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터의 오답노트 7. 브랜드를 잘 표현하는 4가지 방법 ①
브랜딩이란 나를 찾고 친구를 만드는 과정

브랜딩 방법에 정해진 순서나 법칙은 없다. 그러나 신규 서비스를 론칭하거나 리브랜딩이 필요할 때, 사이드 프로젝트로 새로운 앱을 만들 때는 반드시 4가지를 떠올렸다. 그리고 브랜딩의 3가지 구성요소 ‘브랜드 철학’ ‘디자인’ ‘커뮤니케이션 톤앤매너’를 기반으로, 브랜드를 잘 표현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1. 브랜드 본질 다지기
브랜드가 사람이라면, 브랜딩은 그 사람을 표현하는 일이다. 나를 잘 표현하기 위해서는 먼저‘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할 줄 알아야 한다. 나아가 ‘나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를 끊임없이 묻고 답해야 한다.
이런 질문에 명쾌한 답을 내릴 수 없다면 ‘나’, 즉 브랜드 본질이 흔들릴 수 있고, 고객 및 유저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흐릿해질 수밖에 없다.
|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 사람들은 길이 다 정해져 있는지 아니면 자기가 자신의 길을 만들어 가는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또 걸어가고 있네 나는 왜 이 길에 서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길의 끝에서 내 꿈은 이뤄질까 |
이 가사 속 주인공은 어떤 사람일까?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알기 쉽지 않다. 그저 상당히 혼란스러워 보인다.
| 그토록 원하던 무대, 랩을 하며 춤출 때 아직 살아있음을 느껴 피곤하고 고된 출퇴근 따위는 견딜 만해 내 사람들이 지켜보니까 몸이 아파도 버틸 만해 함성들이 밀려오니까 데뷔 전후의 차이점 아이돌과 래퍼 사이 경계에 살아도 여전히 내 공책엔 라임이 차있어 대기실과 무대 사이에선 펜을 들고 가사를 써 이런 내가 니들 눈에는 뭐가 달라졌어? 난 여전해 내가 변했다고? 가서 전해 변함없이 본질을 지켜 I’m still rapperman 다름없이 랩하고 노래해 I’m out |
반면 이 가사 속 주인공의 모습은 뚜렷하다. 그는 무대 위에서 랩하고 춤출 때 본인이 살아있다고 느낀다. 즉 무슨 일을 하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인지 스스로 명확히 파악하고 있다. 두 노래 가사 속 주인공 중 어떤 사람에게 더 끌리는가? 어떤 사람의 팬이 되고 싶은가?

사람들은 나와 비슷한 생각ㆍ가치관ㆍ취향을 뚜렷하게 갖고 있는 사람에게 끌린다. 그들은 스스로 다진 본질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내 더 많은 사람을 끌어모은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브랜드 정체성이 명확해야 비슷한 가치를 공유하는 사람에게 주목받을 수 있다. 따라서 본질을 탄탄하게 다지는 일은 추진력을 얻는 것과 같다. 탄탄한 코어에서 시작된 브랜딩과 마케팅은 콘텐츠ㆍ캠페인ㆍ서비스ㆍ제품이 브랜드 잠재력을 더욱 확장시키고 더 많은 팬을 끌어모을 수 있도록 돕는다.
브랜드 본질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그들만의 포지셔닝을 구축한 사례를 살펴보자. 대표적으로 당근마켓은 판교를 기반으로 시작한 중고 거래 플랫폼이다. 그러나 당근마켓의 리더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이 브랜드 본질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유저의 반응과 시장 변화를 지켜보며 당근마켓을 ‘지역 생활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정의했다. 그리하여 ‘위치 기반 중고 거래 서비스’에서 동네 정보나 이야기가 궁금할 때 소통할 수 있는 ‘동네 생활 서비스’로 확장하며 진정한 커뮤니티 플랫폼으로 도약했다. 현재도 브랜드 정체성을 분명하게 정의하며 잠재력을 넓혀가는 중이다.

