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디자인이 다크패턴? 개정된 전자상거래법, 쉽게 정리했습니다
숨은 갱신부터 반복 간섭까지 개정안이 꼬집은 6개 다크패턴 유형

온라인에서 쇼핑을 해봤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광고 배너를 눌러 상품을 구입하려고 했다가 가격이 광고와 달라 당황했던 경험이 있을 겁니다. 이처럼 소비자를 교묘하게 농락하는 ‘다크패턴’은 점차 국내외에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요. 최근 정부가 마침내 본격적으로 이런 기만적 UI·UX 디자인을 규제하기로 나섰습니다.
바로 지난 14일 사용자를 기만하는 ‘다크패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위한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이 시행된 것인데요. 이에 따라 앞으로 다크패턴 작위 및 부작위 의무를 위반하 사업자는 시정조치 및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하며, 조건 충족 시 1년 이내의 영업 정지까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이런 다크패턴 규제는 그동안 상술, 관행 등으로 불리던 불공정한 디자인을 근절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온라인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번 전자상거래법 개정은 어떤 배경을 가지고 이뤄진 것이며, 구체적으로 어떤 다크패턴들을 금지한 것일까요? 이번 글에선 다크패턴 규제를 담은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을 살펴봅니다.
? 다크패턴이란?
다크패턴은 2010년 영국의 UX 디자이너 해리 브리그널이 ‘소비자를 기만하거나 속이는 유형의 디자인’을 모아 정립한 UI·UX 디자인이다. 당시 그는 다크패턴에 대해 ‘사용자를 속여서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세심하게 만들어진 UI’라 설명했다. 2025년 현재 공정위는 다크패턴을 ‘사업자가 소비자의 착각과 부주의를 유발해 불필요한 지출을 요구하는 행위 또는 디자인’이라 정의하고 있다.
? 전자상거래법 개정의 배경
다크패턴은 전자 통신상의 온라인 인터페이스를 설계·운영할 때 고의적으로 소비자의 착각이나 부주의를 유발해 소비자에게 불필요한 행동이나 지출을 유도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원치 않는 구독을 이어가거나, 해지 과정을 과도하게 복잡하게 만드는 방식들 역시 이에 해당하는데요.
정부가 이렇게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하게 된 배경에는 지난 십수 년 동안 온라인 환경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다크패턴을 악용한 사례가 증가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진 것에 있습니다.
실제 방통위가 지난달 공개한 설문조사에선 전체 응답자 중 61.9%에 달하는 응답자가 구독 서비스 취소 과정에서 다크패턴 디자인을 경험해 봤다고 답하고, 특정 선택을 유도하는 디자인 조사 질문엔 방해되며(61.1%), 스트레스를 준다(61.4%)라고 답할 정도로 많은 사용자들이 온라인상에서 다크패턴 피로를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전자상거래법 개정, 왜 이뤄졌을까요?
사실 종전의 전자상거래법을 살펴보면, 개정 이전 전자상거래법 역시 제21조 제1항 제1호의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로서 다크패턴을 금지한다고 포괄적으로 규정했는데요. 그렇다면 왜 기존 법을 개정한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다양한 행위 중 구체적으로 어느 행위가 금지 대상인지 명확하지 않아 법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한국모바일결제산업협회가 공식 블로그를 통해 “다크패턴으로 분류되는 다양한 행위 중 구체적으로 어느 행위가 법의 적용 대상이 될 것인지 명확하지 않았다”며 “이에 다양한 유형의 다크패턴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 사례가 급증했다”고 말할 정도였는데요.
결국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기존 법으로는 규율하기 어려웠던 6개 유형의 다크패턴을 규제할 수 있도록 전자상거래법령을 개정했다”고 개정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을 통해 다크패턴 규제를 강화하기에 나섭니다.
? 6개의 다크패턴들
✅ 숨은갱신

