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UX

우리WON모바일, 다른 알뜰폰과 무엇이 달랐을까?

우리은행 WON모바일사업부 인터뷰


ICT 어워드 코리아 2025에서 최고상인 GRAND PRIX를 수상한 우리은행(사진=디지털 인사이트)

2025년 8월, 디지털 인사이트가 주관하는 <ICT 어워드 코리아 2025>에서 우리은행이 ‘우리은행 NEW WON 뱅킹 구축’ 프로젝트와 ‘우리은행 MVNO 프로젝트’로 최고상인 GRAND PRIX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우리은행 NEW WON 뱅킹 구축은 기존 은행 중심 서비스를 고객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프로젝트다. 그렇다면 MVNO 프로젝트는 뭘까? MVNO는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의 약어다. KT, SKT, LGU+와 같은 주요 이동통신망 사업자를 MNO(Mobile Network Operator)라 부르는데, 이들의 회선을 빌려와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뜻이다. 설명이 길지만, 흔히 ‘알뜰폰’이라고 불리는 서비스라고 보면 된다.

GRAND PRIX를 수상했다는 것은 두 서비스 모두 높은 수준의 완성도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다. 이는 MVNO 사업 또한 우리은행이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시상식에서 만난 김영인 우리은행 고객경험디자인센터 과장 또한 MVNO 사업에 대해 “단순히 새로운 수익원을 만들기 위해 시작된 사업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시상식에서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기에, 우리WON모바일이라는 MVNO 사업에 담긴 우리은행의 고민과 목표를 자세히 듣기 위해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리고 서비스 론칭 이후 약 10개월 만인 2026년 1월, 우리금융디지털타워에서 우리WON모바일 서비스 개발에 참여했던 김 과장과 장선화 WON모바일사업부 과장을 다시 만났다.

금융과 통신, 고객의 일상에 가까웠기에

우리금융디지털타워에서 만난 김영인 고객경험디자인센터 과장(좌측)과 장선화 WON모바일사업부 과장(우측)(사진=디지털 인사이트)

2025년 초 CX조직인 고객경험디자인센터 인터뷰로 만났던 김 과장은 우리WON모바일 프로젝트에서 우리은행의 톤앤매너와 일치하는 UI·UX 설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력하는 역할을 맡았다. 장 과장은 MVNO 사업을 위해 합류한 인력으로, CJ, LGU+ 등 여러 기업을 거치며 10년 이상 통신 서비스를 기획해왔다. “금융과 통신의 결합이라는 도전에 욕심이 났다”는 것이 그가 밝힌 합류의 이유였다.

그렇다면 왜 우리은행은 금융과 통신을 하나의 서비스로 연결하고 싶었을까? 그 이유에 대해 장 과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장 과장은 금융과 통신이 고객의 삶에 밀접하다는 공통 분모가 있다고 말한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금융과 통신이 얼핏 전혀 다른 영역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둘은 고객의 일상에 매우 가깝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둘을 연결 지을 수 있다면, 고객의 일상에 대한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어요. 고객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은 고객 중심의 더욱 유익한 서비스를 만듦에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고요.

– 장선화 WON모바일사업부 과장

‘미래 고객에 대한 고민’ 또한 우리은행이 MVNO 사업을 기획한 이유였다. 은행에 가장 큰 돈을 예치하는 사람은 중년층 이상의 사람들이기에, 자연히 은행이 집중하는 코어 고객층도 중년층 이상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사회초년생이나 청년 고객 또한 중요한 고객층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주목한 것은 고객이 처음 금융과 통신 서비스를 선택하는 순간이었다. 처음 회사에 입사해 통장을 개설하고, 직접 통신 요금제에 가입하는 그 순간에 긍정적인 서비스 경험을 얻을 수 있다면, 고객과의 장기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수익성도 중요하지만, 우리은행의 입장에서는 비금융 서비스가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만족한 고객이 금융 서비스로 연결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데 주목했어요. 삶에 밀접한 두 서비스가 고객을 장기적으로 유치하는 락인(Lock-in)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죠.

