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시대의 전시, 아르코미술관
아르코미술관, ‘Follow, Flow, Feed 내가 사는 피드’

SNS는 매체 이상이다. 그건 이미 또 하나의 세계다. 혹은 현실 세계가 발딛고 있는 토대다. 매체의 변화는 소통 방식의 변화를 가져오지만, 세계의 변화는 사고 방식의 변화로 이어진다. ‘Follow, Flow, Feed 내가 사는 피드’는 “지극히 개인적인 동시에 공공적이기도 한 전례 없는 공간”인 SNS가 바꿔놓은 맥락을 다룬다. “작품의 물질성은, 개인의 취향은, 미학의 문제는, 미술의 유통은, 그 수용자 계층은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전시가 던지는 물음을 나침반 삼아 전진해본다.

대체 이 책의 정체는 무엇인가
전시장 1층 한쪽 벽면을 가로로 넓게 차지하는 이미혜 작가의 작품이 먼저 눈에 띄었다. 작품명은 ‘8월의 킨포크 KINFOLK in August’. 인스타그램에서 다운로드한 이미지와 해시태그 텍스트를 프린트한 사진 576장을 붙였다. 킨포크는 미국 포틀랜드에서 시작한 라이프스타일 잡지다. 잡지 특유의 분위기에 영향을 받아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한 생활양식을 추구하는 사회현상을 뜻하는 ‘킨포크 라이프’라는 용어가 쓰인 적도 있다.

해시태그로 대체한 작품 설명이 인상적이다. 언뜻 봐도 킨포크와 인스타그램에 대한 이미혜 작가의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가 보기에 킨포크는 “#감성각잡아주는” “#인스타감성의아이콘”이며 “#호텔같은집”이나 “#카페같은집” 또는 “#외국같은집”의 필수 요소다. “#인테리어의완성은킨포크”이기 때문에 “#킨포크없는” “#카페는없다”. “#대체이책의정체는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시작된 작품은 킨포크를 내세웠지만, 결국 “#좋아요자본주의”라는 큰 맥락을 비판하는 쪽으로 흐른다.

기억의 타임라인
이우성 작가의 드로잉 작품도 눈여겨볼 만하다. ‘밤, 걷다, 기억 Night, Walk, Memories’라는 제목의 작품은 작가의 그림들을 길게 이어 붙인 것이다. 세로로 길게 이어지는 스마트폰 사진첩을 보며 기억을 정리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봤다는 작가는 다양한 시간을 그린 다음 한 데 모아 섞어놨다. 스마트폰 사진첩 속 사진은 저장된 시간 순으로 저장되지만, 우리가 스크롤을 내릴 때는 한 장 한 장 짚어가며 내리지 않는다. 영화 ‘컨택트’에 나오는 외계인 헵타포드처럼 비선형적으로 시간을 인식함으로써 기억이 뒤섞이는 것이다.

미디어 아트, 디지털과 현실의 융합
2층에 전시된 작품은 미디어 아트가 주를 이룬다. SNS라는 전시 주제를 생각하면 좀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다. 홍민키, 김무영, 업체x류성실, 정아사란, 고안철 작가 등은 스마트폰이나 프린터, 모니터, 영상 콘텐츠 등을 활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정아사란 작가의 ‘Moment, Moment, Moment’는 노트북과 프린터, 수조로 구성한 작품이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 되는 SNS 피드 정보를 미리 설정해놓은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해 출력한다. 출력된 종이는 즉시 프린터 아래에 있는 수조로 빠진다. SNS 정보의 높은 휘발성을 물성을 가진 종이가 폐기되는 모습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SNS시대의 예술
SNS가 기본값인 시대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긍정적인 면도 부정적인 면도 모두 이전과는 다른 종류로 전개된다. 이때 예술은 어때야 하는가? 예술가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를 되돌아보게 하는 게 예술이라면 지금 이 시대에도 예술가의 역할은 달라지지 않을 듯하다. “소셜미디어의 피드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상황을 반추해보고자 한다”는 이은주 작가의 이야기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기간. 2020. 07. 09 ~ 2020. 08. 23
위치. 서울 종로구 동숭길 3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인스타그램. @arko_art_center
웹사이트. arko.or.kr
글·사진. 정병연 에디터 bing@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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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정 병연 (bing@ditoda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