축물인지 알 수 없는 이곳이, 진정한 역사와 그 시절을 살았던 사람과 그들의 생활을 담은 갤러리가 아닐까.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에디터디지털 인사이트 (ditoday.websmedia@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