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X Writing 작업 시 효과적인 메시지 전략 수립 방안
사용자의 감정이 최대한 긍정적일 수 있도록.
콘텐츠 전략에서의 UX 역할
2010년 전후로 UX 분야에서 콘텐츠 전략에 집중하기 시작하자, 다수의 콘퍼런스에서는 콘텐츠 전략에 대한 워크숍 및 섹션이 등장했다. 그 후로 UX와 콘텐츠의 상호의존성에 대한 인식의 폭은 점점 확장돼 왔으며 이는 최근 UX 콘퍼런스에서도 빠지지 않고 언급되고 있다.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목표로 하는 UX 프로젝트에서 콘텐츠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고, 훌륭한 UI·UX를 설계할지라도 그 안에 질 낮은 콘텐츠가 배치된다면 해당 서비스의 성공은 분명 반쪽짜리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으로 모든 사물이 모바일로 연결되는 세상에서 데이터와 개인에 최적화된 콘텐츠 전략은 UX 전략 설계에서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질 핵심 요소이다. 실제로 콘텐츠 우선주의,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 방법론 등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제대로 된 콘텐츠를 어떻게 계획하고 만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현장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다 보면 UX 담당자가 일정 부분 콘텐츠 전략에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구현되는 서비스의 콘텐츠 구성과 전략에 관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 UX 담당자는 콘텐츠 전략과 구성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관여해야 할까?
보통, 일반적인 콘텐츠 전략은 목적 및 주제, 메시지의 우선순위, 대상 고객 및 잠재 고객 특성에 따라 콘텐츠를 표현하는 카피라이터 및 콘텐츠 큐레이터를 위한 지침을 만드는 것이다. 결국 콘텐츠 전략이란 대상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무엇을 위해,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 ‘명확성’에 대한 지침과 프레임워크를 만드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콘텐츠 전략 에이전시인 Brain Traffic의 콘텐츠 전략 담당 부사장 Melissa Rach은 콘텐츠 프레임워크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러한 콘텐츠 전략은 콘텐츠의 생성, 전달, 관리 전반의 생애 주기 계획이므로 매우 중요한 만큼 전사적으로 관리된다. 하지만, 기업의 조직체계 및 전담 부서의 존재 유무에 따라 제대로 갖추어져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해당 프레임워크 관점에서 말하자면 UX 실행자들이 프로젝트 진행 시 깊게 관여하는 곳은 Substance, Structure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기존에 Structure 부분에 대한 관여는 당연시되었지만, 최근 들어 Substance 부분에서의 관여 및 활약 비중이 특히 커지고 있다. 프로젝트로 예를 들면, 대개는 인하우스 내 UX 전담자가 아닌 아웃소싱 UX 전문가가 콘텐츠 전략 및 콘텐츠를 수급 받아 진행하는데, 이는 해당 서비스에 맞춰진 세부 콘텐츠 전략도 아니거니와 해당 서비스 특성에 맞도록 당면 시점에 담당자가 직접 만들거나, 같이 만들자고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이때, UX 전문가 또는 UX 제작자가 콘텐츠를 실제 설계에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해당 서비스의 UX 목표에 맞춰 별도의 메시지 및 워딩 전략을 수립하기도 하고, 프로젝트 일정 기간 동안 전문 카피라이터를 투입해 서비스에 맞는 단어, 문구, 메시지, 화법, 톤 등의 마사지 작업을 실행한다. 이러한 세부적인 업무는 콘텐츠 전략의 일부로서 매우 중요할뿐더러 빈번하게 발생하는데, 이러한 흐름에 따라 최근 새롭게 등장한 영역(직업)이 바로 UX Writing이다.
UX Writing
UX writing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사용자 경험을 위한 카피라이팅 업무 또는 그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이를 다르게 말할 수도 있겠으나, 분명한 것은 UX Writing이 단순 카피라이팅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해외 UX 전문가들의 글을 살펴보면, 카피라이터가 세일즈 및 마케팅에 집중하는 반면 UX 라이터(writer)는 사용자와 만나는 터치 포인트 상의 메시를 작성하고, 특히 브랜드 또는 서비스가 원하는 의도된 문구를 사용자 관점에서 유용함 과 배려감이 느껴지도록 전달한다고 설명한다. 즉, 특정 브랜드 및 서비스가 목표로 하는 사용자 공감을 위해 인터페이스 카피는 물론 버튼명, CTA, 에러 문구 등의 마이크로카피까지 사용자의 상황과 맥락에 맞도록 간결하고 세부적으로 작성하는 것이다.