공정위가 규율한 첫 번째 다크패턴 유형인 ‘숨은갱신’은 정기결제 상품의 결제 대금이 증액되거나, 무료에서 유료로 전환될 때, 소비자에게 별도의 동의나 고지 절차 없이 계약을 자동 갱신하고 그 대금이 자동 결제되도록 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요컨대 사용자에게 제대로 고지를 하지 않거나 동의를 받지 않고 정기 결제 요금을 변경하는 유형인데요.
특히 새롭게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에선 최초 계약 시 소비자로부터 미리 증액 또는 전환 일시, 변동 전후의 가격 및 결제 방법에 대해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법과 시행령에서 정한 기한 내에서 다시 한 번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때 소비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일정은 대금 증액 또는 유료 전환이 이루어지는 대금 결제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소비자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예컨대, 사용자가 5월 1일 한 달 간 무료 체험을 진행 후, 6월 1일 유료로 전환되는 6월 1일로부터 30일 이내인 5월 2일~5월 31일 사이에 소비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건데요.
또한 소비자의 동의를 받는 방법도 단순히 고지 후 소비자가 묵시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는 간주하는 것은 불충분하며, 전자문서 등을 포함한 명시적 동의가 필요합니다. 기존에 이뤄지던 계약 갱신 및 가격 상승 고지와 비교하면 상당히 강화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해 공정위는 공식 온라인 다크패턴 규제 문답서에서 “대금 증액 또는 서비스가 유료 전환되기 전 자신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계약을 해지하여 그 갱신을 중단할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습니다.
✅ 순차공개 가격책정


순차공개 가격책정 다크패턴은 첫 화면에선 전체 가격의 일부만 표시해 소비자들을 유인한 후, 소비자의 상품 구매 과정에서 추가 가격을 순차적으로 공개해, 최종적으로는 추가 가격이 포함된 최종 가격을 소비자에게 청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특히 커머스 플랫폼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유형의 다크패턴인데요.
이런 순차공개 가격책정 유형의 다크패턴 디자인은 비용이 추가되는 것을 주의 깊게 보지 못한 소비자가 최초에 인지한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 이용할 수 있다는 착각을 유도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구매 결정을 방해하는 문제를 유발합니다.
이에 새롭게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은 이런 순차공개 가격책정 디자인을 다크패턴으로 규정하고 금지에 나섰는데요. 때문에 이젠 반드시 첫 화면부터 ‘총금액’을 표시해야 합니다. 이때 ‘총금액’은 ‘부가가치세’ ‘제세공과금’ 같이 소비자가 지급해야만 하는 비용은 물론, 상품이 소비자에게 인도되고, 설치가 완료되어야 비로소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배송비’와 ‘설치비’도 총금액에 포함됩니다.
공정위는 총금액이 표시되는 ‘첫 화면’에 대해서도 ‘순차공객 가격책정 관련해 공정위는 ‘상품과 가격을 인식하여 구매하도록 유인하는 정보가 제공되는 사이버몰 내 최초의 화면’이라고 상세히 명시하고 있는데요. 특히 공정위는 “사이버몰의 초기 화면이나 배너 등에 가격이 포함된 특정 상품의 정보가 노출되는 경우, 그 또한 첫 화면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특정옵션의 사전선택

특정옵션의 사전선택 유형의 다크패턴은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선택항목을 제공하면서 사업자에게 유리한 옵션을 미리 선택해 놓고, 소비자가 이를 무심코 지나치도록 유도해 그대로 수용하게 만드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런 디자인의 다크패턴은 소비자가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원치 않았던 구매구매·가입·체결이 이루어져 예상하지 못한 지출 등으로 이어지는 문제를 유발하는데요. 때문에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가 직접 의사 여부를 선택하기 전에 미리 표시 등을 통해 선택항목을 제공하는 방법은 소비자 유인행위로 규정하고 금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옵션 사전 선택을 금지하는 것은 아닌데요. 예컨대 소비자가 이전에 선택한 배송지를 미리 선택해두는 것과 같이 단순히 편의성 제공을 위한 디자인은 소비자에게 특정 결제나 청약을 유인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에 규율 대상이 아닙니다.
실제 공정위 역시 “사전선택에서 선택항목은 사업자가 제공하는 모든 선택항목에 대한 것이 아니라, 구매·가입·체결 등에 관한 청약의사에 대한 선택항목으로 한정된다”라고 말하며 모든 사전 선택을 규제하겠다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 잘못된 계층구조

