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가 되며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 코카-콜라, 나이키, 스타벅스커피 등 글로벌 기업들은 전통적인 상품을 팔고 있으면서도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에 강한 모습을 끊임없이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디지털 시대엔 ‘커뮤니케이션’이란 것이 어떤 시대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글로벌에 그들이 있다면 국내에는 ‘현대카드’가 있다. 현대카드가 보여주는 디지털 시대의 커뮤니케이션, ‘디지털 현대카드’를 만나보자.
- 프로젝트명: 현대카드 ‘디지털 현대카드’
- 클라이언트: 현대카드
- 대행사: TBWA Korea
- 집행기간: 2015년 10월 ~ 2016년 4월
디지털도 혁신적으로
기자는 국내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가장 뛰어난 브랜드 하나를 꼽으라면 ‘현대카드’를 꼽는다. 대체로 보수적인 경향을 보이는 국내 금융업계에서 현대카드는 어떤 회사와도 차별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선보이곤 한다. 그런 현대카드가 글로벌 광고대행사 TBWA Korea와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시장을 선도하고자 ‘디지털 현대카드’ 캠페인을 선보였다. 이는 디지털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하는 현대카드의 최근 앱 서비스 개편을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환상적인 결합, 디지로그
사실 핀테크다 NFC다 하며 그간 디지털 기술을 강조하는 캠페인들은 많았다. 하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던 것이 사실. 이번 캠페인은 디지털의 편리함을 명확한 메타포로 소비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한다. ‘가장 쉽게 말할 수 있어야 진정한 디지털이다’라는 핵심 콘셉트를 중심으로, 기술의 혁신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현대카드를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자 했다. 이에 TBWA는 ‘디지로그(Digilog)’라는 방법론을 설정, 생소할 수 있는 디지털 서비스를 이미 익숙한 아날로그 장치에 빗대어 소비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전달했다.
캠페인에 등장하는 아날로그 장치는 세 가지다. On-Off 스위치, 볼륨 조절 다이얼, 레버. 각 장치가 상징하는 것은 현대카드의 ‘Lock 서비스’, ‘Limit 서비스’, ‘가상카드번호 서비스’다. 먼저 Lock 서비스는 앱으로 국내외 온오프라인 결제를 설정하는 서비스로, On-Off 스위치로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것으로 표현해 공감을 더한다. 또 하나, Limit 서비스는 앱으로 1일, 1회 사용한도를 조절하는 서비스로, 다이얼을 돌려 한도를 설정하는 장면으로 표현했다. 마지막 가상카드번호 서비스는 마치 우리가 택배를 시킬 때 가상 전화번호를 발급받는 것처럼, 해외직구, 홈쇼핑 등에서 사용자의 신용카드 번호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가상 카드번호를 앱으로 생성하고 해지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영상에서는 이를 레버를 돌려 생성하고 없애는 과정을 보여줬다. 디지털로 구현된 기능을 친숙한 아날로그 장치를 통해 쉽고 간편하게 표현한 것이다. 이로써, ‘말뿐이 아닌 내 손 안의 디지털’이라는 현대카드의 표어를 정확하게 드러낸다.
혁신 속의 비혁신
한편, 아쉬운 점도 있다. 캠페인 영상에서는 각종 아날로그 장치로 표시됐지만, 실제 앱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기능들을 모두 편리하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광고를 통해 등장한 각 아날로그 장치는 앱 어딜 봐도 없다. 디자인으로 구현한 이미지만이라도 넣어둔다면 캠페인 효과가 더욱 크게 올라갔을 텐데,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또한, 디지털을 강조하는 캠페인인 만큼 광고를 집행하는 매체나 플랫폼에서도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디지털 채널에 집행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TV를 주요 매체로 이용한 점은 광고를 그저 보여주는 것 이상의 다른 사용자 반응을 끌어내기는 힘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소셜 채널에서 조금 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여, 앱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는 체험형 캠페인을 함께 진행했다면 효과가 더욱 배가 됐을 것으로 예상한다.
총평 및 결론
어쨌든 캠페인은 순항 중이다. 기존 현대카드가 지니고 있던 혁신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디지털’이라는 키워드와 엮는 데도 성공했고, 디지털 현대카드 앱의 사용 경험을 높여 브랜드 신뢰도와 선호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디지로그’라는 아이디어를 첫 번째 아이디어를 론칭한 것으로 생각하고, ‘디지털 현대카드’라는 브랜드를 앞으로도 더욱 명확하게 규정하고 키워간다면, 현대카드는 아마도 지속해서 혁신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장기적으로 디지털 현대카드의 브랜딩을 강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콘셉트를 계속 실행하고 키워나가, 성공적인 브랜딩과 모바일 앱 활성화까지 모두 이뤄낸다면 그야말로 베스트겠다.
2017 August, Special Issue
Contents
PART 1
Way to Good UX
월간 웹 2010 3월호
좋은 UX를 위한 두 가지, 콘셉트 도출과 리서치
월간 웹 2014 1월호
기업 UX조직, 꾸리고 이끄는 최상의 방법
PART 2
디지털 시대의 디자이너 역할
월간 웹 2013년 2월호
디자이너, 모바일을 이해하다
월간 웹 2013년 3월호
디자이너, 브랜딩을 이해하다
월간 웹 2013년 4월호
디자이너, 모바일 UX 사용성을 이해하다
월간 웹 2013년 5월호
디자이너, 자신만의 색을 갖다
월간 웹 2013년 6월호
디자이너, 트렌드를 이해하다
PART 3
사례를 통해 살펴본 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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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X디자인’에 대한 당신의 오해를 정정해드립니다
월간 웹 2010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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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디아이 2016 6월호
디지로그를 말하다 현대카드 ‘디지털 현대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