출처. 29cm
이러한 작업이 중요해진 것은 대화식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함으로써 적극적 유도라는 긍정적 결과를 얻은 경험 덕이기도 하겠지만,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위한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와 음성 사용자 인터페이스(VUI) 사이에서 메시지의 역할이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기업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에서는 이미 디자인팀 내에 UX writer들을 배치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으로의 확산은 시간문제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그러는 동안 UX writer라는 직무와 역할은 더욱더 명확해질 것이며, 협업과 업무 프로세스도 점차 확립될 것이 자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UX writer가 투입되기 전까지 지금 당장 진행하고 있는, 혹은 가까운 미래에 진행하게 될 UX 프로젝트에서는 이 역할을 과연 누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운 좋으면 콘텐츠 전략 담당자가 배치되거나 일정 기간 투입된 카피라이터와 협업을 하게 되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그 작업을 오롯이 UX 전문가, UX 제작자가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분명 UX 전문가의 영역으로 확장해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볼 수 있겠다. 사용자에 대한 공감과 사용자 행동에 대한 지식 및 이론이 수반된 전문가가 UX writing 작업을 해야 더욱 효과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행동이론을 적용한 메시지 전략
실제 UX writing을 하게 될 경우, 사용자 행동이론 중 몇 가지 개념을 응용하여 적용하면 보다 효과적인 메시지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되어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① 프로스펙트 이론(Prospect Theory)
인간이 어떠한 판단이나 결정을 내릴 때 얼마나 비합리적인지, 또 어떤 방식으로 경제활동을 하는지를 알아보는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의 창시자이자 2002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Daniel Kahneman)과 아모스 트버스키(Amos Tversky)는 프로스펙트 이론(전망이론)을 발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끈 바 있다. 이들은 행동경제학의 창시자라 불릴 만큼 지난 50여 년간 수많은 이론을 정립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이론에 대한 내용을 자세히 언급하는 것보다 주요 내용에 대한 이해와 활용에 대해 소개하려 한다. 프로스펙트 이론의 주요 요점은 사람들은 이득보다 손실에 민감하고, 기준점을 중심으로 이득을 평가하며 손해를 평가해 효용을 체감한다는 것을 가정한 이론이다. 즉, 사람들이 이득보다 손실에 더 민감하기에 손실을 회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프로스펙트 이론의 내용을 부분적으로 활용해 커머스 제품의 가격을 공지하거나 이벤트 메시지를 구성하면 효과가 높아지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1) 이익 측면의 표현은 나누어서(分)
특정 제품을 30% 할인하는 경우, ‘멤버십 할인 10% + 시즌 할인 10% + 고객 감사 할인 10%’ 등으로 나누어서 메시지를 구성하는 것이 단순하게 ‘30% 할인’이라고 전달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이다.
2) 손실 측면의 표현은 합해서(合)
놀이동산에서 기구를 탈 때마다 개별 구입하도록 하지 않고, 자유이용권 한 장 구입만으로 마음껏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고객의 손실 지각을 줄이는 방식의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이러한 기본적 개념을 가지고 UX 설계 초기 단계에서 메시징 아키텍처 전략 수립에 활용하거나, 서비스 및 상품을 표현하는 콘텐츠 세부 설계 단계에서 UX writing에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② 메시지 프레이밍(Message Framing)
프로스펙트 이론에 기반한 메시지 프레이밍은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함에 있어 표현 형식을 달리하는 것으로 긍정, 부정 메시지에 따라 사용자 마음속에 발생하는 각각의 이슈와 생각의 차이점에 주목한다. 긍정적 메시지 프레이밍은 사람들이 혜택(물리적, 심리적)이나 메시지 수용 후 얻게 될 긍정적 결과를 강조해 적극적으로 선택하도록 하는 형식이다. 반대로 부정적 메시지 프레이밍은 권고안을 채택하지 않을 경우 입게 되는 손실(물리적, 심리적)이나 메시지 거부 후 받게 될 부정적 결과를 강조함으로써 대안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형식이다.
