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뱅크는 사용자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 잡았을까?
카카오 뱅크가 출범 된 후 UX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는 카카오 뱅크의 성공 원인 중 한가지로 ‘UX’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뱅크가 출범 된 후’ UX’가 다시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카카오 뱅크는 인터넷 뱅크 후발 주자이지만, 최단시간에 100만 계좌 개설을 달성할 정도로 성공했는데요. 언론에서는 카카오 뱅크의 성공 원인 중 한가지로 ‘UX’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카카오 뱅크의 성공 원인으로서 ‘UX’가 언급 되는 이유는, 카카오 뱅크의 기능들이 시중 은행 앱과 기능은 같지만 더 쉽고 간편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제 1 인터넷 은행인 케이뱅크, 시중 은행권 앱과 카카오 뱅크의 사용 경험 비교를 통해 UX 관점에서 카카오 뱅크가 어떻게 풀어냈는지 이야기해보려합니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상품 안내
저는 카카오 뱅크가 나오기 전부터 케이뱅크를 보조 거래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케이뱅크를 가입하기 전에는 케이뱅크 통장을 개설할지 말지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광고에서는 입출금 은행 금리를 적금 계좌 금리만큼 우대해 준다고 했지만, 단순히 앱의 상품 안내 화면만으로는 시중 은행권의 통장보다 무슨 이점이 있는지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영업점이 있는 시중 은행과 달리 인터넷 은행은 친절한 상품 안내를 도와주는 은행원이 없습니다. 영업점이 없어 좋은 조건으로 금융 상품을 제공하는 만큼 사용자 역시 스스로 상품 판단에 대한 능동적인 자세가 필요합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사용자가 금융 상품을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을 위해 1:1 상담원 채팅을 유도합니다. ‘고객센터’를 고정 탭 메뉴에서는 물론, 상품 안내 화면에서도 [상담하기] 버튼과 [가입하기] 버튼을 동일한 비율의 크기로 제공합니다. 이것도 모자라 상품 안내 화면에서 스크롤 하면 플로팅 버튼으로 상담원 아이콘을 ‘크고, 잘 보이게’ 제공합니다.
‘금융 상품 안내를 읽어도 해당 상품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은 ‘일반인이 읽기 어려운 금융 상품 안내’ 입니다. 카카오 뱅크의 상품 안내를 보면 금융 상품을 요약한 슬로건과 3가지의 요약정보로 금융 상품의 특징을 파악하기 쉽습니다. 상품 안내 화면에 공을 들인 것이 느껴지고, 스크롤 시 화면 인터랙션도 상품 안내에 몰입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줄글로 이루어진 설명과 추상적인 기능 설명으로 상품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기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이미지와 특징을 요약한 슬로건으로 금융 상품 이해가 쉽습니다.
심플한 계좌 개설 프로세스
타 금융사에서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면 화면 상단에 짧게는 5, 길게는 8로 표시된 숫자들을 볼 수 있습니다. 이 숫자는 계좌 개설에 필요한 단계를 안내해주는 정보입니다. 앞으로 무슨 단계가 남았는지 설명되지 않은 채 숫자로만 표시되어 있으니 계좌 개설 과정이 막연하게 길고 오래 걸릴 것 같습니다.
카카오 뱅크의 경우에도 계좌 개설 단계는 실명 인증 > 인증 수단 등록 > 개인 정보 입력 > 본인 확인 > 계좌 정보 입력 > 신분증 확인으로 총 6단계로 이루어져 있지만 6단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계좌 개설 진행 시 이름,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실명 확인 후 문자로 인증하는 휴대폰 본인인증 과정으로 넘어갑니다. 본인인증 후 계좌 개설 프로세스가 시작됩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본인인증 방식을 ARS 인증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평소에 전화를 자주 하지 않다 보니 ARS 인증 과정이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케이뱅크의 경우 첫 진입 시 ARS인증을 요구해 진입장벽이 느껴지는 반면, 카카오 뱅크는 실명 인증 후 휴대폰으로 본인확인을 요청합니다.
카카오 뱅크의 계좌 개설 프로세스는 정회원으로 전환하는 단계, 계좌 생성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하는 단계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본인인증, 인증 수단 등록으로 진행되는 정회원 전환 과정은 한 번 하고 나면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나중에 다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정회원이 언제든 다시 계좌를 개설하고자 마음을 먹으면 ‘정보입력’ 단계부터 시작하면 되는 것입니다.
인증 수단을 먼저 등록하고 계좌 개설에 필요한 정보를 입력합니다.
카카오 뱅크는 사용자가 중복으로 입력해야 하는 부분은 최대한 한 번으로 끝낼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했습니다. 본인 확인 절차에서도 요즘 사용자에게 가장 익숙한 ‘휴대폰 인증’을 제공해 심플한 UI를 제공하고 실명 확인을 먼저 진행해 개인 정보 입력 시 해야 하는 이름, 주민등록번호 입력 과정을 다시 하지 않아도 됩니다. 영문 이름을 한글의 표기법에 맞게 자동 표시해주는 것을 보고 정말 디테일한 부분까지 입력 과정을 줄이려 노력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친절한 레이블 & 소소한 재미 요소들
타 금융사의 계좌 개설 과정은 기존에 영업점에서 작성하던 서류들을 모바일에 그대로 옮긴 느낌이 들었다면, 카카오 뱅크는 진짜 사이버 은행에 ‘내 계좌’를 만드는 느낌입니다. 비대면 계좌를 만들면 실제 손에 쥐어지는 통장 없이 ‘완료되었습니다.’로 통장 개설이 끝납니다. 2~3일 뒤에 배송되는 보안카드나 OTP를 받고 나서야 이제야 통장을 개설한 것이 실감납니다.
