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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0주년 맞은 이트라이브 “초연결, 우연이 아닌 필연의 결과물”

신생 조직부터 대표까지 만나 이트라이브의 DNA를 분해해보다


2024년 3월, <디지털 인사이트>를 만났던 디지털 에이전시 ‘이트라이브’의 이주민 대표는(관련 기사: 이주민 대표 “디지털 생태계, 이트란과 함께 이트라이브로 물들인다”) 인터뷰에서 이트라이브를 ‘초연결’ 영어로는 ‘블러드(Blood)’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유연한 동시에 유기적인 조직 구성이야말로 이트라이브의 정체성이라는 표현이었다. 이 대표는 당시 초연결에 기반해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IT 서비스를 붕어빵 찍어내듯 만들어내고 성공시키는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2년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2026년은 이트라이브 창립 20주년을 맞는 해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한 에이전시가 20년 이상의 세월을 버텨낸 것은 기념비적인 일이다. 그동안 세상과 시장의 변화에 맞춰 변화하고 발전하지 못한 많은 에이전시가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을 보라.

그렇다면 이트라이브가 긴 시간 치열한 에이전시 업계에서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이 대표가 강조한 초연결일까? 아니면 신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도전일까? 혹은 둘 모두이거나 전혀 다른 이유인 걸까.

이트라이브를 자세히 탐구하기 위해 직접 사옥을 방문했다(사진=이트라이브)

단순한 문답이 아닌, 직접 경험해 그 답을 찾고자 했다. 12월 초, 이트라이브를 방문해 이트라이브의 구성원들인 ‘이트란’들과 오롯이 하루를 보낸 이유다. 과거 메타버스에 대한 투자가 이어져 만들어진 ‘CTS(Culture and Technology Squadron)’부터 올해 신설된 마케팅 조직 ‘민트 유닛(Marketing Intelligence & Technology Unit)’, AI 개발 TF ‘AI 팝시클(Popsicle)’ 그리고 현재 고려대학교와 협업해 시니어 마음 치유 서비스를 개발 중인 ‘다봄팀’까지 두루 만났다. 마지막에는 이 대표를 만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1 민트 유닛- 자체 브랜딩 역량의 내재화를 고민하다

사옥에 도착해 만난 마케팅팀. 현재 진행중인 블루벤트 마케팅 대행에 관한 회의중이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사옥에 도착해 가장 먼저 만난 조직은 마케팅 조직인 민트 유닛(Mint Unit, Marketing Intelligence & Technology Unit)이다. 지난 8월 신설된 민트 유닛은 마케팅팀이면서도,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유연하게 인력을 구성·운영한다는 의미에서 ‘유닛’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마케터뿐 아니라 영상 콘텐츠 전문가, 디자이너 등 다양한 직군이 함께 팀을 이루고 있다.

민트 유닛은 현재 블루벤트 음식물 처리기의 마케팅 전반을 대행하고 있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민트 유닛은 조직 신설 이후 곧바로 마케팅 대행 PT에 착수, 11월부터 블루벤트 음식물 처리기의 마케팅 전반을 대행하며 실행력을 입증하고 있다.  김진영 마케팅 리더는 “마케팅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자체 혁신 서비스·솔루션을 성장시켜 이트라이브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목표가 있었기에 조직 신설 직후 곧바로 마케팅 대행 PT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마케팅 대행 외에도 민트 유닛은 신진 아티스트를 지원하기 위한 연남동 갤러리 이트리움 운영, 중국 시장을 타깃한 인플루언서 중개 플랫폼 개발, 여러 신규 TF팀과의 기획 논의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관리·관여하며 기업 전반의 브랜딩 업무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과거 이 대표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났듯이, 이트라이브는 전통적인 에이전시의 틀을 넘어 다양한 도전을 이어오고 있다. 민트 유닛 신설은 이러한 시도의 연장선에서, 자사의 서비스와 플랫폼에 이트라이브의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확장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민트 유닛의 향후 목표 또한 브랜드 전략 수립부터 실행, 성과 개선을 하나의 체계로 연결하는 ‘통합 브랜딩/그로스 허브’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2 CTS- 당장의 수익보다 책임감과 완성도를 생각한다

