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S 2025 가보니… “성공하는 마케터에게는 데이터가 있었다”
데이터, 효과적인 AI 활용부터 마케터의 업무 변화까지 영향 미친다


데이터로 리드하고, AI로 승리하라
5일 코엑스에서 열린 ‘MGS 2025(Modern Growth Stack 2025)’ 컨퍼런스의 주제다. 올해로 6회를 맞은 MGS 2025는 AI 기반 마케팅 테크놀로지 기업 에이비일팔공(AB180)이 개최하는 마케팅 컨퍼런스로, 지금까지 누적 1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은 국내 최대 규모의 마케팅 컨퍼런스다.
작년 MGS의 주제는 ‘Future of Growth: 디지털 성장의 미래’였다. 생성형 AI 등 새로운 기술을 마케팅 과업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한 장기적인 전략을 도모한 자리로 요약할 수 있겠다.
올해도 38개의 세션 중 22개의 세션이 AI를 주제로 하는 등 여전히 AI에 대한 마케팅 업계의 관심은 높았다. 차이가 있다면 이미 많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AI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과업에서의 AI 활용 경험 공유와 또 어떻게 더 잘 활용할지에 대한 토론이 주를 이뤘다.
AI를 어떻게 더 잘 사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데이터’가 AI와 함께 핵심 주제로 부상한 이유 중 하나다. 단순히 데이터를 많이 학습시킨다는 개념을 넘어, AI 활용에 데이터가 어떤 역할을 하며, 나아가 AI가 놓치는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마케터의 업무 형태를 바꾸는 등 데이터가 오늘날 마케터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조명이 이뤄졌다. 현재 데이터는 AI만큼 마케터에게 중요한 무기인 셈이다.
고객 행동의 맥락의 가치는 데이터의 깊이로 만든다

AI가 미처 파악하지 못하는 맥락과 인사이트 도출에 있어 데이터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AI가 놓친 사람의 마음, 토스 데이터가 읽는다’를 주제로 강연한 제니 김 토스(Toss) 데이터 분석가에 따르면 토스는 자사의 데이터를 ‘휴먼 파티 데이터(Human Party Data)’라고 명명한다.
같은 만원을 결제하더라도 누가, 어디에서, 무엇을 사느냐에 따라 결제의 맥락과 가치는 달라진다. 토스는 이점에 주목해 맥락을 읽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고, 토스의 데이터 분석가 또한 데이터의 맥락 도출에 집중하고 있다. 김 분석가는 이를 아직 AI가 주도적으로 수행하기 까다로운 영역으로 분류한다.

토스는 다양한 서비스와 유저 동의, 그리고 퍼스트 파티 데이터(First-Party data)와 써드 파티 데이터(Third-Party data)를 조합해 휴먼 파티 데이터를 구축한다. 김 분석가는 “이렇게 구축된 데이터는 데이터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식별할 수 없지만, 매우 구체적인 유저 페르소나를 도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비유하면 해당 고객의 구체적인 신상 정보는 알 수 없지만, 이동 편리성이나 생활 편리성을 추구하는지, 얼마나 자주 여행을 다니는지 등 페르소나의 구체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파악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토스애즈(Tossads)는 이러한 맥락 데이터를 두 가지 방식으로 활용하고 있다. 우선 다른 경쟁 브랜드의 페르소나를 분석하고, 이와 차별화된 페르소나를 구축할 수 있다. 실제 네덜란드의 맥주 브랜드인 하이네켄(Heineken)의 국내 광고 집행에 토스애즈는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타 맥주 브랜드의 페르소나가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여성’ ‘모임이 많은 20대 남성’ 등으로 포지셔닝됐음을 분석하고, 하이네켄의 페르소나를 “도시 직장인”을 주 타깃으로 설정해 마케팅에서 차별화를 노릴 수 있었다.
다른 활용처는 광고 노출 타깃과 타이밍 설정이다. 네이버의 AD 부스트가 이를 데이터 학습에 기반해 집행하듯, 토스애즈 또한 데이터에 기반한 명확한 페르소나 구축을 통해 특정 상품을 어떤 고객에게 언제 노출해야 높은 전환을 달성할 수 있는지 분석하는 것이다. 실제 토스에서 집행한 케이뱅크의 광고는 사용자가 소비, 송금 등 금융 활동을 하는 순간에 정확하게 노출돼 사용자가 자연스러운 맥락에서 광고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김 분석가는 “휴먼 파티 데이터는 흩어진 유저 행동을 하나의 맥락으로 연결하는 것”이라며 이를 ‘서사 기반 전환 측정’이라 명명했다. 토스는 AI가 쉽게 들여다보기 어려운, 그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했는가에 대한 데이터 이면의 맥락을 분석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AI 광고, 광고 효율이 아니라 전체 집행 성과를 봐야

