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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 아이돌, 대세가 되다” 플레이브의 인기 비결은?

오리지널리티와 높은 기술력, 거대 팬덤을 만들다


멜론 최초 24시간 내 1000만회 이상 스트리밍 된 앨범, 빌보드 한국 차트 1위, 미니 앨범 초동 판매 100만 장 돌파… 모두 한 아이돌 그룹의 기록입니다. 바로 5인조 아이돌 그룹인 ‘플레이브(Plave)’인데요.

버츄얼 5인조 그룹 플레이브(자료=블래스트)

플레이브에게는 다른 아이돌과 다른 한 가지 독특한 점이 있는데, 바로 그들이 ‘버추얼(Virtual) 아이돌’이라는 점입니다. 버추얼이란 컴퓨터 그래픽을 활용한 가상의 인물을 만드는 기술을 의미하는데요. 실제 플레이브는 AR 스튜디오에서 실연자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제작됩니다. 물론 대화나 노래 등 음성은 실연자의 것 그대로고요.

플레이브가 최초의 버추얼 아이돌인 건 아닙니다. ‘메이브’ ‘이세계아이돌’ 등 다양한 버추얼 아이돌이 존재하죠. 하지만 그중 가장 화제가 되고, 큰 인기를 구가하는 건 단연 플레이브일 겁니다.

지면 광고에 실렸던 사이버 가수 아담. 아담은 새로운 시도에 대한 대중의 짧은 관심을 뒤로하고 금세 사라지고 말았다(자료=네이버 블로그)

1998년 사이버 가수 아담이 등장했듯 버추얼 산업은 생각보다 오래 전부터 시장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주류 산업으로 부상하기는 어려웠는데요. 오늘 기사에서는 버추얼 아이돌인 플레이브가 거대한 팬덤을 형성한 이유에 대해 알아봅니다.

스토리가 있는 버추얼 아이돌

버추얼 인플루언서 로지(자료=로지 인스타그램)

앞서 언급했듯 플레이브가 비추얼 아이돌, 나아가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시초는 아닙니다. 오래 전 아담까지 거슬러가지 않아도 로지와 같이 화제를 불러 온 버추얼 인플루언서도 있으니까요. 다만 버추얼 시장이 계속 성장하지 못하고 단발적인 화제에 그쳤던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콘텐츠’와 ‘오리지널리티’의 부족이었죠.

거리 버스킹을 진행하고 있는 플레이브 멤버 한노아(자료=플레이브 유튜브)

플레이브가 집중한 게 바로 이 오리지널리티의 확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팬덤 마케팅 전문가인 윤진호 초인 마케팅랩 대표는 “플레이브의 시작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는데요. 2022년 공개된 유튜브 영상을 보면 플레이브의 멤버인 한노아가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플레이브는 작지만 가깝게 팬들과 소통하는 모습으로 첫 단추를 끼운 건데요. 이는 기존 아티스트에게는 있지만 버추얼 인플루언서에게는 없었던 생동감과 ‘성장형 아이돌’이라는 스토리를 플레이브에게 부여했습니다. 이후 플레이브는 계속해서 팬들이 원하는 접점을 찾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고, 그렇게 팬덤이 확장되는 과정을 함께 겪은 팬들에게 플레이브는 함께 만들어간 서사가 있는 오리지널한 존재로 자리한 것입니다. 즉, 단순한 콘텐츠가 아닌 애정이 담긴 존재가 된 것이죠.

불쾌감을 빗겨간 전략과 기술력

팬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스토리 외에도 주목할 게 있습니다. 바로 플레이브의 ‘전략’과 ‘기술력’입니다.

‘불쾌한 골짜기’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불쾌한 골짜기는 1970년 일본의 로봇 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제시한 이론에 바탕을 둔 표현인데요. 인간이 아닌 존재가 인간과의 유사성이 일정한 수준에 달하면 오히려 불쾌감을 느낀다는 겁니다.

묘한 이질감으로 불쾌감을 표한 관객이 많았던 영화 ‘알리타’. 알리타는 결국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이름값에도 불구하고 예측 손익 분기점에 근접하거나 미달된 총수익 4억 400만 달러로 마감했다(자료=fox)

버추얼을 포함해 지금까지 실패했던 많은 3D 콘텐츠의 주된 요인중 하나가 바로 이 불쾌감이었습니다. 인간과 아예 똑같지 않은 이상, 애매하게 닮은 건 오히려 거부감이 드니까요. 실제 실패한 버추얼 콘텐츠 대부분이 3D 기술에 기반해 인간과 최대한 유사한 모습을 담으려 했지만, 그 수준이 애매한 정도에 그치거나 잘못된 콘셉트를 잡아 오히려 외면 당하고는 했습니다.

2D 렌더링에 기반한 플레이브는 이질감에서 야기되는 불쾌감을 유발하지 않는다(자료=블래스트)

반면 플레이브는 3D이기는 하지만 2D 렌더링의 콘셉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화 캐릭터에 가까운 외형을 띄고 있으니, 애초에 인간과 애매한 유사함을 가져 불쾌감을 유발한 요소가 없는 것이죠.