2017년 VR 산업에 대한 투자에서 시작된 CTS는 현재 VR, 실감미디어, 미디어 아트, AR, XR 등 다양한 산업 영역을 다루는 조직이 됐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새로운 분야에 대한 이트라이브의 적극적인 태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건 CTS다. 2017년 이트라이브는 VR 산업에 적극 투자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VR 프렌차이즈 ‘판타VR’을 론칭했었다. 그러나 기술의 성숙도보다 지나치게 커졌던 시장은 이트라이브에게 시련이 됐다. 그 시간이 단단하게 만든 게 있었다. 이트라이브는 판타VR 론칭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콘텐츠 기획에서부터 공간설계, 데이터 분석까지 모두 총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었다. CTS 조직은 이러한 역량에 지속적인 R&D를 입혀 탄생한 조직으로, 12명의 인원이 영화, 게임, 공연, 교육 등 문화산업 전반을 경험 중심으로 설계하는 조직으로 기능하고 있다.

최근 이트라이브가 전담한 창원문화복합단지의 아나몰픽 디지털 아트가 상영되는 모습(자료=이트라이브)

최근 CTS는 정부 관련 공공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태로, 12월 초에도 창원문화복합단지의 아나몰픽 디지털 아트 시연 행사를 전담했다. 공공사업 수주가 활발한 이유를 묻자 CTS의 허예솔 매니저는 ”단기적인 수익을 최우선에 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알아주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CTS 조직 구축 이후 이트라이브는 비교적 작은 규모의 프로젝트부터 차근차근 시작해 점진적으로 사업 범위를 넓혀왔으며, 그 과정에서 고객사 또한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경험 축적과 레퍼런스 확장은 다시 높은 완성도의 결과물로 이어지고, 이는 더 나은 프로젝트 수행에 재투자되는 건강한 선순환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현재 CTS는 신설된 민트 유닛과 가장 적극적으로 협업하는 부서 중 하나다. 이는 민트 조직의 강점인 마케팅과 브랜딩 역량이 CTS 전시, 공간, 체험형 콘텐츠 제작 역량과 만나 단발성으로 휘발되는 콘텐츠가 아닌 지속 운영 가능한 서비스나 공간 플랫폼을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에 크게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CTS는 평면적인 디자인 역량 강화를 위해 CX와도 적극 협력하고 있는데, 이처럼 적극적인 협업이 가능한 이유로 CTS는 초연결이라는 유연하고 평면적인 이트라이브의 업무 형태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꼽았다.

#3 다봄- 앱 기획, 개발, 디자인 등 다방면의 역량을 모으다

다봄팀은 TF 구축이 하나의 팀 규모로 작동하고 있는 동시에 이트라이브가 축적한 역량이 두드러진 사례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CTS에 이어 만난 다봄팀은 TF 조직에서 시작해 3명의 기획자와 2명의 디자이너, 1명의 퍼블리셔와 2명의 개발자로 구성돼있다.

2026년 1분기 앱 스토어 등록을 목표로 개발 중인 다봄은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교수들과 협업을 통해 시작된 프로젝트로, 인한진 리더는 이를 “초고령화가 진행 중인 한국 사회에서 시니어의 정신적 문제를 진단하고 케어하는 서비스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문제 의식을 해결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설명한다.