– 장선화 WON모바일사업부 과장

가입 한 달 만에 2만명 가입자… 빠르고 편리했던 덕분

2025년 4월 출시된 우리WON모바일은 출시 첫 한 달 동안 2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을 만큼 성공적이었다. 우리은행이 고심했던 선순환 구조의 시작을 순조롭게 끊은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알뜰폰 시장은 이미 많은 사업자가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가장 쉬운 접근 방법은 ‘가격’을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WON모바일은 우리은행의 부수사업으로 분류됐다. 이는 정부당국의 규제를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격 측정에 하향 조정선이 생겨 단순히 저렴한 가격으로 경쟁하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은행이 선택한 건 가격이 아닌 ‘경험’으로 서비스를 풀어내는 방향이었다.

꼭 규제가 아니었더라도, 가격 경쟁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경험에는 한계가 없죠. 알뜰폰은 3040 세대가 많이 쓰는데, 모두가 통신 서비스에 익숙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어요. 그래서 누구나 쉽게 가입하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목표로 삼았죠. 용어도 하나하나 최대한 쉽게 풀어내려 했어요. ‘번호 이동’이라는 단어에서 끝나지 않고, ‘지금 번호 그대로 사용할래요’라는 대화형 문장을 덧붙이는 식이었습니다.

김영인 우리은행 고객경험디자인센터 과장

김 과장이 예로 든 것은 우리WON모바일 UI·UX의 핵심인 ‘대화형 UI’다. 우리WON모바일은 영업점에 방문하는 수고를 줄이기 위해 100% 비대면 가입으로 기획된 서비스다. 가입 및 개통 절차는 모두 PC나 모바일 웹사이트를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고객이 조금의 번거로움이나 불편을 느끼지 않고 편리하게 가입 플로우를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대화형 UI 외에도 여러 방법을 마련했는데, 우선 우리은행 계좌가 필수된다는 점이 문턱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개발팀과 협력해 앱 또는 별도 웹페이지로의 이동 없이 가입을 진행하던 화면에서 간편하게 신규 계좌 개설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이미 우리WON뱅킹을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기존 금융 인증’을 통해 바로 가입할 수 있는 ‘심리스(Seamless)’ 환경을 구축했다. 기존 뱅킹 사용자 맞춤 요금제 기획 또한 함께 이뤄졌다.  

우리WON모바일의 VOC에는 유심 배송과 편리한 가입 절차에 대한 피드백이 주를 이뤘다(자료=우리은행)

실제 10개월간 축적된 VOC(Voice of Customer)에는 우리은행이 집중했던 ‘편리함’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이 상당수를 이뤘다. “가입이 생각보다 쉬웠다” “가입 중간에 헷갈리는 게 없었다”는 식의 피드백이 많았다.

더해서 ‘유심 제공 방식’과 속도에 대한 긍정적인 피드백도 여럿 있었다. 우리WON모바일은 고객이 미리 유심을 신청해 받아본 뒤 원하는 시점에 개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무료로 미리 제공받을 수 있는 유심 개수 또한 최대 3개에 달한다. 이는 비대면 서비스 특성상 서비스 가입 절차에서 유심 배송이 자칫 늦어지면 가입 완결률(CVR)에 병목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분석해 기획에 녹여낸 결과였다.

밀도 높은 UI·UX 설계로 2025년 목표 달성해

빠르고 편리한 설계를 우리은행이 강점으로 가져갈 수 있는 이유는 기존 MVNO 사업자들이 UI·UX에 충분히 투자하기 어려운 구조가 많은 반면, 우리은행은 내부에 김 과장이 속한 고객경험디자인 조직이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김영인 고객경험디자인센터 과장은 내부에 UI·UX 설계 및 검증이 가능한 조직이 있었기에 우리WON모바일이 차별화된 편리함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내부에 고객경험디자인센터가 있기 때문에 서비스 기획 단계부터 UX 관점에서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고, 고객이 실제 어떤 흐름을 따라 움직이는가를 면밀히 분석해 서비스에 녹여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단순히 요금제를 파는 것 이상의, 높은 완성도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었죠.

