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교류로 찾는 활로
메이커들이 ‘나누고 싶어 하는 마음’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Special Issue
MAKER
오프라인 교류로 찾는 활로
판매가 될 것 같아서든 어디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든, 내게 필요해서든, 어떤 이유에서든 만들어진 것들의 시작에는 누군가의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그리고 그 마음은 다시 어떤 이유에서건, 만든 것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다’는 마음으로 번진다. 메이커들이 이 같은 ‘나누고 싶어 하는’ 마음을 펼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들이 국내외에 전개되고 있었다.
- 버티컬한 영역에서 답을 찾다
- 오프라인 교류로 찾는 활로
- 아이디어만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공간
- 아이디어가 브랜드로 성장하기까지
만드는 게 좋아서 ‘메이커 페어’
메이커를 이야기하는 매거진 <메이크(Make:)>를 발간하는 매체사 ‘오라일리 미디어’가 2006년 처음 개최한 오프라인 전시 행사 ‘메이커 페어(Maker Faire)’는 현재 전 세계에서 연간 220회 이상 열리는 메이커들의 축제다. 다양한 메이커들은 행사장에 모여 직접 만든 것을 설명하고 공유한다. 메이커들이 만든 제품은 종이로 만든 굴착기나 관람차(메이커 페어 파리 2017)와 같이 순전히 개인의 흥미에 기반한 것부터 병원 소품(메이커 페어 뉴욕 2017)과 같이 현장에서 필요해 만들고 있는 것까지 그 성격과 목적이 다채롭다. 전시방식도 역동적이다. 피아노 차와 개조 자전거로 카퍼레이드(메이커 페어 에인트호번 2017)를 하거나 시계 제작 체험(메이커 페어 뉴욕 2017)을 하는 식이다.
이는 메이커 페어의 가장 바탕에 깔린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과 연관돼 있다. 메이커 운동은 ‘만드는 법을 공유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그 방향을 둔 문화·흐름으로, 물건을 만드는 데 대규모 자본의 힘을 빌리지 않고 시제품을 만들어, 그것에 공감하는 이들을 만나고 그들과 교류하는 전개 자체의 명칭이다. 이를 통해 완제품을 만들기도 하지만 만들고 공유하는 데 목적을 두어도 이것에 해당한다.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제작자들의 ‘오픈소스’ 운동과 비슷한 맥락이다. 이에 기반한 행사이니만큼, 행사에 참여한 메이커들의 가장 큰 의의는 내가 만든 것을 함께 즐기고 사용해 줄, 공감해줄 누군가를 더 찾는 데 있다. 메이커 페어에 전시된 제품들의 성격과 전시 방식이 제각각인 것은 이 때문이다. 만든 것으로 하여금 가장 즐거웠던, 가장 유용했던 각자의 경험을 전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다.
내가 만든 것을 함께 즐기고 사용해 줄,
공감해줄 누군가를 더 찾는다.
만드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축제 ‘메이커 페어 서울’
한국에서도 지난 2012년 첫 회를 시작으로 작년까지 총 6회의 메이커 페어가 개최됐다. 메이커 페어 서울에서 역시, 디자인에서 아이디어가 두드러지거나 그 쓰임에서 아이디어를 드러내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가장 최근 진행된 ‘메이커 페어 서울 2017’은 작년 10월 21, 22일 양일간 서울 혁신파크에서 개최됐다. 행사에서 두드러진 성격은 역시 ‘공유’ 였다. ‘DIY 공기청정기’를 만든 메이커는 만드는 데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조립도를 오픈소스로 공개했고, 눈동자의 움직임을 인식하는 기기인 아이트래커를 만드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 애초 오픈 소스로 공개된 핵심 부속이 더 널리 쓰일 수 있는 바탕을 만드는 데 목표를 둔 메이커도 있었다. 오픈소스 기반의 보드 ‘아두이노’ 등이 적용된 작품들도 다수 찾아볼 수 있었다.
또 하나의 특징은 ‘참여’에 있었다. 관람객은 단순히 전시를 눈으로 보고 설명을 듣는 것뿐 아니라, 작품을 ‘이용’해볼 수 있었다. VR을 이용한 방 탈출 게임인 ‘공대탈출’이나 실과 바늘을 이용해 인형을 만들면서 인형에 태양광 전구를 달아볼 수 있는 ‘테크DIY’ 키트가 그 예다. 사전 신청한 메이커들이 참여한 DIY 카트 레이싱 행사 ‘카트 어드벤처’ 등은 메이커와 관람객이 모두 함께 즐기는 축제의 성격을 드러내기도 했다.