다봄은 임상실험에서 우울인 인지 기능과 관련해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였다(자료=이트라이브)

‘디지털 기반 비대면 정신 건강 자기 돌봄 플랫폼’을 지향하는 다봄은 상담은 관계지향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AI를 적극 활용하고자 했다. 마음건강, 두뇌건강, 게이미피케이션, 리워드, 리마인드 등의 기능으로 구성했고, 가이드 없이 앱을 사용한 공공기관의 평가에서 유의미한 지표 상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오랜 기간 쌓은 앱 기획, 개발, 디자인 전반에 걸친 역량이 탄력적인 TF 운용을 가능하게 한 결과다.

이 과정에서 다봄팀과 적극 소통한 건 민트 유닛과 AI 팝시클이었다. 민트 유닛과는 초기 기획 단계에서 구체적인 타깃 설정과 향후 출시 이후 마케팅 방향성 성립에 대해 적극적인 토의를 거쳤다. 특히 대부분의 B2C 앱이 론칭 직후 생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출시 직후 마케팅 전략에 대해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다. AI 팝시클과는 AI 기능 관련 코드 개발에서 시간 단축이나 에러 검출에 여러 도움을 받았으며, 플랫폼이 이트라이브의 자체적인 표준에서 어긋나지 않고 톤앤매너를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 방향성을 확립하는 과정에서 함께 여러 보완 작업을 거쳤다.

#4 AI 팝시클- 조직 작업물의 상향평준화를 목표로

UX 그룹장이자 AI 팝시클 조직을 이끌고 있는 임준석 상무(사진=디지털 인사이트)

다봄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협업한 AI 팝시클 또한 TF 성격의 조직이다. UX 그룹의 그룹장인 임준석 상무의 리드로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용 중인 AI 팝시클은 내부적으로는 AI를 적극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고, 외부에 제공할 수 있는 AI 플랫폼 개발에도 무게를 두고 있는 상태다.

임 상무는 AI 팝시클이야말로 이트라이브의 조직 문화의 결과물이라고 표현한다. 그는 “평소에 밥을 먹거나 커피를 마시면서 동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AI는 자주 언급되는 주제였는데, 자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여러 실험으로 이어져 자연스럽게 TF의 형태를 띠게 됐다”고 말했다.

TF 구축 후 AI 팝시클이 가장 먼저 한 건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였다. 40여 명에 달하는 전사 직원들과 소통하며 AI 플랫폼을 구축했을 때 적용할 기능들에 대한 기획의 기반으로 삼아 사용자 관점에 기반한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AI 팝시클의 가장 큰 목표는 ‘AI를 통한 조직 작업물의 상향평준화’다. 디지털과 AI의 활용이 전사 과업 전반에 적용되는 AX를 위한 과정인 셈이다. 완성된 AX 툴을 기업에 제공하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기업 차원에서의 투자도 적극적이다. 이미 자체 LLM 기반 하드웨어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이미 자체 서버까지 구입을 마쳤다.

큰 목표와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의외로 AI 팝시클은 대규모 인력을 투입한 TF가 아니다. AI 팝시클은 ‘점 조직’의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6명의 핵심 인력이 필요에 따라 유기적으로 적합한 인원을 모아 더 작은 규모의 TF를 구성하는 식이다. 하나의 거대 조직이 아닌 유연한 점 조직의 형태를 통해 바텀업의 형태로 아이디어가 계속해서 프로젝트에 침투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트라이브는 AI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는 걸까? 그 이유에 대해 임 상무는 ‘맥락 유지’를 꼽았다. 하나의 맥락 안에서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등 다양한 구성원이 프로젝트의 목적을 이해하고 같은 맥락 안에서 작업하는 구조가 완성돼야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초연결’이 AX와 연결되는 것이다.

#6 이트라이브- 초연결, 우연이 아닌 필연

지금까지 만나본 여러 팀들에게서 몇 가지 공통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경험으로 축적된 여러 자산이 활발하게 새로운 서비스로 기획되고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여러 조직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서로가 잘 할 수 있는 역량을 모아 최상의 결과물을 도출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필요할 때마다 TF가 유연하게 조직되고, 프로젝트의 크기나 가능성에 따라 하나의 정규적인 조직의 형태가 된다. 그 과정에서 여러 조직원의 유기적 결합과 분리가 반복된다. 이 대표가 강조했던 초연결인 셈이다.

