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이 더 싸면 깎아준다… 애플은 왜 ‘프라이스 매치’를 제공할까?
온·오프라인 접점 통해 고객 경험 향상시키는 브랜드 전략
애플 제품, 어디서 사세요?
여러분은 애플 제품을 구매할 때 어떻게 구매하나요?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싸게 사는 방법’을 고민한다는 건 공통적인 이야기일 겁니다. 싸게 사면 좋으니까요.
학생이나 교육직에 종사한다면 애플에서 제공하는 ‘학생 할인’을 고려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보통 쿠팡 등 온라인 리셀러를 통해 구매하는 경우가 많을 겁니다. 정가 기준으로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온라인 리셀러는 보통 5~10%가량 할인된 가격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애플 제품 구매를 고민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단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경우는 드물 겁니다. 특히 애플 공식 스토어가 들어서 있는 수도권에 산다면 더욱 말이죠.
실제로 보고 사용해보고 싶은 걸
온라인에서 애플 제품에 대해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아이폰을 예로 들면 100만원이 넘는 비용을 지불하고 한번 구매하면 적어도 2년에서 길게는 3년은 사용할 텐데, 실제 기기의 색감은 어떤지, 들어봤을 때 무게는 어떤지 등 사용성에 관련된 요소 중 많은 부분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해야 확인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아울러 애플 공식 매장에는 제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한 ‘스페셜리스트(Specialist)’가 여럿 상주하고 있습니다. 이들을 통해 제품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정보는 물론, 궁금했던 점이나 미처 알지 못했던 여러 요소에 대한 정보를 얻고, 보다 합리적인 구매에 가까워질 수 있죠. 애플 공식 스토어가 수도권에 밀집되는 것에 대해 지방에 거주하는 분들의 원성이 자자한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죠.
그래도 비싸게 사긴 싫은데
애플 매장에서 꼼꼼하게 제품을 살펴보고, 스페셜리스트의 설명도 들으며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결정했다면, 여러분은 바로 카드를 꺼낼 건가요? 아닌 분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고민해보고 올게요”라고 말하고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온라인 최저가를 검색해본 경험은 누구나 있으니까요.
결국 문제는 ‘가격’입니다. 온라인의 강점인 편리함을 제외하고 실제 매장까지 찾아가는 수고를 했음에도 “발품을 판 덕분에 더욱 명확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했다”는 기쁨보다 “더 싸게 살 수 있는데 비싸게 샀다”는 실망감이 크게 작용하는 겁니다.
행동 경제학에서는 이러한 심리 상태를 ‘손실 회피 편향(Loss aversion)’이라고 부릅니다. 이익과 손실의 크기 차이가 크지 않을 때 이익에서 오는 기쁨보다 손실에서 오는 괴로움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온라인 매장까지 찾아가는 수고를 했음에도 꼼꼼하게 제품을 살펴봤다는 이익에 만족하고, 더 비싸게 샀다는 손실을 배제하기 위해 돌아오는 길에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것이죠. 요즘은 배송도 하루, 이틀이면 오고요.
결국 매장은 제품 구매에 도움이 되는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실제 매출이라는 결과는 도출하지 못하는 셈입니다.
가격이 문제면 온라인에 맞춰줄게
이런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애플이 내놓은 전략이 있습니다. 바로 ‘프라이스 매치(Price Match)’입니다.
프라이스 매치는 공식 매장에 방문한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제품과 동일한 제품의 온라인 가격을 제시하면 해당 가격에 맞게 최대 10%까지 할인을 제공해주는 정책인데요. 물론 조건은 있습니다. 공식 온라인 리셀러에서 제공하는 가격이어야 하고,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과 색깔, 용량 등 모든 옵션이 완전히 동일해야 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구매 결정에 도움이 되는 여러 경험을 제공 받고,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가격의 근사치에 가까운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장까지 걸음한 수고를 뒤로하고 온라인 구매를 고집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소비자는 온·오프라인을 나눠 생각하지 않는다
애플의 이러한 정책은 ‘빅 블러(Big Blur) 현상’의 예시입니다. 빅 블러 현상이란 사회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며 다양한 산업 경계가 무너진다는 개념인데요. 그 중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도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에서 제공하는 양질의 고객 경험과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가격적인 이점을 모두 원하는 소비자의 심리가 대표적인데요. 이처럼 변화하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지어 생각하고 활동하는 그들의 기대를 충족하는 고객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는 것이죠.
실제 애플 외에도 여러 브랜드가 온·오프라인의 고객 경험을 연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예로 침구 브랜드인 ‘베스트슬립’의 경우 예약 서비스를 통해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양질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에게 제품 가격을 실시간 온라인 최저가에 맞춰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안경 편집숍 ‘블링크’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제품 구매 시 자사 온라인몰에서 제공하는 쿠폰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등 여러 브랜드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고객 경험을 연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 강화는 필수
“어차피 같은 브랜드인데 어디에서 구매하든 어쨌든 이익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브랜드 입장에서 오프라인 매장 등 공식 채널에서 매출 등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는 건 중요합니다.
온라인 리셀러를 통한 판매는 결국 ‘도매’와 같은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유통에 필수적으로 마진이 붙는 한 리셀러를 통한 판매는 브랜드 입장에서 한번에 다량의 제품을 납품할 수 는 있지만, 직접 판매와 비교해 개별 단가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죠.
리셀러를 통한 애플의 온·오프라인 판매 또한 직접 확장하기 어려운 판매 창구를 리셀러를 통해 다각화해 소비자가 제품을 경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경험의 창구를 확장하는 데 의의가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아울러 고객 경험의 영역에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을 대체하기 어려운 만큼, 브랜드는 오프라인 매장을 계속 운영할 수 있는 지속 가능성이 필요합니다. 건물 임대료, 관리비, 인건비 등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오프라인 매장의 유지 비용을 온라인 등 다른 창구를 통한 이익에서 해결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한 구조니까요.
브랜드의 고민은 소비자의 만족으로
결국 애플 등 여러 브랜드는 변화하는 소비자에 맞춰 오프라인을 온라인과 경쟁해야 할 요소로 생각하지 않고, 함께 연결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 이윤을 높일 수 있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이처럼 시장과 소비자의 변화에 대한 고민과 새로운 뱡항에 대한 시도는 고객 경험 향상으로 이어져 소비자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킵니다. 당장 애플 구매를 고민하고 있었던 독자가 있다면 프라이스 매치를 통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된 새로운 소비를 경험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애플’ 기사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