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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 디자이너는 코딩을 배워야 한다
그것은 마치 목공예 디자이너가 대패질할 줄 알아야 하는 것과 같고, 패션 디자이너가 바느질할 줄 알아야 하는 것과 같다.
디지털 서비스 디자이너는 반드시 코딩을 배워야 한다.
코딩을 잘 한다고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지는 않지만, 훌륭한 디자이너가 되려면 반드시 코딩을 배워야 한다. 대학의 디자인 학과에서도 반드시 가르쳐야 한다. 단순 HTML/CSS를 넘어 적어도 자바스크립트, 가능하면 자바, C 같은 제대로 된 언어를 배워야 한다.
그것은 마치 목공예 디자이너가 대패질할 줄 알아야 하는 것과 같고, 패션 디자이너가 바느질할 줄 알아야 하는 것과 같다. 바느질을 잘 한다고 좋은 패션 디자이너가 되는 것도 아니고, 바느질을 몰라도 패션 디자이너는 될 수 있지만, 좋은 패션 디자이너가 되려면 혼자서 (다른 사람 도움 없이) 대략의 (프로토타입 정도의) 옷은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인쇄 디자이너라면, 과거에는 디자인 학교에서 그랬듯이 조판을 직접 해 봐야 했을 것이고, 지금의 인쇄 디자이너라면, 적어도 인쇄소를 문지방이 닳도록 다니면서 실제 인쇄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잉크와 종이는 어떤 성격인지 배워야 한다. 물론 인쇄소 근처에도 가지 않고 훌륭한 출판 디자이너가 될 수는 있지만.
디자인 사고(Design Thinking)는 디자이너처럼 생각하기이고,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스스로 만들고 부수고, 다시 만들고, 부수고의 과정을 통해 혁신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과거 스크린 디자인은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이 실제 제품의 90%까지 접근했다면, 요즘 인터랙션이 있는 플랫 디자인은 혼자서 포토샵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최종적으로 만들어진 제품 경험보다 50%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프로토타입 툴이 됐든, 뭐가 됐든 간에 직접 만들어 볼 방법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런 다양한 프로토타입 방법 중 컴퓨터의 원리를 가장 잘 배우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은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것이다. 잘린 나무를 모아 이케아(IKEA) 가구를 조립한다면, 프로토타입 툴을 이용하는 것 같이 분명 한 단계 전진하는 것이니 좋다. 하지만 가구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직접 나무를 고르고 대패질과 톱질을 해야 하듯이, 컴퓨터를 보다 깊이 이해하고 싶다면 프로토타입 툴을 넘어 컴퓨터 언어를 배울 필요가 있다.
1998년경 카네기멜론 디자인과를 다닐 때, 당시 교수님들 가운데서도 이와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특히 나의 지도 교수님이었던 Suguru Ishizaki는 일본에서 디자인을 공부하고, MIT에서 컴퓨터 사이언스(Computer Science) 석박사를 한 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교수님께서 직접 ‘자바 프로그래밍’ 수업을 디자인 석사 과정 학생들에게 가르치겠다고 하셨고, 그 과정에서 필자가 조교를 하게 됐다. 그런데 조교를 하면서 학생들이 너무 어려워하는 것 같아서 내가 교수님께 ‘자바 말고, 링고 같이 좀 쉬운 스크립트를 가르치는 것이 어떠냐’라고 질문했을 때, 교수님은 매우 단호하게
어렵더라도 정식 프로그래밍 언어를 배워야 컴퓨터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고 대답했다. 이 수업의 목적은 디자인 석사 과정 학생들을 프로그래머로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컴퓨터가 무엇을 할 수 있고, 없고’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도 없으면서 디지털 디자인을 하는 분들이 많다. 마치 나무의 옹이가 왜 생기는지 모른 채, 무늬 일부로만 생각하는 목공예 디자이너와 같다.
그래서 인터랙션 디자이너(디지털 서비스 디자이너는, 혹은 UX·UI·GUI 디자이너)는 코딩을 배워야 한다.
출처: http://story.pxd.co.kr/1142 [pxd UX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