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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퍼스트’ 선언한 세계 1위 영어 학습앱 듀오링고가 꾀하는 것

루이스 폰 안 CEO “단순 비용 절감 넘어 회사 비전 실현이 목표”

(자료=듀오링고)

글로벌 1위 외국어 학습 서비스 듀오링고(Duolingo)가 모든 조직을 AI 중심으로 전환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에게 더 나은 양질의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AI로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에는 계약직 채용을 줄인다는 계획도 밝혔다.

IT 매체 더버지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9일(현지 시각) 루이스 폰 안(Luis von Ahn) 듀오링고 CEO는 전사 메일을 통해 이 같은 ‘AI 퍼스트’ 전략을 선언했다.

루이스 폰 안 CEO는 “그동안 여러 회의에서 수차례 말했지만, 이제 듀오링고는 공식적으로 AI 퍼스트 기업이 된다”며 AI가 단순한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회사의 미션을 달성하도록 돕는 핵심 도구라는 점을 명확히 밝혔다.

듀오링고가 AI를 전사적으로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방대한 학습 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하기 위해서다. 전사 메일에 따르면, 최근 듀오링고는 콘텐츠 제작 업무를 AI로 전환해 큰 성과를 냈으며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비디오 콜(Video Call)’ 기능도 AI를 활용해 개발할 수 있었다.

지난해 출시된 듀오링고의 비디오 콜은 AI 캐릭터 ‘릴리(Lily)’와 실시간으로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됐다(자료=듀오링고)

루이스 폰 안 CEO는 “우리는 좋은 교육을 위해 엄청난 양의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지만 수작업으로는 이 규모를 따라갈 수 없다”며 “AI는 사람이 수십 년 걸려 만들 콘텐츠를 단숨에 제작한다. AI 덕에 ‘최고의 인간 튜터 수준의 교육을 제공한다’는 비전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듀오링고는 기존 시스템에 AI를 덧붙이는 수준으로는 변혁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루이스 폰 안 CEO는 “사람을 기준으로 설계된 시스템에 AI를 도입하는 미세 조정으로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며 “AI 퍼스트 조직이 된다는 건 업무 방식을 재설계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비스 품질 저하를 감수하더라도 신속히 AI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듀오링고의 AI 퍼스트 전략은 전사적으로 적용된다. 우선 대부분의 부서에 AI 전환을 위한 맞춤 과제가 부여된다. 이를 통해 조직 구성원의 AI 활용 역량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인사팀의 판단 기준이 된다. AI 활용 역량이 채용 및 인사 평가 항목에 포함되며, 각 팀은 AI로 자동화할 수 없는 경우에만 추가 인력을 배정할 수 있다. 또 AI로 처리할 수 있는 업무에는 계약직 채용을 점진적으로 줄일 계획이다.

듀오링고는 사용자에게 자연스럽고 친근한 언어로 앱 사용을 유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자료=듀오링고)

사내용 AI 자동화 도구도 꾸준히 고도화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게 자체 AI 카피라이터다. 담당 부서에 따르면, 듀오링고는 자체 ‘카피봇(CopyBot)’을 도입, 모든 직원이 일관된 보이스 앤 톤으로 서비스 언어를 작성하는 데 활용 중이다.

메리 반 옥트롭(Mary van Ogtrop) 제품 언어(Product Writing) 담당 이사는 “모든 직원이 AI 카피라이터를 활용해 올바른 목소리로 글을 쓸 수 있다”며 “기존에 있던 브랜드 가이드라인이 글쓰기 도우미로 바뀌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듀오링고는 직원들이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루이스 폰 안 CEO는 “이번 변화는 듀오즈(직원 애칭)를 AI로 대체하기 위한 게 아니다”며 “지금 함께 일하는 직원들이 비효율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길 바란다. 이를 위해 교육과 멘토링, AI 도구를 아낌없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회사 가운데 ‘AI 퍼스트’ 전환을 선언한 사례는 꾸준히 늘고 있다. 듀오링고 사례에서 주목할 점은 AI 도입이 단순한 비용 절감이나 매출 증진을 위해서가 아니라, 장기적인 회사의 비전 실현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다. 듀오링고의 미션은 “누구에게나 공평한 교육 기회를 주는 것”으로, AI를 사용자의 학습을 효과적으로 돕는 콘텐츠 개발 도구로 적극 활용해 이를 실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루이스 폰 안 CEO는 이번 AI 전환을 지난 2012년 단행한 ‘모바일 전환’에 비유했다. 그는 “2012년 당시 대부분 회사가 웹사이트 기반의 모바일 서비스를 만들고 있었지만, 우리는 모바일이 미래라고 보고 모바일 전용 앱 구축에 모든 걸 걸었다”며 “그 결정은 이듬해 올해의 아이폰 앱 수상으로 이어졌으며, 이후 입소문을 타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기반이 됐다. 그리고 바로 지금이 플랫폼 변화의 시점”이라고 했다.

루이스 폰 안 듀오링고 CEO가 전 직원에게 보낸 사내 메일 전문(자료=듀오링고)
  • 에디터장준영 (zzangit@di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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