블로터앤미디어와 메이커 미디어(오라일리 미디어에서 분사)가 협약을 맺고 국내 메이커 문화 확산을 목표로 진행한 본 행사는 블로터, 서울혁신파크, 그라운드웍스의 주최로 개최됐다. 참가를 원하는 메이커나 관람객에 대해 사전으로 신청을 받았고, 메이커에 대해서는 한 번 더 심사를 거쳐 최종 참가 메이커를 결정했다. 전시는 실외와 실내 모두에서 진행됐고, 구글의 기술로 만든 제품 및 서비스를 전시하는 ‘구글 핵 페어’ 부스가 설치되거나 메이커와 관련한 콘퍼런스가 열리기도 했다.
한편, 메이커 페어 서울은 행사 이후로도 페이스북 페이지 ‘메이크 코리아(Make:Korea)’를 통해 메이커들을 초대해 네트워크 파티를 여는 등, 행사장 안에서의 교류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7 아이디어오디션 제조사 매칭데이’ 스케치 영상
한편, 아이디어를 시판할 수 있는 완제품으로 만들어 상품으로 유통하기까지를 원하는 메이커들은 내게 필요한 것을 내가 만들기를 넘어서 제조 및 유통과정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업체를 찾아야 한다. 보통 개인 또는 소규모인 이들이 개인적으로 자신들의 제품 제작에 적합한 업체를 수소문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디어오디션’은 이런 난관에 닥친 메이커를 위해 개발·제조·유통을 함께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목록과 견적을 제공하는 서비스 및 동명의 웹사이트로, 작년에는 이 같은 서비스를 오프라인 네트워킹으로 이어가려는 시도를 더 했다. 아이디어오디션, 충남TP, 제주TP, 에스씨플랫폼이 공동으로 주최 및 주관하는 ‘2017 아이디어오디션 제조사 매칭데이’가 그것이다.
작년 4월 개최된 본 행사는 관계기관, 유통 MD, 전문제조사, 창업 기업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딱 맞는 전문 개발사를 추천해드립니다’라는 카피로 개최됐다. 참여한 창업 기업은 자사의 제품을 따로 마련된 부스에 전시하고 제품 및 사업에 대한 발표를 이었다. 발표에는 미세먼지 애견마스크를 만든 손예지 창업자, 엘디엘의 김민근 대표 등이 참여했다. 참여한 제조사 및 MD가 창업 기업 부스에 직접 찾아가 소개와 질문 답변을 진행하는 ‘전문가 자유 네트워킹’ 시간이 제공됐으며, 창업기업와 전문제조사가 협약을 체결하는 등의 유의미한 순서가 이어 진행됐다.
지역 스타트업 키우기 ‘뉴메이커스코리아 2017’
지난 1월 16일 개최된 ‘제2회 뉴메이커스코리아’ 역시 창업 기업의 활로를 열기 위한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는 행사였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설립한 창업지원센터인 경기문화창조허브에서 진행한 본 행사는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콘텐츠진흥원 북부 경기문화창조 허브 주관으로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문화홀에서 개최됐다.
사업자등록증상 소재지가 경기도인 7년 미만의 스타트업 중 제품을 직접 디자인 및 생산하는 기업을 참여 대상으로 한 본행사는 유통 MD 및 제조사, 다른 창업 기업들과의 교류 프로그램인 B2B(Business to Business)와 소비자들과의 만남인 B2C(Business to Consumer)를 겸했다.
본 행사에서 ‘메이커스’가 가리키는 것이 기획부터 제작까지를 사용자 맞춤으로 진행하는 ‘1인 제조기업’을 뜻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다양한 성격의 사용자만큼이나 다양한 아이디어의 상품을 현장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버려진 자전거 및 자동차의 부속을 이용한 업사이클 제품을 제작하는 ‘세컨드비’,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지갑을 만드는 ‘에가든’ 등이 행사에 참여했다. 참여 기업들은 현장을 방문한 바이어와의 매칭 상담을 통해 직접 유통에 도움을 받을 기회를 잡았고, MD 및 소비자, 다른 창업 기업과 교류했다.
가상코인을 활용해 상품에 실제 얼마나 상품성이 있는지를 판단해 보는 프로그램인 ‘테스트 마켓’ 코너도 진행됐다. 프로그램은 소비자가 가상 화폐를 통해 참여 업체 제품을 구매하도록 만들기 위해 진행됐는데, 가장 많은 코인을 획득한 업체에 대해서는 시상이 이어지기도 했다.
한편, 행사에는 사전 신청한 기업 중 선정된 40곳이 참여했다. 최대 열 팀에 대해서는 따로 신청을 받아 일대일 멘토링을 제공했는데, 멘토링은 현장 행사 이전에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