본질을 찾는 과정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거나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다음의 질문에 먼저 답하자.
| 1) 우리 브랜드는 무엇(What)을 하는 브랜드일까? 2) 그 일을 왜(Why) 하려고 할까? |
이렇게 우리 브랜드가 무엇을 왜 하는지 알았다면, 이젠 실행할 차례다. 그런데 어떻게 실행해야 할까? 이 물음에 더욱 명확한 가이드를 찾기 위해선 다음 질문을 고민해야 한다.
| 우리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
우리 브랜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 즉 브랜드 코어 밸류는 무엇인지 1~3개 단어로 적어보자. 여기에 답한 가치들을 항상 생각하며 일하는 것, 그것이 곧 실행이다.
‘본질의 중요성’은 가장 진부한 내용이지만,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침 없는 이야기다. 이 본질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해 고객의 외면을 받고 아무도 모르게 역사 속으로 사라지거나 과거의 영광을 잃은 브랜드가 많다. 지금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브랜딩ㆍ마케팅으로 사라지는 브랜드가 있을 것이다. 그들의 뒤를 따라가는 불상사를 범하는 일은 없도록 하자.
2. 브랜드 친구 찾기
브랜드의 궁극적인 목표는 브랜드를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들이 브랜드의 서비스와 제품을 이용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 브랜드가 무엇을 왜 하는지 확실히 인지했다면, 다음은 브랜드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을 찾을 차례다.
그냥 무턱대고 사람들에게 알리면 되지 않을까? 학창 시절을 떠올려 보자. 종종 ‘군인 아저씨께 편지 쓰기’ ‘전학 가는 친구에게 편지 쓰기’라는 미션을 받았다. 만약 미션에 주어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선생님이 ‘아무한테나 편지를 써보세요’라고 했다면, 어안이 벙벙할 것이다. 군인 아저씨께는 ‘우리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전학 가는 친구에게는 ‘다른 학교 가서도 우리 잊지 마’라고 쓰면 되는데, 아무개한테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명확한 타깃이 필요하다. 브랜드 콘셉트를 도출하거나 메시지를 만들 때,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세팅하고 퍼포먼스 마케팅 타깃을 설정할 때 방향 키의 역할을 한다. 물론 타깃 세팅은 쉽지 않다.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브랜드를 알리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룰루레몬의 창업가 칩 윌슨(Chip Wilson)은 이렇게 말했다.
“모든 사람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는 의미가 없다.
그건 어떤 누구를 위해서도 만들지 않는다는 뜻과 같다.”
룰루레몬은 타깃을 ‘Super Girl’, 즉 32세의 전문직 여성으로 정의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콘도 회원권을 보유하고 있고, 여행ㆍ운동ㆍ유행을 좋아하는 32세의 전문직 여성이다. 이들이야말로 100달러가 넘는 요가 팬츠에 기꺼이 투자할 경제적 여유가 있고, 패션을 통해 자기만족을 추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룰루레몬은 이토록 디테일한 타기팅으로 마케팅을 펼쳐,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해 전 세계 슈퍼걸이 선망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책 『배민다움』에도 비슷한 구절이 등장한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키려면 아무도 만족할 수 없고, 단 한 사람을 제대로 만족시키면 모두가 만족한다’ 그러니 우리는 다시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니치(Niche) = 틈새를 일컫는 이탈리아어”
우리나라에도 이처럼 니치한 타기팅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가 있다. 마켓 컬리는 처음부터 모든 지역을 배송할 수 없다고 생각해 타깃층을 좁혔다. 프리미엄 식료품에 관심이 많고, 객단가가 높은 제품을 충분히 구매할 수 있는 소비력을 갖춘 강남ㆍ서초 일대의 3040대 주부를 타깃으로 설정했다. 그리고 이 타깃 전략은 완벽히 성공했다. 타깃이 자주 사용하는 웹ㆍ앱에 고퀄리티의 이미지를 활용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구매력과 바이럴 파워를 갖춘 이들을 공략했기 때문에, 당연히 입소문도 금세 퍼질 수 있었다.
BTS도 초기 명확한 브랜드 철학과 타기팅으로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방탄소년단 BTS의 메인 타깃은 10대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세상의 억압과 싸우고 있는 10대.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 역시 이들에게 씌워진 사회적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겠다는 의미며, 그들이 발매하는 앨범의 이름과 노래 속 가사도 10대에게 보내는 뚜렷한 메시지로 가득 차 있다. 이런 메시지가 비슷한 공감대를 공유하는 전 세계 10대에게 완벽히 통했고, 10대는 아니지만 여전히 방황 중인 2030대 이상의 팬에게도 진정성이 전해졌다. 이로써 BTS는 세계와 세대를 아우르는 아티스트로 성장했다.
만약 브랜드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 브랜드를 좋아해 줄 사람이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면 타깃의 이력서를 써봐도 좋다. 이력서 속에 자주 들어가는 질문(성별, 연령, 직업, 소득 수준, 결혼 여부, 지역, 가족 관계 등)에 답하는 것이다. 최근 타기팅은 이러한 인물정보만큼 라이프스타일 페르소나를 잡는 것도 중요하다. 단순한 인물정보만으로는 타깃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 타깃을 구체화해보자.
| 1) 좋아하는 브랜드는 무엇일까? 2) 좋아하는 연예인은 누구일까? 3) 취미는 무엇일까? 4) 자주 가는 동네는 어디일까? 5) 좋아하는 여행지는 어디일까? 6) 자주 사는 물건이나 이용하는 서비스는 무엇일까? 7)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고 화장을 할까? 8) 자주 보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어디에서 볼까? 9) 인스타그램에 어떤 글을 업로드할까? |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히 답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답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타깃에 대한 정보를 더 다양하게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싫어하는 것’을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렇듯 타깃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질문에 답하다 보면 머릿속으로 어떤 이미지가 그려진다. 가상 인물일 수도, 주변 사람일 수도, 연예인일 수도 있다. 우리 브랜드와 잘 어울리는 모습을 한 타깃 페르소나가 생겼다면 다음 관문부터는 조금 더 쉬워진다.
뉴스콘텐츠는 저작권법 제7조 규정된 단서조항을 제외한 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대상입니다. 본 기사를 개인블로그 및 홈페이지, 카페 등에 게재(링크)를 원하시는 분은 반드시 기사의 출처(로고)를 붙여주시기 바랍니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출처 없이 본 기사를 재편집해 올린 해당 미디어에 대해서는 합법적인 절차(지적재산권법)에 따라 그 책임을 묻게 되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책임지지 않습니다.
- 에디터신 주희 (hikari@websmedi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