이주민 대표는 초연결이라는 이트라이브의 DNA가 우연이 아닌 필연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사진=디지털 인사이트)

실제 초연결이 조직 안에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자, 이러한 환경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궁금해졌다. 이에 대한 이 대표의 답은 ‘필연’이었다.

이트라이브의 내부에서 활발하게 일어나는 협업은 디지털 에이전시의 특성이다. 에이전시의 어떤 과업이든 단일 직무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그렇기에 다양한 구성원의 유기적인 조직화가 필요한 이유, 즉 초연결이 필요한 이유다.

이를 위해 필요한 건 자연스러운 교류와 연결이다. 활발하고 편안한 대화가 가능한 분위기, 여러 팀 간의 친목을 위한 동아리 활동 등 많은 요소가 이를 뒷받침한다. 이트라이브의 인사고과 체계 또한 초연결의 구현을 지원한다. 이트라이브는 구성원의 역량 평가에 있어 ‘직무전문성’과 ‘조직적합성’을 5대5의 비율로 평가한다. 일반적인 기업에 비해 조직적합성의 비율이 높다.

이러한 구조는 관리자들이 직원들의 장점과 단점을 매우 민감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단순히 KPI와 같은 숫자로 직원을 파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개인의 인물상에 대한 해상도를 높일 수 있다. 사람만 좋아도, 기술만 좋아도 안 된다는 것을 이 대표는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트라이브의 평가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심이 된다. 이트라이브의 인재상은 ‘고몰입’과 ‘끈기’를 가진 열정 있는 사람이다. 성공과 실패의 횟수가 아닌, 10번의 실패에도 11번의 도전을 결심하는 사람을 찾는다. 이 대표는 그런 인재가 있다면 몇 번이고 시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실제 여러 조직의 구성원들이 동일하게 “실패에 대한 무게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이트라이브를 ‘디지털 기술의 경험적 확장에 몰입하는 기업’이라고 표현한다. 특히 AI라는 새로운 도구가 등장한 시점에, 새로움에 대한 경계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도전의 문턱이 되지 않도록 초연결의 문화를 구성원에게 적극 권장하고 있다.

끊임없이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의 이트라이브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지금까지 하나의 프로젝트가 기획, 디자인, 개발 중 단 하나의 역량만으로 성공한 적은 없다”며 “이트라이브의 조직 확장은 단순한 영역 확대가 아니라, AI·XR·플랫폼 등 새로운 기술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 역량을 구조적으로 재편해 온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트라이브의 조직은 분리돼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의 기술 기준과 전략적 목표 아래 유기적으로 결합돼 존재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가 정의하는 이트라이브란 곧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전략을 결합해 디지털이 실제로 작동하고 확장되는 지점을 만들어가는 에이전시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20년의 시간을 회고하며 이 대표는 지금까지의 이트라이브에 스스로 50점을 매겼다. 디지털 경험의 확장을 위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시도해왔다는 이유에서다. 남은 50점은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실험과 도전들이 기술적 완성도를 갖춘 서비스로 자리 잡고, 더 많은 사람들과 기업의 일상 속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경험으로 확장되기를 바라는 목표로 남겨뒀다.

한 자리에 모인 이트라이브의 이트란들. 초연결의 문화 아래 지금도 끊임 없이 새로운 시도에 기꺼이 부딪히고 있다(사진=이트라이브)

하나의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에서 완성까지를 가꾸며, 계속해서 이트란들과 함께 디지털의 가능성에 꽃을 피우는 기업이 될 겁니다

이주민 이트라이브 대표

  • 에디터이민호 (treewords@ditoday.com)
  • 섬네일조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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