설명하면 더 쉽게 의사결정하게 된다
출처. Save the children
또한 ‘실패율 1%’보다는 ‘성공률 99%’로 나타내야 효과적이다.
출처. 동원 F&B
광고 및 마케팅 영역에서 이러한 프레이밍 효과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사람들의 생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프레이밍이 매우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이며 일단 기업이 유도하는 방향으로 사고의 프레임이 형성되면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언급한 개념은 프레이밍 이론의 초기 개념으로, 최근에는 프레이밍에 대한 실증분석 결과가 상반되게 나타남에 따라 프레이밍 효과에 영향을 미치는 조절 변수들에 대한 연구들이 후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메시지가 제공되는 방식에 있어서 소비자 혹은 사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다르기에 긍정적 혹은 부정적 프레이밍을 활용한 적절한 메시지 전략은 사용자의 태도 변화와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
특히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메시지 전략을 수립할 때, 해당 특성과 상황을 핵심 키워드 메시지, 배너 워딩, 이벤트 워딩, 공지, 알럿 메시지 등에 활용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주목성 또는 주의를 요하는 경각심 등 사용자 상황별로 조정할 수 있는 세부적인 UX writing이 가능하다.
③ 조절초점이론(Regulatory Focus Theory)
기업들은 다양한 마케팅 방법을 활용해 구매를 유도하는데, 최근에는 소비자의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심리학 연구를 활용한 마케팅 전략이 대두되고 있다. 심리학 이론에서 출발했으나, 소비자 행동, 광고, 비즈니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는 조절초점이론은 심리학자 히긴스가 제안했다.
간단히 설명하면 사람은 향상초점(Promotion Focus), 예방초점(Prevention fo cus) 이 두 가지의 성향으로 나뉜다. 향상 초점을 지닌 사람은 목표 추구에 있어 이익, 혜택 등의 긍정적인 결과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예방초점을 가진 사람은 방어, 안전, 손실 등의 부정적인 결과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조절초점은 물품 구매 시 대안 선택, 태도 형성, 브랜드 평가 등 다양한 상황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사람의 본래 성향이지만 때로는 상황에 따라 선택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위 그림에서 예방초점의 성향을 가진 사람은 그림 A의 메시지 문구에 좀 더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고, 향상초점의 성향을 가진 사람은 그림 B의 문구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만약 이커머스 상에서 프로파일을 통한 성향 체크 후 성향에 따른 개별 메시지 문구를 수립하거나, 구매 여정상에 디스플레이되는 워딩 및 유도성 멘트를 사용자 성향에 따라 차별화하여 제공하면 좀 더 즉각적인 사용자 반응이 예측된다.
또한, 고객의 구매 패턴을 분석한 데이터는 개인화 서비스에 많은 근거 자료가 될 것이고, 향후 더욱더 발전적이고 정교화된 이커머스 서비스의 맞춤형 메시지 제공에도 큰 힘을 실을 것이라 예상된다. 즉, 사람의 무의식적 성향과 불확실한 환경에서 어떠한 이유로 판단과 선택을 하는지 심리학적 이론을 고려해 설계해 이를 구조화한다면, 사용자의 공감과 경험을 한층 더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무리하며
사용자가 서비스를 탐색하는 것은 자동이 아니다. 이는 사용자의 손과 의지에 달려 있으며, 그들은 클릭, 탭, 스와이프, 스크롤 등을 할 때마다 감정을 경험한다. 그렇기에 그 감정이 최대한 긍정적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도와주는 것이 UX writing이며, 더 나아가 콘텐츠 전략의 핵심 축이라 할 수 있다. UX의 최종 목표는 결국 사용자에 대한 이해 및 공감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따라서 인간을 이해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나날이 기술은 발전하고 다양한 방법론이 넘쳐나는 가운데, 정작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하고 있는지 되새겨 봐야 할 것이다.
혹 어느새 본질은 희미해지고 도구와 방법에만 집중하고 있다면, 다시 한번 인간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가 우선임을 새기고 인간의 심리, 행동이론 등에 관한 스터디를 진행하길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제시와 고민은 결국 우리가 지금껏 해 오던 영역 외에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또는 어느새 우리의 영역이 되고 있는 업무 영역에서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박경희 티폭스(T.F.O.X)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