마케팅, 특히 광고 집행에 AI를 사용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을 목적에 둘 것인가”다. ‘AI 광고 시대에 대응해야 하는 휴먼 마케터를 위한 솔루션’을 주제로 연단에 오른 장윤석 네이버 실장은 “많은 이들이 AI 광고로 광고 효율을 개선하려 한다”며 “그러나 AI 광고로 집중해야 하는 건 전체적인 광고 집행의 성과를 확대하는 것”이라 말했다.
요컨대 AI 광고를 통해 기존 ROAS(Return of Ads Spends)가 500%라면, 이를 700%로 올리기 위해 고민했던 기업의 접근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장 실장이 강조하는 건 기존 500%의 ROAS를 유지하며 더 많은 전환을 만들어 높은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고민하는 일이다.
AI 광고에 대한 네이버의 접근법은 올해 초 네이버가 출시한 AI 광고 서비스 ‘AD 부스트(AD Boost)’의 운영 경험에 기반한다. 네이버는 AI 광고를 위해 AI에게 고객, 소재, 지면에 대한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학습시킨다. 단순히 더 좋은 광고를 만들기 위함이 아니라, 학습을 통해 AI가 스스로 최적의 입찰과 예산 활용을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공개된 AD 부스트의 실제 작동 방식을 살펴보면, 사람이 가진 광고 집행의 전통적인 사고를 벗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광고는 보통 ‘인식(Awareness)’ ‘고려(Consideration)’ ‘행동(Action)’으로 구분되는 고객 여정 각각의 첫 접점에 광고를 집행한다. 광고 주목도가 가장 높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AD 부스트의 AI는 첫 접점 이후인 ‘서브 터치포인트(Sub Touchpoint)’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경쟁 입찰이 적어 오히려 CPC(Cost Per Click)가 낮고, 한정된 메인 지면을 더욱 많이 활용할 수 있어 고객과의 터치 포인트가 증가한다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장 실장은 “이러한 AI 활용법이 광고를 통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결론적으로 광고주의 목적 달성에 부합하는 결과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AI에게 많은 데이터를 학습시켜 더 좋은 개별 광고를 만들겠다는 목적과는 다른 접근 방식인 셈이다.
마케터와 데이터 분석가의 협업은 필수적

데이터는 마케터가 일하는 방식에도 직접적인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가와 마케터는 어떻게 일할까’를 주제로 앰플리튜드(Amplitude), 딜라이트룸, 원티드랩, 힐링페이퍼 등 여러 기업의 마케터와 데이터 분석가가 참여한 세션에서는 마케터가 데이터를 바라보는 관점이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해 다뤘다.
오늘날 PA(Product Analytics) 툴 보급과 AI 활용으로 마케터에게 데이터는 필수적인 영역이 됐다. 많은 기업이 마케터에게 실험 분석과 퍼널 분석 등 기초적인 데이터 분석 능력을 기본적인 역량으로 요구하고 있듯, 이제 마케터는 ‘데이터로 사고하는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과거에는 단순히 데이터를 얼마나 많이 보느냐가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 필요한 데이터를 정확하게 분별해 확인하는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 기본적인 데이터 분석 역량을 확보한 마케터가 적극적으로 데이터 분석가와 협력하는 이유다.
특히 과거보다 데이터가 복잡해졌기 때문에 마케터와 데이터 분석가의 협업 필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예로 박진수 딜라이트룸 분석가는 “알라미는 알람 앱이므로 주말에 비활성화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슬람 문화권은 우리와 요일 개념이 다르다. 이러한 서비스 지역별 맥락 차이를 이해하려면 데이터 분석가의 전문 역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두 조직의 협업이 필수적인 영역이 되며 어떻게 효과적으로 협업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해졌다. 임근영 원티드랩 시니어 퍼포먼스 마케터는 “마케터와 데이터 분석가의 협업 과정이 마케터가 궁금증 해결에 그치면 안 된다”고 강조하며 “도출된 인사이트를 실제 비즈니스 액션으로 연결할 수 있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템포에 대한 이해’도 필요하다. 마케터는 빠른 의사 결정이 중요한 조직이다. 반면 데이터 분석 조직은 폭 넓은 해석이 필요하다. 따라서 두 조직은 협업하는 과정에서 목표는 자주 싱크하되, 실제 액션 단계에서는 각 조직에 맞는 템포로 일하며 소통하는 방식이 요구된다.
이처럼 작년과 비교해 올해 마케팅 업계의 많은 부분이 변했다. AI는 미래 가능성을 논하는 단계에서 이미 어떻게 더 잘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적인 고민으로 올라섰고, 개인정보 보호 강화에 대한 두려움에서 데이터는 마케팅의 높은 성과를 가능하게 하는 재료가 됐다.
특히 단순히 ‘많이 보고 많이 쓰는 것’ 중요한 게 아니라, ‘필요한 것을 선별해 분석하는 역량’이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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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이민호 (treewords@ditoday.com)
- 섬네일조현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