-김영인 고객경험디자인센터 과장

이처럼 밀도 높은 UI·UX 설계에 기반을 둔 우리WON모바일이 2025년 목표로 삼았던 것은 크게 세 가지로, 순신규 고객(NTB, New-to-Bank) 유입 및 계좌 개설 전환, 급여이체 및 카드 결제 증분을 통한 락인 그리고 활성 고객(Active User) 활성화 및 고객 생애 가치(LTV, Life Time Value) 증대였다.

실제 가입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우리은행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통신 혜택을 매개로 기존에 우리은행과 거래가 없던 순신규 고객 유입이 크게 상승했다고 한다. 김 과장은 “이러한 배경에는 비대면 계좌 개설과 통신 가입을 하나의 프로세스로 결합했던 UX 설계가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금융 상품과 연동된 우리WON모바일의 통신 혜택 예시(자료=우리은행)

급여이체 및 카드 결제 실적과 연동된 요금 할인 혜택을 통해 고객의 주거래 지표 또한 눈에 띄게 상승했다. 장 과장은 “사용자가 혜택 조건을 직관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혜택 대시보드’를 제공해 자연스럽게 급여계좌를 보유하고 카드 사용량을 늘리도록 하는 ‘교차판매(Cross-Selling)’ 전략이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MVNO 서비스를 통해 유입된 고객은 일반 금융 고객 대비 우리WON뱅킹 앱 방문 주기와 체류 시간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통신료 납부, 데이터 확인 등 일상적인 행위가 우리WON뱅킹 내에서 이뤄지도록 유도한 점이 휴면 고객을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고객 생애 가치를 높이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이룬 것보다 성장할 게 더 많다

론칭 이후 10개월 동안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지만, 장 과장은 여전히 우리WON모바일이 ‘아직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한다. 앞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ICT 어워드 코리아 2025에 출품한 것 또한 우리WON모바일의 UI·UX 경쟁력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금융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저희가 설계한 사용자 중심의 경험이 ‘디지털 사회 혁신의 표준’이 될 수 있음을 대외적으로 입증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ICT 어워드 코리아 2025에서의 수상을 ‘금융 그 이상의 플랫폼’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계기로 삼고자 했습니다.

-장선화 WON모바일사업부 과장

김 과장과 장 과장은 “이번 수상이 우리WON모바일이 지향한 ‘금융 이상의 경험’이 내부에서 만족뿐 아니라 전문가와 고객 모두에게 공감 받는 디지털 혁신의 올바른 방향이었음을 입증해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둘은 우리WON모바일로 거둔 성과는 내부 조직 간 유기적인 시너지가 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둘은 수상과 2025년에 목표했던 성과를 달성한 것에 대해 WON모바일사업부의 과감한 비즈니스 전략을 고객경험디자인센터가 대화형 UI와 MZ 친화적 감성 등의 방법으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보여준 부서 간의 유기적인 시너지가 주요하게 작용했다고 설명한다. 우리은행이 앞으로 목표로 하는 것은 고객의 일상에 더욱 깊숙하게 들어가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경험의 선구자’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2026년 ‘규모’보다 ‘의미’에 집중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가입자 수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WON모바일이라는 서비스가 고객의 금융 생활에 어떤 가치를 더해줄 수 있는가를 더욱 명확하게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에게 2026년은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험과 도전의 해가 될 전망이다. 2026년을 마무리하는 순간에는 어떤 성장과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우리WON모바일의 2026년을 기대해본다.

  • 에디터이민호 (treewords@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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