잘못된 계층구조 유형의 다크패턴은 사업자가 소비자에게 선택항목을 제공할 때 크기, 모양, 색상 등 시각적인 차이를 활용해 특정 옵션에 우위가 있는 것처럼 표시하는 행위 또는 디자인 설계를 말합니다.
이런 유형의 다크패턴은 중립적인 화면 구성을 헤쳐서 여러 옵션을 동등하게 두고 선택 결정하는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발해하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어느 한 옵션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있는 경우, 마치 해당 옵션만을 선택 가능하거나,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것으로 사용자를 오도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새롭게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은 구매·이용, 회원가입, 계약체결 또는 구매취소, 회원탈퇴, 계약해지에 관한 선택항목을 제시할 때 크기, 모양, 색상 등에 현저한 차이를 두어 표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특히나 선택항목의 채도와 명도가 낮아 색이 흐리게 보이거나, 특정 선택항목의 글자 크기 또는 선택 칸의 크기가 큰 차이를 가지거나, 특정 선택항목을 찾기 어려운 경우 등의 디자인은 시각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 취소 탈퇴 방해

취소 탈퇴 방해 다크패턴은 문자 그대로 재화등의 구매·계약체결·회원가입 등의 절차보다 취소·해지·탈퇴 등의 절차를 복잡하게 하거나 아예 이를 제한해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을 방해하는 행위 또는 디자인을 말합니다.
최근 각종 구독형 상품들이 많아진 요즘 특히 자주 볼 수 있는 이런 디자인은 소비자가 취소·해지·탈퇴 과정에서 지나치게 높은 부담을 체감하게 만들어, 소비자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이 왜곡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는데요.
때문에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은 취소·해지·탈퇴 과정을 구매·계약체결·회원가입 절차보다 더 복잡하게 설계하거나, 구매·계약체결·회원가입 방법과 다른 방법으로만 취소·해지·탈퇴를 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행위를 규제하고 있습니다.
물론 ‘복잡하게’라는 것은 개인적인 주관과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량적 요소와 정성적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하는데요. 실제 공정위는 정량적 요소로 ‘구매·가입·체결 절차와 취소·탈퇴·해지 절차의 단계 숫자 비교’를 제시했으며, 정성적 요소는 ‘구매·가입·체결 절차에 진입하는 링크와 취소·탈퇴·해지 절차에 진입하는 링크에 얼마나 접근하기 쉬운지 비교하는 방법’을 언급했습니다.
✅ 반복간섭

반복간접 유형의 다크패턴은 광고 정보 수신, 소비자 개인정보 이용 제공 동의 등을 소비자에게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행위 및 디자인인데요. 이런 다크패턴은 한 번 거절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소비자에게 동의를 묻고, 압박해 결국 숙고 없이 동의하게 만들고, 원치 않는 개인 정보 제공, 광고 표시 등을 발생시킵니다.
때문에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은 소비자가 이미 결정한 내용에 관해 팝업창 등을 통해 선택이 및 결정 변경을 반복적으로 요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인터넷 서핑을 하며 여러 웹사이트들에 접속하다보면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 다크패턴은 다양한 변형이 존재하는 만큼, 공정위 역시 복잡한 상황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소비자가 ‘동의’나 ‘거부’ 대신 ‘닫기’ 또는 ‘나중에 알림’ 버튼을 누른 경우, 소비자가 선택 결정한 것이 없다고 봐야 하지만 선택 항목에 비동의 항목이 없는 경우엔 ‘닫기’ 버튼이 실질적인 거부 버튼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내용이 바로 그것입니다.
적은 과태료… 실효성은 지켜봐야
이처럼 새롭게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은 복잡하고 다양한 다크패턴을 상세히 규정한다는 점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위반 시 부과되는 과태료가 500만원에 불과하다는 점은 실효성에 의문을 자아냅니다.
아울러 유튜브와 쿠팡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은 물론, 디자이너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어도비조차 여전히 문제될 수 있는 다크패턴 디자인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점이 파악돼 공정위가 더욱 적극적으로 규제·감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공정위는 관계자는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시행령이 시행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업체의 자율적인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보인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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