언리얼 엔진으로 통합된 플레이브의 시네마틱 콘텐츠 제작 파이프라인(자료=에픽게임즈)

그렇다고 플레이브의 제작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건 아닙니다. 플레이브는 ‘언리얼 엔진(Unreal Engine)’에 기반해 제작되고 있는데요. 언리얼 엔진의 개발사인 에픽 게임즈에 따르면 플레이브의 소속사인 ‘블래스트(Vlast)’는 설립 초창기부터 언리얼 엔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고, 과거 라이팅, 렌더링 등은 언리얼 엔진으로 처리하고 이펙트나 의상 시뮬레이션 등은 기존 DCC(Digital Create Contents)를 활용하는 방식에서 현재는 모든 파이프라인이 언리얼 엔진으로 대체된 상태입니다.

플레이브의 WAY 4 LUV 공연 장면. 언리얼 엔진을 적극 활용한 기술력 덕에 이질감 없는 부드러운 렌더링이 가능했다(자료=mbc)

따라서 ‘WAY 4 LUV’의 시네마틱 영상부터는 모든 제작 과정을 외부 소스 없이 언리얼 엔진을 통해 렌더링했고, 작업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더해서 다양한 안무를 소화해야 하는 아이돌인 만큼, 촬영에서 마커의 위치 오차를 보정하는 ‘캘리브이션 솔루션’, 신체 비율이나 외형 차이에 따른 메시 간섭 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하는 ‘간섭 회피 솔루션’ 등 실제 실연자의 움직임을 왜곡 없이 현실적으로 재현하는 기술력을 통해 라이브에서도 플레이브는 높은 수준의 공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양방향 소통하는 아이돌 팬덤 문화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하는 건 변화한 팬덤 문화인데요. 과거에는 팬이 아이돌을 만나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한정적이었습니다. 콘서트를 가거나 숙소 앞에서 기다리는 방법 정도였죠.

아이돌과 팬의 양방향 소통 예시중 하나인 버블(자료=디어유)

하지만 기술의 발전 덕에 아이돌 문화는 기존 일방향적 소통에서 양방향적 소통으로 변화했습니다. 많은 아이돌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라이브 방송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적극적으로 팬들과 소통합니다. 이제 팬들은 꼭 콘서트, 팬싸인회를 찾지 않아도 아이돌과 소통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플레이브의 유튜브 라이브 콘텐츠(자료=플레이브 유튜브)

이러한 양방향적이고 활발한 소통 문화는 플레이브가 큰 팬덤을 구축할 수 있는 근간이 됐는데요. 버추얼 아이돌이기에 실현하기 어려운 물리적 소통을 극복하고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 플레이브는 버블 등 다양한 소통 앱을 통해 적극적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있고, 유튜브 라이브 등 소통에 기반한 여러 콘텐츠도 활발하게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팬들은 플레이브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고, 플레이브의 콘텐츠에 보다 깊게 몰입할 수 있는 것입니다.

버추얼이기에 가진 장점도

많은 이들이 버추얼이 가진 한계에 주목하고는 하지만, 오히려 버추얼 아이돌이기 때문에 가진 장점도 있습니다. 초인 마케팅랩의 윤 대표는 이를 “캐릭터의 강점과 유사하다”고 설명하는데요. 그에 따르면 버츄얼 아이돌은 캐릭터처럼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사고를 치거나, 잠적을 하는 일도 없죠. 더해서 공간과 시간의 제약에서도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즉, 버추얼 아이돌은 기존 아이돌 대비 예측 가능한 낮은 리스크와 여러 장점을 함께 가지고 있는 겁니다.

윤 대표는 또한 “캐릭터가 가진 강점을 공유하면서도 캐릭터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디즈니, 포켓몬 같은 캐릭터 비즈니스의 핵심은 IP입니다. 따라서 캐릭터 IP 간 경쟁이 치열한데요. 그러나 버추얼 아티스트는 캐릭터 IP의 강점을 흡수한 채로 다른 아이돌과 경쟁합니다. 음원 순위를 경쟁하고, 앨범을 판매하죠. 더해서 기술의 발전으로 버스킹을 하거나, 콘서트를 열 수도 있습니다. 기존 아이돌에게는 없는 강점을 가진 상태로 그들과 경쟁하니,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버추얼 시장, 더욱 다양하고 활발해질 것

오랫동안 사람들은 사회적인 대세를 쫓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점차 자신의 취향을 찾아가고 있는데요. 모두가 좋아하는 게 아닌 내가 좋아하는 걸 찾는 것이죠. 윤 대표는 이러한 모습을 아이돌 산업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버추얼 아이돌의 인기도 내 취향과 관심에 맞는 세분화된 콘텐츠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형성되고 발전되는 겁니다.

플레이브의 인기는 대중의 취향이 세분화되며 다양한 시장이 형성되고 활기를 띄는 대표적인 예시로 분석된다(자료=블래스트)

따라서 팬덤 브랜딩과 마케팅도 계속해서 다양해지고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버추얼 시장 안에서도 보다 다양한 시도가 계속해서 목격될 것으로 보입니다. 팬덤 마케팅에 집중하는 마케터라면 이러한 시장의 변화 저변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탐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에디터이민호 (treewords@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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