카카오 뱅크의 경우 ‘계좌 개설하기’의 노란 박스가 ‘000님의 통장’으로 바뀐 것을 보니 진짜 내가 통장을 만들었단 느낌이 들었습니다. 노란 박스에 표시된 ‘000님의 통장’ 레이블은 카카오의 계좌 개설에 부여한 ‘사이버 통장’을 만드는 콘셉트를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실제 영업점에서 복잡한 서류를 완성하고 마지막에 통장 비밀번호를 부여하는 느낌이랄까요.
보통 입금 내역을 확인할 때 이름(한글)으로 확인하다 보니 타행 계좌를 통한 실명 확인 시 ‘한글+숫자 세 자리’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카카오 뱅크는 타행 계좌 실명 확인에서 사용자가 이탈하지 않도록 입금 내역 확인에 더 어울리는 한글 4자리를 통해 실명 확인을 진행합니다.
입금 내역에 표시되는 한글을 입력하면 실명 확인이 완료 됩니다.
익숙한 앱 진입 과정
계좌 개설 전에는 SNS 로그인을 통해 제공하는 상품을 자유롭게 훑어보고, 계좌를 개설하면 인증 수단 로그인으로 전환해 계좌 중심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지문, 패턴 인식 로그인을 앱 진입 과정에서 제공해 앱 진입 시 바로 계좌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문이나 패턴 인식 로그인은 휴대폰을 켤 때 자주 사용하기 때문인지 앱 진입 과정에서 인증 로그인 절차를 제공해도 불편한 느낌이 들지 않았습니다.
앱에서 제공하는 모든 업무가 인증 로그인 절차가 필요하다면 앱 진입 시 로그인 과정을 가장 간편하게 제공한 후 앱을 자유롭게 탐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앱 탐색 흐름을 끊기지 않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앱 설치 시에는 카톡으로 로그인해 바로 시작하고 계좌를 개설하면 지문/패턴 인증으로 로그인 후 통장 잔액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바일에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고려한 메뉴 배치
요새는 현금을 주고받는 일보다 계좌 이체를 통해 더치페이를 하다 보니 은행 앱에서 제공하는 간편 이체 기능을 자주 사용합니다. 이체를 자주 사용하는 사용자의 행동 변화에 맞춰 은행 앱도 보안카드, OTP 없이 바로 소액 이체하는 ‘퀵송금’, ‘간편이체’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편리한 기능이 있음에도 다른 기능들과 동일한 레벨로 제공돼 해당 기능을 찾기 어렵거나, 같은 듯 다른 비슷한 기능들이 나열돼 있어 해당 기능을 인지하기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카카오 뱅크의 경우 ‘이체’ 기능을 플로팅 버튼으로 제공해 앱 어디서나 이체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해당 기능이 어디 있는지 인지하기 쉽습니다.
기업은행과 케이뱅크 이체 기능을 다른 기능들과 동일한 레벨로, 카카오 뱅크는 이체 기능을 플로팅 버튼으로 강조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궁금한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UI
적금 만기일 전에는 이자가 얼마나 붙는지 통장에서 확인할 수가 없어 네이버에서 직접 ‘적금 계좌 계산법’을 검색해 이자를 확인하곤 했습니다. 세금을 뗀 이자 금액이 지급되는 것도 네이버에서 직접 계산하며 알게 됐습니다. 카카오 뱅크는 저와 같이 이자가 궁금한 사용자를 위해 적금 가입 시에 만기 시 지급되는 이자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금 가입 후 만기일자만 앱에 표시돼 있어 어림짐작으로 적금 만기 D-day를 계산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카카오 뱅크는 적금 계좌에서 D-day가 얼마 남았는지 시각적으로 제공해 D-day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금 만기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저로서는 해당 UI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적금 가입 전에 만기 예상액을 계산하고, 가입하면 D-Day를 통해 앞으로 만기일 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금 계좌에서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은 적금 내역 화면에서 ‘이체’기능으로 제공하던 플로팅 버튼이 ‘추가 납입’ 기능으로 변화되는 부분입니다. 물론 ‘적금 계좌로서의 이체’를 생각하면 동일한 기능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추가 납입이 자주 발생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해당 기능이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MY 화면에서는 ‘이체’ 기능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기능의 일관성이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마치며
카카오톡을 통해 돈을 바로 보내고, 유명 캐릭터를 적극 활용해 다른 인터넷 은행에 비해 진입 장벽을 낮춘 점, 익숙한 브랜드 네임, ‘카카오’ 뱅크 이기 때문에 단시간 성공한 부분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카카오 뱅크를 사용하다 보면 다른 서비스의 후광 때문이 아니라 사용자를 위해 많이 고민하고, 사용자의 입장에서 기존 금융 서비스의 문제점을 개선하려 노력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금융 서비스를 기획하다 보면 규제도 많고 보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복잡한 프로세스를 제공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 보면 사용자는 점점 잊혀지고 운영의 입장과 규제를 우선으로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카카오 뱅크의 사례처럼 사용자 중심에 서서 기존 금융 서비스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좀 더 나은 UX를 고민하다 보면 어렵고 복잡하기만 한 금융 서비스에서 쉽고 간편한 금융 서비스로 변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